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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종류

호텔앤레스토랑 -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Schloss Johannisberg) 1월에 글을 쓰고 2월 호에 올리니, 마치 신정을 쇠고 맞은 새해를, 구정(설)으로 한 번 더 맞는 느낌이다. 여전히 북극 추위는 맹위를 떨치는데, 지난 달의 아이스와인이 차가운 겨울 왕국 엘사 공주 이미지였다면, 이 달에 소개할 와인은 같은 겨울 왕국 공주지만 좀 더 마음이 순박하고 맑은 이미지의 동생 안나 공주를 닮은 와인이다. 바로 독일의 리슬링이다. 그래, 공주로 가자~! 공주 시리즈는 불패지 않은가?! 공주 이야기를 구성하려면, 공주가 사는 높은 산 정상의 멋진 성과 화려한 궁전이 있어야 하고, 왕이나 황제가 등장해야 한다. 여기에 딱 맞는 양조장이 있으니, 독일 최고의 와인 명가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다. 새해엔 정갈한 마음을 가지게 하소서~! 20여 년 와인을 마시면서 점차 레드 와인 일변.. 더보기
호텔앤레스토랑 - 필리터리(Fillitteri) “새해가 겨울의 한 복판에 자리잡은 까닭은 낡은 것들이 겨울을 건너지 못하게 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민주 운동가 신영복 선생은 칼날 같은 추위가 낡은 것들을 가차 없이 잘라 버리는 것을 겨울의 한 복판에 새해가 있는 것에 비유했다. 올 겨울도 지난 겨울처럼 길고 혹독한 북극 추위가 예고돼 있다. 겨울 초입부터 몰아닥친 강추위에 서늘한 연구실에서 떨다보니, 시원한 아이스와인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냉혹한 추위에 동결된 포도로 만든 북국의 아이스와인이야말로 혹한과 새해 첫 달에 소개하기 딱 좋은 아이템이 아닐까? 추위가 탄생시킨 와인, 아이스와인 일반 와인은 더위가 탄생시킨 와인이다. 따뜻한 기온과 풍부한 일조량이 포도를 충분히 익게해 향긋한 과일 향과 넉넉한 알코올 도수를 갖게 한다. 그러나 아이스와인(I.. 더보기
호텔앤레스토랑 - 바바(Bava) ‘한 방에 훅~간다’는 농담스런 표현이 있다. 몇 번의 늦가을비와 싸늘한 북풍을 맞더니, 수은주가 10도 이하로 내려가고, 나무와 잎들이 바삐 서로 이별을 나누고 있다. 캠퍼스에 뒹구는 단풍잎과 은행잎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별을 맞이할 때, 슬픔을 보듬어 주고, 아픔을 승화시켜 주는 와인은 없을까? 그 때 머리에 떠오른 와인은? 바로 이탈리아 피에몬테 와인이었다. 그렇다. 쇠잔한 벽돌색 색상과 애잔한 부께, 부드러운 질감이 입안을 어루만지는 네비올로 와인은 시작 보다는 마감을 할 때 더욱 생각하는 와인이다. 그 완성체,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와인으로 나의 2018년을 마감하려 한다. 신이 조성한 완벽한 와인산지 랑게 이탈리아 북서부 프랑스와의 접경에 가장 프랑스적인 이탈리아, 피에몬테가 있다. .. 더보기
호텔앤레스토랑 - 비솔(Bisol) 단풍이 짙게 물들었다. 온 산이 타는 듯하다. 우리나라 단풍도 멋있지만, 수년 전 이맘때 다녀온, 이탈리아 돌로미티(Dolomiti)산맥의 단풍이 생각난다. ‘작은 알프스’라고 부르는 돌로미티와 그 주변 산과 구릉지대에서 포도밭 풍경과 어울린 단풍은 또 다른 이국적 느낌을 선사했다. 그 때 그곳에서 단풍을 보며 마신 와인이 ‘프로세코(Prosecco)’라고 하는 스파클링 와인이었다. 그래서 이 달의 와인은 프로세코의 명가를 초대해봤다. 추운 겨울이 들이 닥치기 전, 부드러운 풍미의 스파클링으로 동장군으로 맞이해 보려는 나의 선택이기도 하다. 베네또 산골의 스파클링, 프로세코 이탈리아는 한반도처럼 길쭉한 반도인데, 지형도를 보면 국토 전역에 높은 산악지대가 존재한다. 그 중에서 가장 활발한 산괴가 그 유명.. 더보기
호텔앤레스토랑 - 메디치 에르메떼(Medici Ermete) 지금은 일년 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이며, 그 중 최고인 10월이다. 태어난 달이라서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여름의 혹서와 겨울의 혹한도 아니고, 황사와 바람이 많은 봄도 아니고, 차분한 자연의 정취와 결실을 느끼는 가을이 좋은 것이다. 이런 가을에는 차가운 화이트도 무거운 레드 와인도 아닌 중간쯤의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는데, 마침 떠오른 와인이 부드러운 레드 스파클링인 람브루스코다. 그래서 이 계통에서 가장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한 양조장 와인을 소개하려 한다. 다행히 최근 이 와인이 국내에 수입되기 시작했으니 이런 행운이 또 있으랴~! 에밀리아 로마냐 지방과 람브루스코 와인 람브루스코 와인을 만나기 위해 우리가 찾아 갈 곳은 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Emilia-Romagna) 지방.. 더보기
호텔앤레스토랑 - 프랑수아 빌라르(Francois Villard) 태어나서 처음 맞은 초유의 폭염~! 110여 년 만의 최고 기온을 갱신한 지난 여름 더위의 광기가 아직도 가시지 않은 9월이지만 이대로 가을을 맞기엔 그래도 아쉬워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읊조린다. “주여.. 마지막 남은 과일들이 익을 수 있도록.. 이틀만 더 남국의 태양을 허락하시어.. 짙은 포도주에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바로 그 간절한 소원이 이루어지는 곳이 프랑스 북부 론 산지다. 로마 제국의 숨결이 느껴지는 프랑스 남동부 론 지역은 2000년의 역사를 가진 와인 명산지다. 중앙 산악 지대(Massif Central)와 알프스 산맥 사이의 갈라진 틈으로 론 강이 흐르고, 그 가파른 경사 언덕에 심어진 포도나무는 역사 이상의 감동스러운 맛을 전해 준다. 스위스 알프스에서 발원해 프랑스 .. 더보기
호텔앤레스토랑 - 알렉스 감발(Alex Gambal) 한 여름 밤의 버건디 랩소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밤만 되면 생각나는 와인이 있다. 도멘느 드 라 로마네 꽁띠의 ‘라 따슈’(Domaine de la Romanee-Conti, La Tache)다. 연구소 앞의 테라스에서 시원하게 칠링해 마셨던 2006년의 여름밤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렇다. 부르고뉴의 정갈하고 시원한 드라이 피노는 그야말로 한여름의 와인이다. 더위에 노곤해진 정신을 번쩍 깨우는 산도와 감각적인 타닌, 새침한 피니시까지 온 몸의 감각을 깨우고 힐링시킨다. 프랑스 중동부의 부르고뉴 지방은 선선한 기후와 석회점토질 토양으로 피노누아와 샤르도네가 번성할 수 있는 최적의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수백 년간의 포도 재배, 와인 양조 전통이 있고 그 노하우를 대대로 물려받은 우직한.. 더보기
호텔앤레스토랑 - 두르뜨(Vignoble Dourthe) 전 세계 레드 와인 생산자들의 모범이 되는 곳,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동경과 관심을 받는 곳, 자연과 빈티지의 끊임없는 도전과 평가를 받는 곳, 바로 프랑스 보르도(Bordeaux)다. 그 위대한 와인 산업 공간에 발을 디딘 한 메종(Maison)을 7월의 와인 명가로 골랐다. 보르도 와인 산업의 든든한 기둥, 비뇨블 두르뜨 12만ha의 포도밭을 가진 보르도는 세계 최대의 고급 와인 산지다. 8000여 개 이상의 샤또(Chateau)와 400여 개의 네고시앙(Negociant)이 보르도 와인 산업을 지탱하고 있다. 샤또는 일정한 농지와 건물을 가진 농장으로서 개별 가족 안에서 영농이 이뤄지고 있는 독립형 단위 와인 생산체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에 포도밭 관리와 와인 생산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일 수.. 더보기
호텔앤레스토랑 - 마르께스 데 리스칼(Marques de Riscal) 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어야할까? 유럽 귀족의 위계질서 정도는 꿰차고 있어야 하겠지? 스페인어 마르께스(Marques)는 후작이다. 이탈리아어로는 마르께제(Marchese), 프랑스어로는 마르끼(Marquis)다. 후작은 유럽 작위 5등급 중 두 번째다. 주로 변방의 제후들이나 지방의 대 토후들에게 하사했던 작위다. 이 달에는 리스칼 후작의 와인을 마셔 보자. ‘후작’ 와인, 마르께스 데 리스칼 왜 후작의 와인인가? 50만㎡ 이상의 너른 국토를 가진 스페인은 유럽 대륙의 땅 끝 지역답게 품고 있는 민족들도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특이한 민족이 바스크족이다. 이들은 프랑스와의 국경인 피레네 산맥의 북쪽과 남쪽 자락에 나뉘어 살고 있는데, 남쪽 바스크 지역의 최하단에 위치.. 더보기
호텔앤레스토랑 - 시칠리아 와인의 거장, 펠레그리노(Cantine Pellegrino) 3월 중순 갑작스레 기온이 영상 20℃ 가까이 급상승하자 서둘러 벚꽃이 만개했다. 그러다가 4월 초 다시 꽃샘추위가 와서 기온은 영하 가까이 떨어지고 비바람이 거세게 불자 벚꽃과 상춘객들은 수난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잔잔하던 도심의 밤거리에 폭풍급 돌풍이 불어 간판이 떨어지는 기상 이변도 있었다. 그렇다. 자연은 언제 어떻게 우리 사는 세계의 날씨를 바꿀지 모른다. 그런데 대자연의 변덕과 질투로 새로 탄생하게 된 와인도 많다. 오늘 소개할 마르살라 와인이 그러하다. 지중해의 폭풍이 가져다 준 선물, 마르살라 18세기 후반 영국 리버풀 출신인 존 우드하우스(John Woodhouse)라는 와인 상인이 폭풍의 풍랑을 피해 지중해 한 가운데의 섬 시칠리아의 마르살라 항으로 피신해 들어 왔다. 그는 여관에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