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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나노단위로 조각난 고객 니즈,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로 마케팅 정공법 찾다

AI, ICT, IoT, 융·복합, 데이터 의사결정…. 데이터 경영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호텔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갈수록 복잡다단해지고 있다. 왠지 중요해 보이는데 막상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애매한 빅데이터는 최근 몇 년간 이름 그대로 무거운 짐 같은 존재가 됐다. 그런데 아직 빅데이터만으로도 버거운데 스몰데이터가 부상하고 있다.

 

빅데이터의 시대가 지고 스몰데이터의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사들이 속속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이다.


혹자는 이러다 미디움데이터까지 생기는 것이 아니냐며 막연한 데이터의 세계로 인해 혼란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데이터란 무엇일까?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의 경계는 어떻게 이뤄져 있는 것일까?


갈수록 비대해져가는 데이터의 영역, 그 속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마케팅 비전을 살펴봤다.


선택 아닌 필수가 된 데이터 경영
아마존, 애플, 레고, 디즈니, 스타벅스, 넷플릭스…. 급변하는 흐름 속에서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마존은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배송을 시작하는 예측 배송시스템으로 시장을 장악했고, 잠재적 파산 위기에 놓였던 레고 사는 낡은 운동화 한 켤레에 대한 고찰로 3000달러 이상 호가하는 키트를 만들었다. 애플은 시리(Siri)를 통해 스마트폰에 유저와 애플의 비서를 만들었으며, 디즈니랜드는 장내 건물 사이에 잔디 씨를 뿌리고 사람들이 발길이 잦아 잔디가 파인 곳에 길을 냈다.


디지털 세대를 넘어 ICT 융합이 이뤄지는 4차 산업 시대에 들어섰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소비자의 니즈는 갈수록 세분화되고 있다. 이제 시장은 0.1명 단위로 나눠지면서 기업들은 점점 타깃 고객을 잡기도, 중점을 둬야 할 마켓 세그먼트(Segment)를 정하기도 어렵다며 경영과 마케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The Hospitality Service 최영덕 대표는 “예전에는 호텔 마켓 세그멘테이션이 레저와 비즈니스로 분명히 나눠졌다면 지금은 그 경계가 무의미해졌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객 정보를 담은 플랫폼들이 다양해졌고, 그 범위가 전방위적 산업으로 확장되며 데이터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즉 고객에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기존의 직관과 경험 이외에 다양해진 것”이라고 설명하며 “지금까지 고객을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분석했다면 이제는 유의미한 데이터를 수집 후 분석, 조금 더 심화된 패턴으로 고객 정보를 이해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데이터 경영, 데이터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는 과잉경쟁과 코로나19 팬데믹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호텔업계가 당면한 문제 중 가장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라고 이야기한다.

 

아마존과 레고, 애플, 디즈니랜드가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전략의 핵심에는 ‘데이터’가 있다.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업체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Doug McMillon) CEO는 1월 13일 진행된 ‘CES 2021’ 기조연설에서 월마트와 같은 전통기업도 데이터 경제에 동참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데이터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시대에 데이터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흐름 속에서 전통적으로 대면 서비스와 직관, 경험에 의존해 운영해왔던 호텔업계는 아직 데이터 친밀도가 낮은 상황이다. 그런데 빅데이터 연구가 활발해지자 기존의 스몰데이터도 재조명되고 있다. 갈수록 고도화되고 복잡해지는 데이터. 호텔업계는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수집 방법에 차이를 둔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의 개념을 이해하기에 앞서 먼저 데이터의 정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데이터’는 ‘의미 있는 정보를 가진 모든 값, 사람이나 자동 기기가 생성 또는 처리하는 형태로 표시된 것’을 뜻한다. 풀어 설명해보면 어떤 사실, 개념, 명령, 과학적 실험이나 관측을 통해 얻은 수치, 정상적인 값처럼 ‘실체가 가진 속성’을 숫자나 문자, 기호 등으로 표현한 것이 데이터다. 그리고 이런 데이터에 의미가 부여되면 그것은 ‘정보’가 된다. 데이터 자체는 단순한 사실에 불과하지만, 일련의 처리 과정에 따라 특정한 목적에 활용되는 정보를 만들기 위한 재료로 사용되는 것이다. 데이터를 통해 만들어진 정보는 또 다른 정보를 위한 자료, 즉 새로운 데이터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데이터의 영역에서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는 어떤 기준으로 나뉘는 것일까? 언뜻 어감을 보면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는 반대되는 성향으로 보이지만 두 데이터는 수집되는 방식에 차이를 두고 성격이 나뉜다. 사전적 정의로 빅데이터는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로 방대한 규모(Volume), 짧은 생성주기(Velocity), 수치뿐만 아니라 문자와 영상 데이터를 포함(Variety)하는 대규모 데이터’며 정의에 따른 3V에 데이터의 신뢰성(Veracity)까지 포함해 빅데이터의 특징을 4V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한편 스몰데이터는 ‘개인의 취향과 생활 방식 등 사소한 행동 등에서 나오는 개인화된 데이터’로 정의돼 있다. 이외에도 관련 저서, 전문가마다 다양한 정의가 내려져 있는데 대표적인 키워드를 비교,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한 문장에서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의 정의를 설명할 때 주로 꼽혔던 키워드들이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영역으로 보이는데, 2017년 처음으로 스몰데이터의 개념을 제시했던 <스몰데이터>의 저자이자 브랜드 미래학자 마틴 린드스톰(Martin Lindstorm)이 빅데이터가 찾지 못하는 고객행동의 단서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스몰데이터라 소개하기 시작하면서 스몰데이터는 빅데이터의 보완재로 인식되고 있다. 데이터의 영역에 빅데이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기존 데이터들을 스몰데이터로 명명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마크로밀 엠브레인 김성진 이사(이하 김 이사)는 “쉽게 이야기해 빅데이터는 디지털화를 통해 원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생산되는 데이터다. 스마트폰, 스마트TV, 인터넷, AI 등에 쌓이는 기록로그, 인터넷이나 앱 등에 남는 개개인의 흔적들이 빅데이터”라고 설명하며 “반면 전통적 조사방법으로 추출되는 데이터가 스몰데이터다. 전통적 조사방법에는 서베이, 집단 심층면접(FGI), 인터뷰, 관찰조사와 같은 것들이 있고, 빅데이터와 다르게 목적을 가진 서베이 문항이나 관찰 포인트가 있어 정해진 항목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정리했다.

 

4차 산업 시대의 원유, 빅데이터
호텔 팬데믹의 돌파구 되다
디지털, 인공지능, 4차 산업 등이 빅데이터를 띄워 놓았다면,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은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언택트 전환으로 빅데이터 경영에 불을 지폈다. 이에 따라 비교적 빅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늦었던 호텔업계도 팬데믹의 충격으로 데이터 경영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등 데이터 3법으로 제한이 있었던 데이터의 활용이 개정안의 통과로 지난해부터 유통 가능하게 됐고, 개정된 신용정보법을 바탕으로 광의의 오픈뱅킹인 ‘마이데이터(MyData) 사업’도 도입,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면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앞으로 빅데이터의 볼륨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2018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매출 1000억 원 이상 기업의 85%가 아직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빅데이터 활용이 어려운 이유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빅데이터 기술자와 데이터가 없어서’, ‘기업 규모가 작아 시작하기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빅데이터는 어떻게 마케팅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 윤미정은 “빅데이터는 용어 자체에 집중하면 할수록 부족한 기술과 데이터밖에 보이지 않는다. 많은 기업이 빅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고객의 불편과 고객 경험의 개선에서 출발하지 않고, 데이터와 그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에서 출발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의미하는 본질은 고객의 마음과 변화”라고 강조하며 “빅데이터는 고객이 남긴 흔적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트렌드와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데이터를 분석하기 전에 기업은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지와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CEO와 경영진 레벨에서 보유 데이터의 종류와 의사결정이나 고객 접점에서 활용 사례, 보유 및 필요 역량에 대해 인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제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마케팅 갈피 잡아주는 데이터의 흐름
빅데이터를 활용해 경영성과를 이룬 호텔의 선구적 사례로는 LA의 공항에 인접한 ‘레드 루프 인 호텔’을 들 수 있다. 2016년, 레드 루프 인 호텔은 한겨울의 추위로 비행기 취소율이 약 3%에 이르러 매년 9만 여명의 승객이 공항에 발이 묶인다는 자료를 발견했다. 이에 호텔 마케팅팀은 곧바로 기상 조건 및 항공편 취소에 관한 공용 데이터 세트를 식별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고객 예약 유입 경로를 분석, 대부분의 고객이 모바일을 통해 주변 숙박 시설을 검색한다는 결과를 도출했고, 그 즉시 플랫폼에서 해당 지역의 마케팅 캠페인을 공격적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호텔은 10%의 비즈니스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국내 호텔의 사례로는 워커힐 호텔앤리조트가 빅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이다. 워커힐은 2001년부터 자체 CRM 환경 구축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으며, 한국 HP사와 함께 호텔의 핵심기능을 무형 자산화 했다. 또한 모기업인 SK네트웍스의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 데이터 분석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경영지원실 김철호 상무는 “워커힐은 브랜드 방향성 설정을 위해 빅데이터 조사 결과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워커힐과 연관된 키워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고객이 생각하는 워커힐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아이덴티티를 공고히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2018년 리브랜딩한 더글라스 하우스가 그 노력의 결과 중 하나다. 더글라스 하우스는 워커힐 호텔 고객들이 호텔을 찾는 주요한 이유로 도심 속에서 한적한 휴식을 취하고자 함을 분석했다. 이에 노키즈존, 나의 코티지(Cottage, 작은집) 콘셉트의 라이브러리,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한 미니멀한 서비스 등을 통해 더글라스 하우스를 사유와 재충전의 공간으로 브랜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행시장은 OTA를 중심으로 데이터의 응집력이 높아지고 있다. OTA의 발전과 함께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FIT 여행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말 인터파크가 자사에 입점한 호텔·리조트 업체들을 위해 실시간 현황판 개념의 리포팅 시스템(Reporting System)을 오픈,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시스템은 △예약현황 △트래픽 통계 △판매 통계 △예약이탈 분석 △실시간 정보 △가격 제안 △고객 분석 △경쟁사 설정 등의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고, 모든 카테고리 정보를 요약해 보여주는 대시보드 메뉴도 있다.


인터파크 숙박지원팀 신동엽 팀장은 “국내 호텔·리조트가 급격히 늘어나며 효율적인 영업 전략을 수립, 경쟁력이 갖추는 것이 중요해지는 추세다. 그런데 코로나19의 여파로 갈수록 영업 상황을 타개하기 어려운 시점에 도달했다. 큰 규모의 프랜차이즈 호텔의 경우 내부적인 리소스 데이터가 충분해 인벤토리 관리가 가능하지만 소위 독립 호텔 브랜드들은 시장 현황에 대한 파악과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하며 “이에 인터파크는 상품을 공급해주고 있는 호텔 파트너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방향을 모색하다 리포팅 시스템을 론칭하게 됐다. 향후에도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파트너사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호텔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통해
호텔 파트너사와 마켓 포지션 넓혀나갈 것”
인터파크 숙박지원팀 신동엽 팀장

 

리포팅 시스템을 선보이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시스템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현재 호텔시장은 전통적인 인력 중심의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진화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 때문에 보다 효과적인 영업을 위해서는 실시간 관리와 미래에 대한 예측이 어떤 산업보다도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리포팅 시스템은 단순히 호텔 예약 현황 파악을 넘어서 트래픽 및 판매 통계부터 경쟁사 비교, 예약 고객층 분석까지 전 분야에 걸친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제공한다. 가령 고객들이 ‘유사한 가격이면 어떤 호텔을 선택하는지’, 혹은 ‘유사한 호텔이면 어떤 가격을 선택하는지’ 등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시스템을 이용하는 호텔들은 여러 분석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호텔에 최적화된 영업 및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펼칠 수 있다.

리포팅 시스템 내 카테고리가 세분화돼 있어 실효성 있는 데이터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시스템 구성에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리포팅 시스템은 호텔 파트너사를 위한 프로그램이므로 ‘우리가 숙박업체라면 어떤 부분을 궁금해할까’를 가장 먼저 고려했다. 먼저 주요 경쟁업체와의 요금 경쟁 현황에 대해 알고 싶어할 것으로 판단했다. 물론 요즘은 온라인이 발달돼 있어 최저가 가격 제안 플랫폼 메타서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일자별 요금 현황은 단편적인 현실만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거시적인 안목에서 요금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현황판 형태의 보고 시스템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런 점에서 일 단위, 월 단위 등 원하는 기간별 검색과 판매 플랫폼별 최저가 현황은 숙박업체가 일자별로 요금 현황을 체크할 수 있도록 했으며, 나아가 마켓의 전반적인 흐름까지 간단하게 확인 가능하게 구현했다.


더불어 예약 이탈 분석은 구매고객이 특정 호텔 페이지에 유입 후 타 경쟁사 상품을 구매한 현황을 보여주는 기능이다. 이런 현황은 앞서 언급한 요금 비교 그리고 구매자 평균 성별 및 연령 등과 연계, 고객의 이탈 원인을 다면적인 확인을 통해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각각의 카테고리를 연계해 확인하면 실제 시장 반응에 대한 객관적인 흐름을 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호텔에서 바라보는 경쟁사는 업체의 규모 등 세부 세그먼트에 따라서 다를 수가 있다. 강남에 위치한 50실 미만의 중소형 호텔의 경쟁사를 강북의 동급 호텔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특급호텔의 경우는 좀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강북에 위치한 특1급 호텔의 경쟁사는 동급의 강남에 위치한 호텔로 볼 확률이 크기 때문에 소위 Comp Set(경쟁사 그룹)은 해당 호텔 담당자가 직접 설정하도록 했다.

기존 호텔, 혹은 다른 기업들이 구축하고 있는 리포팅 데이터와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
인터파크 서비스는 함께 개발을 진행한 인터파크 넥스트커머스랩 담당자들이 해외 OTA 및 타사 벤치마킹을 통해 장단점을 확인한 후 기획이 이뤄진 시스템이기 때문에 더욱 효율적이다. 단적인 예로 글로벌 OTA 시스템은 요금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으나 인터파크 리포팅 시스템은 요금 크롤링을 통해 호텔이 사전에 세팅한 경쟁사 연합의 요금을 기간별로 비교 분석 가능하다. 실제 베타 서비스를 제공했던 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을 때 업체들이 가장 만족감을 보였던 카테고리도 요금비교와 예약이탈 분석이다. 이에 앞으로는 입실의 리드타임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를 반영해 당일 예약 정보 카테고리도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 당일 예약 정보를 조금 더 세밀하게 분석하면 객실 인벤토리가 많은 업체가 잔여물량을 소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리포팅 시스템을 실제 호텔 마케팅에 적용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까지는 리포팅 시스템의 고도화와 사용성에 주안점을 두고 오픈 후 고객의 니즈를 좀 더 살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단계 상향으로 인해 적극적인 마케팅 툴로서의 역할은 현재 준비 중이다. 계획하고 있는 부분은 리포팅 시스템 내 고객분석 기능을 활용해 이를테면 20~30대 여성들이 선호하는 숙박시설을 타깃으로한 파자마파티 기획전과 같은 프로모션을 운영할 예정이다. 시스템이 좀 더 고도화 된다면 당사의 자체 CRM을 통해 해당 상품군의 주요 고객군을 Pinpoint해서 메세징을 하고, 유입을 통해 구매율을 높이는 작업을 실현해보고 싶다.

 

리포팅 시스템_ 대시 보드

호텔에 리포팅 데이터 활용방법 및 마케팅 전략에 대해 조언하고 싶은 점이 있나?
리포팅 시스템은 현황에 대한 리포트다. 때문에 리포트를 토대로 객실 판매를 부스팅하기 위해서는 OTA와 호텔 간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과 상호 협조가 필요하다. 한쪽에서 현황을 보여주고, 그 현황에 대한 대응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나가야 고도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파크는 이처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당일 판매 확대를 위해 타깃 고객 푸시 발송 및 쿠폰 적용 등 여러 추가 기능을 테이블에 두고 고려 중인데 사전에 현실에 맞는 호텔의 니즈를 좀 더 파악하고,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하고자하므로 호텔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추가적인 시스템 개발 계획 혹은 서비스 비전을 이야기한다면?
아직 시작단계기 때문에 우선 시장에서 호텔 파트너사들이 인터파크의 데이터를 유용하게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내부 빅데이터에 관련 외부데이터도 접목시키고자 한다. 더불어 정보보호에 대한 어려움이 해결된다면 비단 인터파크 내 시장뿐만 아니라 의향이 있는 독립 브랜드 호텔들의 데이터를 제공받아 전체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도 제공하고 싶은 바람이다. 리포팅 시스템은 호텔 파트너가 성장해야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호텔과 윈-윈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꾸려나갈 것이다.


소비자도 모르는 감춰진 욕망
스몰데이터 통해 찾을 수 있어
전통적 조사방법으로 추출되는 스몰데이터는 인간의 감춰진 욕망을 탐구하는 데 기초가 되는 단서들이다. 스몰데이터를 적용해 마케팅 성과를 이룬 사례로는 레고 사의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1990년 중반부터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서 허우적대던 레고 사는 당시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이 참을성 없고 충동적이며 산만하다는 판단에 이르러 레고 블록을 더 크게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실제 레고 사가 수행한 모든 빅데이터 연구에서도 미래 세대는 레고에 흥미를 잃게 될 것이라는 동일한 결론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레고 사 컨설팅을 진행했던 마틴 린드스트롬은 ‘무엇이 정말로 레고를 돋보이게 하는가?’를 과제로 스몰데이터 연구를 진행했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레고 광이었던 독일의 한 소년을 만나 레고의 새로운 면을 고찰하게 된다.

 

마틴 린드스트롬은 소년에게 ‘본인의 가장 자랑스러운 물건이 무엇이냐’는 물음을 던졌다. 그러자 레고 광이자 열렬한 스케이트 보더였던 소년은 자신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물건으로 닳고 닳은 낡은 아디다스 운동화를 들고 나왔고, 그것을 자신의 ‘우승컵이자 금메달’이라고 말했다. 이에 깊은 인상을 받은 레고 팀은 낡은 운동화 속에서 소년이 바라는 것은 거듭된 실패을 반복할지언정 최고의 기술을 통달해 얻는 사회적 인정이라는 점을 포착했다. 그리고 그 기술이 유용하고 가치 있는 것이라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끈질기게 매달린다는 점도 알게 됐다. 이에 레고 사는 기존의 방향과 정반대로 블록의 크기를 줄이고, 난이도를 높여 보다 정교한 제품을 만들었다. 레고를 사용자의 부름이자 도발, 숙련, 장인정신에 대한 모든 것으로 만든 것이다. 그렇게 블록 조각 수만 5900개에 달하는 레고 사의 가장 큰 모델, 타지마할 키트는 300달러에서 3000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소장 품목에 올랐다.

 

한편 2012년 삼성전자는 설문조사를 통해 사용자들의 하루 평균 냉장실 사용 빈도가 81%인데 비해 냉동실 사용 빈도는 19%라는 결과를 얻었다. 그리고 한국 여성의 평균 허리 높이가 85cm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 두 가지 단서로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의 사용패턴에 맞춘 ‘와이드 상냉장-서랍식 하냉동’을 구조로 T타입 냉장고 ‘지펠 T9000’을 출시했다. 그리고 지펠 T9000은 출시 한 달 만에 1만 대를 판매, 이후에도 월 평균 1만 대씩 판매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밸류바인 구자룡 대표는 “고객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른다. 특히 기존 제품의 사용 환경에 익숙해지면 불편한 부분이 있어도 그것이 불편하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하며 “결국 마케터가 불편한 부분을 감지한 다음 그 속에서 통찰을 얻고, 이를 개선한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았을 때 고객은 비로소 ‘내가 원했던 것이 이런 것이었구나.’ 하고 느낀다. 그리고 이때의 통찰은 스몰데이터를 통해 얻을 수 있다.”고 귀띔한다.


이어 그는 “실제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사용 빈도가 절대적으로 많은 냉장실이 아래쪽에 배치돼 불편하게 사용하고 있었지만 그 불편을 인지하지 못했고, 개선을 요청하지도 못했다. 삼성전자에서 신제품으로 ‘지펠 T9000’을 2012년 출시하기 전까지는 소비자들은 불편한지도 몰랐던 것이다. 이제 다른 경쟁사들도 상냉장-하냉동 방식으로 냉장고를 만들고 있다. 설문조사를 통해 수집된 스몰데이터에서도 마케터가 어떤 감지와 통찰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많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부연했다.

‘Why’라는 물음에 답하는 데이터
스몰데이터는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우리가 보고 듣는 모든 것 중 무관하거나 쓸모없는 것은 없다는 관점의 접근이 이뤄진다. 그런 이유로 개인에 대한 관찰을 통해 정확한 추리를 해내는 명탐정 셜록 홈즈는 대표적으로 뛰어난 스몰데이터 분석가라고 일컫는다.


전통적 조사기법에서 가장 쉽게 스몰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관찰’이다. 소비자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컨설팅 기법 중 Site Watching은 호랑이를 잡으려고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으로 이는 단순한 관찰이 아닌 소비자 행동의 ‘맥락’을 짚는 일이다. 마크로밀 엠브레인 김 이사는 “빅데이터를 통해 얻는 키워드가 마케팅의 방향을 제시해준다면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캐치하고 그 다음 단계를 예측,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스몰데이터가 적절히 활용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어딘가에서 놓친 스몰데이터들이 종종 성공적인 가설의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몰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호텔의 대표주자는 글래드 호텔앤리조트다. 글래드 호텔 마케팅팀은 2018년 12월, ‘2019년 신년맞이 호캉스 서베이’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서베이와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하고 있다. 서베이와 리포트는 내부적인 마케팅 데이터로 활용할 뿐 아니라 시장을 선도하는 트렌드를 제시, 라이프스타일 큐레이터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데 적절한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글래드 트렌드리포트는 호캉스에 대한 다양한 생각에 대해 알아보는 [호캉스편], 혼족, 일코노미 등 혼자 라이프 트렌드에 대해 알아보는 [혼족편], 먹방 스타일을 알아보는 [먹방편], 연말, 연시 파티 시즌을 맞이해 밀레니얼 세대들이 파티를 즐기는 성향을 알아보는 [파티족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행 트렌드를 알아보는 [스마트한 여행 즐기기편], HMR과 구독 서비스 선호도를 살펴보기 위한 [HMR, 구독서비스편]등 총 6가지 주제의 서베이를 진행하며 트렌드를 분석해왔다. 글래드 호텔앤리조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김현숙 팀장은 “글래드 호텔은 ‘위트’와 ‘유머’를 강조하는 브랜드다. 그런 차원에서 패키지나 프로모션을 준비할 때에도 트렌디한 글래드만의 문화를 구축해나가기 위해 다양한 접근을 하고 있다. 서베이는 그중에서도 마케팅 전략의 초석이 되는 자료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서베이는 마케팅팀 안에서 유추가 어려운 고객들의 심리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특히 일반적인 트렌드의 방향이 가르쳐주지 않는 ‘Why’에 대한 부분을 알 수 있어서 마케팅 스토리텔링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서베이와 트렌드 리포트 발간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서베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마케팅의 초석 돼”
글래드 호텔앤리조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김현숙 팀장

 

글래드 호텔앤리조트에서 서베이와 트렌드 분석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글래드 호텔은 오픈 초기부터 3~4성급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중에서도 디자인 엣지와 글래드만의 독특한 콘셉트를 강조해왔다. 기존 대부분의 비즈니스호텔이 다소 딱딱한 이미지였다면 글래드는 글래드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트렌드를 선도하는 호텔이 돼야 한다는 비전이 있었다. 이에 서베이 데이터를 외부 기관에서 찾아볼 것이 아니라 ‘호텔’에 특화된 서베이를 직접 해보자는 결정에 이르렀다. 처음 시작했을 2018년 당시까지만 해도 ‘호캉스’가 대중적이지는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호캉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이고 호캉스에 대한 니즈는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서베이를 진행하게 됐다.

서베이 과정과 진행 시 특별히 중점을 두는 부분을 이야기한다면?
우선 기본적인 인적사항은 물론 서베이 아이템이 정해지면 해당 주제를 포함한 20여 가지의 질문을 구성한다. 아무래도 트렌드 인사이트를 얻고자 하다 보니 앞으로 호텔에서 진행하게 될 마케팅에 초점을 두고 아이템을 구성하는 편이다. 또한 서베이의 궁극적인 목적은 호텔이 ‘제공하고 싶은’ 서비스가 아닌 고객이 ‘필요로 하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서술할 수 있는 주관식 요소도 중간 중간 배열해 고객들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살펴보기도 한다. 반면 질문이 너무 글래드 호텔에 향해 있어도 우리 호텔에 대해 자세히 모르고 있는 응답자들의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어, 전체적으로는 일반적인 호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질문을 구성하고, 사이에 관련한 마케팅 인사이트를 묻는 문항을 배치해놓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질문은 대체로 ‘그래서 글래드 호텔에 오면 어떤 것들을 하고 싶은지’로 정해져 있다.

 


한편 서베이는 응답자 데이터 수가 어느 정도의 표본이 모여야 객관성을 띌 수 있다. 이에 최소 참여 인원을 1000명으로 설정해놓고 서베이와 관련된 이벤트를 연결지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평균적으로 약 1500여 명의 응답자가 꾸준히 서베이에 응하고 있다. 여기에 이벤트 상품 구성도 최대한 주제에 부합하는 글래드 아이템으로 접목시키고 있다. 이를테면 가정간편식이 주제인 서베이에는 글래드 HMR을 제공하거나 혼족편 서베이에서는 메종 글래드 제주 숙박권을 주는 등 서베이 참여만을 통해서도 글래드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도록 일관성을 주고 있다.

서베이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고객 니즈는 무엇이었나?
2018년~2019년까지만 해도 호캉스가 일반적인 문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호텔에서도 막연한 추측만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서베이 결과 고객들이 호캉스 호텔을 선택하는 요건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청결(63%)이었다. 2위는 침구(58%)로 디자인, 객실 크기, 어메니티와 같은 시설이나 외향적 요소가 당연히 상위에 있을 것이라는 추측과는 정반대되는 결과였다. 당시 글래드 호텔은 레저보다 비즈니스호텔에 가까워 활용할 수 있는 부대시설이 많지 않은 편이라 호텔의 셀링 포인트를 어떻게 맞춰야 할지 고민하던 차였다. 그러나 서베이를 통해 역시 본연에 충실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위생과 베딩만큼은 자신 있었던 터라 내부적으로도 더욱 이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긍정적인 결과였다.

자체 서베이, 리포트 발간을 진행할 정도로 호텔에서 마케팅에 대한 지원이 적극적인 것 같다.
아무래도 이러한 일련의 활동은 실무진이 적극적이라고 해도 임원들의 의지가 없으면 실행에 옮기는 데까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글래드 호텔 마케팅팀 임원은 팀 내에서 가장 트렌드세터이자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있어 망설임이 없는 편이다. 오히려 팀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전해주기도 하고, 벌써 MZ세대를 넘어 Z세대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미래 지향적 비전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팀원들도 계속해서 ‘글래드’한 새로운 뭔가를 찾는데 열정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글래드 호텔은 구성원들의 평균 연령대가 낮고, 조직구조가 유연한 편이라 팀 간의 협업도 원활히 이뤄진다는 점이 마케팅팀에서 더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돼 주고 있다.

마케팅 전략 기획에 있어 데이터의 활용은 어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우선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팀 간 소통이 원활해지는 점이 있다. 이를테면 올인클루시브 패키지를 기획하고자 서베이를 진행했을 경우 서베이의 목적과 결과가 뚜렷하기 때문에 데이터로 인해 자연스러운 부서 간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소비자의 니즈가 반영돼 반응도 빠르고 긍정적인 편이다. 그런 면에서 서베이 데이터는 마케팅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데이터 수집 도구라고 생각한다. 이에 MZ세대를 서포터즈와 함께 마케팅 아이디어를 풀어가고자 하는 방법도 진행 중이다. 그들의 아이디어에 귀 기울임으로써 우리가 타깃으로 하는 MZ세대들의 살아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셈이다. 또, 트렌드 리포트 발간을 통해 트렌드를 이끌어나가고자 하다 보니 항상 새로운 전략을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많고, 후발주자들이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안정적으로 다음 스텝을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베이 데이터 이외 마케팅에 참고하고 있는 데이터가 있다면?
스몰데이터가 상시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라면 빅데이터는 시장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5월에는 삼성카드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삼성카드 BDA(Biz Data Analytics) 센터와 함께 <2020 글래드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했다. 2020 글래드 트렌드 리포트는 최근 3년 동안 글래드 호텔에서 발생한 고객 결제 데이터를 토대로 연도별 호텔 이용 트렌드, 호텔 이용 고객 분석, 이용 호텔과 주 소비지역과의 거리, 최근 3년 2회 이상 이용 고객의 방문 주기 분포 등 글래드 호텔을 이용하는 호캉스족의 라이프사이클에 대해 살펴보기도 했다.

앞으로 서베이 데이터를 활용할 계획이 있나? 그렇다면 남은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물론 앞으로도 서베이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해나갈 계획이다. 지난 리포트들이 계속해서 회자되고, 마케팅 접근에 활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업계 발전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다. 올해 글래드 호텔의 비전은 ‘디지털 글래드’로 이에 걸맞은 다채로운 아이템을 기획하고 있어 계속해서 서베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 같다. 남은 과제는 보다 객관성을 갖추기 위해 더 많은 표본을 모집하고, 서베이를 통해 고객들이 글래드 호텔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흥미롭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비단 우리 호텔의 마케팅뿐만 아니라 호텔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고 업계를 넘어 타 산업에도 참고가 될만한 유의미한 데이터들을 남기고 싶다.


빅데이터, 스몰데이터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 지양해야
2019년 12월 말, 신영증권의 윤을정 애널리스트가 ‘미코노미(Meconomy): 스몰데이터의 반란’이라는 리포트를 발표해 화제였다. 윤 애널리스트는 2020년 데이터 비즈니스의 핵심이 스몰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과 AI를 활용한 개인화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욜로 라이프가 자리 잡으며 가성비에서 가심비, 나심비 시대로 이동하고 있는 현상에 주목했고, 일반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고성능의 품질을 원하는, 즉 기존의 상품을 판단하는 요인에서 벗어나는 취향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빅데이터에 비해 개인의 취향, 독자적인 소비성향, 기호 등을 세부적으로 파악하는 스몰데이터 경영이 앞으로 기업에 더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빅데이터는 어떻게 마케팅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 윤미정은 데이터가 의미하는 본질은 고객의 마음과 변화라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는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가?’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전체 비즈니스를 놓고 ‘우리의 고객과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의 질문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하며 “고객 관점에서 의사결정하고, 당면한 문제와 해결책을 고객과 그 고객이 남긴 데이터에서 찾아야 한다. 그리고 고객 접점에서 실행으로 옮겼을 때 비로소 데이터가 의미를 갖게 된다.”고 부연한다. 데이터는 현실을 반영하는 기록이자 어떤 결론에 다다르기 위한 단서일 뿐 그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혹자는 빅데이터에는 허상이 있다며 스몰데이터의 시대가 올 것이라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른 이는 이를 빅데이터의 기초 통계학과 데이터 전처리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는 파악하고자 하는 내용에 따라 접근 방법이 달라지는 것이지 더 낫고 못한 ‘vs’의 개념이 아니다. 두 데이터를 모두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는 지양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아직 데이터 초심자인 호텔 관계자들도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를 이해하기에 앞서 ‘무엇’이 아닌 ‘왜’에 초점을 맞춰 데이터 경영의 첫 걸음을 떼야 할 것이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강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