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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시장 다변화 통해 돌아보는 글로벌, 로컬체인과 독자 브랜드 사이

 

지난 4월호 29주년 특집기사로 지난 20년간 총지배인 기용의 변화를 살펴봤다. 총지배인의 기용은 자연스럽게 국내 호텔업계의 운영 시스템의 변화에 배경을 두고 있었고, 그간 국내호텔은 외국의 선진문물인 호텔 시스템을 받아들이기 위한 다방면의 운영상 노력이 이뤄졌다. 호텔의 운영은 크게 글로벌 체인, 로컬 체인, 로컬 단독 브랜드의 세 가지 체제로 나뉜다. 호텔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많은 대중이 호텔을 드나드는 시기를 맞이하자, 호텔 경험치가 다방면으로 쌓인 고객들의 니즈가 다변화, 글로벌 체인이 답인 것만 같았던 국내호텔 시장에도 로컬 체인과 개성 있는 단독 브랜드들이 그들의 컬러를 내비치고 있다. 비즈니스는 글로벌 체인, 내국인 관광객은 로컬 체인이라는 공식도 사라진지 오래다. 이번 호 29주년 특집으로는 지난 <호텔앤레스토랑> 기사를 통해 국내 호텔 운영형태가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지 살펴보자.


국내호텔 체인화의 서막

 

서양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는 호텔산업은 해외 글로벌 체인호텔을 위주로 성장해왔다. 규모의 경제가 호텔업계에도 적용, 체인 운영이 합리적인 호텔 경영과 대중적 기호에 적합한 표준화된 시설 및 서비스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도 크게 다를 것은 없지만 특히 20~30년 전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호텔 고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그들이 선호하는 다국적 호텔 상표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의 도입이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국내호텔에도 체인화에 대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당시 국내호텔의 체인화에 불씨를 지핀 것은 신세계백화점이 웨스틴그룹의 지분 50%를 매입, 조선호텔의 체인 사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부터다. 여기에 당시 ‘세계 제2의 체인호텔’로 주목받고 있던 브랜드 홀리데이 인이 한국에 론칭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라 더욱이 국내 토종호텔 성장에 관심이 많았다. 홀리데이 인은 럭셔리에서 이코노미 브랜드까지 두루 갖추고 있는 브랜드지만, 중소형호텔 저가 정책을 기반으로 글로벌 호텔 브랜드로 성장했던 배경 때문에 국내 브랜드의 체인화도 비즈니스 중소형을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게 된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내 것’에 집착하는 국민 정서상 체인 계약은 경영권 장악 등을 우려, 체인화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국내호텔의 체인화는 중소형호텔보다 대기업 오너의 대형호텔을 중심으로 이뤄져, 사실상 한 오너가 대규모의 자본을 동원해 호텔을 여러 곳에서 분산 운영하고 있는 형태일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그 이유로 당시 기사에서는 “국내의 중소형호텔들이 체인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합리적인 경영방법에 접근하고자 하는 경영주들의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호텔의 체인화로 인한 경영권을 침해당하기가 싫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에는 외국의 체인호텔이 많이 들어와 있으나 국내 체인호텔은 실제로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호텔 리베라, 호텔 롯데, 조선호텔, 호텔 신라, 세종호텔이 여러 곳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중에서 순수한 매니지먼트 국내 체인호텔은 세종호텔이 운영하고 있는 수안보파크호텔 한 곳 뿐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나머지 호텔은 오너가 동일하거나 지역적으로 한곳에 편중돼 있어 매니지먼트 체인화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 1995년 11월호 ‘국내호텔 체인화 특급중심 여문다’ 中


외국계 브랜드에 대한 의구심, 불공정 계약인가?

 

국내 최초의 외국호텔 진출은 1967년 국제 관광공사와 팬 아메리카 항공사간의 합작투자에 의한 조선호텔이다. 이후 쉐라톤 워커힐, 힐튼, 하얏트 등 많은 호텔들이 잇따라 외국 기업과 합작 또는 경영계약을 통해 개관했다. 이처럼 많은 호텔들이 막대한 수수료와 불리한 계약조건을 감수하며 외국 호텔기업과 관계를 갖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투자재원의 부족과 호텔 건설 능력 및 경영 능력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인데 현재도 호텔 건설 능력과 경영 능력 부재는 풀어야 할 과제다.
-1997년 9월호 ‘로열티 지급 호텔들 수익성 낮다’ 中

 

국내 호텔업계의 외국계 체인 브랜드 도입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위탁경영과 프랜차이즈, 리퍼럴 그룹인데 당시 대부분의 특급호텔은 위탁경영방식을 통해 호텔을 운영해오고 있었다. 문제가 된 것은 경영성과에 비례해 지급하게 돼 있는 경영 수수료 산정기준이 자회사에 불리한 조건이었는데, 경영 노하우가 없어 위탁경영을 맡겼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로열티 및 수수료 지급으로 위탁경영을 하지 않는 호텔에 비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객실 수입이 낮았던 것이다. 그렇게 정비례해야 하는 경영 수수료 지급액과 수수료 대비 매출액이 반비례 곡선을 그리게 돼 위탁경영의 효과를 무조건 과신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경영 수수료뿐만 아니라 장기계약도 문제였다. 장기계약에 얽매여 있어 브랜드 교체의 어려움으로 국내호텔의 운영과 발전에 주체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꼽혔다. 짧아도 10~15년, 길게는 20년이 넘는 계약조건으로 브랜드 도입이 실패하더라도 손쓸 방법이 없을뿐더러 그동안 수십 년간 대부분의 호텔들이 위탁경영방식으로 선진기업의 노하우를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탁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에 업계는 국내 호텔 인재 양성 노력이 소홀했던 탓에 외국계 기업에 우리 호텔을 맡겨야만 하는 상황을 이끌었다며, 자생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단순한 서비스 집체교육에서 벗어나 한국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 등을 계약조건에 명시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외국 브랜드의 선진 기법이 하루아침에 체득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몇몇 호텔을 제외하고는 브랜드 도입의 역사가 일천하다는 사실을 들어 아직 시기상조인 판단이라는 반박도 있었다. 


오너기업과 체인 본사와의 갈등도 존재

 

외국계 브랜드를 도입한 호텔들은 위탁경영방식이든 프랜차이즈 방식이든 오너기업과 브랜드 제공 기업 간 갈등의 소지를 항상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소유와 경영의 완전 분리 방식이 정착된 서구와 달리 오너 기업 측의 경영권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만의 특성으로 풀이될 수 있다. 국내호텔들은 특히 브랜드 계약조건에 인사나 노무 정책에 관한 것은 오너와의 협의를 거친다는 조항을 대부분 삽입시키고 있어 한국기업의 경영권 보전 노력이 얼마나 치열한 것인가 잘 알게 하고 있다. 대개 위탁경영방식의 호텔들은 체인 측에서 영업과 관련한 파트의 직원을 관리하고 후방지원부서 직원들은 오너기업 측이 관리하는 게 관례.
-2002년 1월호 ‘호텔계 브랜드 도입의 득과 실’ 中

 

국내 로컬호텔의 체인화의 걸림돌로 제기됐던 오너 중심의 한국 사회 경영문화가 체인 본사와의 경영권 마찰로도 문제가 빚어졌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위탁운영을 맡겼음에도 특히 운영의 핵심인 인사 노무 정책은 오너의 결재를 받도록 한 시스템으로 브랜드 도입의 의미가 퇴색된 것. 당시를 회상하며 한 호텔 관계자는 “오너의 입김이 너무 세다 보니 아무리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매뉴얼을 도입한다고 해도 오너의 취향대로 방향성이 틀어지는 경우가 빈번했다. 특히 인사권 때문에 임원이 되고자 하는 몇몇 인사들이 실질적인 경영책임자인 총지배인보다 오너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등 영업과 관련한 사항에서도 오너 기업과 체인 본사와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사례들이 몇 차례 있었다.”면서 “이런 한국 사회만의 특징을 견디지 못해 떠나는 외국인 총지배인도 더러 있었다. 단순히 글로벌 체인 본사가 많은 로열티를 가져가는 한편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선진 기술의 운용을 얼마나 제한적으로 할 수밖에 없었는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호텔 브랜드 성격 뚜렷해진 2000년대

 

1990년대부터 시작된 호텔 브랜드화는 호텔이 브랜드화와 체인화를 동일시하기 시작한 이래 국내 호텔은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호텔의 선호도에 관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내국인들에게는 비즈니스와 내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상품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신라호텔에 대한 브랜드 인식이 강하고 체인 브랜드에서 익숙한 외국인의 경우 하얏트, 인터컨티넨탈호텔에 대한 브랜드 친숙도를 나타냈다. 그러나 서울 소재 특급호텔들은 대부분 비즈니스호텔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특별히 차별화로 승부하고 있는 곳은 드물며 일부 호텔들은 담당자들조차 해당 호텔에 대한 브랜드를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이해가 미흡하다.
-2002년 6월호 ‘호텔들, 브랜드 차별화로 승부수 띄운다’ 中

 

세계적인 호텔 그룹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한국시장 자체의 잠재력과 성장세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동북아 지역 중 가장 큰 시장이었던 일본 시장이 불경기 등으로 점차 감소하면서 한국 시장이 일본의 대체시장으로 떠오르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 더욱이 이번 이라크전과 사스를 겪으면서 일본 여행객들은 경기와 안전 문제 등에 매우 민감한 경향을 보여 그 감소세가 뚜렸했던 반면 한국 고객은 사스가 완화되자 가장 먼저 회복된 시장이었던 것이 각인되면서 비교적 경기와 안전에 둔감한 한국 여행객이 세계 호텔시장에서 주목받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2003년 9월호 ‘해외 호텔 그룹들 경쟁적으로 한국시장 노크’ 中

 

3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몇 안 되는 토종호텔 코리아나호텔은 특1급호텔과 특2급호텔 사이에 생기는 틈새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시설과 가격적인 측면에서 코리아나호텔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 현재의 새로운 마케팅 콘셉트라고. 또한 토종호텔의 가장 큰 문제점인 일본여행객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서 탈피, 다양한 국적에서 들어오는 여행객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 여행사와 전략적 고객 유치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을 겨냥하기 위한 시티투어패키지도 적극적으로 어필, 호텔 엡사이트를 강화해 컨퍼런스룸 예약과 같은 기능을 부각하는 한편 공동세일즈 프로모션을 계획해 지방 고객에 대한 유치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2007년 8월호 ‘특화된 경쟁력으로 외국 체인 호텔들과 승부한다, 
국내토종호텔 전략적 경영방침’ 中

 

국제적으로 큰 행사를 유치하는 것은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 이럴 때 일수록 국격을 드러내 주는 호텔은 2000년대부터 활발해지기 시작한 대내외적 움직임을 발판삼아, 글로벌 체인과 로컬 체인, 로컬 독자 브랜드 각자의 컬러를 뚜렷하게 가지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펼쳤다. 특히 2000년에 열렸던 남북정상회담이나 2002년 월드컵, 2004년 PATA 연차 총회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초반부터 유치돼 호텔들의 적극적인 포지셔닝이 있었다. 당시 롯데는 남북정상회담 기간 동안 대연회장을 국내 프레스센터로 제공, 1300여 명의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의 장이 되기도 했고 월드컵 때에는 호텔 최초로 공식 스폰서로 나서 한국의 최대 로컬 체인호텔로서 국제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움직임이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기회들로 2003년에는 글로벌 체인호텔들의 한국 사무소도 속속들이 개설, 그동안 개별호텔들이나 리조트의 한국 내 GSA는 많았지만 스타우드 호텔 & 리조트, 르메르디앙 호텔 & 리조트, 메리어트 호텔 그룹의 굵직한 호텔 체인이 연달아 서울 사무소를 오픈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당시는 그동안 국내 시장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파악했어도 대체로 일본 시장과 함께 마케팅을 하던 때였다. 1년의 한두 차례의 세일즈 콜이 전부일 정도로 한국 시장에 별다른 마케팅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던 곳에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는 점은 업계 발전의 새로운 판도에 들어섰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한편 2007년 당시 각자 20여 년, 30여 년, 4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호텔리베라서울, 코리아나호텔, 세종호텔 등 로컬 토종 독자브랜드들은 오랜 기간만큼 독자적으로 쌓아온 고객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외국계 호텔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들을 이어갔다. 특히 새롭게 오픈하는 로컬 체인호텔보다 미리 선점해 있던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규격화된 스탠다드에 따라야 하는 체인호텔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제약 없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한국형 관광호텔 체인사업' 베니키아의 등장

 

‘서울의 호텔 객실가격이 타 관광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너무 높은 수준으로 관광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 ‘중저가 호텔의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중저가 호텔 육성이 절실하다’ 등의 내용은 최근 들어 업계, 학계, 정부 관련부처 등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공통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관광대국이 소수의 고급호텔과 다수의 중저가 호텔의 피라미드꼴 분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이런 주장에 타당성을 더한다. 이러한 산업 트렌드와 국내외의 수요에 힘입어 한국관광공사는 2006년부터 문화관광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협조 및 지원 아래 한국형 관광 체인 브랜드인 ‘베니키아’의 체계를 구축해 왔으며 2007년 4월 공식적인 출범을 가졌다. 국내 최초의 1~3급의 관광호텔을 체인화해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을 육성하고자 했던 정부 이하 관련 단체들의 결심으로 시작된 베니키아는….
-2008년 12월호 ‘한국형 관광호텔 체인사업 베니키아, 결심 후 결실 없다?’ 中

 

체인호텔과 다르게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독자 브랜드의 경우 체인호텔의 장점인 체계적인 예약시스템, 공동 홍보 및 마케팅으로 실현 가능한 규모의 경제가 부족해 여러모로 낮은 인지도를 높일 방법이 없었다. 이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려운 1~3급 호텔을 대상으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예약 시스템, 홍보, 마케팅, 프로모션, 교육 등을 지원해 한국형 관광체인을 만들고자 문화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한양대학교 산학협력단이 MOU를 맺어 야심차게 협동조합 ‘베니키아’를 출범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은 상당한 보편타당성을 가지고 있었고, 경영실태가 좋지 않은 중소형호텔들의 이익 추구, 더불어 관광숙박업 품질 제고의 긍정적 시너지를 기대할만 했음에도, 국가적 사업이다 보니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가시적인 홍보만을 계획, 사업 추진단의 기간으로 중장기적 계획이 없었던 아쉬움이 있었을뿐더러, 홍보 활동도 전문성이 결여돼 있는 사업자로 인해 대체로 업계 상황에 맞지 않는 방법이 주로 활용되는 등 문제점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중소형호텔을 위한 시스템으로 도입했던 취지와 다르게 4성급 호텔이 베니키아 ‘프리미어’ 형태로 편입되면서 정체성이 묘연해졌다는 점도 지적됐다.

 


비즈니스호텔 포트폴리오 통해

체인사업 가속화하는 로컬호텔들

 

비즈니스호텔 시장이 국내관광산업의 성장에 함께 확대되고 있다. 특급호텔 위주의 국내 호텔시장에 비즈니스호텔은 부족한 상황이다. 외래 관광객들은 점점 실속형 관광을 선호해가고 있다. 그동안 외국계 브랜드가 다수를 차지한 국내 비즈니스호텔 시장에 국내 대기업계열 호텔들이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호텔롯데, 호텔신라, 파르나스호텔 등 탄탄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호텔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2013년 2월호 ‘국내 대기업계열 호텔, 비즈니스호텔 진출 본격화’ 中

 

2012년 이후 중소형호텔을 중심으로 급격히 팽창한 호텔시장에 국내 대기업 호텔 기업이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체인사업을 위해서는 특급호텔보다는 진입장벽이 낮은 중소형호텔이 적합하고 국내외 관광의 기회가 많아지며 늘어난 인바운드 수요를 골고루 분산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동안 특급호텔 위주로 성장해온 국내 시장은 객실 단가가 비이상적으로 높게 책정된 탓에 관광객들의 볼멘소리가 있어 왔던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그렇게 호텔롯데는 롯데시티를, 호텔신라는 신라스테이, 파르나스호텔은 나인트리호텔의 세컨드 브랜드를 론칭, 교통의 요지 역세권을 중심으로 오픈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호텔들의 비즈니스호텔 사업 확장 전략은 다양했는데 대개 직접운영 소유, 합작투자, 마스터리스(Master Lease), 위탁운영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호텔 전문가는 “대기업의 세컨드 브랜드다보니 중소형호텔이라고 해도 사실 4성급에 포지셔닝 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막대한 자본력으로 특급호텔 못지않은 하드웨어를 제공하면서 객실 수를 크게 늘리고 객실 단가는 낮춘 것”이라면서 “그동안 대기업 호텔들이 쌓은 노하우로 세컨드 브랜드를 론칭, 나름대로 국내 체인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는 가운데 롯데호텔은 라이프스타일 호텔 L7을 2022년 베트남 하노이에, 호텔신라는 신라스테이를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2021년 오픈을 앞두고 있는데 모두 위탁경영의 형태로 운영된다고 해 점점 체인 브랜드의 위용을 갖춰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롯데센터 하노이 / 신라스테이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 조감도(사진 출처_ 파이낸셜투데이)


OTA의 등장으로 격변을 맞이한 호텔 세일즈 변화

 

지난해 11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스타우드 호텔 & 리조트의 인수합병 소식은 호텔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이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업계의 큰 이슈였다. 이전부터 호텔 체인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부족한 세그먼트를 보충해왔지만, 둘의 만남으로 세계 최대의 호텔 그룹이 탄생한 만큼 인터내셔널 호텔 체인 합병의 움직임이 가시화된 셈. 이들은 인수 합병으로 OTA에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고 에어비앤비 등 다른 숙박 카테고리에 대해서도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2016년 6월호 ‘호텔 브랜드 달까? 말까? 
인터내셔널 호텔 체인 합병 및 로컬호텔의 브랜드 도입’ 中

 

 

글로벌 체인의 최대 무기였던 멤버십 네트워크의 파워가 거대 OTA의 등장으로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2011년 한국에 상륙한 익스피디아와 이외 거대 OTA들이 크고 작은 온라인 여행사들을 집어 삼켰고, 이로 인한 압도적 시장 지배력으로 호텔과의 거래 관계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호텔 기업들은 물리적 성장을 하기 위한 제일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수합병을 실시, 빼앗긴 우위를 다시 선점해 합리적인 가격협상을 통해 늘어가는 호텔뿐만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공유숙박과 같은 새로운 숙박 카테고리를 견제하기에 나섰다. 스타우드 호텔 & 리조트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품 안에 들어섰고, 아코르 호텔 그룹은 2015년 12월 페어몬트 래플스 홀딩스 인터내셔널을 인수, 2015년 3월에는 프랑스 호텔 체인인 루브르호텔그룹이 중국 최대 국영그룹 진지앙국제인터내셔널홀딩스에 주식을 매각해 인수합병이 이뤄졌다. 

 


로컬 브랜드 성장의 기회 열려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지면 소비자들의 입맛도 다양해지기 마련이다. OTA는 여전히 막강한 네트워크의 힘을 자랑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글로벌 브랜드의 멤버십 파급력이 상쇄됐고, 로컬 브랜드가 세계적 성장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그리고 체인 체계에 얽매이지 않는 개성 있는 독자브랜드도 늘었다. 스타일로프트글로벌 전략기획본부 신준규 부사장은 “글로벌과 로컬 체인, 독자브랜드의 장단점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호텔의 위치와 타깃으로 할 고객이 어떤지에 따라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 국내 호텔시장이 자리 잡기 이전에는 글로벌 체인의 시스템에 의존하던 경향이 없지 않았지만 이제는 멤버십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접근 가능한 OTA 예약망이 형성, 전통적으로 비즈니스 고객은 어카운트별 관리 담당자가 세일즈의 매개가 되는 구조였는데 정보의 비대칭성이 점점 해소되며 이제는 OTA로 상당수의 세일즈가 넘어갔다.”면서 “유튜브와 같은 뉴미디어들이 활발히 이용되면서 호텔과 고객의 소통구도 넓어졌다. 이제는 비즈니스는 당연히 글로벌 체인, 레저 내국인은 로컬 체인이라는 일률적인 공식으로 이야기하기 힘든 구조”라고 국내 호텔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한편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체인이라는 개념이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롯데나 신라가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활발한 확장이 이뤄지고 있어 로컬을 넘어 글로벌 체인으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면서 “그런 한편으로 아직까지 로컬 브랜드들의 확장 방식이 직접 운영, 임차의 형태 위주로 발전돼 위탁운영으로는 글로벌 브랜드와 비딩했을 때 우위를 차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운영 노하우를 어떻게 스탠다드화 할 것인지 계속해서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추구하는 방향에 맞게 호텔 운영 다변화 돼야


브랜드를 달 것인지 말 것인지, 그렇다면 글로벌과 로컬 브랜드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 그도 아니면 아예 독자적 개성을 추구할 것인지 이러한 일련의 고민들은 결국 고객에 어떤 어필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이다. 숙박시장은 갈수록 호텔 이외 대체 숙박업들의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비자들의 경험은 다양해져 니즈가 갈수록 세분화되고 있다. 브랜드 가치는 곧 경쟁력이다. 


아코르 앰배서더의 머큐어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목시를 운영하고 있는 희앤썬 우희명 대표는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체인 본사마다 운영의 작은 차이는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잘 할 수 있는 브랜드를 고르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간의 호텔 운영 노하우로 세컨 브랜드를 운영하는 로컬 브랜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일부 거대 체인의 전유물과 같이 느껴졌던 클러스터 네트워크에 대한 진입장벽도 줄어들고 있다. ‘국내 토종 호텔 브랜드’를 지향하는 베니키아도 2022년 민간 이양을 앞두고 자생력을 갖춘 중소형호텔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심기일전 하고 있다. 대기업의 맥주가 대중의 입맛에 정형화돼 있지만, 정형화된 맥주와 더불어 생산자의 독특한 철학과 개성이 담긴 수제맥주를 찾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시장이 다변화되며 전반적인 맥주 소비자가 늘어난 것처럼 앞으로 국내 호텔 시장도 글로벌과 로컬 체인, 로컬 독자 브랜드들의 균형 있는 동반 성장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강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