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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Trend

호텔 & 레스토랑 - 관광홍보 전략의 전환


관광홍보 전략의 전환






계명대학교 관광경영학과 오익근 교수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은 글로벌 주목을 받는 대형 이벤트였다. 이 대회를 통해 홍보효과로 수혜를 받은 쪽은 구글과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다. 구글의 홍보효과는 1000억 원에 달하고 대국 기간 동안에 주가총액이 58조 원이 늘었다고 한다. 지난 해 10월에 오픈한 포시즌스 호텔 서울 또한 이벤트로 인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퀀텀 점프하는 계기가 됐다. 대회가 개최되기 전부터 각국 언론을 통해 알게 된 세계 사람들이 주목한 결과이며 퍼블리시티(언론보도)를 겨냥한 호텔의 PR전략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다.

관광홍보는 관광시장에서 주목 받고, 좋은 이미지를 구축해 결과적으로 관광객이 방문하도록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홍보믹스에는 광고, 판촉, 인적판매, PR/Publicity가 포함되는데 아직 대다수 기업이나 지자체에서 홍보할 때 광고 비중이 가장 많고, PR은 상당히 적다. 그러나 관광에서는 무엇보다도 PR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유는 대중이 아닌 이슈에 관심을 가진 공중(Public)과의 관계를 잘 유지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이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PR 활동의 결과가 객관성과 신뢰성을 주는 언론보도(Publicity)로 나타날 때 홍보효과가 크게 돋보인다. 본고에서는 우리나라 관광 상황과 홍보현황을 살펴보고, 홍보의 문제점을 파악하며 그에 대응하는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주로 PR의 관점에서 홍보 전략을 조명해 보기로 한다.









국내 관광홍보 현황



방한 외래 관광객 수는 2014년에 1400만 명을 넘어섰고, 올해 16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외래 관광객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변함이 없고 일본, 중국과의 관광객 유치경쟁에서 열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외국인의 가슴 속에 뚜렷하게 한국 방문 동기를 심지 못한 것이 인바운드 성장의 저해요인으로 지적돼왔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지역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홍보와 마케팅으로 이미지를 개선하고, 방한 동기를 촉진시켜 외래 관광객의 지방 분산을 유도하고자 노력한다. 국가가 실행하는 관광홍보는 주요 시장의 일간지나 TV에 광고를 게재하고, 세계적인 관광 전시회 참가 등의 다양한 홍보활동으로 이뤄진다. 또한 무료 관광안내 전화나 인터넷 사이트에 관광 안내정보를 제공하며, 관광목적지의 지도나 책자를 배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해외 시장 홍보활동으로는 시장별로 세분화해 광고를 싣거나 캠페인이나 슬로건 등의 PR활동이 있다. 해외관광 시장조사에서 절반 이상(59.2%)이 한국의 관광홍보 활동이 한국 방문에 영향을 줬다고 응답했는데 한국관광 광고 접촉률은 인쇄/옥외 광고(33.5%), 온라인(29.7%), TV(29.4%) 순이었다.(한국관광공사, 2015a)

그러나 접촉율이 높다고 효과가 큰 것은 아니다.






<표 1>은 Nielsen이 2014년 조사한 연구결과인데, 한국관광공사가 매체별로 집행한 광고가 얼마나 많은 중국과 일본인 방한 관광객을 증가시켰는지를 보여준다. 중국 관광객의 경우, 온라인(5.1%) 기여도가 가장 크고 옥외광고가 다음이다. 반면 일본 관광객은 TV(12.5%), 신문, PR, 온라인 순이고, 옥외광고는 기여도가 매우 낮았다(한국관광공사, 2015b). 그러나 이 조사는 광고에 대한 기여도를 보여줬지만, PR활동 결과인 퍼블리시티에 의한 증가 기여도는 배제됐다. PR 역할이 증가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홍보 대행사의 접근방식이 아직도 광고에만 초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는 별도로 한국관광공사는 셀러브리티 TV광고 제작을 후원하거나, 한류 드라마 촬영지를 관광 상품화 하는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외국에서 K-POP 콘서트나 캠페인 행사를 주최해 한국방문을 유도하는 PR활동도 한다. 한국관광공사는 2012년부터 ‘Touch Korea Tour’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각종 캠페인을 추진해오고 있는데, 2015년에는 Write your Name in Korea(창원, 상상길) 캠페인에서는 참여자 이름, 국적,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를 응모해 2만 3928명의 이름을 창원에 위치한 ‘상상길’에 보도블록으로 설치했다. 이들 중 6명을 선정해 방한 기회를 제공했고, 참여자 전원에게는 기프트 바우처를 제공했다. 이 캠페인의 뷰어는 789만 8118명이고, 30만 1396명이 응모해 한국이 주목 받고 인지도를 높이는 PR효과를 가져왔다. 캠페인에 참여한 외국인들의 머릿속에 한국이 미래의 방문 후보지로 남아 있도록 만든 효과가 있다.





관광홍보의 문제점과 대응전략



한국은 일본, 중국에 비해 관광명소의 인지도가 낮고, 여행자들의 경험담이 적어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보 전달에 문제가 있음이 확인됐다.(한국관광공사, 2015b) 더군다나 방한 외국인들의 만족도가 낮은 편이다. 특히 요우커의 방한 만족도는 점점 감소하고 재방문율도 점차 줄어드는 현상을 보인다.(문화체육관광부, 2015) 경제 위상을 볼 때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현재의 낮은 인지도는 인정하더라도 재방문 의향 비율과 실제 재방문율이 낮은 것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여기에는 상대적으로 관광매력의 다양성과 흥미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도 영향을 줬겠지만, 한국관광에 대해 미처 알지 못하거나 한국에서 겪었던 여행불편이 재방문을 주저하게 만들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나 PR을 통해 우리나라의 다양한 관광매력의 인지도를 높이거나 불편을 해소하는 방안도 이런 문제를 부분적으로나마 해결할 수 있다. 해외홍보사업들이 마케팅사업 아이템과 혼재해 있어서 딱히 홍보 예산이라고 단정 짓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비록 한국관광 홍보 총예산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하더라도 홍보예산이 어느 분야에 치중돼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관광공사가 내부적으로 관광홍보 예산을 정리한 것이 <표 2>이다. 전체 홍보예산은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해외매체를 통한 광고비가 감소하고 있고, 캠페인이나 온라인 채널 운영의 PR 예산은 2014년 슬로건 론칭 비용으로 대폭 늘어났지만 지난 4년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해외관광객 유치가 한국관광공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라면 오히려 해외관광 홍보 예산을 증액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다행히도 PR 예산의 점유율은 2012년 10.2%에서 2016년 28.2%로 점차 늘어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PR의 효과를 인정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PR의 중요성에 공감할 수 있는 사례를 하나 들어보기로 하자. 영국 관광청은 중국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주요 관광자원을 중국어로 이름 짓는 캠페인(Great Chinese Names for Great Britain)을 실시했다. 지명뿐만 아니라 건축물, 사람, 물건, 음식 등에도 가장 적합하고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중국 이름을 짓는 것이었는데, 중국어 이름이 역사에 남게 만들고, 영국을 여행을 촉발시키는 취지였다. 물론 채택된 이름에 대해서 상을 주는 것도 포함됐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영국 관광지를 방문해서 인증 샷과 함께 중국어 이름을 붙여 캠페인 마이크로사이트와 위쳇, 웨이보 등 중국 SNS를 통해 올리면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이름이 선정된다. 웨이보 뿐만 아니라 위키피디아, 구글플러스 등 각종 소셜미디어 사이트를 통해 해당 지역 지도에 중국어명이 표기되는 방식이다. 이런 캠페인이 노리는 효과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영국을 방문하기 전에 먼저 이들 자원에 대해 관광목적지로서 충분히 이해하고, 관심있는 자원에 대해 강한 친근감을 가지게 돼 많은 중국인들의 영국 방문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전 세계 각국의 매체에 이 내용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미디어 노출효과를 극대화시키기도 했다. 2015년 국제 칸 광고제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캠페인을 통해서 중국인 관광객이 27% 증가했다.(김장열, 2015)





홍보전략의 전환



관광홍보의 궁극적 목적은 잠재관광객에게 호의적인 관광지 이미지를 형성하거나 변화시켜 관광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실제 관광행동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홍보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포지셔닝(positioning)의 시대가 도래한다.’라는 기고로 엄청난 호응을 불러 일으켰던 알 리스(Al Ties)는 2004년 「The Fall of Advertising and the Rise of PR」라는 저서에서 많은 기업들이 광고 대신에 PR에 역점을 두기 시작했다고 강조한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광고를 신뢰하지 않아 광고효과를 확신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이미 언급했듯이 관광홍보믹스에서 광고보다는 PR과 퍼블리시티의 효과가 더 위력적이며,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관광홍보는 더욱 그렇다고 본다.(오익근 & 정정숙, 2013)


해외시장에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려면, 우선 관광상품에 관한 언론보도가 전제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때 전통적인 홍보 전략은 광고를 먼저 사용하고 나서 일정 기간이 흐른 후 언론보도가 되도록 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기존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Rise는 애당초부터 언론보도에 치중하고 나서 광고에 돌입하는 것이 효과가 크다고 주장한다. 광고를 중시해 온 기업홍보의 시각에서 볼 때 이런 주장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만하다. PR을 우선시 하는 Ries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있다. 광고와 퍼블리시티(언론보도)의 효과를 비교하고, 투입순서에 따른 효과도 비교한 연구(Loda, Norman, & Backman, 2007)이다. <표 3>은 카리브해 남쪽 네덜란드령의 조그만 섬 Aruba에 대해 광고와 퍼블리시티에 노출된 잠재관광객들의 인지된 신뢰성, 메시지 강도, 관광목적지에 대한 태도, 방문의도를 비교한 것이다. 인지된 신뢰성은 광고만 할 경우(4.87), 퍼블리시티만 할 경우(5.33)를 보여줬고 평균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퍼블리시티 후 광고’가 ‘광고 후 퍼블리시티’보다 신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의도에서도 이러한 결과가 그대로 나타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퍼블리시티가 광고보다 더 효과적임을 증명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관광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관광공사에서는 홍보전략의 트렌드를 읽고 PR의 비중을 크게 가져가는 전략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객관성이 인정된 언론보도가 있어야 광범위한 잠재관광객에게 메시지가 도달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퍼블리시티는 1차적인 홍보목적이고 PR프로그램이 성과를 거두려면 언론매체에 보도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잠재고객의 마인드에 관광동기를 유발시키는 아이디어를 심어야만 가능하다. 단순한 관광광고로는 동기 유발을 어지간해서는 이끌어내기가 용이하지 않다.






글로벌하게 주목받는 PR아이디어가 동기를 유발시킬 수 있는 대안이다. 영화나 드라마 공급업체인 미국의 Netflix는 2016년 3월 전 세계 인스타그램 매니아를 대상으로 콘테스트를 실시해 4명의 인스타그램 귀재들을 선정해 모든 여행경비를 제공하면서 자사의 사이트에 올릴 멋진 관광사진들을 구하는 홍보활동을 시작했다. 적어도 이런 이벤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해당 지역에 관심이 높고, 실제로 방문해본 사람들이다. 문자로 하는 홍보활동보다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고 네티즌들의 관심도가 부쩍 높아진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는 방안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자체 관광홍보에서 고려해볼만 하다. 이런 종류의 글로벌 이벤트를 개최해 우리나라에 대해 세계적인 관심을 제고시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관광진흥기금의 운용예산 배정에서도 변화가 요구된다. 내역을 보면 해외 관광객 유치활동, 외래 관광객 유치 마케팅 활성화 지원, 한국 관광 해외 광고,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한 영화 로케이션 시범, 여행산업 경쟁력 강화 및 여행편의성 제고(여행정보 및 불편처리센터 운영) 사업 등에 예산이 책정돼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홍보예산과는 다른 것이고, 아리랑 TV나 해외문화원 등의 홍보를 지원하는 예산이다. 그러나 외래관광객 유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실제 운용에서는 퍼블리시티 효과를 볼 수 있는 PR의 비중을 늘릴 것을 제안한다. 정부가 홍보 대행사 선정 시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입찰제안요청서(RFP)에서 수행업무의 내용을 너무 디테일하게 작성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대행사가 창의적인 능력을 발휘할 여지가 적다는 점이다(김장열, 2015). 따라서 제안서 기획 및 실행지침을 구체화하는 것보다 목표와 기대효과, 기간, 예산 등 필요한 사항만 명확히 제시하고, 나머지는 대행사가 최대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여지를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칸 광고제 PR 수상 캠페인들과 같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발굴되고 효과적인 홍보전략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인 정책 제안으로는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지역관광협회가 관광홍보 업무를 위탁받아 실행하고 있는데, 전문성에 문제가 있어 기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결방안으로는 지방관광공사가 없는 광역시도는 컨벤션관광뷰로(CVB)에서 관광홍보 업무를 전담하게끔 관광협회와의 업무를 조정하는 일이다. 미국에서와 같이 기초자치단체에서도 민간이 참여하는 CVB를 설립해 마이스 업무와 관광홍보를 전담케 하는 방안이 있겠다.






| 참고문헌 |


김장열(2015). 메르스 이후 관광PR, 눈길 끌지 못하는 이유. THE PR News.

문화체육관광부(2015). 2014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

오익근 & 정정숙(2013). 관광홍보론. 백산출판사.

한국관광공사(2015a). 2014한국관광 브랜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효과조사.

한국관광공사(2015b). 중국 및 일본 지역 강고 효과 분석 모델링.

Loda, Norman, & Backman(2007). Advertising and Publicity: Suggested New Applications for Tourism Marketers,Journal of Travel Research, 45: 259-265.

출처_ 「한국관광정책-2016 Spring No.63」, 한국문화관광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