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지역의,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라이프 스타일 호텔, 콘텐츠도, 스토리도 다른 아이덴티티를 담다

생활 구조, 의식, 행동의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된 체계를 일컫는 ‘라이프 스타일(Life Style)’. 사회가 점점 개인의 가치관, 문화, 취향이 다분화되고, 이를 존중해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라이프 스타일 또한 무궁한 영역이 돼 가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단어가 하나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용어가 되며 호텔업계에도 ‘라이프 스타일 호텔’을 표방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호텔뿐만이 아니다. BTS를 배출하며 급성장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16년 만에 ‘하이브’로 이름을 바꾸며 ‘엔테인먼트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기업’이 될 것이라 선언했고, 할리스에프앤비가 운영해온 할리스커피도 로고와 브랜드명에서 ‘커피’를 떼고‘할리스’로 리뉴얼해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변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소 관념적이게 느껴지기도 하는 용어, 라이프 스타일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영화 Studio 54에서 재현한 Club Studio 54의 한 장면(사진 출처_ 다음영화) / 뉴욕 모건스 호텔(사진 출처_ 호텔인뉴욕)

지역 DNA를 담아 부티크 호텔에서 파생된 라이프 스타일 호텔

어반 라이프 스타일,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 라이프 스타일 큐레이터, 라이프 스타일 호텔플렉스…. 최근 몇 년간 호텔 관련 뉴스를 보다 보면 심심치 않게 호텔을 수식하고 있는 표현들이다. 사실 호텔에서 마케팅으로 활용하기에 ‘라이프 스타일’ 만 한 것도 없다. 호텔이 미식과 문화, 예술, 여가 등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며 고객에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제안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취향과 욕구가 다양한 밀레니얼 세대들의 니즈를 한 데 아우르기에 라이프 스타일은, 추상적이긴 해도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를 담은 생활양식이라는 점에서 가장 완벽한 표현이다. 라이프 스타일 호텔의 명확한 사전적 정의는 존재하지 않지만 라이프 스타일 호텔을 추구하는 곳들의 키워드를 정리해보면 ‘일상’, ‘로컬’, ‘지역민’, ‘소셜라이징(소셜네트워킹)’까지 크게 네 가지가 꼽힌다. 최근 오픈한 라이프 스타일 호텔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그래비티 서울 판교, 라한셀렉트 경주 등의 건축설계를 맡은 간삼건축 이효상 상무(이하 이 상무)는 “라이프 스타일 호텔은 기존 관광객 위주의 호텔이 아닌, 호텔이 위치한 지역의 커뮤니티를 흡수하는 공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국내에는 현재 라이프 스타일 호텔과 더불어 부티크 호텔, 로컬리티 호텔과 같은 용어들이 혼용돼 사용되고 있는데, 가장 시초는 부티크 호텔이며 결국 세 콘셉트 모두 지역 DNA를 호텔에 담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고 설명한다.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부티크 호텔의 선구자로 불리는 호텔 사업가 이안 슈레거(Ian Schrager)가 첫 부티크 호텔을 만들게 된 계기가 뉴욕에서 운영하던 ‘Studio 54’라는 클럽을 활성화시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당시 Studio 54는 앤디워홀과 같은 당시 최고의 아티스트와 스타들이 찾았던 곳으로,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늘 이슈가 되던 클럽이었다. 1998년 미국에서 이 클럽의 흥망성쇠를 그린 영화가 개봉됐을 정도로 핫한 곳이었는데, 이안 슈레거는 클럽 브랜드를 보다 확장할 방법을 호텔에서 찾았다. 그렇게 Studio 54 클럽의 DNA를 담아 소규모 라이프 스타일 콘셉트로 오픈한 ‘모건스(Morgans)’ 호텔이 바로 최초의 부티크 호텔이다. 이 상무는 “모건스 호텔의 사례를 보면 지역 문화를 호텔에 접목한다는 개념은 부티크 호텔에서 가장 처음 구현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부티크의 개념이 국내에서는 일부 모텔을 위주로 콘셉팅돼 호텔에서는 자주 사용되지 않지만, 대신 라이프 스타일 호텔이라는 표현으로 지역 문화를 담은 공간이 되고 있다. 그리고 로컬리티 호텔은 라이프 스타일에서 한 단계 더 직관적으로 네이밍 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호텔이 ‘라이프 스타일 호텔’의 개념을 적용하고 적극적으로 지향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로 보고 있다. 당시는 L7, 신라스테이, 나인트리 등 국내 체인호텔의 서브 브랜드가 속속 오픈하고, 독립호텔 중 대표적인 라이프 스타일 호텔로 꼽히는 로프트호텔, 호텔 카푸치노, 핸드픽트 호텔, Hotel 28 등 콘셉트가 명확한 중소형 호텔들이 대거 선보였던 시기다. 특히 2016년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급격히 줄어들자, 호텔이 생존 방편으로 내국인 레저 콘텐츠를 찾게 된 것도 라이프 스타일 호텔을 밀접히 언급하는 계기가 됐다.

소셜네트워킹 가능한 열린 공간

기존 대형 브랜드 호텔들이 범접할 수 없는 위엄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공간이라면, 라이프 스타일 호텔은 익숙함, 안락함과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지역사회 발전을 이끄는, 도심 속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본적인 숙박은 물론, 미식과 예술, 문화 교류,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공간을 갖추고 개방된 소셜네트워킹의 장이 라이프 스타일 호텔인 것이다. 유한대학교 인테리어 전공 이규홍 교수는 “최근 라이프 스타일 호텔은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는 문화적, 예술적 아이콘이 되면서 단순히 숙박 개념을 넘어 그 자체로 목적지가 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으로 글로벌 호텔 브랜드들도 MZ세대를 타깃으로 서브 브랜드인 ‘호텔 인디고(Indigo)’, ‘에디션(Edition)’, ‘안다즈(Andaz)’와 같은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고 전하면서 “라이프 스타일 호텔의 주요 소비층은 밀레니얼 세대로 현재 호텔 소비층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들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개인의 휴식과 기분 전환을 위해 호텔을 찾는 목적이 뚜렷하고, 다양한 콘텐츠가 담긴 공간을 소비하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라이프 스타일 호텔은 기존 호텔과 달리 소셜라이징, ‘*킨포크(Kinfolk)’ 문화를 중시,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소모임에 가치를 둔다.”고 귀띔했다. 그리고 이에 따른 라이프 스타일 호텔의 공간적 특성으로는 소셜라이징 경험을 중시하는 가로로 긴 테이블의 공간 구조, 주변 문화 콘텐츠 및 예술가들과 협업이 이뤄지는 스토리텔링의 공간, 사회적 공유가치 추구 등을 표현하는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 즉 주변 지역성을 호텔에 반영하고, 이를 적극 활용, 콘텐츠로 승화시키면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고자 하는 콘셉트가 명확한 호텔이 라이프 스타일 호텔이다.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론칭하는 글로벌 호텔 그룹들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 호텔로서 흔히 인용되는 브랜드는 IHG의 호텔 인디고입니다. 대형 브랜드로서는 최초로 2004년에 오픈한 부티크 호텔로, 국내에서 인터컨티넨탈 브랜드가 비즈니스 성향이 뚜렷해 부티크 호텔 브랜드에 강하다고 하면 의아할 수 있겠지만, 호텔 인디고는 그 지역의 독특한 성격을 표현하고 현지에서 영향을 받은 디자인과 장식으로 콘셉팅,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브랜드다. 호텔 인디고는 “No two neighborhoods are alike. Neither are any two Hotel Indigo properties.”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며 각 지역의 크고 작은 특색을 반영, 그 어디에서도 같은 스타일의 호텔을 찾아볼 수 없다는 라이프 스타일 호텔 철학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에 들어온 라이프 스타일 호텔 브랜드로는 안다즈가 있다. 안다즈는 하얏트그룹의 브랜드로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 호텔로는 최초로 2019년 서울 압구정에 오픈했다.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안다즈는 2007년 론칭, 힌디어로 ‘개인적인 스타일’이라는 뜻을 품었고, 이름에 담긴 의미처럼 방문하는 고객들의 개인적 개성을 존중하는 서비스를 펼치고자 한다. 호텔 주변 지역의 로컬 문화와 트렌드를 호텔의 인테리어와 서비스, 고객 경험에 있어 적극 활용하는 안다즈는 서울 강남에서도 강남이 가진 특유의 풍요롭고 럭셔리한 특징을 호텔에 고스란히 담아, 젊은 CEO나 트렌드세터들의 아지트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가장 늦게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안 슈레거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협업해 만든 브랜드 에디션이 바로 그것으로, 부티크 호텔의 창시자이자 선구자라고 불리는 이안 슈레거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호텔 운영과 마케팅 파워를 결합해 시너지를 창 출한 결과다. 에디션 브랜드는 2019년 뉴욕 타임 스퀘어 에디션(The Time Square EDITION)과 로스앤젤레스 웨스트 할리우드 에디션(The West Hollywood EDITION)으로 세계적인 화제를 낳았으며, 이후 현대적인 디자인과 서비스 결합에 대한 높은 수요를 지속적으로 증명,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하긴 하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제1의 조건, 지역 상권의 이해

라이프 스타일 호텔은 콘텐츠가 명확한 호텔이기 때문에 지역성을 강조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유기적인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아무래도 호텔 구조가 스탠더드화 돼 있는 글로벌 브랜드보다 적극적이고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는 로컬 독립 브랜드 호텔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 호텔인 만큼 기본적으로 호텔이 위치한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 콘텐츠여야 소구력을 가질 수 있다.이 상무는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보다 내국인 지역 주민이 더 많이, 그리고 자주 이용한다는 것에 방점을 둔다. 대표적으로 그래비티 서울 판교의 경우, 설계 초창기만 하더라도 판교가 워낙 IT 비즈니스가 활발한 지역이라 비즈니스호텔로 방향이 잡혔었다.”고 전하면서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니 판교 근무자들의 1/3이 분당을 포함한 성남시에 거주하며 높은 소득 수준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 추세가 점차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었다. 게다가 호텔 주위에 지역 주민들이 아지트로 삼을만한 곳이 없다는 것을 알게 돼 호텔 타깃 고객을 비즈니스고객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까지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레저 고객을 대응할 수 있는 부대시설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래비티 서울 판교 김선희 총지배인은 “판교는 강남생활권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신도시다. 따라서 30대부터 60대까지 감각적이고 디지털에도 익숙하며, 문화 향유에 대한 욕구도 높은 이들이 많다. 또한 외식 문화에 상당히 개방적이고 호텔이라는 공간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 라이프 스타일을 탐험하려는 니즈도 높은 지역”이라고 이야기하며 “이에 그래비티 서울 판교는 이와 같은 모든 니즈들을 반영한 커뮤니티 허브로 자리 잡고자 한다. 라이프 스타일을 표방한 만큼 지역 주민과 비즈니스 이용객을 위한 여러 체험 콘텐츠와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특화할 계획” 이라고 전했다.


 

“지역민과 함께하는 창조적 활동 통해

지역의 라이프 허브이자

커뮤니티의 중심 될 것”

그래비티 서울 판교 김선희 총지배인

(사진 제공_ 신세계그룹 뉴스룸)

그래비티라는 새로운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브랜드를 판교에 선보였다. 그래비티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콘셉트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중력’이란 단어에서 느낄 수 있듯 그래비티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자 중심을 의미한다. 이에 그래비티는 전통적인 호텔의 기능에서 나아가 지역민들의 삶의 허브가 되고,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포부를 브랜드에 담았다. 중력처럼 에너지에 이끌려 공간에서 자유롭게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브랜딩 초기에는 ‘끌어당김’과 ‘구심점’, 이러한 핵심 의미를 담으면서도 여러 문화권에서 부정적 연상이 되지 않는 단어를 찾기 위해 다양한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그래비티가 선정됐으나 덜어낸 부분도 있었다. 호텔은 특유의 생기가 필요한 공간인데 그래비티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어두움과 무게들이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레비테이션(Lévitation)’, 즉 공중부양 콘셉트를 인테리어에 차용했다. 대표적인 것이 벽면 문양이다. 엘리베이터를 내리자마자 보이는 벽면은 층마다 다른 레비테이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 그래비티의 무거움을 상쇄시키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장치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판교에 라이프 스타일 호텔을 오픈하게 된 배경과 판교의 지역적 특성은 어떻게 분석했는지 궁금하다.

첫째로 판교는 IT 게임 및 바이오와 같은 산업을 육성하는 중심 지역이다 보니 비즈니스 고객도, 유동 인구도 많은 편이다. 두 번째로 판교는 30~40대 거주자와 은퇴 후 노년의 삶을 여유롭게 즐기는 50~60대 고객들이 공존하는 주거단지로 형성돼 있고, 세 번째로는 외식 문화에 상당히 개방적이고 호텔이라는 라이프 스타일을 탐험하려는 욕구가 강한 지역이다. 이에 사전 예약뿐만 아니라 즉흥적인 예약과 워크인도 많고, 특별한 계획 없이 소소한 일상의 기분전환을 위해 이용하는 고객도 있는 편이다. 주말의 여유를 즐기는 젊은 가족, 배우자의 요청에 따라 샐러드를 테이크아웃 하러오는 고객, 집이 아닌 다른 공간을 또 다른 집으로 찾아오는 고객 등 호텔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다양한 니즈가 집결된다. 앞서 말한 특징들이 종합적으로 나타난 것은 지난 겨울 심한 폭설이 내렸을 때였다. 판교에 직장을 둔 타 지역민들이 폭설로 퇴근이 어렵게 되자 호텔로 몰렸던 것이다. 인근에 더 저렴한 숙박시설도 있었고, 여러 방법으로 집에 갈 수도 있었지만 많은 이들이 그래비티를 찾았다. 호텔로서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으나 그래비티와 함께 숙박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연상될 수 있도록 아침에 그래비티에서 출근길에 나서는 투숙객들에게 그래비티 크루의 따뜻한 마음을 담아 커피와 쿠키를 제공한 기억이 난다.

그래비티 서울 판교가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 호텔이란 무엇인가?

그래비티의 브랜드 에센스는 고객과 지역민들의 ‘라이프 허브(Your Modern Hub)’다. 슬로건처럼 고객의 잠든 일상을 깨우는 곳이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자 한다. 라이프 스타일을 이끄는 공간, 라이프 셰어가 가능한 프로그램, 그리고 그래비티 브랜드에서 느껴지는 소박하고 현실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그래비티만의 엔터테인먼트와 체험 콘텐츠를 제공하는 ‘그래비티 타임’과 취향별로 제안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 ‘그래비티 트라이브’ 등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이 있다. 향후 시그니처 프로그램을 결합한 패키지나 이벤트 등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수영장과 피트니스 시설이 있는 그래비티 클럽에서는 데일리 핏, 타바타, 아로마 요가 등 다양한 GX 프로그램은 물론 아쿠아 액티비티, 싱잉볼 사운드배스까지 고객에게 다양한 테마 프로그램을 제안해 분당 및 판교지역의 매력적인 소셜라이징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앞으로 그래비티 서울 판교가 판교의 대표 라이프 스타일 호텔로 포지셔닝하기 위한 계획 혹은 비전을 이야기한다면?

숙박과 식사에만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기능을 겸비하는 라이프 스타일 호텔로서의 장점을 더욱 발휘해나 갈 시기라고 생각된다. 이에 객실의 경우 L자 쇼파로 다목적 공간 구성했으며, 각양각색의 레스토랑과 그래비티 클럽의 데일리핏, 아로마 요가 등 매력적인 콘텐츠로 경험의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또한 판교 오피스 시장에 지역민들을 위해 여러 변화를 빠르게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활용, 코로나19 이후 더 활기찬 라이프 셰어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토대를 다져놓을 것이다. 10년 후에도 그래비티는 판교의 여행자에게는 독보적인 선택 우위의 호텔로,

지역민들에게는 생동감 있는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는 곳으로 포지셔닝 되기를 바란다.

그래비티 서울 판교 호텔 포코 성수 X 더즌 양 아트 컬래버레이션

공용공간의 활용으로 소셜라이징 이끌어

 

현재 국내 라이프 스타일 호텔로 꼽히는 곳들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호텔 내에 체험공간 구성으로 고객에게 호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의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하고,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호텔 이미지를 확실히 전달하기에 체험공간만 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국민대학교에서 진행한 ‘라이프 스타일 호텔에서 나타난 공간마케팅 특성에 관한 연구(박정은, 윤재은 2018)’에 따르면 라이프 스타일 호텔은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공간의 기능이나 영역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거나,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간을 특화하기도 하고, 콘셉트에 따른 공간 구성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서울시 상도동에 위치한 핸드픽트 호텔 지하에는 주기적으로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신진 아티스트들의 설치작품으로 고객들과의 공감대를 형성, 문화적 소통을 중시하고자 하는 호텔의 의지가 접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같은 공간에 라이브러리와 유아방도 마련돼 있어 어른과 아이, 모두가 이 공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또, 글래드 라이브 강남은 감각적이고 생동감 있는 강남구 언주역에 위치, 밀레니엄 세대를 겨냥해 디자인적 요소가 가득한 객실을 구현했고, 애프터클럽이나 브런치카페 등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른 트랜디한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여기에 대림미술관이나 디뮤지엄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문화를 공유, 다양한 서비스실로 고객과 상호작용을 유기적으로 하고 있으며, D-STAR라는 클럽라운지를 통해 소셜라이징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호텔 포코 성수는 아트 컬래버레이션을 내세워 라이프 스타일 공간을 강화했다.

 

서울에서 활동 중인 스트리트 아티스트 더즌 양 (Doezn Yang, 더즈니)과 협업을 통해 아트워크 로비공간을 재탄생 그래비티 서울 판교 호텔 포코 성수 X 더즌 양 아트 컬래버레이션 april 2021 115 시켰다. 로비 한 면을 가득 채운 이번 작품은 작가의 시그니처 작품 ‘비상구’를 모티브로 호텔 포코 성수가 선사하는 일상 탈출과 핫플레이스 성수의 생동감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게다가 이번 작품은 호텔 정문 외에도 1층 편집숍 등 다양한 통로로 연결되는 개방 공간에 위치, 투숙객뿐만 아니라 성수 지역민들도 자유롭게 오가며 감상할 수 있도록 했고, 작품 속 팔이 로비에 마련된 기부함을 가리키며 기부 동참을 유도하도록 연출, 재미와 사회공헌 측면의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기부함에 모인 물건들은 장애인 직업 재활시설 굿윌스토어에 기부된다.

 

진정성 있는 이벤트 통해 콘텐츠 파워 갖춰야

 

라이프 스타일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짜임새 있는 콘텐츠나 스토리를 통해 시너지를 이뤄야 한다. 특히 라이프 스타일 호텔은 개성을 추구하고, 취향 존중을 요구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에, 콘텐츠와 함께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를 입혀 전체적인 호텔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 이 상무는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호텔로 도쿄 오오츠카의 ‘OMO5’ 호텔을 꼽았다. OMO5는 이미 국내에도 ‘OMO 레인져’라는 지역문화투어 가이드가 특화돼 있는 곳으로 인지도가 높은 호텔인데, 이 상무는 저층부 2개 층의 리테일과 호텔이 연결된 통로에서 OMO5의 콘셉트를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통로 우측에는 오오츠카역을 모티브로 한 지하철 손잡이들과 긴 의자가 배치돼 있고, 좌측에는 ‘Otsuka Tour Map’이 설치돼 있었다. 그러던 중 눈에 띈 것이 진열돼 있는 갖은 술병들이었는데, 이는 호텔과 일본 유명 게임회사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지역 사케 양조장 3자가 컬래버레이션한 결과”라고 소개하며 “보통 지역 커뮤니티와 협업한다고 하면 지역 사케를 전시하는 것에서 끝났을 텐데 OMO5는 여기에 반다이 측과 각 사케마다 술이 가진 특성을 캐릭터로 만들어 이미지화하는 것까지 나아갔다. 진정한 이벤트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어 “리테일과 호텔이 복합으로 구성되는 건축물은 구조적인 특성상 이를 연결하는 통로가 생기는데, 실제로 건축 디자인을 하는 건축가 입장에서는 계획 시 불필요한 공간으로 인지돼 디자인을 꺼리게 되는 공간이다. 그러나 OMO5에서는 이 통로에 호텔 콘셉트를 너무도 잘 구현함으로써 처음 본 순간 이 호텔이 고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는지 느낄 수 있었다. 콘텐츠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한 계기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사회공헌에 대한 니즈가 강해지고 있는 시대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창출하는 공유가치도 하나의 콘텐츠가 돼 가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콘텐츠화하는 가장 대표적인 호텔로는 호텔카푸지노가 거론되는데, 호텔카푸치노 객실에는 ‘E&G(Earn & Giveaway)’ 박스가 놓여있다. 이는 여분의 어메니티를 두고, 굳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은 쓰지 않게 하는 대신 엔젤쿠폰을 발행해 카페 음료를 이용하게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쿠폰을 식수공급단체인 water.org에 기부할 수 있는 콘텐츠다. 호텔카푸치노는 water.org와 2015년 12월 호텔 오픈 때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지속적으로 물부족으로 고통 받는 개발도상국 국민을 돕고 있다. 여기에 객실 내 업사이클링한 샤워용품을 사용하고, 주기적인 사회공헌기업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공유가치창출을 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핵심은 이러한 일련의 활동에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개입시킬 수 있었던 콘텐츠에 있다.

 

호텔카푸치노_ E&G Box(사진 출처_ 네이버 호텔) / 호텔카푸치노_ 업사이클링 어메니티(사진 출처_ 네이버 호텔)

그동안 부티크 호텔, 로컬 호텔과 더불어 라이프 스타일 호텔도 광범위한 영역에서 여타의 콘셉트들과 혼재돼 있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2014년부터 적극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라이프 스타일의 의미가 정립되고 있는 시기고, 이를 표방하기 위한 하드웨어, 즉 공간의 구성은 어느 정도 갖춰가고 있는 단계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라이프 스타일 호텔은 하드웨어만 가지고는 빠르게 다분화되는 라이프 스타일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앞으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호텔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지역의 특색을 담은 콘텐츠로 지역민들과 호흡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은 시도해볼 수 있는 것들이 많고 가능성이 열려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오픈하는 호텔 중 콘셉트가 명확한 호텔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폐업 소식이 줄줄이 밀려 들어오는 가운데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팬데믹의 여파에서 벗어나 내국인, 지역민과 상생하는 라이프 스타일 호텔이 보다 다양한 라이프를 담아 구현되기를 바라 본다.

 

OMO5_ 오모레인져 지역 투어 서비스
OMO5 X 반다이 지역 사케 전시 컬래버레이션(사진 출처_ 이효상)


일상 공간인 라이프 스타일 호텔,

범용성과 소구력 지닌 콘텐츠 구성돼야”

간삼건축 이효상 건축가

그동안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그래비티 서울 판교, 라한셀렉트 경주 등 라이프 스타일 호텔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했다. 라이프 스타일 호텔 건축 디자인은 어떻게 이뤄지나?

라이프 스타일 호텔은 먼저 지역적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건축 설계는 호텔 브랜드 기획과 같이 진행되는데 이때 무엇보다 바탕이 돼야 하는 것이 지역 특색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몬드리안의 경우 이태원 중심지에서는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해 있다. 언뜻 보면 어떻게 이런 곳에 호텔이 위치해있나 싶지만, 위로는 20~30곳의 대사관저가, 한남대교를 건너면 한남동과 같은 부촌이 연결돼 있다. 따라서 처음 호텔 기획 시 염두해 둔 것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지역의 삶의 기준이 높으니 호텔 부대시설을 포함한 리테일 MD 그레이드를 높여야겠다는 것과, 두 번째로 이태원 중심지와는 이격 돼 있지만 이태원 중심에 해밀톤 호텔이 있다면 몬드리안에는 녹사평대로 일대의 또 다른 이태원 라이프 스타일을 유입시켜야한다는 것이었다. 해밀톤 호텔은 이태원에서 가장 이태원의 문화가 잘 이식돼 있는 호텔이기에, 오히려 몬드리안은 분명히 구분된 타깃으로 포지셔닝이 수월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분석된 지역 특색은 호텔에 어떻게 접목되는지 궁금하다.

라이프 스타일 호텔은 호텔 진입장벽이 낮아야 하는데, 호텔 진입장벽을 낮추는 건축 디자인은 주출입구를 어떻게 처리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그런데 몬드리안의 경우 대지가 경사져있어 전면에서 봤을 때 1층으로 연결되는 입구가 후면에서는 2층으로 진입하게 돼 있다. 이에 호텔 저층부에 기획했던 리테일 시설을 호텔 출입구를 통해 유입시키고자 하면 접근성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클 것으로 판단, 로비를 2층으로 옮기고 1층의 주출입구 및 로비 공간은 공용 홀의 개념으로 디자인을 변경했다. 사실 호텔의 주출입구를 건물 정면이 아닌 후면에, 게다가 호텔의 얼굴과도 같은 리셉션을 2층에 배치한다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지만 몬드리안의 경우 프로젝트 클라이언트가 호텔 사업구조의 변화 및 트렌드를 잘 이해한 터라 실제 구현으로까지 이어진 라이프 스타일 호텔의 상징적인 사례가됐다.

라이프 스타일 호텔에서 두드러지는 공간적 특징은 무엇인가?

서울 도심지 내에 새로 오픈하는 라이프 스타일 호텔 구성을 살펴보면 호텔 단독 건물보다는 리테일과 호텔의 복합구조 방식을 띄는 것을 볼 수 있다. 홍대 L7, 강남 안다즈, 인사동 나인트리 프리미어처럼 저층부에는 상업시설을 구성하고 상층부에 호텔을 얹는 형식이다. 이는 전통적인 호텔 프로그램만으로는 사회적으로 크게 바뀐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충족시키기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리테일을 활용하고자 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한편 최근 신축이나 리모델링하는 호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 라이브러리다. 이는 호텔이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생활하는 공간으로 의미가 확대되며 호텔에서의 체류시간을 F&B, 수영장 이외에도 여가로 즐길 수 있도록 고민한 결과다. 대표적으로 부산 힐튼호텔의 이터널저니가 국내 첫 사례고, 최근 간삼건축에서는 라한셀렉트 경주의 경주산책,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의 ARC N BOOK 브랜드를 기획, 론칭하기도 했다. 건축이나 디자인 면에서 라이프 스타일 호텔은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것이 전제되기 때문에 결국 지역민들이 자기 일상을 호텔에서 보낼 때 편의성,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이프 스타일 호텔 설계 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콘텐츠다. 물론 모든 호텔에 콘텐츠는 중요하지만 라이프 스타일 호텔의 경우에는 인근 지역민들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콘텐츠가 범용성과 소구력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홍대나 강남, 이태원과 같은 도시를 제외하고 지역색이 두드러진 곳이 많지 않아 해당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앞서 이야기한 라이브러리를 예로 들면 기반시설이 자연경관과 함께 있는 휴양지 호텔에는 책, 라이브러리라는 아이템의 효과가 배가되는 것이 사실이다. 휴양지 호텔의 경우 호텔 이외 근처 위락시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을 소비하며 여유를 즐기기에 라이브러리만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책을 통해 사유하고 힐링하는 라이브러리의 철학이 도심지에서는 생각보다 소구력이 없다. 책 읽는 여유보단 살짝 둘러보고 사진 인증 정도의 역할로만 라이브러리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생활공간이 아닌 전시 공간의 느낌이다. 이처럼 라이프 스타일 호텔은 콘텐츠 발굴이 어려운 것은 물론, 같은 콘텐츠라도 호텔에 어떻게 접목되느냐에 따라 호텔의 매력물이 될지, 무의미한 공간이 될지 달라진다. 호텔 건축 기획 시 콘셉트에 가장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국내 라이프 스타일 호텔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호텔 기획 단계에서 콘셉트에 대한 연구가 심도 깊게 이뤄져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콘셉트 구상 시에는 이종산업에서 영감을 얻어 보려하고 있다. 이미 다른 업계에서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영역이다. 호텔에서 이종산업간의 결합으로 가장 신선했던 사례는 2011년 오픈한 라까사 호텔 서울이다. 오픈 당시 호텔은 라이프 스타일 용품 전문회사인 까사미아의 소유였다. 객실에는 가구부터 욕실용품, 생활소품에 이르기까지 까사미아의 다양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고, 서관 1, 2층에 위치한 까사미아 매장에서 실제 사용 고객들의 구매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건축물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라까사 호텔은 까사미아의 의식주를 체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작동했던 것이다. 지금은 까사미아가 신세계로 흡수되면서 소유주가 바뀌었지만 2018년 초 첫 선을 보인 무인양품의 무지호텔이 전 세계에서 각광받기전에 이미 국내에서는 7년 전에 라까사 호텔이 동일한 사업전략을 가진 브랜드 플랫폼 호텔이었던 것이다. 이후로는 아직 라까사 호텔과 같은 사업 콘셉트는 뚜렷한 것이 없었지만, 국내 라이프 스타일 호텔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종합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호텔로 거듭나려면 콘셉트와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다방면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_ 포레스트

글 : 노아윤 / 디자인 : 서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