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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플랫폼 시대 호텔의 새로운 유통 채널, OTA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아고다…… 대형 글로벌 OTA는 악명 높은 수수료와 끊이지 않는 소비자 문제로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그런데 이러한 글로벌 OTA는 사그라 들기는 커녕, 오히려 몸집을 불리며 성장하고 있다. 국내 호텔, 이러한 글로벌 OTA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플랫폼 시대의 개막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대중화된 것은 2010년 즈음이다. 대표적으로 갤럭시와 아이폰이 사람들의 손바닥 위에 신세계를 펼쳐 놓았고, 이때부터 한국인은 대부분 카카오톡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기존의 플랫폼 비즈니스와 IT 기술의 만남은 가히 혁신적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국내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전방위적으로 점령하고 있다.


이후 우리의 삶은 많이 변했다. 요새는 어머니들조차 휴지 하나를 사더라도 여러 가지 유통 채널을 비교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려고 하니, 젊은 소비자들은 말할 것도 없다. ‘스마트 컨슈머’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호텔 업계까지 찾아오게 됐다. 플랫폼 기반의 OTA(Online Travel Agency)가 호텔의 중요한 유통 채널로 자리 잡게 된 것. 2011년 익스피디아가 한국에 진입한 것을 시작으로 호텔 업계도 큰 변화를 겪었다. 호텔의 마케팅 세일즈맨이 기존 인바운드 여행사와 맨투맨으로 영업을 하던 시절을 지나, 새로운 시스템에 맞닥뜨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과연 국내 호텔들은 이러한 시스템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을까?

 

OTA, 빛과 그림자


시간이 지날수록 개별 여행객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OTA와 메타서치 서비스는 끝없이 약진하고 있다. OTA도 국가별, 타깃별로 종류도 많아졌는데 최근 이슈로 트립닷컴은 올해 한국 마켓에 전투적으로 주력하기 시작했고, 기존 유력 OTA는 인수/합병을 거듭해 몸집을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글로벌 OTA에 대한 논란과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으로 호텔과의 거래 관계에서 소위 ‘갑질’을 한다는 것. 여기서는 당연히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가 항상 중요한 이슈이자 논란거리다. 호텔마다 또 OTA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대략 15~25% 정도의 커미션을 책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호텔이 수수료로 얼마를 지불하든, 똑똑해진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OTA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최저가 객실’을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호텔에서는 고객 유치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OTA를 계속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OTA와 호텔 사이의 거래 규약조차 명문화 돼있지 않은데, 양측의 공정한 거래를 위한 현실적인 해결 방안은 없는 것일까?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정책연구 논문, 『외국계 온라인 여행사(OTA)의 한국시장 진출에 따른 영향과 대응방향』의 공동 연구진으로 참여한 세종대학교 이슬기 교수와 정책적 구제 방향, 그리고 국내 호텔의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개별 호텔, 마케팅 역량 강화로 글로벌 OTA에 대응해야”
세종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이슬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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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관광연구원 『외국계 온라인 여행사(OTA)의 한국시장 진출에 따른 영향과 대응방향』의 외부 공동연구자글로벌 OTA를 주제로 연구를 하게 된 이유는?
현재 세종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소속으로, 세부 연구 분야는 호텔 부동산의 가치평가인데 이는 객실 및 상품의 가격 산정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다. 소위 ‘어떻게 돈이 돌아가는 지’ 파악하는 일인데, 최근 호텔의 수익구조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OTA가 손꼽힌다.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의 OTA는 동시대 소비자들에게 호텔을 유통하는 주요 플랫폼이기 때문에 이 주제를 빼놓고 호텔의 수익구조, 나아가서 호텔 부동산의 가치에 대해 논할 수 없게 됐다. 

 

연구논문 작성(2017년) 이후 OTA와 호텔 사이 어떤 이슈가 발생하고 있는가?
여전히 굵직한 글로벌 OTA의 시장 지배력이 증가하고 있는데, 국내 역시 호텔 예약 방식이 모바일로 옮겨가는 전환기다. 이유는 단순하다. 개별 호텔은 어플이 잘 개발돼 있지 않고, 소비자의 모바일로 호텔 웹 사이트에서 직접 예약하기는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구글과 네이버를 비롯한 검색 엔진이 OTA를 견제해 줄 만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하지만 현재는 이러한 검색 엔진들이 OTA와 협력관계가 된 상황이다. 이전에는 검색 엔진을 통해 개별 호텔의 웹 사이트로 연결되는 예약 프로세스가 꽤 있었다면, 이제는 OTA로 연결되는 것이 훨씬 일반적인 상황이다. 구글 등의 검색엔진들은 소비자의 최초유입경로에서 이점을 가지고는 있지만, 호텔 및 소비자에 대한 정보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은 아직까지 미약한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 한동안은 OTA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해 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OTA와 거래관계에서 호텔이 피해를 보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정책적으로 해결 가능한 부분이 있다면?
일단 정책적으로 유관부서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플랫폼 기업들의 마켓파워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인 만큼, 이들의 독/과점 자체를 없애기는 힘들다. 현재 단기간에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소비자 피해 구제, 그리고 ‘OTA Rate Parity’ 조항을 제재하는 것이다. ‘Rate Parity’란 호텔과 거래관계에 있는 OTA측에서 타 OTA 혹은 호텔 웹 사이트에 해당 OTA 보다 더 낮은 객실 가격을 책정하지 못하게끔 막는 것이다. 결국 OTA가 해당 객실에 대한 최저 판매가를 보장받는 것인데, 이 행위를 막는 것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이슈가 되는 높은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국내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명확하게 해결된 사례가 없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에서 글로벌 OTA에 대응해 관광/숙박업의 발전을 위해 생산적인 정책적 방안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위에서 언급했듯 정책은 도움을 줄 뿐이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아니다. 글로벌 OTA에 대한 정책은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경쟁을 공정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시선을 조금 다른 곳으로 돌려, 주목할 것은 호텔 예약 시스템이 모바일 환경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꽤 고무적이기도 한데, 우리가 모바일 환경에서의 대응역량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책적 방안은 국내 OTA, 혹은 플랫폼 기업의 발전을 독려하는 쪽으로 이뤄지는 것이 생산적이라고 본다. 더불어, 경쟁력 있는 플랫폼 기업이 되려면 네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1)유저베이스와 고객 DB가 많은 곳 (2)호텔에 대한 정보가 많은 곳 (3)글로벌 OTA와 비교해 국내 호텔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곳 (4) 모바일 환경에서의 최적화된 UX기술을 보유한 곳, 이 네 가지를 갖추고 있는 사업자 또는 협력체가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글로벌 OTA에 대응할 효과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이라고 본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OTA에 대응하는 호텔에게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OTA를 활용하는 개별 호텔들의 수익 관리 기법, 즉 마케팅 역량이 조금 아쉬웠다. 소규모 사업장이라고 할지라도 전략적인 마케팅 기법을 가지고 대항했다면, 이 정도로 의존도가 높아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앞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규모 호텔 및 숙박업소의 마케팅/세일즈 담당자들을 교육하는 것이 OTA와 거래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거래비용을 줄이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OTA, 영원한 슈퍼 ‘갑’인가?
작년 호캉스 열풍으로 호텔 업계가 나아지기는 했어도, 그다지 호황이라고 보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호텔 입장에서는 높은 커미션을 지불하며 글로벌 OTA를 이용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왼쪽 표를 살펴보면, 국내 OTA보다 글로벌 OTA의 수수료율이 월등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오른쪽 그래프를 살펴보면 온라인 여행사를 통한 예약률 역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서비스는 최초의 대규모 투자 이후에 이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드는 추가 비용이 극히 적으며, 기존 이용자들의 네트워크에 의해 자연스럽게 추가 이용자가 늘어나기 마련이다.1) 결국 거의 모든 사람들이 호텔을 예약할 때 OTA를 이용한다면, 플랫폼 중심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개별 호텔의 노력도 필수적이라는 결과 값을 도출할 수 있다.


위에서도 살펴보았듯, 글로벌 OTA 역시 문제가 되는 이슈가 존재하지만 호텔 입장에서는 파트너십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OTA를 수수료를 떼먹는 포식자라고 비난만 하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결국 지금 고민해야하는 것은 호텔에서 OTA의 시스템을 제대로 파악하고 잘 활용하는 것. 이에 대해 글로벌 OTA에 종사했던 익명의 취재원과 현재 크라운 호텔의 세일즈 디렉터로 근무 중인 유미영 과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글로벌 OTA와 호텔, 양쪽의 현장에 직접 머물렀던 이들의 의견을 통해 호텔에서 OTA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팁에 대해 알아봤다.

 

1) 김현주, 『외국계 온라인 여행사(OTA)의 한국시장 진출에 따른 영향과 대응방향』, 한국문화관광원, 2017, p71.

 

Comment From Global O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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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OTA의 국내에서 위상은?
한국에 들어온 대형 글로벌 OTA는 대략 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인력을 늘리고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장세를 시작한 게 2014년 정도라고 보면 된다. 4년 전만 해도 서울에 있는 호텔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글로벌 OTA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데, 지방에서는 몰랐다는 것이 지금과의 차이점이다. 현재로서는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올 초 만해도 한국에서의 마켓 셰어가 굉장히 높았다.

 

이러한 글로벌 OTA에 대응/협력하는 호텔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쉽다고 하기 이전에 관점의 차이가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호텔 입장에서는 국내 OTA와 다르게 해외 OTA는 조금 경직됐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국내 OTA는 고객이 예약을 할 때 호텔의 리뷰를 자유롭게 볼 수 있고, 호텔에 대한 설명도 디테일하고 보기 좋다. 국내 OTA는 호텔에서 디테일 페이지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끔 한다. 반면, 글로벌 OTA는 그러한 디테일이 표준화돼있다. 사진 한 장 올라가는 것부터 규격화돼있기 때문에, 호텔에서는 글로벌 OTA를 통하면 고객들에게 정보전달이 되지 않는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호텔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OTA를 이용하지 않는 타당한 근거가 있기도 한 셈이다.

 

국내 호텔업계에 OTA를 활용하는 팁을 준다면?
글로벌 OTA의 강점은 자체 프로모션과 마케팅 툴이 있다는 점이다. 또, 호텔들이 바라는 외국 고객들을 모집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이기도 하다. OTA를 단순히 예약 중계 시스템이 아닌, 홍보 채널이라고 여기고 해외 신규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도구라고 인식하면 좋을 것 같다. 수수료가 절대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를 ‘신규 고객에 대한 유치 비용’으로 생각을 한다면 투자할만하다. 이후 재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다이렉트 부킹을 유도하면 되는데, 실제로 이건 글로벌 체인 호텔들이 이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그 이후에 호텔 자체에서 안정적인 자체 부킹 엔진을 정착시키는 노력이 필요한데, 카푸치노 호텔이 좋은 사례고 이외에 다수의 국내 호텔도 많이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Comment From Hotel
Tip 호텔의 OTA 활용 방안

크라운 파크 호텔 유미영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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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1 신규 호텔일수록 적극적으로 OTA를 홍보 매체로 활용하자.
규모가 큰 OTA의 수수료는 약 15~20% 정도 된다. 판매하는 양에 비해 커미션이 높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호텔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는 다이렉트 부킹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원한다. 그렇지만 다이렉트 부킹을 하려면 어차피 호텔에서는 홍보비용이 따로 들어가기도 한다. 아무래도 개별 호텔이 글로벌 OTA의 홍보 역량을 따라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효과적인 홍보 방법은 OTA가 자체적으로 매달 진행하는 프로모션에 참여하는 것. 물론 이 프로모션에 참여하려면 할인율을 더 적용해야하기 때문에 호텔 입장에서는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글로벌 OTA가 가지고 있는 홍보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생각으로, 특히 5년도 안된 신규 호텔일수록 대규모 OTA가 진행하는 행사에 참여해 객실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다.
 
Step 2 개별 호텔과 어울리는 OTA를 찾아내자.
간혹 OTA가 호텔에게 ‘갑질’한다는 말도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예전에 OTA가 소수의 기업뿐이었던 시절에 그랬다. 현재는 조금 달라졌는데, 글로벌 OTA 자체도 매우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역으로 호텔 입장에서는 각 호텔과 어울리는 OTA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 타깃 국가별로 OTA도 여러 채널을 이용해야 하고, 호텔의 특정 부분과 잘 어울리는 OTA도 있을 것이다. 호텔 입장에서는 두루두루 OTA를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서 결국에는 개별 호텔의 운영 방향과 부합하는 OTA를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고객이 안정적으로 유입 된 이후에 다이렉트 부킹 등의 방법을 고안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Step 3 호텔 입장에서 원하는 OTA
호텔의 장벽이 낮아지면서,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주 고객인 밀레니얼 세대들의 트랜드는 어플이다. 구체적으로 가격을 한눈에 비교하는 플랫폼이 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이들의 성향으로 모바일에서 앱 프로그램에서 간략하고 요금표가 얼마나 심플하게 보이느냐가 포인트다. 이런 고객들의 성향을 반영한 국내 플랫폼 기업의 등장을 바란다.


더불어, 호텔에서 지금 찾고 있는 OTA 업체는 인지도가 얼만큼 성장세를 보이는지, 또 어떤 콘텐츠의 여행상품을 만드는 지를 체크한다. 더불어, 해당 업체를 찾는 고객의 비율이 골고루 들어오느냐다. 괜찮은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결국은 인지도가 낮아서 사인을 못하고 있다. 이렇듯 퀄리티가 높은 플랫폼 기업 중,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곳과 파트너를 맺고자 한다.

 

양적 성장을 거친 국내 호텔, 이제 질적 성장을 도모할 때


양적 성장을 거친 국내의 호텔 업계. 많아진 호텔 개수만큼 운영방식도 제각각이다. 그렇다면 호텔별로 OTA를 관리하는 시스템과 수준 역시 확연히 다를 것. 글로벌 체인 호텔들은 주로 상위 콘트롤타워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OTA를 관리하고 있다. 또, 국내 5성급 호텔들도 그나마 상황이 나은데, 비교적 수수료가 낮은 국내 OTA와 수수료가 높은 글로벌 OTA를 적절히 배분하고 있다. 수수료 측면에서도 이득이지만, 어느 정도 분석을 통해 호텔 입장에서 필요한 OTA와 그렇지 않은 OTA를 구분해내는 작업을 해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글로벌 OTA에 가장 의존도가 높은 호텔은 3성급, 혹은 그 이하의 중소형 호텔일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수치로 2)4~5성급 호텔의 외국계 OTA 비중이 30.8%인데 반해서 1~3성급은 55.1%, 일반숙박업은 78.6%에 이른다. 중소형 호텔일수록 독자적인 마케팅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호텔의 규모가 작을수록 OTA에 의존한다는 단순한 통계 같지만, 이 통계 이면에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내재돼있다.


대부분 국내 중소형 호텔은 부동산 사업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자연스레 호텔의 오너들은 호텔을 산업의 한 분야로 인식하기보다는, 사업 혹은 장사의 도구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물론 당연히 호텔을 지었으면 돈을 벌어야 하는 게 맞지만, 그 정도의 인식으로는 숲을 보지 못하고 눈앞의 나무에 집착하게 돼버린다. 다시 말해, 큰 패러다임의 변화보다 눈앞의 수익에 급급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호텔들은 OTA가 떼 가는 수수료가 너무 아깝긴 한데, 객실을 채우려면 OTA를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콘셉트가 명확하지 않은 중소형 호텔들은 자체적으로 고객 유치가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빈 객실을 채우기 위해 다시 OTA에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루밍허브 유경동 대표는 이에 대해, “개별 호텔들은 OTA를 철저히 분석하고, 똑똑하게 협업해야한다. 호텔이 OTA에 제안할 수준까지 돼야한다. 데이터 관리도 못하고, 가격을 낮추기만 하는 것은 결국 OTA의 손아귀에 놀아나게 되는 것”이라며, “일본에는 부티크 호텔이라는 말이 없다. 아무리 작은 호텔을 짓더라도 확실한 철학을 가지고 만들기 때문이다. 마감재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인 호텔의 ‘아이덴티티’는 고객들에게 직접 전달된다. 그리고 이러한 호텔조차도 OTA에 올라온다. 그들은 OTA 만큼 자신의 호텔을 잘 소개해주는 채널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마무리했다.

 

이렇듯 국내 호텔과 글로벌 OTA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지만 본 기사에서 호텔 전공 교수, 호텔업 종사자, OTA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호텔 내에서 OTA를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호텔 마케터를 회사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교육시켜야한다는 한다는 점도 주요 해결방안으로 지적됐다. 또, 국내 OTA 혹은 플랫폼 기업의 등장이 글로벌 OTA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고, 나아가 관광산업의 발전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공통적인 의견을 발견할 수 있었다. 2019년에는 국내 호텔이 OTA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질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기를 바란다.

 

2) 위의 논문, p12.

 

“OTA, 트래블러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가장 현실적인 창구”
루밍허브 유경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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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A는 왜 호텔 산업적 입장에서 봤을 때 중요한가?
현재 대다수의 국내 호텔은 OTA에 대한 인식은 아래 세 가지 관점에서 머무르고 있다.
첫째, 다량의 사람들이 손쉽게 예약하는 채널이다. 둘째, 싸야 많이 팔리는 채널이다. 셋째, 커미션이 비싸다. 그렇지만 OTA는 커미션이 높다 싸다 이전에 트래블러의 라이프 패턴을 반영하는 가장 현실적인 창구다. 그렇게 때문에 호텔은 반드시 OTA를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호텔을 예약하는 ‘가장 첫 번째 판매 창구’로 인식해야만 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디바이스의 발전, 즉 스마트 폰의 대중화로 트래블러의 라이프 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여행은 물론, 생활 전반을 지속하는 데 모바일과 연동되지 않은 것이 없다.

 

왜 국내 호텔들은 이러한 인식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인가?
국내에는 글로벌 OTA가 처음 국내에 진입하던 2010년대 초반에 OTA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이 먼저 떠돌았다. 예를 들면, 커미션이 너무 비싸다는 등.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로 마땅히 인식됐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다. 해외 호텔들은 발 빠르게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했던 시기에, 국내 호텔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여행사의 영업패턴을 고수하며 성장할 시기를 조금 놓친 것 같다.

 

그렇다면 국내 호텔이 OTA를 활용하는 수준은 어디까지 와있다고 보는가?
대부분 국내 호텔은 OTA에서 실적을 내고 결과치를 확인하는 과정이 끝이다. 가령, “A사에는 몇 객실, B사에는 몇 객실 팔았어.” 정도의 분석까지만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호텔 세일즈 매니저라면 적어도 OTA의 데이터를 호텔의 유의미한 데이터로 변환 시키는 일까지 가능하게끔 해야 한다. A사를 통해서 어떤 고객이, 무슨 이유로 우리 호텔에 왔는지, 면면을 분석해 내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 우리 호텔의 장단점까지 보이기 시작할 거다. 이렇듯 치열하게 분석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 돼버리는 거다. OTA와 적극적인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호텔에서도 생산적인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호텔에서 심도 있는 OTA 데이터 분석 작업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은 현재와 미래에 공존하는 문제인데, 호텔리어 교육 시스템이 부재하는 것이 큰 원인이다. 호텔에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과 인센티브로 OTA를 전투적으로 분석하는 호텔의 세일즈/마케터들을 키워내야 한다. 호텔을 단순히 장사 혹은 부동산이 아니라, 산업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우리 호텔이 주변 국가들에 비해 ‘인재성장프로그램’이 거의 부재하다시피 한 것이다. 한국의 호텔리어들은 자질이 좋고, 서비스마인드도 뛰어나다. 호텔에서 이들을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성장하는 호텔리어로 양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도 글로벌 OTA는 높은 수수료 책정, 소비자 문제 등의 이슈가 있다. 국내 호텔이 국내 OTA와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같이 성장하는 방향도 있을 것 같은데?
플랫폼의 차별화를 해야 하는데, 국내 OTA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 콘텐츠가 개발돼야한다. 국내 OTA 중 누구도 외국사람에게 한국 호텔을 파는 일에 도전하지 않는다. 물론, 인터파크와 하나투어를 비롯한 국내 OTA가 여태껏 꾸려온 노하우와 시스템 자산은 매우 소중하다. 그렇지만 한정된 국내 고객을 뛰어 넘고, 노하우와 자본력을 외국사람들이 한국의 호텔을 이용하도록 콘텐츠를 개발해야한다. 새로운 일이지만 용기를 내야 한다. 그럼 이길 수 있다. 이게 잘되면, OTA도, 국내 호텔도, 크게는 국내 관광산업까지 발전할 것이다. 

 

OTA를 이용하는 호텔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하나의 산업에서 새로운 시스템에 집중하는 이유는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다. 그 과정은 일정정도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국내 호텔은 이러한 몸부림이 부족하다. 특히 호텔의 오너가 경영의 비전과 철학을 가지고 전사적으로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게다가 이제부터 한국은 좋은 호텔을 만들고 잘 운영하면 성공할 수밖에 없는 나라다. 이제 호재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도쿄 올림픽의 긍정적인 수혜도 얻을 것이고, 남북교류가 시작된다면 수많은 인프라를 가진 우리 쪽 호텔에 국제적인 비즈니스 고객들이 들어올 것이다. 새로운 해를 맞아, 국내 호텔도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활용하기를 기원한다. 분명 OTA는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또 우리 호텔들 역시 OTA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다. 이용하게 될 것이다. OTA를 바라보는 관점을 넓힌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글 : 정수진 / 디자인 : 임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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