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덴마크, 벨기에 등 북유럽에서는 ‘스페셜티 티’를 중심으로 고급 티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오늘날 티의 소비가 전 세계적인 트렌드인 만큼, 커피를 일상적으로 즐기는 북유럽에서도 티의 인기가 점차 높아만 가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그중에서도 ‘스페셜티 티’의 명소로 알려진 북유럽의 전문 티룸, 티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유럽 최초의 티 수입국, 네덜란드
네덜란드는 알다시피 유럽국으로서는 최초로 티(당시 녹차)를 수입해 유럽 각국으로 전파 한 나라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1610년 일본의 히라도(平戸) 항구를 통해 중국의 티를 최초로 수입한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이 있는 만큼, 오늘날 네덜란드에서는 커피숍에서도 매우 다양한 종류의 티들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푸르트 티(Fruit Tea)’나 ‘허브 블렌딩 티(Herbal Blending Tea)’는 매우 광범위하게 소비되고 있다. 따라서 네덜란드에서도 특히 최고급 티 인 ‘스페셜티 티(Specialty Tea)’를 즐길 수 있는 유명 티룸을 소개한다.
그린우즈(Greenwoods)
사진 출처_ www.greenwoods.eu
그린우즈(Greenwoods)는 운하에 따라 싱겔(Singel) 운 하 지점과 케이제르(Keizer) 운하 지점 등 몇몇 지점의 레 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싱겔 지점의 레스토랑은 1988 년에 개장한 암스테르담 최초의 ‘브런치 레스토랑(Brunch Restaurant)’으로서 지금까지 그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브랙퍼스트’, ‘런치’, ‘많은 티’로 유명하다. 또한 영 국식 티 전문 레스토랑을 지향하는 만큼, 상호도 ‘그린우즈 (GREENWOODS)’로 영어고, 메뉴 또한 잉글리시 브랙퍼스트 (English Breakfast) 티(홍차)를 중심으로 다양한 티 푸드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여기에 개인의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도 록 ‘채식주의 브랙퍼스트(Vegetarian Breakfast)’와 ‘엄격한 채식주의 브랙퍼스트(Vegan Breakfast)’ 메뉴로 갖추고 있어 음식 선택의 폭도 매우 넓다. 그중에서도 신선한 스콘과 함께 즐기는 영국 전통의 ‘잉글리시 크림 티(English Cream Tea)’ 는 매우 인기 있는 메뉴다.
그리고 암스테르담 케이제르 운하 지점의 레스토랑은 2010년 케이제르흐라흐트(KEIZERSGRACHT_ 황제의 운하) 운하 가장자리에 개장했다. 이곳은 암스테르담에서도 명실공히 제 일가는 ‘영국식 티 전문 레스토랑’으로서 지금은 현지인 또는 방문객들의 관광 명소로 자리를 잡고 있다. 운하 곁의 테라스는 운하를 가로지르는 선박의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티룸은 실내장식이 화려할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급 스페 셜티 티인 잎차나 그랑 크뤼(Grand Cru)급 품질의 잎차 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최고급 와인과 맥주를 옵션으로 하고, 칵테일 ‘블러디 메리(Bloody Mary)’도 운하의 경치 를 보면서 즐길 수 있다. 참고로 블러디 메리는 보드카에 토마토 주스, 그리고 레몬 조각을 가니시로 해 즐기는 짙은 선홍색의 칵테일이다.
주요 메뉴로는 ‘풀 잉글리시 브랙퍼스트(Full Engkish Breakfast)’, ‘베기 브랙퍼스트(The Veggie Breakfast)’, ‘스크램블드 에그(Scrambled Eggs)’, ‘베리 비건(The Very Began)’이 있다.
포머차 프리미엄 티(Formocha Pewmium Tea)
사진 출처_ www.formocha.nl
포머차 프리미엄 티는 수도인 암스테르담의 중심지인 브라워스흐라 흐트(Brouwersgracht) 운하 인근에 자리를 잡은 전문 ‘티 하우스 (Tea House)’다. 이곳은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개장한 중국 찻집 이며, 지금도 유일하다. 물론 다른 동양 국가의 티들로 함께 서비스 하고 있다.
이곳의 운영자는 티의 본고장에서 성장해 ‘공부차’를 오랫동안 익혀 왔던 배경으로 중국, 대만, 일본의 최고급 잎차만을 엄선해 서비스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티의 종류로는 계절성 꽃차, 녹차, 백차, 우 롱차, 흑차(보이차 포함), 스페셜티 티들을 서비스하고 있다. 티룸도 매우 조용한 분위기로 연출돼 있어 암스테르담을 구경한 뒤 잠시 들러 이러한 종류의 최고급 티를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이곳 의 티는 수많은 티 애호가들과 티 전문가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배경으로 세계 여행 가이드북인 <미쉐린>에 등록된 유럽 전역의 최고급 레스 토랑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을 방문할 기회가 있는 티 애호가 라면 한 번쯤 들러 볼 만한 명소다.
참고로 이곳 창업가이자, 운영자는 2012년에 중국 보이차의 산지인 운남성 서쌍판납태족자 치주로부터 ‘보이차 홍보 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티를 사랑한 바이킹의 나라, 덴마크
덴마크는 6세기에서 10세기경 유틀란도 반도에 바이킹이 초기왕정국가를 세운 나라로도 유명한데, 그러한 덴마크에서도 티는 매우 오래 전부터 소비됐다고 한다. 바이킹들이 허브티와 같은 음료들을 모자에 부어 마셨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
네덜란드에 의해 중국의 티가 유럽으로 처음 전해진 뒤 덴마크에서도 다른 여러 유럽 국가들과 마찬 가지로 상인들에 의한 티의 무역이 활발하게 이뤄졌던 역사가 있다. 여기서는 덴마크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전문 티숍과 잠시 티 한 잔을 마시면서 도심 속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를 소개한다.
A. C. 퍼츠 티 머천트(A. C. Perch's Tea Merchants)
사진출처_ www.perchs.dk
덴마크에서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티숍인 ‘A. C. 퍼츠스 티 머천 트(A. C. Perch's Tea Merchants)’는 그 기원이 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776년 옌스 바이 페르히(Jens Bay Perch)가 창업한 뒤부터 무려 7대에 걸쳐 전승돼 오는 전문 티숍이다.
1835년 닐스 페르히(Niels Brock Perch)가 코펜하겐의 구시가지에 당시 삼남인 악셀 페르히(Axel Christian Perch)의 이름을 따서 조그만 티숍을 연 뒤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유틀란드반도 동부의 항구 도시인 오르후스(Aarhus)와 노르 웨이의 수도인 오슬로(Oslo)에 지점을 각각 두고, 티숍, 티룸을 운영하고 있다. 티룸은 물론 온라인으로 예약을 받고 운영 중이다.
이곳은 동양의 중국, 일본, 한국, 베 트남, 대만 등과, 서양의 독일, 네덜란드 등, 그리고 아프리카의 케냐와 같이 동서양을 불문하고 전 세계의 산지로부터 최고급 품질의 티를 조 달해 다양한 종류와 형태로 판매하 고 있다. 티의 종류로는 녹차, 백차, 홍차 등 5대 부류를 비롯해 유기농 티, 허브티, 플레이버드 티, 루이보스, 그리고 자체 브랜드의 블렌딩 티가 있다. 또한 상품들은 잎차, 티 백 박스, 틴, 기프트박스 등 다양한 포장의 형태로도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매 우 넓다.
이 티숍은 코펜하겐의 명물이자 자랑거리인 것 외에도, 오래전부터 티산업과 찻잎 수확 및 가공 노동자들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한 국제 공인시스템인 ‘에티컬 티 파트너십(Ethical Tea Partnership)’의 회원이기도 하다. 또한 2002년에는 덴마크 왕실로부터 ‘왕실 조달 업체(Royal Court Supplier)’로도 지 정되는 영예까지 얻었다.
혹시나 덴마크의 수도인 코펜하겐이나 노르웨이의 수도인 오슬로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약 200여 년 역사의 오랜 전통을 지닌 브랜드의 전문 티숍에서 최고급 티의 향미를 느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닥 & 카페(DAC & CAFE)
사진 출처_ www.dac.dk
덴마크의 코펜하겐에는 멋진 항구를 감상하면서 티, 주류, 푸드를 즐길 수 있는 명소가 또 있다. 덴 마크 건축센터(Danish Architecture Centre) 내 에 위치한 ‘닥 & 카페(DAC & CAFE)’이다. 이곳은 전문 티 숍은 아니지만, 탁 트인 옥상의 테라스에서는 코펜하겐 항구를 오가는 선박들을 구경하면서 관광객들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매우 좋다. 물론 이곳도 예약을 통해서 찻주전 자에 담긴 최고급 티와 함께 그곳 산지의 계절성 식자재로 만든 북유럽식의 다양한 요리들을 즐길 수도 있고, 또한 맥주나 최고급 커피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주위의 오래된 건축물 사이에서 21세기의 현대식 건물로서 우뚝 서 있어 색다른 빛을 띠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참고로 이곳의 개장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다.
벨기에
벨기에는 16세기부터 19세기에 걸쳐 스페인, 오스트리아, 프랑스,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다가 1839년 런던회 의에서 영세 중립국으로서 지위를 보장받은 입헌군주제의 국가다. 오늘날에는 유럽 집행위원회가 수도 브뤼셀에 위치해 ‘유럽의 수도’라고도 불린다.
이같이 벨기에는 티를 즐기는 국가들로부터 지배를 받은 만큼 그와 함께 티를 즐기는 문화도 유럽의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오래됐다. 공용어도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독일어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는 벨기에 의 수도인 브뤼셀에서 ‘스페셜티 티’와 함께 일품인 티 푸드를 즐길 수 있는 티룸을 소개한다.
에이엠 스위트(AM Sweet)
사진 출처_ www.brusselskitchen.com/a-m-sweet/bruxelles/restaurant
에이엠 스위트(AM Sweet)는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의 샤르트르 (Chartreux) 거리에 위치한 전문 티룸(Tea Room)이다. 규모는 작고 소박하지만, 그 운치는 브뤼셀의 ‘숨은 보석’이라 할 만하다. 이곳 티룸 내의 모든 테이블은 목재로 구성돼 있다. 티룸 입구로 들어서면 방대한 종류의 ‘마리아주 프레르(Mariage Frères)’ 브랜드 티들과 ‘로랑 제르보(Laurent Gerbaud)’ 초콜릿, 벨기에식 사 탕인 ‘큐버돈(Cuberdon)’, 그리고 수제 페이스트리들이 진열된 모 습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특히 티와 함께 수제로 직접 만든 버터 비스킷이나 커피 버터크림 (Coffee Butter Cream)을 함께 즐기면 티타임의 즐거움은 더욱더 커진다. 또한 티룸 내에는 자유로이 돌아다니면서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명물 애완견인 ‘세잔(Cézanne)’도 구경할 수 있다.
만약 1층이 사람들로 가득 차 만원 상태면 2층 티룸으로 올라가서 소파에 앉아서 편안한 티타임을 보내면 된다.
참고로 브뤼셀의 티 명소인 이곳의 개장 시간은 화요일은 정오 12시~오후 6시 30분, 수요일에서 토요일은 오전 9시 30분~오후 6시 30분이다.
페퍼민트 티룸(Peppermint Tea Room)
사진 출처_ www.yelp.com/biz/pepper-mint-tea-room-city-of-brussels
수도 브뤼셀의 그랑카르메(Grands Carmes) 거리에 있는 페퍼민트 티룸(Peppermint Tea Room)은 매우 아담하고 조용하다. 전 세계의 스페셜티 티와 함께 간단한 푸드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벨기에풍의 건물 속에서 동양풍의 주철 주전자와 도자기 사발을 사용해 티를 준비해 마시는 과정에서는 잠시나마 마음 속에서 힐링의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티룸은 브뤼셀에서도 관광 명소로서 매우 유명해 유럽의 관광객들은 온라인으로 예약을 통 해 이곳을 방문해 브런치나 티타임을 즐기곤 한다. 북유럽에서 동양적인 분위기의 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어쩌 면 동양인들에게는 뜻밖에 잎차를 만나기 때문에 아마도 깜짝 놀랄 것이 분명하다.
그 밖에도 티캔에는 고품질의 스페셜티 티들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어 방문객들은 각자 취향에 맞게 선택해 티와 푸 드를 즐길 수 있다. 참고로 이곳의 개장 시간은 월요일은 휴장이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오전 10시~오후 6시 30분까지다.
정승호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원장. 사단법인 한국 티 협회 회장
shawn@teasommelier.kr
글 : 정승호 / 디자인 :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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