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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호텔을 비롯한 국내 관광업계의 지속적 과제였던 시장 다변화.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국제적 이슈에 휘말릴 때면 어김없이 난항을 겪어 한국에 호의적이면서 가장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 무슬림 관광객을 주목했다. 하지만 다변화의 노력이 팬데믹의 여파로 잠시 주춤한 상황. 그러나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꼴의 거대 규모를 자랑하고,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도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무슬림 관광 시장은 한국 관광업계에서 놓쳐서는 안 될 블루오션이다.


이에 지난 11월 5일, 서울시관광협회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고 서울관광 저변확대를 위해 ‘다문화 관광객 인식개선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은 무슬림 국가 중 가장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의 문화, 관광 패턴을 비롯해 중동 관광객의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강남아르누보씨티 호텔의 사례를 소개하고, 무슬림 관광의 첫 단계인 할랄 음식점과 인증 제도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무슬림 다문화 관광객 유치의 정공법은 무엇일까?


이슬람은 종교일 뿐
여행 욕구 높은 다문화 관광객들
전 세계 인구의 23%(약 18억 명)를 차지하는 무슬림은 중국에 이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이슬람 경제 연구소, Salaam Gateway가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전 세계 무슬림 관광 시장은 약 2200억 달러(한화 246조 5540억 원) 규모며, 2026년에는 800억 달러 증가, 총 규모 3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2020년 전 세계 무슬림 관광객 수는 약 1억 5600명으로 추산되며 그 중 방한 무슬림 관광객은 51만 101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많은 인구와 한국에 대한 긍정적 반응 이외에도 이들이 국내 여행업계의 큰 손인 이유는 대부분의 무슬림 국가들이 다자녀 출산을 장려하고 있어 젊은 층의 비중이 높다는 데 있다. 요즘 젊은 세대는 과거에 비해 교육과 글로벌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져 기성세대보다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반감이 덜하다. 게다가 무슬림 관광객이라고 하면 할랄과 하람(금지된 것) 등을 타깃으로 하기에 신경 쓸 것들이 많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지만 최근 젊은이들 중에서는 무슬림 전통을 따르면서도 현대적 제약을 중시하는 ‘타이얍(Tayyab)’ 세대들도 늘어나고 있어 그 기준들이 조금씩 완화돼가고 있기도 하다.


주한 인도네시아 창조경제관광부 박재아 한국지사장(이하 박 지사장)은 “무슬림 국가들은 나라별 특징,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다른 여행 패턴을 보이지만 한 가지 공통적인 점은 그들에게 이슬람과 코란의 율법, 기도는 그저 생활일 뿐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슬람은 기독교나 천주교, 불교와 같은 하나의 종교이자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이슬람과 관련된 모든 것은 그들에게 일상이다. 따라서 이를 인지하고 무슬림 관광객들의 생활을 잘 파악하면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무슬림 관광객은 한 번 한국을 방문하면 다른 여행객보다 체류 기간이 길고, 가족 단위 방문이 많아 지출액이 큰 편이다. 의료 시스템이 발달된 나라들이 많이 없기 때문에 의료관광에 대한 수요도 높은데, 까다로운 비자 문제도 있지만 미국의 경우 치안이 좋지 않고, 독일은 의료수가가 비싸 의료관광지로 한국을 선호하고 있다. 중증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방문하기도 하지만 국내 성형 의료 기술에 대한 기대가 높은 편이다. 특히 히잡을 쓰는 문화로 인해 눈과 코의 인상을 중시, 해당 부위에 대한 성형은 물론, 뷰티 아이템이나 메이크업 콘텐츠들도 상당히 인기다. 이처럼 무슬림 관광객의 특성은 파고 들면 파고 들수록 다양한 면모가 있고,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척할 수 있는 여행 수요도 풍부하다. 그렇다면 무슬림 국가 여행객들의 여행 패턴은 어떨까?

서울시관광협회_ 다문화 관광객 인식개선 교육

아직 열리지 않은 가장 큰 잠재력, 인도네시아
약 2억 6000만의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인구수가 4번째로 많은 나라이자 무슬림 국가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국가다. 그런데 이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 인도네시아의 방한 성장률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매우 가파르게 움직여 주목할 만한 시장으로 떠올랐다. 박 지사장은 “국내 인바운드 관광에 있어 말레이시아가 이미 떠 있는 해라면 인도네시아는 이제 뜨는 해라고 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여행에 경제적 부담이 없는 중산층 인구가 약 5000만 명으로 한국 전체 인구에 육박하고, 평균 연령도 29세인 상당히 젊은 국가”라고 귀띔하며 “여성 무슬림 여행자가 한국의 명소들을 여행하며 한국인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영화가 개봉될 정도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먼 거리, 까다로운 비자 조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가장 좋아하는 민족이다. 이러한 긍정적 요소들을 잘 살린 여행 상품 기획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상당한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말처럼 인도네시아의 중위연령(Median Age)은 28.3세로 한국이 41.3세인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연령대의 국가다. 젊은 생각과 두둑한 지갑을 가진 20~30대 지도층이 인도네시아를 움직이는 세력이라는 점은 여행업계에 있어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한류 문화 소비에 적극적이고 헤비유저가 가장 많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워낙 땅이 넓어 자국 내에서의 이동 거리도 상당해 지역 간 이동에 대한 부담도 적다. 따라서 대개 외국인들에게 지리적 아쉬움이 있었던 서울 이외 지역들, 남이섬이나 춘천, 강원도, 부산과 같은 지역으로 유입도 가능한 집단이다. 계절에 따라 여행 니즈가 바뀌는데 가장 선호하는 계절은 가을이고 눈을 좋아해 단풍 여행이나 스키장, 눈썰매장을 찾는 여행에 대한 니즈가 높다.


여기에 국내 못지않게 모바일 우선 국가로 전 세계에서 모바일 이커머스 점유율 1위를 자랑, 모바일 이커머스가 강하고 팔로워 수 세계 1위로 그만큼 소셜미디어의 파급력이 지대하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콘텐츠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Made in Korea 콘텐츠 판매에 이상적인 시장이라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나 팸투어, 언론 기사화, 촬영 지원과 같은 방법으로 적은 노력 대비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류 #교육 #할랄 #명분있는 여행 선호해
인도네시아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무슬림 프렌들리 국가라는 점보다 한류, 색다른 문화 체험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할랄 규정을 엄격히 지키는 여행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인도네시아 여행자들은 한류를 체험하고 다양한 ‘한국적’ 경험을 위해 한국을 찾는다는 것이다. 박 지사장은 “그동안 ‘무슬림’하면 ‘할랄’에 너무 집중해왔던 경향이 있는데, 생각보다 할랄의 허들이 높지 않기 때문에 한국적 콘텐츠 개발에 시선을 옮길 필요가 있다. 음식은 돼지고기만 빼면 거의 다 먹는 편”이라고 전하며 “오히려 삼계탕, 불고기와 같은 한국 음식을 할랄 푸드로 승화시키거나 해산물, 채식 메뉴에 대해서는 제약이 없으니 해산물 음식들을 강조하는 편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덧붙여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잘나가는 한국 식품으로 불닭볶음면이 꼽혀 다른 동남아국가들에 비해 맵고 짜고 단 음식을 선호, 한국 사람들과 비슷한 입맛을 가지고 있어 새롭게 겨냥해볼 수 있는 메뉴도 많은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많은 식민지배를 당했지만 유일하게 자국어인 자바어를 쓰는 민족으로 명분과 체면을 상당히 중시하는 성향이 있다. 때문에 명분 있는 여행, ‘인증’과 같은 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특히 잘 구사하지 못하더라도 인도네시아어를 사용해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그들의 호감도가 급상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여기에 비자 발급이 어려운 만큼 ‘교육’ 키워드도 중요한 명분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인센티브 관광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었는데 컨퍼런스와 같은 이벤트는 비자 발급이 쉽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유 있는 여행을 만들어 주는 것도 인도네시아 관광객을 공략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무슬림에 대한 막연한 편견 깨트려야
강남 중심에 위치한 서비스드 레지던스 강남아르누보씨티 호텔은 지리적 이점과 레지던스라는 특징을 살려 무슬림 의료관광객 유치 마케팅 전략을 잘 살린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강남아르누보씨티 호텔 고객들은 짧게는 한 달이고 길게는 1~2년간 호텔에 머물면서 2018년 기준으로 192개 객실 중 무려 90개 객실이 장기 고객으로 이뤄져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객실 운영의 주축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전체 고객의 70%가 외국인 고객, 이 중 30객실 이상이 중동지역 투숙객이었으며, 아랍에미리트 관광객의 경우 강남권에서 가장 높은 투숙 비율을 보이고 있었다.


강남아르누보씨티 호텔의 노규현 총지배인(이하 노 총지배인)은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시장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내부적으로 절감했는데 마침 당시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국가적, 지역적 노력이 활발했던 시기였다. 이에 우리 호텔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살려 장기투숙객 유치에 전략적 접근을 하다가 무슬림 관광객들에게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전하면서 “물론 IS나 탈레반 등 무슬림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생기는 이미지에 막연한 불안함과 왠지 모를 두려움이 있었다. 직원들과 기존 투숙객들의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막상 정면으로 마주하고 보니 그들도 그저 ‘외국인’ 관광객일 뿐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율법은 그냥 그들의 생활일뿐 여행 인구수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의료관광을 비롯해 우리가 세워놓은 벽을 허물기만 하면 다양한 여행 수요를 창출해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고 이야기했다. 오히려 아랍에미리트는 우리나라와 국가 간 의료협약이 돼 있어 모든 의료관광객들은 아랍에미리트 본국에서 직접 관리하고, 그 대상자도 군인, 경찰 등 국가 공무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국가에서 의료비와 체류비를 지원받는, 신원이 확실한 관광객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노 총지배인에 따르면 무슬림 관광객 유치 전략 이후 강남아르누보씨티 호텔의 2015년 중동지역 매출 1억 8500만 원에서 2016년 11억 3300만 원으로 약 600% 성장, 2019년에는 17억 8000만 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기록해 호텔의 효자 고객 노력을 톡톡히 했다.

 

지인 추천과 입소문만으로도 기회 넓힐 수 있어
강남아르누보씨티 호텔이 중동지역, 무슬림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입소문’이 있었다. 노 총지배인은 무슬림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인 추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유치 초기 단계에는 대가족 단위 중동 의료관광객들을 위한 2Bed, 3Bed의 객실이 많지도 않았고, 기도실이나 할랄 음식 등 시설과 서비스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우연히 아이의 치료 목적으로 방문한 아랍에미리트 가족이 우리 호텔에서 묵었는데, 시설과 서비스는 부족하지만 1:1 맞춤 서비스로 한 팀씩 조금씩 알아가자는 전략이 통했다. 고객이 앓고 있던 질병이 아랍 내에서 치료가 시급한 병 중 하나였는데, 치료를 완벽히 마친 아이의 부모가 본국으로 돌아가 입소문을 낸 것”이라고 귀띔하며 “이후 다섯 팀 정도가 에이전시가 아닌 그 고객을 통해 직접 호텔에 예약 문의를 했고,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입소문의 입소문을 타 무슬림 관광객들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설이나 서비스 보완은 그때부터 투숙객의 실질적 목소리에 따라 실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무슬림 친화적인 호텔이 돼 있었다.”고 전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의료지원금을 받기 위해 모이는 대사관은 말 그대로 바이럴 마케팅의 장이었다. 비이슬람권 국가에서 자급자족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큰 이들이기 때문에 같은 생활권 사람들의 후기가 주요한 영향을 끼친 것이었다. 이로 인해 따로 호텔에서 따로 유치 노력이 없었음에도 아랍에미리트의 유명 방송인이자 국가에서 따로 관리할 정도의 VIP가 호텔에 투숙, 바이럴 마케팅의 정점을 찍었고, 대사관에서도 호텔을 좋게 평가해 라마단 이후 무슬림들이 모이는 국가적 행사를 강남아르누보씨티에서 진행하는 등의 파급 효과도 생겼다고.

 

선택과 집중 필요한 무슬림 시장
물론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따라오게 마련이다. 그동안 이렇게 높은 긍정적 파급력에도 시장 다변화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다양한 장점 속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노 총지배인은 “중동 무슬림 고객이 늘어나면서 문화적 차이로 인한 기존 고객과의 마찰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테면 방 안에서 향을 피우거나, 만들어 먹는 음식의 식재료 향이 강해 주위 객실에 여파가 미친다든지, 타인을 의식하는 성향으로 그 향을 감추기 위해 오히려 더 독한 향수를 뿌려 그들이 가는 곳곳 체취가 남기도 한다.”면서 “또한 그들의 무슬림 율법상 한국 시간을 따르는 것이 아닌 본국의 시간에 맞춰 생활하기 때문에 늦은 새벽까지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워낙 부지가 넓은 공간에서 지내던 습관으로 평소 대화 소리도 크고 층간소음도 심한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강남아르누보씨티호텔은 이를 서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자연스러운 문제로 보고 호텔에서 보완할 수 있는 점은 호텔에서 맞추되, 한국의 문화와 호텔의 상황도 그들에게 주지시켜 조금씩 강남아르누보씨티 호텔만의 룰을 만들어 갔다.


한편 의외로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할랄에 대한 문제가 크게 없었다고 한다. 자체 레스토랑에서 할랄 커리와 함바그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고객들이 매일같이 호텔 레스토랑의 음식을 찾는 것도 아닌데다가 셔틀딜리버리와 같은 외국인 전용 배달앱이 있기 때문에 인근 레스토랑 음식들을 쉽게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 총지배인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무슬림 관광객들은 특유의 의복으로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눈밖에 없어 무심코 던진 우리의 시선은 그들에게 큰 마음의 벽이 돼 버린다. 환대 서비스를 지향하는 호텔 종사자라면 그동안 알게 모르게 거리를 두고 있었던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해볼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무슬림 관광 시장은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에트는 물론 쿠웨이트나 카타르, 오만까지 방한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그동안 한국이 관광지로 선호된 이유 중 치안과 안전함이 컸는데 K-방역에 대한 위상이 높아지며 앞으로의 수요는 더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남아르누보씨티 호텔도 이러한 기회를 다시 잡기 위해 본격적인 재정비에 들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호텔들이 많은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무슬림 관광 시장의 잠재성을 파악, 이를 공략할 수 있는 호텔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무슬림 관광객 여행지로서의 한국 외식 시장
한편 한국관광공사의 2018년 방한 무슬림 관광실태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방한 무슬림 관광객의 68.9%가 한국 여행 시 불만족 요소로 ‘음식’이 꼽혔다. 그 이유로는 무슬림은 할랄 음식에 민감하며, 한국의 할랄 공식 인증 식당이 적다는 점이 많이 언급된다. 한국 이슬람중앙회에 의하면 할랄 공식 인증 식당은 2020년 1월 기준, 전국 12개에 불과하다. 이에 외식업자들 역시 방한 무슬림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먼저 떠올리는 것이 할랄 공식 인증이다. 하지만 인증 과정이 어렵기로 소문나 많은 사업주들이 인증 과정을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 분류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Halal Certified(할랄 공식 인증), Self Certified(무슬림 자가 인증), Muslim Friendly(무슬림 프렌들리), Pork-Free(돼지고기 없음) 4단계로 나눠져 있고, 무슬림 프렌들리 단계의 경우, 그 인증 과정이나 준비 단계가 복잡하지 않아 무슬림을 대상으로 식당 운영을 전환하거나 대상을 무슬림으로 확대할 자영업자 및 운영자들이 눈여겨보면 좋다. 최상위 단계인 할랄 공식 인증 단계만이 해답은 아니며, 무슬림 프렌들리로 시작해 점차 단계를 상향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무슬림 관광객에게 한걸음 다가서기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 분류제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 분류제는 한국관광공사가 무슬림 관광객들의 방한관광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한 식당 친화 등급제로 ‘할랄’ 대신 ‘무슬림 프렌들리’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는 한국에서 무슬림 관광객이 방문할 수 있는 식당을 이슬람 문화권의 식당에서 한식당으로 폭을 넓혀 한국의 다양한 음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무슬림 사이에서도 율법을 지키는 수준에 차이가 있어 이런 경향을 반영, 한국관광공사에서는 무슬림 관광객들이 종교적 신념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식당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할랄 공식 인증 식당 ‘집밥김선생’과 할랄 음식 도시락 & 케이터링 업체 ‘할랄푸드코리아’를 운영 중인 김현주 대표(이하 김 대표)는 “무슬림 관광객의 경우, 인증이라는 형식적인 절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여러 번 설명하기보다는 인증서를 통해 자연히 증명함으로써 그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무슬림 관광객들로 하여금 ‘우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낮은 단계의 인증 단계부터 시도해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귀띔했다.

 

자료 출처_ 한국관광공사

한식, 할랄 음식으로 가능성 있어
최근 할랄푸드코리아 SNS 계정에서 불고기, 갈비, 불닭 등의 할랄 한식 냉동 간편식의 구매의사 조사에 의하면 ‘구매의사가 있다’는 응답이 100%에 달했다. 그리고 한국 여행 시 가장 선호하는 음식으로는 비빔밥과 불고기를 꼽아 한식이 무슬림 관광객들에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식재료에 대한 제약만 지켜진다면 그들과 입맛이나 조리 형태가 비슷한 전통음식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젊은 무슬림 관광객들은 오히려 새로운 음식에 대한 궁금증으로 한식을 많이 찾는 경향이 있다. 할랄 인증 식당, 집밥김선생은 할랄 인증을 받은 재료를 활용 각종 한식을 그들의 입맛에 맞게 재현하고 있다. 불고기, 비빔밥은 물론 할랄 소시지를 개발해 부대찌개를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내국인들이 잘 찾지 않아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할랄 음식점 수를 보조금까지 줘가며 억지로 늘리기보다 이들이 주로 찾는 삼계탕, 불고기와 같은 한국 음식 몇 종류를 할랄로 만들어 지정업체를 통해 판매하는 것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 김 대표는 “할랄 음식점이라고 해서 특별한 음식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한식도 충분히 그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할랄 음식이 될 수 있다.”면서 “한식당의 장점은 한국 고유의 문화를 알릴 수 있으며, 나아가 관광객 수요가 없을 때에는 국내 일반 손님들도 즐겨 찾는다는 점에서 운영의 안정성도 보장된다는 점이다. 집밥김선생 역시 주변 회사원들이 자주 찾아오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커뮤니케이션과 스토리텔링이 관건
무슬림 프렌들리 혹은 할랄 공식 인증을 획득하고, 한식을 기반으로 한 할랄 음식을 준비했지만 이를 찾아주는 무슬림 관광객이 없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2018년 방한 무슬림 관광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방한 무슬림 관광객 중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 인지도는 59.5%, 이용 경험은 48%로 절반 정도가 인지 및 이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인지자의 이용 경험이 80.7%로 매우 높게 나타나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 인지를 위한 홍보 및 정보 제공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무슬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적으로는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할랄 인증을 통해 지원받는 한국관광공사의 홍보 등 무슬림 네트워크와 더불어 SNS를 공략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들의 문화와 눈높이에 맞춘 정보 제공이 동반돼야 한다.


김 대표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 계정이 있다면, 그들과 소통할 발판은 이미 마련된 것”이라며 “집밥김선생의 경우 현재 운영 중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우리가 선보이는 음식을 먹는 방법이 소개된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그들에게 또 하나의 재미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소통을 강조했다.


또한 K-콘텐츠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슬림 문화권에도 한류 열풍이 거세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태원 클라쓰’에 방영된 순두부찌개가 한동안 열풍이었고, 우연히 촬영된 사진 속 BTS 지민이 먹은 떡볶이의 인기가 대단했다. 인기 한류스타나 콘텐츠를 활용한 스토리텔링을 가미한다면 더욱 큰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다문화 관광객 유치위한 지원 다양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무궁한 관광 기회가 숨겨져 있는 다문화 관광 시장. 그러나 아직까지 팬데믹의 여파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직접 대면을 통해 수요를 확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이들을 맞이해야 할지 막연한 면이 있다. 이에 서울시관광협회에서는 서울시내 여행업계의 다문화 관광객 유치를 위한 각종 지원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관광협회에서 추진하는 ‘2020 서울관광시장 다변화사업’은 관광시장의 저변확대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서울관광 활성화와 외래관광객 2300만 명을 목표로 다양한 문화권의 관광객이 마음 놓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관광도시를 만들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지원하고 있는 사업으로는 △다문화 관광객을 위한 메뉴판 제작 및 지원 △할랄인증 신규 및 갱신 지원 △관광호텔 등 숙박업체 대상 편의시설(기도실, 세족실, 기도용품 구비 등) 개선 지원 △사후면세점 등 무슬림 친화상품 판매코너 조성 지원 △희망업체 비데 설치 지원 등이 있다.


서울시관광협회 관계자는 “메뉴판 제작 및 지원은 총 150곳에서 진행되며, 할랄인증 신규 및 갱신은 12곳의 희망업체에 한해 최대 80만 원까지 할랄인증 비용을 지원한다. 한편 다문화 관광객 편의시설 지원은 업체당 400만 원까지 지원하는데 8곳의 사업체에 한정되기 때문에 관심 있는 곳들은 적극적으로 협회의 지원 사업들을 활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시관광협회의 서울 관광 다변화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sta2020.modo.at)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글 : 노아윤·손은애 / 디자인 : 강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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