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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Trend

호텔앤레스토랑 - 2020년 쥐의 해 올해의 트렌드 두 번째

새해가 밝은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20년 2월이다. 올해 4월에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7월에는 유통업계의 대목인 도쿄 올림픽이 열릴 예정이며, 11월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다. 올 한해도 光陰如矢(광음여시), 歲月如流(세월여류), 隙駒光陰(극구광음)의 사자성어들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어느 해보다 더 빠르게 흘러갈 것 같다. 1월에 소개했던 디자인 트렌드, 컬러에 이어 이번 달도 마찬가지로 많은 마케팅 트렌드 회사들이 발표한 몇 가지 주요 이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세대별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특성을 살펴보자.


2020 주목할 세대 - 시니어, MZ세대

요즘 MZ세대를 넘어 주목받고 있는 세대가 2020 시니어세대인 베이비부머세대 (1940~1964년생). 이들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가난이다. 한국전쟁 이후, 가장 가난한 상황을 겪었고 1997 IMF 외환위기와 우리나라의 모든 급변하는 시장경제 경험을 다 해본 노년층인 이들은 무엇을 해도 되는 시대였기 때문에 열심히 일한 만큼 경제력을 갖춘 신 노년층이다. 또한 ①실버 서퍼(Silver Surfer), ③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등 안정적인 경제력과 현시대의 디지털 기기에 능숙히 다루며 현시대에 누구보다 잘 적응하는 새로운 시니어층이다. 재밌는 조사 결과가 있다. 5060세대의 유튜브 이용현황은 X세대인 40대보다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IPTV, OTT 등의 미디어와 이커머스 업계는 실버세대 맞춤 큐레이션이 등장하며 다양한 콘텐츠 및 서비스들이 환산되는 추세다.

또한 역시나 주목할 세대는 MZ세대다. 이들은 전체 인구 중 43.9% 2020년 주력 소비층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 비중을 차지, 막강한 영향력과 구매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성세대와 가치관, 사고 및 생활 방식 등에 다른 특성을 보이며, 이러한 경향은 소비 패턴의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MZ세대의 주요성향은 ‘ME, MINE' 성향으로 무엇보다 가치(Value) 있는 삶을 중시한다. 표준화, 편안함, 보편성의 라이프스타일보다는 행동가적인 자세와 비표준화(Nonstandard)를 추구하며, 보다 자율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택한다. , 젠더Gender), 성차별 이슈에 관심이 많고 정해진 표준화된 미의 기준을 무시하고 개성 있는 자기 몸에 대해 긍정주의가 높다. 2000년대 초 외모지상주의를 추구했다면 지금은 자기 몸 긍정주의로 비표준화된 미를 선호한다. 또한 부모 세대보다 더 심각한 경제적 불안정으로 인해 불확실한 미래와 불안한 환경에 처한 MZ세대들은 책임감은 있지만 나름 현실에서 쾌락주의적 도피를 모색한다. 그에 따라 가상세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게임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으로 현실과 컴퓨터 그래픽을 통합하는 혼합 현실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간 디자인은 실제적 경험만큼이나 가상의 경험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며 이들이 사이버 공간의 흥분감, 접근성, 가변성에 익숙한 환경에서 성장하면서, 디지털 영역은 현실 세계의 제품을 위한 기준이 된다. 집은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키는 공간이 되며 가상과 실제의 통합, 증폭된 경험, 오픈 시스템, 변화 가능한 기능을 지향한다. 공간은 점점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통해 공간 제약의 문제를 해결하고 점점 사람들은 여가 시간과 건강, 그리고 환경에 집중하게 된다.


① 실버 서퍼(Silver Surfer) : 디지털 기기에 친숙하고 능숙하게 잘 이용하는 노년층

② 어번 그레니(Urban Granny) : 경제적 여유와 시간적 여유를 바탕으로 자기를 위해 소비를 즐기는 5060대 여성들

③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 적극적인 소비와 원하는 경제활동에 능동적으로 도전하는 5060대. 예를 들면, 박막례 할머니, 할담비 지병수 채널 등 실버크리에이터들의 등장, 유튜브 등을 적극적 활용하며 전문적인 강의 운영


네오필리아(Neophilia)

인류의 가장 위대한 본능으로 손꼽히는 네오필리아,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이나 기계, 인공지능은 흉내 낼 수 없는 본능, 바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것을 네오필리아라고 한다. 이는 새로운 것(Neo)을 좋아하는(Philia) 경향과 애착을 의미한다. 독일의 철학자 귄터 안더스는 현대의 소비자들이 ‘네오필리아’에 사로잡혀 있다고 정의한다. 오래된 것보다 새로운 것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현대인은 자신을 입증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이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찾아 소비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특히 여기에서 의미하는 네오필리아는 새로운 기술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이를 좋아하는 테크노폴리의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즉, 새로운 기술 문명이 소개됐을 때 그것이 단지 편리성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사회 문화 영향력을 포함하는 CMF 가치 분석 척도다. 피지컬(Physical)과 디지털(Digital)의 융합은 기술이 중재하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선상에서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새로운 피지털 감성(Phygital Emotion)을 상징한다. 2020/21년 네오필리아 콘셉트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고해상도 가상 색감과 가상 질감으로 소통하는 피지털 감성 산업 및 소비시장을 주목한다. 올해 산업 전반에서 가장 주목하는 네오필리아의 컬러 효과는 바로 디지털 웨이브를 물리적인 현상으로 연출하는 다양한 컬러 플로우 기법이다.

 

<그림 1> 바이털 서페이스(Vital Surface)를 통한 몰입형 자연 구현(사진 출처_구글) / <그림 2> Robot-Made Voxel Chair(사진 출처_ 구글)

 

매시(Mesh) 또는 투명한 소재를 레이어링(Layering)하는 기법이 디지털(Digital) 웨이브(Wave)를 강조하게 된다. 또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미래의 자연을 눈앞에 가져와 픽셀 안에 자연을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표현한다.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몰입형 자연은 Vital Surface 디자인과 생물, 자연 등 살아 움직이는 것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인공적인 색감과 극사실적 표현, 독특한 색감 대비 등으로 극도의 몰입적 공간을 연출한다. 특히 픽셀화로 대변되는 디지털 미학은 현실 세계의 공간 디자인에 영감을 주며 이를 디지털 복셀(Voxel)이라 한다. 복셀은 Volume과 Pixel의 합성어로 ‘부피를 가진 픽셀’이라 할 수 있다. <그림 2>는 2차원적인 픽셀(도트)을 3차원의 형태로 구현해 새로운 복셀 디자인(Voxel Design)영역의 등장을 예고한다.

 

고전과 현대의 감각적 조합

앞서 언급했던 내용들과 반대로 최신 기술을 추구하는 MZ세대는 이면적인 성향으로 과거에 대한 향수의 열광이 라이프스타일을 넘어 디자인, 건축까지 옛것의 사상, 이념들을 추구, 이러한 것들이 부상하고 있다. 그중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현대 디자인의 지대한 영향을 줬으며 현대 디자인의 시작점을 논할 때 늘 거론되는 독일의 장인 집단이자, 예술가 그룹, '바우하우스(Bauhaus)'④에 대한 디자인 정신이다.

 

<그림 3> 독일의 바우하우스(Bauhaus)(사진 출처_ 구글) / <그림 4> 브루탈리즘(Brutalism)의 건축(사진 출처_ 구글)

 

작년이 바우하우스가 세상에 나온지 100주년이 됐다. 따라서 이에 관련된 다큐, 전시 등이 많이 열렸다. 특히 금호 미술관에서 올해 2월까지 열리는 ‘바우하우스 앤 모던 라이프’ 전시는 디자이너들의 명소가 됐다. 바우하우스는 대량 생산, 편의성, 기능성이 강조된 현대 디자인 산업의 시작점이 됐고 전 세계 현대적 디자인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며 다시금 이러한 바우하우스의 디자인 스타일과 디자인 이념이 디자인 전반에 표현되고 있다. 바우하우스와 함께 건축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는 20세기 후반의 건축의 한 양식이였던 브루탈리즘(Brutalism)⑤의 부활이다. 1950~60년 대의 건축 양식인 브루탈리즘을 상징하는 가장 큰 특징은 거대한 콘크리트, 철제, 블록 등을 사용해 약간은 무겁고 어두운 무드와 심지어 과거에 추하게 여겼던 건축 양식이 현재는 오히려 감탄과 경외의 대상이 돼 서정적 브루탈리즘(Poetic Brutalism)으로 변화됐다. 브루탈리즘의 상징인 노출 콘크리트가 현재까지 꾸준히 인기 있는 소재로 각광 받고 있으며 거칠고 차가운 콘크리트는 민트나 옐로우, 핑크의 컬러 포인트로 살짝 여성스럽고 서정적으로 표현된다.

또한 디자인, 건축에 대한 과거에 대한 조우는 여행에서도 나타난다. 과거로부터 가치 있는 요소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중요한 콘텐츠로 자리 잡으면서 나의 본연 DNA를 찾아 나서는 경험이 중요해지고 있다. 옛것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을 넘어, 문명과 세대의 벽을 뛰어넘는 공감의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그림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에어비앤비의 ‘내 DNA처럼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여행(Travel as Unique as your DNA)’인 나의 선조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헤리티지 여행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림 5> 에어비앤비 광고(Travel as Unique as your DNA)(사진 출처_ 구글)

 

이는 유전자 정보를 알려주는 가정용 DNA 검사 기구가 상용화되면서, 나의 타액을 담긴 키트를 갤리포니아 DNA 분석팀에 보내면 개인 유전자의 프로필을 분석, 나의 조상이 살던 곳을 알려주고 에어비앤비는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을 제공한다. 이러한 나의 선조의 발자취를 찾아 여행을 떠남으로써 나의 선조가 살았던 곳의 사람들, 장소, 역사, 문화에 대해, 이전에는 경험해본 적 없는 가슴 벅찬 감동과 영감, 새로운 유대감을 느끼며 진짜 자신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렇게 나의 역사 찾기, 내 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통해 다시 한 번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이러한 헤리티지 여행은 다른 어떤 휴가보다 훨씬 더 값진 경험을 선사한다. 헤리티지 여행과 함께 요즘 급부상 중인 것이 동굴 호텔이다. 사람들은 일류 최초의 안식처인 동굴에 새로운 공간적 요소로 느끼면서 이런 동굴적 모티브를 활용한 아치형의 낮은 형태의 도어라든지, 흙, 자연에서 느껴지는 마감재 등 사람들은 원시의 거주지의 아늑함, 묘한 분위기에 열광한다. 그중 선사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이탈리아 남부 소도시 마테라의 동굴 주거 내 자리한 코르테 산 피에트로(Corte San Pietro) 호텔은 암벽을 조각해 만든 개조된 역사적인 건물로 우아하지만 원시적인 동굴 스타일로 각 객실은 아늑하고 독특하다, 나무와 돌로 조각해 만든 가구로 꾸며져 있고 투숙객은 세계 2차 대전 때 연결됐을 법한 지하 물탱크 공간도 방문할 수 있다. 특히 마테라 작은 도시는 필자가 이탈리아 유학시절 자주 갔던 곳으로 겉에서 볼 때의 그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은 말 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마테라 도시 안에 숨겨진 다양한 스토리들 곳곳의 숨은 로컬의 명소들,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신비로운 도시로 이탈리아인들에게도 각광 받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이탈리아를 가게 된다면 이곳을 꼭 한번 들려보기 바란다.

 

<그림 6> 코르테 산 피에트로 호텔(Corte San Pietro)(사진 출처_ 구글)


④ 1919년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가 설립한 예술 종합학교다. ‘바우하우스(Bauhaus)’라는 이름은 독일어로 ‘집을 짓는다’는 뜻의 하우스바우(Hausbau)를 도치시킨 것으로 세계 최초 디자인 교육 기관으로 1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사람들의 일상에서 단순하고 기능에 충실한 새로운 미적 형식을 만들어 내고자 했다. 바우하우스의 이념은 건축을 주축으로 삼고 예술과 기술을 종합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나치의 세력 확대로 1933년 폐교됐지만 바우하우스 출신이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바우하우스 이념을 계승해 나가며 건축, 디자인, 예술의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바우하우스를 이끈 거장, 미스 반 데 로에(Mies van der Rohe)는 시카고 철골 고층 건물의 신기원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며 바우하우스는 현재까지 모더니즘 디자인의 계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⑤ 20세기 후반 건축의 한 경향으로, 1954년 영국의 건축가 피터(1923~) 및 알리슨(1928~)에 의해 브루탈리즘이 시작됐다. 스미드슨 부처(Alison and Peter Smithson)가 노포크 지방 한스탄튼 학교 건축에서 보여주기 시작한 비정하고 거친 건축조형을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제2차 대전 후 형식주의화, 신절충주의, 신아르누보라고 불려지는 것처럼 조형주의화한 근대건축에 반항이며 기능주의 원리로 복귀한다는 의미에서 가공하지 않은 재료 그대로와 설비, 그리고 비형식주의를 특색으로 한다. 우아함을 전통으로 하는 서구건축에 대해서 브루탈(야수적, 잔혹)한 활력을 주조(主調)로 삼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Humanity’s Heritage

소비자들은 희귀성, 오래된 관습, 잊혀진 문화와 장인들에 이례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과거와 현대의 대립 속에서, 디자이너들은 최신의 기법을 사용해 과거의 미학을 다시 찾고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다. 또한 MZ세대들은 독특한 개인적 경험을 추구하며, 희소성 있는 가치를 찾는데 기꺼이 시간을 소비하고 사람 냄새가 주는 오래된 아날로그 물건이 던져주는 감성, 옛것의 대한 깊은 탐구와 재해석으로 자신을 차별화하는 놀이이자 경험으로 소비하며 이러한 헤리티지 트렌드는 다양한 분야에서 보여지고 있다.


이규홍

ASC design 대표

domuskyhong@gmail.com

 

글 : 이규홍 / 디자인 : 강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