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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바다와 가장 가까워 기네스북에 오른 관광명소, 정동진역

고현정 소나무(모래시계 소나무) 바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강릉 정동진역(正東津驛)이 있다. 정동진역은 1995년 SBS TV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잘 알려지자 청량리역에서 해돋이 관광열차가 운행되면서 유명한 관광명소가 됐다. ‘모래시계’ 드라마는 해방 및 6.25 이후 최대의 격동기였던 7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개성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렸으며 ‘모래시계’를 보기 위해 귀가를 서두르는 통에 ‘귀가시계’라는 별칭이 붙여졌다. 


정동진은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에 있는 바닷가다. 강릉 시내에서 동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약 18㎞ 떨어진 지점에 있다. <한양(漢陽)의 광화문에서 정동쪽에 있는 나루터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위도 상으로는 서울특별시 도봉구에 있는 도봉산의 정동쪽에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신라 때부터 임금이 사해용왕(四海龍王)에게 친히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2000년 국가지정 행사로 밀레니엄 해돋이축전을 성대하게 치른 전국 제일의 해돋이 명소기도 하다.


정동진역은 1962년 11월 6일 여객과 화물을 취급하는 간이역으로 개통됐다. 이후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폐역(廢驛)이 고려됐으나, 1995년 ‘모래시계’ 드라마 후반부에서 경찰의 추적을 피해 작은 바닷가 마을로 피신한 여주인공 윤혜린(고현정 역)이 마을 간이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중 경찰에 체포되고 혜린의 옆을 지키던 휘어진 작은 소나무 한그루와 쓸쓸한 간이역의 풍경은 전철화 이전의 역사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광 수요가 급증해 폐역을 면했다. 또한 이듬해 일어난 강릉지역 무장공비 침투사건의 작전 반경에 정동진역이 포함돼 언론에 자주 나왔다. 원래는 비둘기호만 정차하다가 수요가 급증하면서 새마을호까지 정차하는 주요 철도역으로 바뀌게 됐다. 관광 수요가 급증하자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은 1996년 여객 취급을 일시 중지하고 승강장 구조를 변경해 1997년 여객 취급을 재개했다. 이 때문에 ‘모래시계’ 촬영 때와는 역 구내 구조가 달라졌다. 가장 큰 변경점은 바닷가 쪽에 없었던 3번 승강장이 추가됐으며, 이 승강장이 바로 백사장으로 연결돼 있어서 입장권으로 역 승강장은 물론 해수욕장까지 나갈 수 있는 특이한 형태를 갖추게 됐다. 2014년 9월 15일 2018평창동계올림픽 대비 강릉역 신역사 공사와 강릉구간 철도 지하화로 인해 강릉역의 영업이 중단되자, 정동진역은 4년간 임시로 강릉시 종착역으로 운영했다. 2020년 3월 2일 KTX 동해선(서울∼동해구간) 개통으로 정동진역에도 KTX가 정차하기 시작했다.
 

과거 석탄 운반을 위해 간이역 형태로 신축된 정동진역은 최근까지도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드라마 ‘모래시계(SBS, 1995)’ 이후에도 ‘베토벤 바이러스(MBC, 2008)’와 ‘푸른바다의 전설(SBS, 2016)’, ‘남자친구(tvN, 2018)’ 등 다수의 드라마와 ‘미운우리새끼(SBS, 2019)’ 등 예능 프로그램에 꾸준히 등장하면서 여전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렇듯 수십 년간 전국 유명 관광지로 사랑을 받아온 정동진역이 또 한 번의 변신을 한다. 일명 고현정 소나무(모래시계 소나무)로 불렸던 작은 소나무는 어느새 어른 키를 훌쩍 넘는 소나무로 자란 만큼 세월이 흘러 노후화되고 밀려드는 관광객과 열차 이용객을 수용하기 위해 새 역사(驛舍)가 들어서게 된다. 다만 관광자원화를 위해 새 역사 준공 뒤에도 원형은 그대로 보존된다. 최근 한국철도공사는 총사업비 165억 원을 투입해 올해 연말까지 정동진역에 대한 설계용역을 마치고 내년 2월 착공계획을 밝혔다. 정동진역은 2023년 연말 완공될 예정으로 현재의 역사 옆 주차장 부지에 신축될 예정이다.

 

새 역사는 기존보다 7배 이상 확대되는 규모라 더 많은 관광객들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동진역이 신축되면 관광객은 물론 강릉선 KTX 열차 이용객이 대폭 늘어나 경제 및 지역관광 활성화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다가 보이는 정동진역 플랫폼

 


 

김선일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호텔관광과 교수

sunil67@kopo

 

글 : 김선일 / 디자인 : 서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