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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환경소독, "미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멸하라"

 

불특정 다수가 방문하는 호텔의 경우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2000만 원대를 호가하는 열감지기를 설치해 방문객들의 발열 체크를 하고 있지만 증상이 아직 발현되지 않은 경우나 무증상의 경우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번 확진자가 방문한 호텔은 호텔이 안전하다는 인식까지 고객의 마음을 되돌리기가 여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사스, 메르스의 경고가 있었지만 막을 방법은 없어도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방법을 강구하지 못한 채 여전히 방역, 위생 상태 점검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는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형태로 생겨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더 이상 손 놓고 볼 수 없는 호텔의 ‘환경소독’ 방식에 대해 ISSA Korea의 이경훈 지부장과 살펴봤다.

 


ISSA GBAC

ISSA GBAC(Global Biorisk Advisory Council) 팀은 ISSA(국제청결협회)에서 위험생물 처리와 감염관리의 가장 핵심적인 팀으로, 팀원은 전직 FBI, CDC(미국질병예방 본부), 의사, 간호사, 생화학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GBAC 팀은 코로나19로 지난해 12월 23일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확산의 기류를 느껴 2월 초, 미국에 모여 코로나19에 대한 여러 가지 실험을 실시했다. 당시 ISSA Korea 이경훈 지부장도 미국에 방문해 GBAC 팀과 함께 코로나19 방역을 실시했으며, 미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ISSA Korea 협회원들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처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것, 병원체

코로나19로 바이러스 포비아에 빠진 호텔들은 무엇보다 고객에게 호텔이 안전하다는 신뢰를 주기 위해 전 구역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호텔들은 전문방역업체를 통해 주기적으로 고객의 방문 빈도가 높은 곳부터 방역을 실시, 이외에도 손 소독제와 열 감지기를 비치해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이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호텔들의 방역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방역의 개념을 이해하기에 앞서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병원체’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병원체는 미생물과 세균, 바이러스로부터 발현된다. 미생물은 해로운 미생물과 박테리아로 나뉜다. 해로운 미생물은 우리가 흔히 아는 세균이고, 박테리아 중 좋은 박테리아는 술이나 김치에 들어 있는 유산균이나 효모 같은 것들, 나쁜 박테리아는 세균과 동일한 의미로 보면 된다. 한편 세균과 박테리아, 그리고 바이러스의 가장 큰 차이는 증식 방법에 있다. 세균과 박테리아는 세포가 존재하기 때문에 스스로 개체를 늘릴 수 있고 자가 생존이 가능한 반면, 바이러스는 세포가 없기 때문에 스스로 증식이 불가능하다. 즉, 다른 세포에 기생함으로써 바이러스가 활성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바이러스는 생물도, 무생물도 아닌 존재다. 그리고 여기서 바이러스가 기생하는 세포를 ‘숙주’라고 표현한다. 병원체는 주로 재채기 및 기침·호흡, 접촉과 열악한 위생, 체액 교환, 성적 접촉, 오염된 음식이나 물로 전염된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는 지구상에 1031개가 확인된 상태며, 1031개 바이러스는 누워서 늘여놓으면 1억 광년이 걸릴 정도로 많은 개체 수다. 이외 현재까지 알려진 1400종의 인간에 악영향을 주는 병원체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원생동물 및 기생충 등이 있으며 이것은 지구상의 총 미생물 종류의 전체 수에서 1%보다 훨씬 적은 수치라고 한다. 바꿔 말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언제든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멸하기 쉬운 바이러스에 속해
그렇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바이러스를 확대해 관찰해보면 피막바이러스(Enveloped)와 막이 없는 비피막바이러스(Non-Enveloped)로 구분이 되는데 피막은 단백질과 지질로 이뤄져 있다. 청소의 개념으로 보면 조금 더 사멸하기 쉬운 바이러스는 피막바이러스. 피막을 이루는 단백질과 지질은 건조하거나 산성의 환경에 취약성을 드러내기 때문에 이 점만 제대로 숙지하고 있다면 바이러스는 금세 사멸시킬 수 있다. 그런데 다행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바로 피막바이러스 중 한 종류다. 막연히 바이러스라고 한다면 표면에서 사멸하기 어려운 무서운 존재로 생각하고 있지만, 피막이라는 치명적인 약점만 제거한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비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피막바이러스의 막은 촉수로 이뤄져있다. 돌기 같은 것으로 보면 되는데 이 촉수는 바이러스가 다른 세포를 숙주로 삼기 위해 세포에 침투하는 열쇠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촉수를 제거해야 한다. ISSA Korea 이경훈 지부장(이하 이 지부장)은 “피막바이러스의 피막이 단백질과 지질로 이뤄져 있다는 기본적인 정보를 파악하면 피막을 비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질은 물에 녹지 않고 기름에 녹는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현장에서 늘 사용하고 있는 청소용 세제는 대개 산성과 알칼리로 이뤄져 있고 기름을 제거할 수 있는 계면활성제가 함유돼 있다. 즉,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고 소독력이 검증된 소독제로 소독까지 완벽하게 해주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완전하게 사멸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가 무생물 표면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72시간. 이는 피막바이러스 중에서도 가장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인 사스가 72시간에서 96시간까지 생존했던 점을 보면 사스와 코로나19는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무생물 표면 중 바이러스가 72시간까지 가장 오래 살 수 있는 곳은 유리며, 나무 바닥은 약 4시간에서 12시간, 구리로 된 표면에서 가장 빨리 사멸된다. 때문에 이 시간 내에 바이러스가 숙주에 옮겨가지 않도록 제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까지 공기감염이 된다는 사실은 밝혀진 바는 없기 때문에 소독은 High Touch Surface, 즉 사람의 손과 피부가 가장 빈번하게 닿는 표면을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 분무나 연무 소독도 필요하지만 허공에 대고 막연하게 분무하는 소독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또한 바이러스는 30%보다 50%의 습도가 되면 활성화되는 특징이 있어 특히 화장실에서 빈번하게 이뤄지는 물청소는 오히려 바이러스 제거에 쥐약이다. 물청소보다 습도가 낮은 청소 방법을 택해야 한다.

 

청소와 소독은 함께 이뤄져야

 

 

‘환경소독(Environmental Surface Disinfection)’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살균과 소독, 멸균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살균과 소독, 그리고 멸균에 대한 기술적인 용어는 약품에 가장 많이 적용되는 용어다.
먼저 ‘살균(Sanitize)’은 아포(Spores)를 포함하지 않는 (일부)병원체를 사멸하거나 비활성화 시키는데 99.9%의 정확성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 ‘소독(Disinfect)’은 아포를 제외한 모든 병원체를 99.9999%, ‘멸균(Sterilize)’은 아포를 포함한 모든 병원체를 99.9999% 사멸시킨다. 소독과 멸균은 아포세균의 사멸 유무의 차이가 있으며, 살균과 소독은 대부분 약품을 사용한 방법이 동원되지만 멸균은 약품 사용에 온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등의 물리적인 제재를 추가적으로 가한다. 멸균은 대표적으로 병원에서 사용하는 방법이고 호텔의 미화 영역에서는 소독까지만 제대로 이뤄져도 청결함을 유지할 수 있다. 
정리하면 환경소독은 청소와 소독을 함께 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건물위생과학센터 오병건 이사(이하 오 이사)는 “청소와 환경소독의 용어를 명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청소는 표면에서 모든 종류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이고, 환경소독은 표면의 오염되거나 더러운 것들을 안전하게 제거하고 소독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일상청소만 잘 해도 표면의 미생물들을 70% 정도 줄일 수 있지만, 아포세균을 제외한 세균과 바이러스를 99.9% 수준까지 사멸시키기 위해서는 소독제와 도구를 적절한 방식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때 ‘안전성’은 반드시 고려돼야 하는데, 이는 작업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소독으로 인해 건물의 내구성을 저해하거나 원자재 손상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환경소독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이 지부장은 “호텔은 불특정 다수가 오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기본적으로 청소와 소독, 냄새 제거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외국의 경우, 최소한 병원과 호텔은 청소와 소독을 달리 보고 있지 않은데 우리나라는 유독 청소와 소독을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호텔은 이제 청소와 소독을 함께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미화 매뉴얼을 변경해야 할 때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결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업무도 단순화 될 뿐만 아니라 업무가 단순화된다는 이야기는 비용도 절감되고, 미화원의 피로도도 떨어져 효율성도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평상시 청소와 소독을 함께 해온 호텔들은 사실 요즘 호텔에서 하고 있는 별도의 방역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나라 방역의 개념은 약품이 연무됐을 때 소독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방역은 해충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지 바이러스를 잡는 정확한 소독의 방법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첫째도 개인위생, 둘째도 개인위생

 


그렇다면 환경소독의 첫 번째 스텝은 무엇일까? 바이러스 감염에 있어 많은 이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만지면 무조건 감염된다’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기생할 숙주는 피부 속 세포에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는 몸에 붙어있어서라기보다 정확히는 몸에 붙어있는 바이러스가 우리 몸의 눈, 코, 입, 귀, 모공 등의 구멍을 통해 세포에 도달했을 때 감염된다. 상처로 인해 바이러스가 침입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자상이 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계속해서 손 씻기를 강조하는 것이 이 같은 이유에서다. 따라서 환경소독의 첫 번째 스텝은 ‘개인위생을 위해 피부를 보호하는 것’, 그리고 개인위생을 보호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다. 이 지부장은 “손은 물체를 많이 만지는 것보다 사실 우리 몸을 가장 많이 만지는 부위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개 사람은 1시간에 15번 이상 몸을 만진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손에는 이미 약 100만 마리의 미생물이 존재한다. 만지면 감염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감염된 손으로 이곳저곳을 만지다 몸 속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사람의 손이 많이 닿는 곳을 소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스크를 쓰는 것은 콧구멍과 입을 보호하는 차원이다. 따라서 피부를 보호하는 것부터가 방역의 시작이다. 평상시보다 얼굴을 덜 만지고,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하며, 건강을 위해서라도 격한 운동으로 땀을 많이 내보내는 것은 모공이 열리기 때문에 되도록 지양해야 한다. 특히 사우나와 같은 곳은 바이러스 감염에 최적화된 공간”이라고 전한다.


손 씻기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내 몸에 바이러스를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도 있지만, 내 손에 있었던 바이러스를 다른 곳에 옮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손으로 문고리도 잡았다가 화장실을 이용하고, 어떤 집기를 집어 올리는 등의 과정을 통해 바이러스는 쉽게 다른 이들에게 전파 가능하지만, 개인의 손 위생을 철저히 한다면 바로 없앨 수 있는 위험 요소다


바이러스는 계면활성제로 제거 가능하고, 섭씨 43도 이상 되면 살기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40초 이상, 고인 물보다는 흐르는 뜨거운 물에서 손을 씻어야 한다는 가이드가 나오게 됐다. 한편 최근에 손 소독제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손 소독제는 물이 없는 곳에서 임시로 사용하는 방식이지 근본적인 바이러스 제거에는 크게 도움 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경우는 에탄올 함량이 70% 이상인 소독제여야 효과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법적으로 에탄올 함량이 70% 이상 되는 소독제를 제조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시중의 손 소독제는 대부분 함량 미달인 것들이 많다. 게다가 손 소독제 안에 들어있는 글리세린 성분으로 인해 일부 소독제의 경우 오히려 손 소독제 사용 이후 미생물 수치가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나타나 손 소독제만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 가장 좋은 개인위생 보호 방법은 단연 손을 씻는 것이다.

 

PPE는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간접적 백신

개인의 위생이 확보됐다면 그다음 단계는 미화원과 모두의 안전을 위해 ‘PPE(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개인 안전 보호구)’를 올바르게 착용하는 것이다. 이 지부장은 “PPE의 올바른 사용은 작업자의 작업장에서 안전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이자 예절이다. PPE는 우리에게 간접적인 백신과도 같은 것”이라면서 “미국에서 PPE와 관련된 교육을 할 때에는 탈부착 방법 이틀을 설명한다. PPE는 정확한 방법으로 착용하는 것과 소독이 끝난 후 해제시키는 것이 숙지돼야 한다. 특히 많은 공간을 오가고 다양한 사람을 접하는 호텔 미화원의 경우에는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오염물질이 닿았을지도 모르는 PPE는 한 공간에서 사용한 후에는 재사용이 가능한 제품인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한 번 사용한 것은 폐기처분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 호텔은 특히 장갑의 경우 일회용 라텍스 장갑보다 우리 손에 익숙한 고무장갑을 여러 차례 반복해 사용하고 있어 PPE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또한 마스크의 경우도 외부에서의 오염물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작업자가 뱉어내는 공기의 호흡도 막아주기 때문에 내·외부 모두에 오염물이 존재한다. 따라서 마스크를 벗을 때에는 오염물질이 가장 없는 귀 뒤의 머리끈부터 제거해야 한다.


올바른 PPE 사용에 있어 고려돼야 할 사항은 먼저 착용 대상이다. 병원의 미화원인지 호텔의 미화원인지에 따라 선택될 수 있는 PPE가 다를 것이고, 무엇을 어떻게 착용할 것인지, 언제, 어디에서 착용할 것인지에 따라 용도에 적합한 PPE를 선택해야 한다. PPE 착용에 있어 ‘왜(Why)’라는 이유는 없다. PPE는 비단 지금과 같은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시기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또 다른 문제는 PPE 착용은 바이러스에 오염이 되지 않은 안전한 공간에서 착용과 해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자는 지정된 자리에서 작업자들이 PPE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최고의 PPE는 온전한 사람의 피부. 다시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은 PPE 착용의 첫 번째 순서도 손 씻기이고 마지막 순서도 손 씻기라는 점이다. 

 

 

소독은 완벽한 세척 후 이뤄져야
세제로 표면의 이물질이나 기름때, 바이오필름(고체 표면에 미생물들이 달라붙어 본인들만의 군집체계를 이루는 것) 등을 제거하고 나면 이제 비로소 본격적인 소독이 진행된다. 만약 세척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소독제를 사용하면 표면에 형성된 방어막이 소독제가 표면에 침투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소독의 효과가 없다. 환경소독은 청소·소독이 한 번에 가능한 환경소독제를 사용해 작업하는 방식과 1단계 세척작업 후 2단계 소독작업에 돌입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어 현장에 맞게 선택적으로 적용하면 된다.
소독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손이 많이 닿는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소독에 있어 중요한 점은 소독제의 콘택트 타임을 준수할 것걸레의 사용은 교차오염이 없도록 철저하게 분리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부장은 “모든 소독제는 표면에 뿌린 후 소독이 완벽하게 이뤄지기까지 ‘콘택트 타임(Contact Time)’을 준수하게 돼 있다. 콘택트 타임은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1분에서 10분까지 다양하고, 생각보다 꽤 긴 시간이 소요된다. 콘택트 타임이 지나고 나서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해줘야 소독의 의미가 있다.”면서 이어 “여기에 분무 장비가 중요한데, 뿌리는 장비에 따라 분사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빈 공간 없이 분무가 가능한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많은 미화원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가장 시급히 해결돼야 할 것은 바로 걸레질(와이프, Wipe)이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에는 보다 안전하고 세균을 사멸하는데 효율적인 방법을 택해야 한다. 물에 적신 깨끗한 페이퍼타올, 어떠한 약품 없이 단지 물만 적신 페이퍼타올만으로도 표면에서 박테리아를 99.9% 제거(살균)할 수 있다. 단,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닦는 모든 재료들이 청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걸레질은 어떻게 해야 할까? GBAC의 가이드는 “겹치는 부분을 최소화하고, 닦는 도구를 직진으로만 진행한다. 닦는 부분을 다시 동일한 표면으로 닦게 되면 세균이 옮겨 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우리는 손걸레를 사용함에 있어 걸레를 둥그렇게 빙빙 돌리거나 좌우로 왕복하는 걸레질을 하고 있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이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이 되지 못한다. 걸레질은 한 방향으로 겹치는 부분이 없게 닦아 쓸어 올리면서 이물질을 ‘Pick Up’ 한다는 느낌으로 이뤄져야 교차 감염의 예방에 효과가 있다. 빙빙 돌리거나 좌우로 왕복하는 걸레질은 이물질을 상하좌우로 옮겨놓는 꼴일 뿐, 이물의 제거는 이뤄지지 않는다. 교차 감염을 예방하는데 걸레의 컬러코딩은 기본 중의 기본. 컬러코딩은 청결은 물론, 미화원의 작업 표준화와 함께 경영적 차원에서도 비용절감을 실현시킬 수 있으므로 아직 컬러코딩 기법을 도입하지 않은 호텔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컬러코딩을 시행해야 한다. 

 

호텔에 확진 환자가 들어온다면?
그렇다면 만약 소독을 열심히 했음에도 호텔에 확진 환자가 들어왔다면 이후의 방역은 어떻게 진행돼야 할까? 이 지부장은 “미국의 경우 과학수사와 같이 병행하는 청결 서비스 팀이 따로 있다. 이를 ‘포렌식 크리닝(Forensic Cleaning)’이라고 하는데 살인사건 현장이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다녀간 곳 등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포렌식 크리닝은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으로 오염된 현장에 프로세스를 적용해 역학조사를 통해 최초의 오염원을 찾는다. 그리고 오염원이 지나다닌 경로에 따라 완벽하게 오염원을 제거, 미생물과 바이러스가 존재하기 이전의 상태로 완벽하게 복원해 놓는 작업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그의 말처럼 포렌식 크리닝은 오염원을 확인한 이후 사전소독, 생물학적 오염원 제거, 2차, 3차 소독이 치밀하게 이뤄지는 방역 작업으로 확진 환자가 있던 곳의 ATP를 ‘0’으로 만든다. 포렌식 크리닝은 소독 전문가 중 가장 최고 경지에 있는 사람들만 실시할 수 있는 기술이라, 아직까지 국내에는 규모로나 기술력으로나 포렌식 크리닝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는 부족한 상황이며, 미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ISSA Korea에서 유일하게 포렌식 크리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GBAC팀과 포렌식 크리닝 중인 이경훈 대표

 

가장 기본에서부터 시작하는 방역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많은 호텔들의 방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대단한 제품과 설비들을 도입해 무언가 엄청난 일을 해야 할 것만 같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방역과 소독은 일상에서 이뤄져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아직까지 메이드 직무교육은 어메니티를 어떻게 배치해야 하고, 정리해야 하는지, 보이는 부분들을 강조하는 교육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이번 기회를 들어 업계도 환경소독에 대한 기본적인 매뉴얼을 재정립해야 할 때인 듯 보인다. 


이 지부장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환경소독을 한다고 해서 기존 청소 방식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든다거나, 미화원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 어렵다거나 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단적인 예로 문제가 많았던 호텔 화장실 청소의 경우, 지금까지 호텔 미화원들이 주로 사용했던 고무장갑은 한 달에 2장 정도 사용하고, 한 장당 가격이 4000원이다. 보통 일회용 라텍스 장갑이 더 비쌀 것으로 생각해 고무장갑을 선택하는데 라텍스 장갑은 100장짜리 1Box에 8000원이다. 어떤 것이 가격대비 효율성이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면서 “호텔은 청결관리를 잘 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널뛰는 업종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청결, 위생에 관련해서는 아웃소싱이라는 명목 아래 이러한 호텔만의 위생 점검 시스템을 강구하고 있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다. 호텔은 과연 이런 시스템을 용역회사의 몫으로 떠넘기지 않았나 하는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서류 매뉴얼은 화려하지만 과연 이 매뉴얼이 현장에 적용되는데 무리는 없는지, 어떤 상황, 공간의 변화가 있더라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설파한다. 

 



미화원의 동기부여가 핵심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면 호텔의 청결, 위생을 위해서는 미화원의 동기부여가 핵심이다. 한국건물위생과학센터 오 이사는 컨설팅을 실시한 병원 미화원들의 청소 패턴을 바꾸는데 3개월이나 소요됐다고 전한다. 미화원들은 그들이 해오던 습관이 있고, 패턴을 바꿔야 하는 데에 대한 충분한 당위성을 주지 못하면 현장에 바로 적용되는 그들의 행동은 언제고 그대로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사스와 메르스 바이러스에 직격탄을 맞았던 호텔이었지만 메이드들의 행동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어렵지 않은데 해보지 않아서 익숙하지 못한 것들은 작업자의 동기만 부여된다면 얼마든지 해결 가능한 문제다. 따라서 호텔은 어떻게 하면 호텔의 중요한 상품인 미화원의 동기부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 그만큼 미화 관리자는 어떤 지식을 가지고 호텔의 청결 상태에 몰입할 수 있을지 가이드를 정확히 세워야 한다.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인 사스와 코로나19는 표면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이 72시간으로 심지어 사스는 코로나19보다 더 오래 생존하는 특징을 가졌지만, 치사율은 몇 배나 차이가 난다. 아직 전문가들도 그 원인을 분석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는 앞으로 더욱 다양한 변종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코로나19는 바이러스 중에서도 그나마 사멸이 쉬운 축에 속하는 바이러스라는 점이 앞으로 호텔의 위생 시스템이 가야 할 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ISSA Korea 이경훈 지부장은 본지 기고(이경훈의 HOTEL INSPECTION)를 통해 이미 청소와 소독은 함께 이뤄져야 함을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었고, 지금까지 소개된 환경소독에 대한 모든 부분을 기고를 통해 다뤘다. 즉, 바이러스가 창궐한 때 이건 평소건 적어도 호텔이라면,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방역 방법에 의문을 품을 필요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호텔을 비롯한 숙박산업에서는 청결업무에 있어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다. 메이드는 힘을 들여 열심히 일을 하고 있음에도 효율은 없이 몸만 축내고 있었고, 관련 부서 역시 청결업무를 어렵게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저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으로 방관했던 숙박시설의 기본적인 청결업무를 되돌아볼 때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호텔의 청결, 위생상태에 대한 관심이 제고된 상황은 긍정적이지만, 부디 이번 기회를 통해 그동안 미루고 미뤄왔던 청결 시스템의 재정립이 장기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강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