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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빅데이터 & 스몰데이터_ 아득하고도 먼 데이터 운영의 갈피를 제시하다

<호텔앤레스토랑>이 2021년 창간 30주년을 맞아 시리즈로 진행하고 있는 Special Forum 두 번째 주제는 ‘데이터’다.


4차 산업 시대에 들어서며 강조되고 있는 빅데이터 활용이 아직 타 산업에 비해 호텔업계에서는 적극적으로 접목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빅데이터가 놓치고 있는 스몰데이터 영역까지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위기관리시스템 확충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현재 호텔의 데이터 활용 현황과 전략적 접근법은 어떤지, 데이터 기반 경영을 이끌어갈 인재는 어떻게 양성해야 하는지, 호텔 데이터 활용의 확장성을 이루기에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방향성을 호텔 데이터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들어봤다.

✽본 행사는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아래 진행됐습니다.


4차 산업 시대에 도입함에 따라 빅데이터의 영역이 계속해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트렌드, 기업 성공사례 등이 속속 소개되며 데이터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요. 호텔업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AI, ICT, 융복합 인재, 데이터 의사결정 등이 호텔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죠. 하지만 빅데이터란 개념이 아직 막연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빅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맹점을 스몰데이터로 보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어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의 정확한 정의를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성이 있어 보입니다.
김철호 호텔은 고객을 중심으로 영업이 이뤄지는 산업이다 보니 그동안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CRM, VOC, 멤버십 관리 등을 통해 꾸준히 데이터를 분석해왔습니다. 고객의 데모그래픽 정보뿐만 아니라 호텔에 진입하기 전부터 체크아웃 이후까지 관련한 행태들을 지켜보고 있었죠. 그런데 4~5년 전부터 빅데이터의 개념이 폭발적으로 데이터 시장에 소개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기존 정량적/체계적인 스몰데이터와 구분해서 텍스트, 이미지, 위치정보 등 비정량적/비체계적인 데이터를 포함한 빅데이터로 분류하게 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지금까지 호텔에서 분석해왔던 정량적 데이터는 스몰데이터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 호텔업계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이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면에 있어서는 다소 소극적인 면이 있습니다. 생소한 개념이기도 하고 관련한 사례들도 많지 않기 때문이죠. 이에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논의를 통해 접근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의 구분보다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접근법에 대한 이해가 중요”


김성진 현재 빅데이터, 스몰데이터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있는 책들은 많지만 뚜렷한 정의는 없는 상황입니다. 빅데이터는 2000년대 초반에 이미 나와 있었던 개념입니다. 기업의 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고객 관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활용 기법이 CRM에서 CEM으로 넘어오는 시기에, IT나 ICT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플랫폼에서 파생되는 데이터의 양이 어마어마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CRM, CEM에 대입할 수 있는 데이터 이상의 방대한 자료들이 쏟아지자 이를 빅데이터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빅데이터와 관련된 다양한 시스템이 개발됐고, 이런 시스템들을 통해 굵직한 기업들의 성공사례가 소개되면서 마치 빅데이터는 다루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영역으로 강조됐습니다. 그리고 이를 수집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과 도입이 더 중요한 것처럼 인식되기 시작했죠.


하지만 빅데이터든 스몰데이터든 모든 과정에 유입되는 데이터일 뿐입니다. 데이터에 대한 접근법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조사방법인 서베이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일반적으로 스몰데이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데이터가 오랜기간 많이 축적되어 양이 많아진다면, 이 또한 빅데이터라고 할 수 있죠. 상황에 따라 해당 데이터가 빅데이터 일수도, 스몰데이터 일수도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결국 데이터를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로 굳이 나누기 보다는 ‘어떻게 활용하느냐’ 즉, 어떤 목적에 어떤 데이터를 적정하게 사용하느냐가 가장 핵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빅데이터도 분석가능한 수준의 데이터로 가공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의 구분은 크게 무의미합니다. 다만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로 수집이 가능한 데이터의 유형은 다소 차이가 있어 획득할 수 있는 데이터 유형을 잘 파악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빅데이터는 소비자들의 행태를 디지털화된 기기를 통해 획득하는 경우가 많고, 스마트폰의 앱 이용량이나 영수증 데이터 등이 이에 속합니다. 스몰데이터는 소비자 개개인의 생각이나 특성에 초점을 맞춰 별도로 수집한 데이터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최영덕 빅데이터는 4차 산업 도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죠. 그리고 4차 산업 시대를 이끌었던 것은 AI입니다. 테크놀로지가 발전되면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졌고 그러다 보니 데이터의 양이 방대해졌습니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으로 전방위적인 산업에서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추출할 수 있게 됐고, 산업 간의 커넥션을 만드는 것도 유용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 소비 패턴을 분석할 때 기존에 가지고 있던 단편적인 데이터만을 활용했다면, 이제는 연관성을 가진 다른 유의미한 데이터들을 접목, 패턴 분석의 깊이가 조금 더 심화한 형태로 발전한 것이죠.


고객 만족을 최상위 목표로 하는 호스피탈리티산업에서 데이터 활용은 계속해서 강조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만 이제는 개인의 성향이 날로 세분화되고 있고, 일반적 범주에서 벗어나는 개개인의 성향이 뚜렷해지면서 그간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빅데이터에 집중됐다면 스몰데이터의 영역도 함께 봐야 할 필요가 커졌습니다. 스몰데이터는 다른 데이터와 융합해 시너지를 이루는 빅데이터와 다르게 스몰데이터 자체로 여러 가지 고민해볼 부분이 많은 영역이죠.


이혜미 호텔에서 고객관리는 CRM이나 CEM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때 호텔을 이용한 고객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스몰데이터로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스몰데이터는 특정 고객의 취향이나 특성을 명확하게 파악함으로써 왜 우리 호텔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정답이나 선호하는 호텔 등 원인에 좀 더 집중하는 데이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고객 경험에 대한 관리를 효율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스몰데이터이므로 고객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한편 빅데이터는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의 정보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가공되지 않은 형태의 데이터로 나타나며,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고 분석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됩니다. 하지만, 산업을 이해할 때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를 나눠놓고 바라보는 것은 한계가 발생하게 됩니다. 즉, 산업의 전반과 트렌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산업에서 한 고객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스몰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필요로 됩니다. 결국 ‘데이터홍수’의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에 대한 영역을 구분하는 것보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이야기하신 것처럼 데이터는 지금과 같이 빅데이터, 스몰데이터로 구분하지 않아도 예전부터 고객관리 측면에서 활용돼왔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호텔업계의 데이터 활용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철호 4차 산업은 물론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호텔 데이터 접목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AI입니다. AI는 빅데이터 처리를 통해 반복된 학습을 하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빅데이터는 AI를 통해 인간이 해결하지 못하는 데이터 영역을 처리함으로써 활용 범위를 확대해나가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죠. 그런 면에서 호텔에 AI를 도입한다는 것은 데이터 활용에 있어 고무적인 일이나 아쉬운 점은 호텔업계에서 AI를 바라볼 때 단순히 객실 버틀러 서비스의 대안으로서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모기업인 SK네트웍스와 함께 AI를 모바일에 접목하는 시도를 통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의 범위를 확장하고자 합니다.


김성진 말씀하신 것처럼 AI와 디지털, 데이터는 굉장한 상호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AI 서비스 기업에서 제공하는 데이터가 호텔이 아닌 해당 서비스 기업의 관점, 즉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이용했는지에서 머물러 있어 원자료(Raw Data)를 받아도 막상 마케팅 전략으로의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호텔은 해당 정보만이 호텔에서 적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라고 한정 짓고 있죠. 사실 호텔이 AI를 통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한다면 모든 AI 데이터의 가설적 접근은 호텔에서 해야 합니다.

 

“고객 경험에서 나아가
 데이터의 고객 정서적 접근 요구돼”


최영덕 그런 의미에서 호텔은 AI 도입에 있어 시각 전환이 필요합니다. 현재 호텔이 AI를 도입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최대한 갖춰놓는 것이 앞으로 호텔 운영의 우위를 차지하는데 키포인트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측면은 기술적으로 인공지능 스피커의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보다 풍부해졌을 때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성능에 관해 논쟁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죠. 중요한 것은 현재 다른 호텔에서 가지고 있는, 혹은 아직 가지고 있지 않은 데이터를 우리 호텔이 어떻게 확보해나갈 것인지, 그 과정에서 AI와 같은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입니다.


이혜미 AI와 더불어 호텔에서 데이터 수집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중 하나가 OTA입니다. 이러한 OTA가 가진 데이터를 호텔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이 필요한데요, 즉, OTA를 통해 실제 우리 호텔을 구매한 고객과 구매하지 않은 고객을 분석하거나 예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고민하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다른 경쟁 호텔을 구매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살펴보는 개념입니다. 실제로 최근 인터파크가 입점한 호텔, 리조트업체를 대상으로 ‘실시간 현황판’ 개념의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인터파크가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영업과 마케팅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서비스 영역을 넓힌 것이죠. 이러한 사례들을 시작으로 향후 국내의 다양한 OTA가 가진 데이터를 호텔에서 유용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렇다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은 어떻게 이뤄야 할까요?
최영덕 공급자(호텔)와 수요자(고객)의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호텔은 다른 산업과 다르게 매일 같은 양의 인벤토리가 발생하고, 이를 컨트롤할 수 없는 산업입니다. 따라서 기존에는 공급자 위주의 마케팅과 서비스가 공격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소비자 위주의 접근이 요구되기 시작했고, 이를 호텔이 적응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운영의 성패가 나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때 중요한 것이 데이터 활용이죠. 데이터를 통해 레비뉴 극대화의 공급자적 측면과 최대 만족을 통해 얻는 로열티의 수요자적 측면의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습니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있어 고객 경험이 계속해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객 경험 빅데이터가 가르키는 방향이 일반적인 트렌드일 수는 있지만, 과연 우리 호텔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요소인가는 또 다른 차원에서 고민돼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데이터를 활용할 때 감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고객 정서(Customer Sentiment)에 대한 부분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데이터 심리학자와 같은 직업군이 생기면서 이러한 접근들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코엑스의 별마당도서관을 들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상으로 코엑스의 가장 중심지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도서관을 수십억을 들여 짓는다는 것은 수지가 맞지 않는 일이 있지만 별마당도서관은 코엑스의 명물이 됐죠.


김철호 데이터를 감정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는 곧 상상력이 중요하단 뜻이지요. 결국 호텔에서 어떻게 데이터를 해석해 낼 것이냐, 고객 입장에서 상상력의 나래를 얼마나 펼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고객은 분명 무언가를 호텔에 말하고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닐수도 있고, 스스로도 모르는 잠재된 니즈와 원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경우도 있죠. 아마도 그런 측면에서 감성적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 일맥상통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접근을 위해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2001년부터 자체 CRM 환경을 구축한 이후 지속적인 고객 데이터베이스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 현재 CMS(Campaign Management System)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CMS는 현장 중심의 캠페인 활동이 가능해 영업장별 프로모션 및 단골 고객의 관리는 물론 VIP와 신규 고객 창출의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이곳 더글라스 하우스도 계속된 고객 팔로우를 통해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바탕으로 리브랜딩된 곳으로, 호텔의 곳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고객 정서를 따라 본관과 다소 떨어져 있는 별채에 노키즈존으로 구성했고, 라이브러리와 같은 사유의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북적이는 도심에서 벗어나 한적한 공간을 자랑하는 워커힐 호텔 안에서도 더글라스 하우스는 프라이빗의 정점을 지향하며 많은 고객에게 어필되고 있습니다.

전략적 접근에 있어 결국에는 관련한 전문 인재가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최근 학계에서도 융복합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관련한 학과들도 생겨나고 있는데 업계에서 필요한 데이터 전문가는 어떻게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혜미 전문가 양성은 상당히 시급히 해결돼야 할 문제입니다. 특히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빅데이터의 분석과 해석의 영역이 따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시중에 빅데이터 분석이라고 나와 있는 보고서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데이터 크롤링(Crawling) 과정을 거쳐 수집한 데이터를 마이닝(Mining)하고, 이를 시각화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전략이 없는 것이죠. 그 이유는 기술적인 면은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갖추고 있는데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다 보니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해야 되며, 나아가 전략을 짤 수 있을지 갈피를 잡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호텔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호텔산업의 메커니즘이나 운영에 대한 이해가 풍부하고 지식이 많은 사람들이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것인데, 아직까진 기술적 측면에서의 전문가 양성만 이뤄지고 있는 단계입니다.

 

“데이터 전문가 양성 위해서는 
 협업 체계 구축이 핵심”


김철호 결국 전문가 양성을 위해 현 단계에서는 협업과 참여를 통해 다양한 케이스스터디를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해보입니다. 현재 SK네트웍스는 비즈니스모델 혁신TF를 전사 차원에서 운영, SK네트웍스 사업 부문 간의 과제 발굴 및 경험, 성공 스토리를 공유하며 전사가 DT(Digital Transformation)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워커힐도 내부적으로 DT를 본격화하고 이를 위한 DT 전문가 양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비즈니스모델 혁신TF는 각 분야 대표들이 산업에 당면한 과제를 선정하면 본사의 DSG(Data Science Group)에서 IT 및 데이터 전문가가 투입되고, 이외 해당 과제와 DT 활용에 대한 관심이 있는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소비자 입장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있습니다. 최근에 워커힐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에 관한 것으로, 고객의 예약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소비 패턴까지 분석하는 과제가 선정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지난해 방향성을 잡았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UI, UX, 프로토타입 개발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한편 현재 호텔 관련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의 프로젝트에도 호텔 마케팅 인력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물론 내부적인 인력구성에 결원이 생겨 어려운 면도 있지만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얻는 것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직원도, 임원진들도 공감하고 있어 적극적으로 이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이혜미 실제로 빅데이터를 진행하다보면 분석과정에서 개인의 주관적 견해가 투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데이터 수집 기간이나, 키워드 추출, 결과에 대한 해석 등 연구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되죠. 때문에 데이터 추출기간이나 검색 키워드가 올바르게 선택됐는지, 또는 연구자가 유의미한 키워드를 선택했는지, 나아가 선택한 키워드가 산업에서 사용되는 용어인지 등 끊임없이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오류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분석에 대한 기술적인 측면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호텔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합니다. 또한 호텔이 가진 내외부의 여러 데이터를 다양한 시각에서 다뤄보는 것이 필요한데요. 데이터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개인의 역량 개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데이터 분석과 해석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팀 제도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현재로서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김성진 데이터 관점의 조직구조를 만드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팀에 데이터 전문가를 한 명씩 투입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모든 의사결정 시 데이터로 보고를 올리고 지시를 내리는 체계를 만들 수 있으며, 두 번째로는 서포트 조직을 구성하는 방식인데 서포트 데이터를 취급하는 부서가 다른 부서들과 협업하는 형태입니다. 실제로 이 형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적용하고 있지만 시너지를 내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 이유는 이러한 협업 체계는 데이터 의사결정 시 기업에 유의미한 데이터가 아닌 팀에 따라 유리한 내용의 보고를 올리는 이슈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새롭게 도입되고 있는 조직구조가 데이터 사이언스팀 제도입니다. 데이터 전문가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스토리텔링하는 기획자, 이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수집자,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분석가가 한 팀으로 운영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생겨나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 기획 단계부터 데이터 수집의 방향성을 설정해놓고 보다 효율적이고 정확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각 부서에서 생기는 모든 것들을 팀에서 분석하기 때문에 물론 초기 단계 구축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 강조될수록 이런 형태의 팀 구조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최영덕 전문가 양성을 위한 팀 제도의 확충은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전에 호텔업계는 근본적으로 조직구조가 유연하게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질적으로 호텔업계의 조직구조는 수직적이고 팀 간 교류가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부서 간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있으려면 조직이 보다 유연한 구조를 갖춰야 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전문가의 위치가 어느 정도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직급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 팀의 비용 관리, 전략이 아닌 ‘호텔’ 전체를 하나의 팀으로 보고 데이터를 중심으로 구성원들이 한데 모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김성진 실제로 마크로밀 엠브레인에서도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의 경계를 없애고 보다 근본적인 데이터 접근을 위해 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빅데이터 실무는 차·부장급 이상의 데이터 베테랑들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 수년간의 스몰데이터 분석 경험을 통해 빅데이터 정제작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을 뿐 아니라 의사결정도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빅데이터 전문 인재를 채용하는 것도 좋지만 아직 학계에서는 빅데이터 기술 역량에만 집중하고 있는 탓에 주어진 과제에만 집중할 뿐,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추가적인 고민까지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스몰데이터를 이해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빅데이터 분석 방법을 숙지시키는 방향으로 인재 개발에 힘써온 결과 2년 간의 노력 끝에 어느 정도 팀의 안정화 단계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팀 제도가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전사적으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김철호 데이터 중심의 의사소통은 여러모로 예전부터 필요했던 부분입니다. 단편적으로 프로모션 상품 개발에 관련해 여러 팀과 회의를 할 때 유리한 것은 데이터를 들고 있는 쪽이었죠. 그런 의미에서 전통적으로 호텔에서 가장 오랫동안, 가장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부서가 재무·회계 파트입니다. 보통 기획, 영업, 마케팅, 재무팀이 모여 회의를 하면 재무팀만 시간대, 요일별 매출, 객단가, 방문객 수 등을 데이터화 해 의사결정의 근거자료로 제시했습니다. 때문에 결국 다른 부서에서 직접 보고 느낀 바들을 적용하고 싶어도 의사결정에는 상대적으로 크게 어필되지 못했죠. 다년간 이런 한계를 느껴 이제 타 부서에서도 모든 정보를 데이터화 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그간 SNS 키워드나 댓글 내 긍·부정어 등 문자 데이터들을 주로 봤다면 이미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기도 하고, 직원 개개인의 직관은 가설 설정에 반영, 관련한 데이터들을 모아 객관적 이론으로 만들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김성진 호텔업계도 점점 데이터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또 다른 사례로 데이터 기반의 의사소통을 잘하고 있는 곳으로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글래드 호텔앤리조트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경우 호텔 관련 조사를 1년에 최소 5~6건 정도 진행하면서 서베이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서베이 전문가를 기업에서 스카웃해 가는 등 호텔 내 데이터 전문가의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한편 글래드 호텔앤리조트는 모기업 대림이 데이터 기반의 의사소통 체계가 확실한 곳이었습니다. 사업의 타당성이나 수요도 조사에 있어서도 일정 기준에 따라 빠른 의사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자회사들도 내부적으로 서베이나 리서치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죠. 아예 내부 시스템을 개발해 모바일로 조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데이터 활용의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확장이 이뤄지려면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영덕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은 이제 충분히 조성돼 있다고 봅니다. 다만 데이터와 관련된 일련의 행위들을 무엇인가 하고 있긴 하지만 운영단에서 이를 실현하는 중간 매개체가 부재해 괴리가 있을 뿐이죠. 데이터를 활용해 이런저런 시도는 하고 있지만 호텔 브랜드 이미지와는 다소 동떨어진 전략들이 실현되고 있습니다. 이에 궁극적으로 우리 호텔에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과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정하고, 일관성 있는 브랜드 전략을 펼치는 목표 설정이 선제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테면 딸기 뷔페 방문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한다고 하면 딸기 뷔페의 어떤 부분을 사진으로 담는지도 중요하지만, 딸기 뷔페를 좋아해서 우리 호텔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다른 브랜드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스타일의 카페를 좋아하고, 선호하는 특정 브랜드의 향수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죠. 그렇게 호텔 방문객들의 특성을 어느 정도 갈무리하고 나면 이들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접근도 쉬워질 것이고, 일관된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비단 마케팅의 수단뿐만 아니라 
산업적 기반을 다지는 데에도 데이터 활용해야”

 

이혜미 호텔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관련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실제 수강생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텔에서 수집되는 다양한 데이터만으로도 분석을 통해 여러 결과를 도출할 수 있고 이를 실제 활용할 수 있는데 말이죠. 이는 데이터 형태가 어떻든 상관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즉, 비정형데이터가 아니더라도 정형 데이터만으로도 가능하고 나아가서 비정형 데이터와 정형 데이터를 결합한 분석 또한 가능합니다. 결국 다양한 시각에서 비롯된 자료들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고 이는 실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활용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기반의 호텔 경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데이터 활용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해주신다면?
이혜미 호텔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굉장히 많은 타격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사스나 메르스 때에도 같은 어려움을 반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회적 재난에 대처하기 위한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은 반성해야 할 문제입니다. 데이터를 통한 체계적인 위기관리는 사회적 재난을 이겨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으며, 나아가 정부와의 협력을 통한 정책을 마련할 수 있게 됩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 팬데믹의 위기를 해쳐나가기 위해 호텔업계에 있어 빅데이터는 숙명입니다. 따라서 미래에 발생 가능한 사회적 재난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비단 고객 마케팅의 수단으로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산업적 기반을 다지는 데에도 적극 이용해야 할 것입니다.


최영덕 여러모로 호텔 경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확연하게 레저와 비즈니스고객으로 세분화가 이뤄졌다면 지금은 그 바운더리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있죠. 이에 따라 우리가 중점적으로 둬야 하는 세그멘트를 정해야 하는데, 마이크로 단위로 쪼개지면서 직관에 의한 것이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 호텔 소비의 주요 세대가 디지털 세대인 만큼 데이터는 경영에 있어 필수 요소가 됐습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합리적인 의사결정 체계가 무엇보다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그동안 고객 경험을 높이는 측면에서 기존에 호텔이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이제는 고객이 개입해 유동적으로 권한을 쥐고 싶어하는 것들이 늘어났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취소 수수료에 대한 부분이 있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취소 및 환불 정책에 익숙해진 고객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된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당연하게 여기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분명 어떤 호텔은 그들의 니즈에 맞춰 발 빠르게 취소 정책의 유연성을 갖춰나가겠죠. 따라서 이런 측면들을 예측,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데이터를 통해 설계하는 것이 지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김성진 오늘 좌담회를 통해 여러 이야기를 나눴지만 호텔의 유연한 조직구조가 선제돼야 한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입니다. 이처럼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호텔 데이터 활용도가 낮았던 측면에서 집중해보면 그동안 데이터 수집에 있어 내부적인 CRM 데이터에만 한정했던 점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비단 서베이에서도 전체 만족도 점수, 지수만을 주로 보는 것보다 목적 지향성을 두고 이슈에 대한 변인들을 외부에서 찾는 것도 중요해졌습니다. 따라서 단기적인 목표도 좋지만, 장기적으로 여러 방면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데이터 가공 및 분석에 초석이 되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라인 구축에도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김철호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은 경영층의 커미트먼트(Commitment)와 구성원들이 데이터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충분히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것은 이제 이 부분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이들은 없다는 것이죠. 따라서 내부적으로 빠르게 체계를 구축하고, 궁극적인 모든 행위들은 고객 만족을 창출해내기 위함이라는 비전을 잃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우리 고객들이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그들의 숨겨진 니즈와 불편요소(Pain Point)를 찾아 해결하려는 근본 목적에 맞는 정량, 정성적인 데이터 확보와 활용에 집중할 것입니다.


장소협찬_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더글라스 하우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의 더글라스 하우스는 휴식을 위한 숲속 아지트를 지향하며, 2018년 4월 리뉴얼 오픈 후 자신을 위한 사유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호텔로 자리잡았다.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공간으로 설계돼 만 13세 미만 어린이는 입장할 수 없는 ‘노키즈존(No Kids Zone)’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건축가 김수근이 워커힐을 둘러싼 아차산의 일부가 되도록 설계해, 아차산 기슭과 한강의 파노라마 전망을 통해 자연 속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더글라스 하우스의 주요 스폿인 라이브러리는 ‘생각의 힘을 기른다’는 철학 아래 문화 공간을 겸한 책방으로 잘 알려진 최인아책방의 최인아 대표가 북 큐레이션과 공간 컨설팅을 담당한 곳이다. 이외에도 가벼운 아침 식사와 함께 주류 및 간식이 제공되는 더글라스 아워가 있는 ‘더글라스 라운지’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더글라스 가든’도 부대시설로 갖추고 있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강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