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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모든 호텔업계가 힘들지만 특히나 오너가 한두 명이 아닌 분양형 호텔은 코로나19 불황의 터널이 유난히 끝이 없어 보인다. 호텔보다 부동산을 태생으로 하는 분양형 호텔이기에 애초부터 고부가가치의 호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던 데다, 공급과잉의 불황으로 약속한 수분양자의 수익률을 보장하지 못했던 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터져 일부 수분양자들은 납부한 계약금에서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권을 급매로 내놓기까지 했다. 문제는 계속 터지고 있으나 이를 중재할 컨트롤 타워가 없고, 그렇지 않아도 힘든 상황에 각자의 이권만 주장하며 분양형 호텔은 갈수록 곪고 있는 모양새다.


호텔업의 아픈 손가락 분양형 호텔. 그간의 성장 과정과 당면한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정리해봤다.


틈새시장이고 싶었으나 틈새투성이로 자란 분양형 호텔

 

‘분양(分讓)’은 문자 그대로 ‘나눠서 넘겨준다’는 부동산 용어다. 성격상 주로 아파트 매매 등에서 사용되는 이 용어가 이제 그 영역을 뛰어넘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호텔의 객실 분양’이 그것으로 미국을 위시한 세계 부동산 선진국에서는 이미 투자의 새로운 트렌드로서 주목받고 있다. 국제적인 추세에 발맞춰 이 같은 호텔 등기 분양 사례는 이제 국내에서도 심심치 않게 소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 장밋빛 전망과는 다르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일각에서는 ‘시장상황을 무시한 높은 투자수익률로 유혹해 투자자들을 모으고 그 수익률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것은 명백한 부동산 사기가 아니겠는가’라는 말까지 들리고 있다.


투자자에게는 부동산시장의 니치마켓을 개척한 신 투자처로, 소유주에게는 대기업의 자본력없이도 특급호텔을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의 확보라는 메리트를 가지고 우리 앞에 나타난 호텔 객실 분양. 그 속사정은 어떨까?


-2008년 10월호 ‘수익형 분양호텔, ‘틈새시장’인가 ‘틈새투성이’인가?‘ 中


분양형 호텔은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자 수익형 부동산의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며 탄생했다. 호텔의 분양이 지분등기든, 구분등기든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시작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시초는 찾을 수 없지만 호텔업계에서 분양형 호텔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였다. 당시 부산 해운대구의 메리어트 호텔을 인수한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이 인수과정에서의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전 객실을 대상으로 개별 등기 분양사업을 실시했던 것이다. 이에 당시 전문가들은 노보텔의 사례가 국내 호텔 산업에 큰 영향을 일으켰다며 주목했다. 그동안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준공단계에서 일반건축물로 분양등기가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미 20여 년간 특급호텔로서 영업해 온 호텔의 분양이 이뤄진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관광진흥법 하에 인허가가 필요한 관광숙박업은 회원권 분양만 가능하기 때문에 과감히 관광숙박업의 딱지를 떼고 일반숙박업으로 전향, 등기 분양을 실시한 것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노조 측은 “특급호텔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켜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발길을 돌리게 되는 처사”라며 반기를 들기도 했다.


한편 비슷한 시기인 2007년에 오픈한 해운대센텀호텔은 2003년 시공단계부터 400여 명의 투자자들을 모집해 분양을 이끌어 낸 사례로 이목을 끌었다. 특히 분양에 목적을 둔 수익형 부동산 호텔들이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객실 공사에만 집중하는 것과 다르게 대형 컨벤션룸과 비즈니스센터, 피트니스, 사우나 등의 부대시설을 갖춰 특급호텔 형태를 띈 것이 이례적이었다. 해운대센텀호텔 김유정 총지배인(이하 김 총지배인)은 “해운대센텀호텔은 분양형 호텔로 오픈했지만 모든 오픈 멤버들은 특급호텔 출신들이었다. 시작할때만 해도 분양형 호텔이라는 정보 자체도 없었을뿐더러 특급호텔에 버금가는 비즈니스호텔을 콘셉트로 오픈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호텔을 특화해 영업한 것이 초기에 분양형 호텔 운영에 도움이 많이 됐었다.”면서 “지금이야 모든 분양형 호텔이 힘든 상황이지만 오픈 이후 1~2년이 지나고부터는 센텀시티 브랜드 가치도 높아졌고, 점점 주위 주요 시설들이 들어선 데다 벡스코까지 크고 작은 행사들을 다수 유치하며 호텔 운영은 2015년까지 호황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충분한 자금 조달의 수단, 분양

 

현 국내 분양호텔 사업자들은 하나같이 ‘아직은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는 국내 분양호텔 시장이 아직 불안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같은 사례는 증가하고 있고,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대다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 호텔 전문가는 “미국이나 유럽같은 호텔 산업 선진국은 100달러짜리 중간 호텔의 체인이 활성화돼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대기업의 호화 호텔과 모텔급으로 양분화돼 있어 중간 규모의 호텔 수요가 늘고 있고 개발의지 또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면서 “상황이 그러해도 호텔은 워낙 자본력을 요구하는 사업이다보니 대기업급의 자본력이 없는 시도자체가 모험적인 상황”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국민공모나 리츠(REITs) 펀드 등을 통해 자금을 효율적이고 자유롭게 조달하는 외국 상황에 비해 국내의 경우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은행PF(Project Finanting) 등을 통해야 하는데 이 또한 준공시점에서 자금을 회수해가기 때문에 경영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한 호텔 사업 입장에서는 충분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분양’이 떠올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10월호 ‘수익형 분양호텔, ‘틈새시장’인가 ‘틈새투성이’인가?‘ 中


호텔은 막대한 초기 자본금에 비해 투자 대비 운영 이익을 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잦지 않은 수도권 외곽 지역에는 관광숙박업보다 일반숙박업의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분양형 호텔은 그렇게 탄생했다. 초기 투자자금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 즉 수분양자들에게 약속한 비용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실제로 해운대센텀호텔의 경우 벡스코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에 객실과 부대시설을 모두 갖춘 특급호텔급 규모로 특히 많은 MICE 관광객들을 흡수하며 해운대 센텀시티를 대표하는 호텔로 성업을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2012년 관광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 제정으로 2015년부터 우후죽순 호텔이 오픈, 유입될 수 있는 인프라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부터 시작됐다. 대부분의 분양형 호텔이 객실 위주의 영업을 해왔던 터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부대시설을 강조한 신생 호텔과의 경쟁에서 점차 밀려나게 됐기 때문이다. 분양형 호텔의 허수가 여기서부터 드러나기 시작한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꿴 분양형 호텔


“분양형 호텔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자 했으면 적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정상적인 호텔을 지었어야 했다.” 스타일로프트글로벌 이훈 대표(이하 이 대표)는 호텔 분양을 오피스텔 분양 정도로 생각했던 접근방식부터 단추를 잘못 채워왔다고 지적한다. 그는 “호텔에 있어 공용부가 굉장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분양면적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관점으로 호텔을 설계한 것부터가 문제다. 호텔은 공용부, 즉 어메니티 공간이 얼마나 확보돼 있느냐에 따라 장기적인 세일즈 방식이나 효율적인 운영 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이야기하며 “특히 비단 부대시설뿐 아니라 엘리베이터 사이즈나 계단의 폭, 쾌적함을 확보하기 위한 로비 크기와 같은 것들부터, 직원들의 사무공간이나 주차장, 창고 등 기본적으로 호텔 운영에 있어 필요한 시설을 어떻게 설계할지 많은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분양형 호텔은 그렇지 못한 호텔이 대부분이라는 점이 고질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투자 대비 운영을 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수분양자들의 투자를 받았음에도 정작 수익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부족했던 것. 이상적인 시나리오라면 운영을 맡을 운영사가 시행 초기 단계부터 호텔 콘셉트와 그에 따른 운영 계획을 세우고, 호텔 설계에 시행사와 함께 투입이 됐어야 했던 것이다. 오피스텔과 다르게 호텔은 매일같이 손님을 채워 수익을 내는 구조라는 점을 간과했다. 그렇게 시행사는 보다 빠른 분양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자 하는 마음만 앞섰고, 이미 지어버린 호텔은 객실만 덩그러니 놓인 채 가격경쟁으로 살길을 모색하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


한 지붕아래 잡음 끊이지 않는 운영사

 

과정이 어찌됐든 일단 호텔은 지어졌고 수분양자도 생겼다. 약속한 수익을 내려면 호텔은 운영을 해야 한다. 이때 호텔에 들어와 수분양자에게 수익금을 주고 남은 운영비를 가져가는 것이 호텔 운영사다. 그런데 수분양자들은 호텔 운영이 시작되기 이전에 운영위탁계약을 체결, 보통은 시행사에서 운영사를 지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분양자는 운영사의 운영 능력이나 잠재력을 파악하지 못한 채 계약을 맺기 일쑤다.


운영사의 호텔 운영 능력이 부족해 수익을 못내는 것도 문제지만 여기서 더 큰 문제는 몇몇의 운영사가 알고 봤더니 시행사의 페이퍼컴퍼니였다는 점이다. 수분양자 A씨는 “시행사, 시공사, 운영사의 대표이사가 같아서 의심보다는 시행사가 직접 시공하고 운영까지 책임진다고 하니 더욱 신뢰를 했다. 하지만 영업개시 이후 전문성 없는 운영하청업체는 방만 운영과 전횡을 일삼았고 수분양자는 계약서상의 문제로 이러한 불이익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다.”며 하소연 했다.


-2018년도 4월호 ‘갈 곳 잃은 분양형 호텔, 양날의 검 되나’ 中


분양형 호텔은 운영 업체가 모든 임대관리를 위탁하는 형태로 운영사의 역량이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나 객실만 가지고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분양형 호텔의 경우 OTA 가격 정책과 수익경영(Revenue Management) 방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게다가 분양형 호텔이든, 관광호텔이든 고객이 기대하는 서비스 퀄리티는 동일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소프트웨어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의 운영사가 신통치 않자 수분양자들이 한 호텔에 여러 운영사를 두는 경우가 생기게 됐다. 공중위생관리법령의 요건을 충족하면 1개의 건물에 복수의 숙박업 신고가 가능하다는 대법원의 ‘복수 영업신고 허용’에 관한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진 복수영업신고가 된 경우 담당 지방자치단체마다 공중위생관리법령의 요건에 대한 판단 기준이 달라 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운영사별 객실 구별을 층으로 둘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것부터 공용부 사용, 영업 허가의 시점 등이 다른 것이다.


그렇게 한 지붕에 두 가족, 세 가족이 모여 살며 안 그래도 분쟁이 많은 분양형 호텔에 운영권을 두고 운영사 간의 알력 다툼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분양형 호텔 관계자는 “운영사가 여러 곳이라는 이야기는 같은 호텔 내 프런트도 운영사 수만큼 존재하고, 각 객실에 대한 세일즈도 다르게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예전에는 무조건 층 분리가 돼야 해 운영사가 운영하는 객실의 분리가 가능했었는데 이제는 50실 이상 되기만 하면 운영 허가가 이뤄지고 있어 바로 옆 객실이라도 운영사가 다를 수 있는 애매한 문제들이 생기고 있다.”고 전한다. 한편 스타일로프트 이 대표도 “한 호텔에 여러 개 운영사를 두는 것은 수분양자들이 자기 무덤 파는 셈이나 다름없다. 운영사가 여러 곳 들어오면 그만큼 각각의 프런트나 사무 공간 등이 필요한데 공간 공유의 한계가 있다 보니 결국 시작하기도 전부터 비효율이 발생하게 된다.”면서 “분양형 호텔은 절대 나뉘면 안 된다. 한 호텔이어야 일관적인 콘셉트로 장기적인 세일즈 플랜도 세울 수 있고, 호텔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도 용이하다. 물론 운영사의 방식이 성에 차지 않을 순 있으나 그럴 때마다 교체를 하기 보단 운영사의 상황을 이해하고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현명한 방법이다. 그러나 아직까진 운영사와 수분양자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치 못하다는 제도적 아쉬움이 따른다.”고 설파했다.


이와 같은 잡음이 계속 일어나자 보건복지부는 2019년 9월 29일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지만 시행은 수포로 돌아갔다. 주요 내용은 △30객실, 또는 연면적의 3분의 1이상 확보한 영업자에게 동일 건물 내 복수 영업신고 허용 △접객대(로비·프런트) 등 공동사용 가능, 단 공용부분은 공동의 책임으로 하고 영업배상책임보험에 의무 가입할 것 △지방자치단체 여건에 따라 필요시 30객실 이하 또는 연면적 3분의 1 이하도 허용하는 조례를 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시행규칙의 개정으로 분양형 호텔 복수영업 신고에 대한 혼란은 어느 정도 해결될지 모르나 오히려 낮아진 기준으로 전문성이 부족한 영세한 운영사들이 수분양자들을 대상으로 혼란을 줄 수 있고, 하나의 사안에 가담하는 결정주체가 나뉘다보면 결국 더 많은 분쟁만 야기하는 꼴이 될 것”이라면서 “가장 이상적인 방안은 제도적으로 수분양자 대표기구를 설치할 것을 법적으로 보장, 의사결정 구조를 명확히 해 건전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분양형 호텔을 관리하는 주관 부처도 운영사 허가는 보건복지부에서, 분양은 국토교통부에서 담당하는 등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상품에 대한 이해 없는 투자자들

 

분양형 호텔 광고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익률이다. 업체들은 연 8~10%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문구를 내세우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는 정기예금 수익률 2~3%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여기에 길게는 10년까지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준다는 말로 투자자들의 마음에 쐐기를 박는다. 말의 표면적 뜻만 읽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투자 상품이 어디 있겠냐만은 광고 문구에 숨은 뜻을 읽어야 한다. 시행사가 수익률을 확정한다고 해도 보증한 기간이 지난 후에는 수익률을 책임지지 않는다는 말이 포함돼 있는 것. 또한 수익률 확정 보장 계약서를 받아둔다고 해도 시행사나 위탁업체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소송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수익률 보장 기간 이후 호텔 영업이 부진해 수익률이 줄거나 손해가 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온다. 그리고 수익률에서 등기 비용, 세금 등 투자자 부담비용을 제하고 난 후 실제 취하는 수익률은 광고의 수익률보다 2~3% 낮아지는 것 또한 감안해야 한다.


(중략)


또한 분양형 호텔의 광고에 유명 호텔 체인 브랜드를 앞세우곤 하는데 업체들은 체인 본사에게 객실당 가맹비를 수 백 달러 씩 내고, 연간 운영 매출액의 4~8%를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으므로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세계적인 유명 호텔 이름을 내건 분양형 호텔업체 상당수는 브랜드의 본사가 초기 호텔 설계에만 관여하고 운영 노하우 정도를 전달하는데 그치는 형태로 본사에서 꾸준한 관리를 하지 않는다. 향후 객실 운영은 위탁 운영업체가 진행하는 것으로 이에 대해서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호텔 준공 후에도 시행사가 일정기간 동안 사업을 책임지는 시스템 도입과 관광호텔업이 아니라 일반 숙박시설로 분류된 분양형 호텔에 대해서도 제도적 장치를 다시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15년도 1월호, ‘분양형 호텔, 뜨겁거나 혹은 차갑거나’ 中


투자의 기본은 투자하는 상품의 특징과 수익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다. 그리고 개인의 투자활동은 원칙적으로 자기책임의 원칙이 적용된다. 운영사를 탓하기 전에, 호텔이라는 상품은 일반적인 투자와는 다르게 운영 수익이 있어야 수익금을 지불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수분양자들이 알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수분양자들은 호텔에 ‘투자’를 했다는 개념보다 ‘저축’해뒀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한 분양형 호텔 관계자는 “수분양자들은 호텔에 투자하기 전에 호텔의 사업성을 고려해야 하고 그러기 이전에는 시설 계획을 전체적으로 확인해봤어야 한다. 물론 분양사들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그저 ‘수익률 몇 % 보장’으로 꾀어 책임감 없이 상품을 판매한 것도 근본적인 문제”라면서 “그런데 현재 수분양자들은 분양받는 객실을 본인의 것이라 착각하고 있다. 지분투자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차라리 이해가 쉬웠을 것 같은데 형식이 등기 분양, 호실 분양으로 되다보니 이러한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꼬집었다.


수분양자들의 분양대금은 호텔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투자가 된 것이지 객실을 소유하고 있는 개념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분양’의 과정을 거치다보니 시행사는 호텔보다 객실을 상품으로 내걸었고, 결국 분양형 호텔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수분양자들 중에는 분양 과정에서 고층 오션뷰로 방을 배정해달라 요구하는 이들이 있는 등 웃지 못 할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한다. 여기에 시도 때도 없이 호텔에 와 자기 객실인데 왜 묵지 못하느냐는 수분양자도 있어 프런트 직원과 승강이가 벌어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수분양자는 오너의, 운영사는 운영사의 도리 다해야

 

시행사와 운영사, 수분양자의 싸움은 오래도록 지속돼 오고 있다. 이 분쟁들이 끝이 없어 보이는 이유는 분양형 호텔의 컨트롤 타워가 부재해 각 이권을 조율하고 견제할 법적 규제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스타일로프트글로벌 이 대표는 “그동안 분양형 호텔을 둘러싼 모든 분쟁에는 ‘투명성’이 중심에 있다. 결국 따지고 보면 운영사도, 수분양자도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서로 소통이 돼야 할 부분을 자꾸 감추다보니 문제가 된 것”이라면서 “운영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모든 정보를 수분양자에게 오픈해야 하고, 수분양자는 운영사가 오픈한 정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수분양자들이 운영사를 믿지 못하고, 운영사의 운영에 반기를 드는 것은 자꾸 의심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같이 운영사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닥쳤다는 사실은 수분양자들도 알고 있다. 결국 얼마나 그들을 납득시켜 분쟁을 최소화 할 것인지는 운영사의 투명한 운영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운영사로서 약속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코로나19처럼 운영이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을 적극적이고 충분한 대화로 풀어간다면 이해 못할 수분양자들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뒷받침 돼야 하는 것이 운영사의 운영 능력이다.


한편 수분양자도 본인이 투자한 상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오너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관광호텔의 경우 운영사와 투자자, 즉 오너라는 주체가 어떻게 역할분담이 이뤄지고 있는지, 시장의 참여자들이 확실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그동안 우후죽순 오픈한 분양형 호텔에 닥칠 ‘재투자’라는 더 큰 산을 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호텔은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시설이 노후화된다. 시설이 노후된다는 것은 그만큼 시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많은 호텔들이 주기적으로 리모델링의 기간을 갖는데, 분양형 호텔 수분양자들 중에는 기꺼이 시설투자에 나서는 이가 없다. 대부분의 수분양자들은 생계형 투자자인데다, 그동안 약속했던 수익률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전제가 재투자의 가치를 낮게 판단하게 만드는 것이다. 


게다가 오너가 여러 명이 하나의 호텔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중 어느 한 명이라도 재투자에 반대한다면 이를 강제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그렇다고 운영사가 재투자할 수도 없는 노릇. 갈수록 노후화되는 시설로 코로나19 이후 객실 세일즈의 반등의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현실에 운영사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갈 뿐이다.


호텔은 호텔인데···.

 

부산지역 두 곳의 거대 분양형 호텔들을 바라본 호텔업 관계자들은 ‘호텔의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타개책’이라고 입을 모을 뿐 아니라 ‘기존 관광호텔들의 일반숙박업 전환 및 분양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관광사업체로서 관광산업의 중심축으로 활약해야 하는 관광호텔의 일반숙박업 전환이 야기한 문제점은 없는 것일까?


(중략)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지가 시설만큼 중요시되는 특급호텔이 여관, 여인숙과 같은 일반숙박업으로 등록되는 점, 등급심사의 대상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등급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호텔업계의 파이를 갉아먹으면서 편법 영업을 하고 있다고 치부해온 서비스드 레지던스와 다를 게 없이 분양객실 판매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이너스가 될 소지가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2008년 10월호, “수익형 분양호텔, ‘틈새시장’인가 ‘틈새투성이’인가?” 中


2008년까지만 해도 관광숙박업과 일반숙박업의 괴리는 컸다. 한창 관광숙박업의 세제 혜택이나 금융지원이 막강했고, 외국인 관광객 맞이를 위해 관광호텔을 위주로 한 홍보도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전보다 전체적인 숙박업소들의 시설이나 서비스면의 상향평준화가 이뤄지면서 경계가 무뎌졌고, 소비자들에게 일반숙박업소인지, 관광숙박업소인지는 큰 의미가 없어졌다. 이에 해운대센텀호텔 김 총지배인은 지난 6월 18일 진행된 ‘부산 호텔 산업발전 산학협의체’에서 “부산은 400실~600실을 가진 대규모 호텔들이 대부분 분양형 호텔이고 해운대에만 15개의 분양형 호텔이 있다. 그만큼 관광객이나 MICE 고객의 흡수가 많은 편으로 관광 인프라로서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관광호텔을 중심으로 관광 정책을 만들기 때문에 분양형 호텔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외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이를테면 Visit Busan 사이트에서 소개하는 숙박업소에 소개가 안 된다든지, 관광 통계를 위한 데이터 수집 시 분양형 호텔 투숙객들은 누락이 되는 경우”라며 관광호텔뿐 아니라 분양형 호텔을 포함한 전체 숙박업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일원화된 채널이 필요하다고 어필했다.

그의 말처럼 일견 소비자들이 보기에는 다 같은 호텔일 뿐, 속사정이야 민간 개인투자자가 분양을 했든, 은행의 투자를 받았든, 대기업의 지분이 투입돼 있든 한 번의 투숙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호텔’에 대한 인상이다. 즉, 태생은 부동산에서부터 시작됐을지언정 결론적으로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니 해답은 호텔에서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모든 것은 호텔 운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불신에서부터 시작됐다. 스타일로프트글로벌 이 대표는 “호텔업에 대한 이해가 없다보니 운영사는 운영사대로 성실함을 다하지 않고, 오너(수분양자)는 오너대로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서 운영사 탓만 하고 있는 모양새다. 수렁에 빠진 분양형 호텔이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운영사는 신의성실한 호텔 운영을 하고, 오너는 운영사를 믿고 맡기 되 운영사와 건전한 견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운영사가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일반적으로 호텔 오너와 오퍼레이터의 역할이다. 그렇게 협동이 일어날 때 가치가 만들어지고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양형 호텔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언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업계지만 갈수록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하는 분양형 호텔. 여러 가지 분쟁으로 갖은 케이스 스터디 끝에 조금씩 보완이 이뤄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첩첩산중이다. 그러나 엉켜버린 분양형 호텔의 실타래는 가장 먼저 호텔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분양형 호텔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오픈 소식은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다. 새로 오픈하는 분양형 호텔들은 전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고, 코로나19로 누구보다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현재의 분양형 호텔들도 하루빨리 건전한 호텔 운영의 궤도에 오르길 바란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강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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