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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상표, 브랜드 명칭만 조심하면 될까?

 

식당을 운영하고자 하는 A업체는 상표등록의 중요성을 인지해 추후 식당을 운영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고자 브랜드 명칭에 대한 상표 출원을 완료했다. 이제 상표출원이 심사를 통과해 등록된다면 브랜드 명칭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A업체가 브랜드 명칭의 상표 등록까지 마친다면 상표에 대한 업무는 완료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우선, 브랜드 명칭에 대한 권리를 획득했다면 가장 기본적인 안전장치를 획득했다고 볼 수 있다. 브랜드 명칭은 일반 수요자들에게 제일 먼저 인식되고 강한 인상을 남기는 부분이기 때문에 꾸준히 사용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얻는 것이 중요한데, 본인이 사용하고자 하는 브랜드 명칭을 선점해 등록 받았다면 이를 변경하거나 타인에게 사용허락을 받는 등의 문제없이 꾸준하게 명칭을 사용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활성화됨에 따라 브랜드 명칭뿐만 아니라 그 외 요소들도 수요자들 사이에서 브랜드를 기억하는 중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명 디저트 가게에서 포장시 함께 넣어주는 일회용 컵에 표시된 캐릭터는 해당 업체의 시그니처로 자리잡고 있으며, 크루아상 생지를 와플 기계를 이용해 구운 디저트의 메뉴가 유명해지면서 해당 메뉴를 지칭하는 ‘크로플’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는 등 같은 분야의 업체라도 다양한 요소에 의해 유명세를 얻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적 요소들은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명칭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호의 필요성이 낮게 평가된다. 최근 모방 상표의 행태는 이와 같이 보호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취약 분야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요식업 분야의 메뉴 명칭을 일례로 들자면 ‘크루아상과 와플의 합성어’인 ‘크로플’과 ‘뚱뚱한 마카롱을 줄인 신조어’ ‘뚱카롱’이 있다. 디저트 메뉴 명칭이었던 ‘크로플’과 ‘뚱카롱’은 해당 메뉴가 인기를 끌면서 상표 출원, 등록이 진행되지 않는 사이에 다수가 사용하기 시작했고 어학사전에 등록될 정도로 보통명칭으로 자리잡았다. 보통명칭화가 됐다면 명칭을 처음 사용한 자가 출원하더라도 등록받을 수 없고 누구나 사용가능한 명칭이 된다. 본인이 개발한 명칭이라도 타인의 사용을 막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본인이 개발한 명칭이 보통명칭화가 된 경우라면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표장이 돼 사용에 있어 제약이 없지만 만약 타인이 본인보다 먼저 출원해 등록받은 경우라면 본인의 상표 등록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나아가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방영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사례를 보면, 출연자가 개발한 ‘덮죽’ 메뉴가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유명세를 얻게 됐지만 타인이 출연자보다 앞서 ‘덮죽’을 출원함에 따라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상표법 제35조 제1항 선출원주의에 따라 먼저 출원한 자만이 등록받을 수 있기 때문에 출연자의 상표 출원이 제3자의 선출원상표에 의해 거절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특허청은 제3자의 ‘덮죽’ 상표 출원은 방송이 나간 후 출원된 것으로 제3자가 방송을 시청하고 출원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방송의 화제성으로 인해 ‘덮죽’이 일반인들에게 출연자의 출처표시로 인식될 정도에 이르렀으며, 출원상표의 표장과 지정상품은 방송에 나온 메뉴, 명칭과 동일, 유사하므로 제34조 제1항 제12호에 규정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선출원된 제3자의 상표는 거절결정됐다.

 

이번 사례는 출연자의 ‘덮죽’ 메뉴가 방송에 의해 거래계에서 어느 정도의 인식도를 획득했기 때문에 선출원된 상표의 등록을 거절시킬 수 있었지만, 실제 거래계에서는 많은 상표들이 인식도를 인정받기 어려워 타인의 선출원에 의해 등록이 거절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만약 타인이 상표권을 얻게 된다면 본인은 상표를 미리 사용하고 있었더라도 이후 사업을 운영함에 있어 제약이 생기거나 타인이 동일, 유사 상표권을 사용하는 상황을 지켜봐야만 한다.

 

대부분 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명칭이나 상호명에 대해서는 상표출원을 진행하지만, 주요 제품의 명칭이나, 메뉴 명칭, 사용 캐릭터 등에 대해서는 보호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본인의 아이디어, 창작에 의해 완성된 명칭이나 캐릭터 등을 사용하면서 지식재산권을 함께 확보하지 못한다면 다수가 자신의 성과물을 대가 없이 사용하게 되고 타인이 이를 모방해 먼저 등록 받은 경우에는 권리를 빼앗기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거나 준비단계에 있다면 브랜드의 명칭, 상호 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특징, 마케팅의 방향성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주력 제품, 마케팅에 사용되는 요소에 대해서도 보호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미리 권리를 확보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박민지

특허법인 위더피플 변리사

mjpark2@wethepeop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