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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인건비 고민이 끊이질 않는 호텔의 시름이 날로 깊어져가고 있다. 그나마 코로나19의 버팀목이었던 고용유지지원금이 최초 3월 신청을 기준으로 6개월의 지원기간이 오는 9월 끝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관광산업을 코로나19 특례위기업종으로 지정한 가운데, 아직까지 현실적인 어려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관광사업체를 대상으로 지원금 연장 지원 여부를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해답은 듣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그동안 일부 글로벌 호텔 체인에서 감행해 오던 구조조정의 움직임이 국내 호텔업계에도 조금씩 수면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그동안 나름대로 코로나19의 고통을 분담해오며 연대와 협력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기도 했던 호텔업계. 코로나 위기 제2의 서막인 구조조정 난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정리해고의 움직임 보이고 있는 호텔업계
지난 6월 18일, 롯데호텔이 ‘시니어 임금제도’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호텔업계 최초로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그동안 유·무급휴직, 임금삭감 및 동결 등은 시도해왔지만 명예퇴직은 이번이 처음이라 업계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롯데호텔을 기점으로 호텔업계의 새로운 구조조정 바람이 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시니어 임금제도는 기존 임금피크제도에서 노동자의 선택의 폭을 넓힌 제도로 총 3가지 옵션을 제공했다. 제도는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만 58~60세 직원을 대상으로 △통상임금 100% 지금 △하프 임금제도(주 20시간 근무 후 통상임금 50% 지급) △명예퇴직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그동안 롯데호텔은 그룹차원에서 그동안 임원 급여 10~20% 반납, 무급휴가 권장, 유급휴직, 주 4회 근무 등 코로나19 경영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전에 들어가자 전반적인 경영 유지를 위해 기존의 조직구조를 조금씩 개편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편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는 정리해고의 신호탄이 터졌다. 지난 7월 14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밀레니엄 힐튼 서울 노동조합 최대근 위원장을 필두로 사측의 정규직 90명 규모 인력 감축 시도를 비판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 측은 코로나19 이후 모든 직원들이 연차소진, 유·무급휴가, 급여유예, 가족돌봄휴가 등 사측의 고통을 공동부담하고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적극 동참해왔으나, 이러한 노동자의 노력을 무시한 채 오로지 인력감축을 위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계획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동안 노조는 여러 차례에 걸친 교섭을 통해 사측의 경영악화 개선을 위한 재무구조혁신안 및 임금동결을 제안해 왔지만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강력하게 유감을 표하고, 수년간의 경영 실패를 코로나19 재난 상황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비판했다.


이처럼 그동안 호텔이 마련한 자구책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무너지자 이제는 정리해고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특급호텔의 움직임, 특히 정리해고 계획이 실행된다면 전반적으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이미 힐튼호텔이 101년 호텔 체인 역사상 최초로 전 세계의 직원 22%(약 2100명)를 감원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전에는 하얏트 호텔이 약 1300명 규모로 정리해고를 포함한 구조조정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압력에 의한 구조조정 있었던 IMF
호텔업계에서 이러한 구조조정은 IMF 이후 처음이다. 당시만 해도 노사관계에서 칼자루를 쥔 쪽은 노조 측이었고, 매년 연례행사처럼 치룬 단체협약이나 임금협상을 통해 노동자들의 권익을 철저하게 보장받던 시절이라 갑작스런 사측의 구조조정 단행에 많은 분쟁이 있었다.


1998년 7월호 <호텔앤레스토랑> 기사 ‘있자니 치사하고 나가자니 막막하고, 국내호텔 고용조정 실태와 문제점’에 따르면 IMF 극복방안 중 최우선으로 꼽고 있는 것이 인원감축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호텔들이 일정비율이나 수를 정해놓고 무작정 인원을 줄이거나 임금삭감을 하는 방식으로 노동자들의 반발이 컸다고 한다. 이때 인원감축 대상자는 비노조원이면서 간부들, 고임금자면서 호텔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서장이나 그에 속한 직원들이었다. 그리고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호텔은 ‘작전’에 돌입, 처음에는 자발적으로 퇴사해줄 것을 강요하다 여의치 않으면 한직이나 노동자의 기술과는 무관한 엉뚱한 부서로 발령을 내렸다고 한다. 이보다 더 노골적인 방법으로는 ‘경로당’, ‘서포트팀’이라고 불리는 별도의 부서를 만들어 배치, 아무런 일거리를 주지 않거나 반대로 감당하지 못할 일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전문 기술 소유자는 조기 퇴직하는 조건 아래 용역형태로 존속시키는 사례도 있었다고. 이런 방식으로 대개의 직원들은 굴욕감을 이기지 못하고 호텔 측의 의도대로 옷을 벗었다. 


다른 사례로 한 특급호텔에서는 계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여금을 포함해 6개월분의 가산금을 주겠다며 강제퇴직 대상자 65명을 선정, 40명은 사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퇴직했으나 나머지 25명은 반발했던 일이 있었다. 이에 호텔은 이들을 대기발령과 경비 등의 부서로 전환 배치, 압력을 가하면서 대기 발령 3개월 후 미보직시 자동 면직된다는 규정을 신설하기도 했지만 결국 지방노동위원회 제소결과 사측이 패소한 사례로 남았다. 이처럼 당시까지만 해도 정상적인 절차와 방식이 아닌 압력에 의한 구조조정이 비일비재 했다. 그렇게 IMF의 여파로 1998년 1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시내 소재 27개 특급호텔 총 종사자(비정규직 포함) 1만 6485명 중 8.34%인 1375명이 구조조정을 통해 감소됐다.

 

호텔업협회, 전국관광·서비스노동조합연맹이 참여한 노사정 간담회(사진 출처_ 전국관광·서비스노동조합연맹)

고용유지위해 힘 합치는 노사정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재난사태에서는 노사 간의 협의만으로 경영 악화를 막아내기엔 어려움이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며 팬데믹 위기가 경제위기로까지 번지고 있어 국가적 조치 및 경사노위의 연대가 필요했던 가운데 가장 먼저 고용노동부가 3월 16일부터 ‘관광·공연업 등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고시’를 제정, 6개월간 휴업·휴직수당을 보장해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을 90%까지 확대했다. 옥좨오던 숨통을 그나마 터줬던 지원으로 4월 한 달간 호텔을 포함한 여행업체 총 4914곳이 지원금을 신청했고 이는 메르스의 약 17배 규모로 나타나 코로나19의 여파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호텔업계의 노사도 발 빠르게 뭉쳤다. 지난 3월 24일, 호텔업협회와 전국관광·서비스노동조합연맹(이하 관광서비스노련)이 호텔 산업의 보호와 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업무공동협약을 맺은 것이다. 관광서비스노련 전주환 사무처장은 “코로나19로 호텔업이 전반적으로 힘든 가운데 제일 먼저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은 불보듯 뻔했다. 그러나 사측과 노동자가 모두 힘든 상황인 만큼 상생의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여 MOU를 제안했다.”고 업무협약의 취지를 설명하며, 앞으로 관광서비스노련과 정부 관계 부처, 업계 협회와 잦은 대화를 통해 위기를 해결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후 4월 10일, 노사 간의 협약대로 노사정 간담회가 마련됐다. 호텔업협회는 경영계를, 관광서비스노련은 노동계를 대표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함께 호텔업 피해 현황을 공유하고 노사의 제안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노동계는 “기본적인 임금 수준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임금의 70%인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생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 후 문화체육관광부 이외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등 타 관련 부처와 대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경영계도 “고용유지지원금만으로는 경영 유지의 한계가 있어 4대 보험 감면 등 추가 지원이 필요하고, 호텔의 경우 고용유지지원금이 법인단위로만 신청할 수 있게 돼 사업 단위로 운영되는 호텔업의 경우 제도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코로나19와 같은 비상사태에 대해서는 사업 단위로 운영되는 호텔도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덧붙여 “현재 호텔은 1~2년의 인턴을 거쳐 정규직 전환이 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코로나19로 정규직 전환이 불가피한 인턴 사원들이 많고, 비정규직인 이들의 보호가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불가하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사회보험 감면 및 보조금 등 제도적 적용이 가능하도록 보완이 필요하다.”고 어필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 문화체육관광부는 “사회보험 감면에 대해서는 특별고용지원업종의 경우 6개월 유예 가능하도록 창구를 열어놨으니 협회 등에서 적극적인 홍보를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호텔업의 경우 이직이 잦아 신규채용이 많은 편인데 신규채용에는 고용유지지원금이 해당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호텔업의 특성을 감안해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볼 것”이라고 답변했다.

상생과 연대의 아이콘이 된 호텔업
노사 간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업계 자체 내 노력이 활발했던 가운데 워커힐 호텔 앤 리조트가 국내 5성급 호텔 최초로 유급휴직 임시 휴업 결정을 과감히 내린데 이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다. 이러한 사측의 배려로 노조는 노동 쟁의를 자제하는 방식으로 노사협력을 진행, 특별한 잡음 없이 노사 간 원만한 결정을 내린 사례로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높게 평가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29일,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된 ‘코로나19 극복 고용유지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어려운 상황에 노사 간 좋은 상생의 모델을 제시한 호텔업 현장을 찾아 현재 호텔의 어려움을 청취하고 노사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서였다. 

 

코로나19 극복 고용유지 현장 간담회(사진 출처_ 청와대)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호텔업계 노사가 어려운 시기에 가장 모범적으로 함께 마음을 모았다.”면서 “사측은 무급휴직이나 연차휴가를 강제하지 않고 휴업으로 일자리를 보전, 노조는 노동쟁의 대신 협력적 노사관계에 합의했으며 구조조정 대신 고용유지로 일자리를 함께 지키자는 결의를 다졌다. 여러분이 보여준 ‘연대와 상생’의 힘이 호텔업계를 넘어 서비스업과 제조업, 전 업종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독려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였을까. 간담회 이후 노사가 고용유지 협약을 체결한 사업장에는 임금감소분의 일부를 지급하고 휴업과 휴직 중에도 노동자 지원이 끊이지 않도록 하는 ‘고용유지자금 융자’ 및 ‘무급휴직 신속 지원 프로그램’이 신설됐다. 융자와 프로그램은 비정규직인 호텔 사내하청업체 직원들도 혜택 받을 수 있다. 또한 서면브리핑을 통해서도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 연장, 단기 인력 수요에 맞는 인력채용 허용, 협력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안정 지원책 마련, 호텔 내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조치 등이 언급돼 호텔업 노사의 상생 노력이 긍정적인 시너지로 발휘되기도 했다.

관광업계 집중 논의 통해 고용유지방안 모색
노사정 간담회에 이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를 중심으로 업종별위원회 ‘관광·서비스산업위원회’가 6월 19일 정식 발족했다. 위원회는 고용보험 가입자가 급감하고 사업체 종사자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관광·서비스업계의 고용 시장에 대한 논의에 집중하고자 한다. 


우선적으로는 호텔, 면세점, 여행자 노동자들의 고용실태를 파악, 실효성 있는 고용유지방안을 모색하며 정규직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에 취약한 외주·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에 대한 해법도 찾을 계획이다. 회의체는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노광표 소장을 위원장으로 노동계(팔래스호텔 유승환 노조위원장, 롯데면세점 윤혜림 노조위원장, 모두투어 김종탁 노조위원장), 경영계(한국호텔업협회 정오섭 사무국장, 한국면세점협회 홍주표 사무국장, 한국여행업협회 최창우 국장), 정부(문화체육관광부 조현래 관광산업정책관, 고용노동부 김영중 노동시장정책관), 공익(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김남조 교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권현지 교수, 노무법인 삼신 송현기 공인노무사), 담당 경사노위 구은회 전문위원으로 구성, 출범일로부터 1년 동안 주기적인 회의를 통해 고용유지방안을 모색한다.


호텔업 코로나19 고용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6월 26일, 제2차 관광·서비스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호텔·면세점·여행업 코로나19 피해 상황’을 안건으로 논의됐다. 주된 내용은 호텔의 고용형태별 고용 증감이 확인돼야 관련 정책 대안 논의가 가능하다는 점, 비정규직을 계약 해지하지 않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도입돼야 한다는 점, 대량 구조조정 위기를 피하기 위해 고용유지지원금을 12월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점 등이 거론됐다.

 

관광서비스산업위원회 발족식 및 제1차 회의(사진 출처_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막다른 곳에 다다른 호텔, 인력감축 감행하나
업계와 정부의 노력으로 노사 간 상생을 위한 노력은 하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피해의 직격탄을 입고 있는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의 사업체 유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고용 충격이 확산하며 고용노동부의 5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31만 1000명의 종사자가 감소, 그 중 숙박·음식업은 15만 5000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현재 고용유지지원금은 대기업의 경우 휴업·휴직 수당의 75%, 중소기업은 90%가 지원된다. 그렇게 되면 300인 이상 특급호텔의 경우 나머지 25%는 부담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이제 버거운 상황”이라면서 “3~5월 정도까지는 상황이 나아질 것을 기대하며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지만 이제는 지원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구조조정 쪽으로 방향을 틀수밖에 없다. 그리고 앞으로 이러한 구조조정 바람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구조조정은 기업의 자원배분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기업영역을 재구축하고 규모를 조정하는 것으로, 인력구조조정의 경우 유급휴직, 무급휴직, 전환배치, 임금삭감 및 동결, 정리해고까지 모두 구조조정의 노력에 포함된다. 이정파트너스 이호승 노무사(이하 이 노무사)는 “구조조정은 기업마다 인력 운영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 여건에 맞게 여러 노력들을 한다. 다만 정리해고는 모든 것을 전부 실시해봤는데도 구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실시하는 경영상 해고”라고 설명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코로나 사태 이후 호텔들은 구조조정의 조치를 계속해서 취해온 셈. 그동안 호텔은 연장근로 및 시간외 근무 제한, 재택근무, 유급휴가, 무급휴가, 연차소진, 단축운영, 임시휴업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실시해 왔다. 그러나 그렇게 그나마 지키고 있었던 고용유지 태세가 고용유지지원금이 처음으로 중단되기 시작하는 9월 15일부터 인원을 감축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보이면서 노동자들의 불안함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노무사는 “코로나19 초기에는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에 대한 문의가 많았는데, 장기전으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지원금 계획변경에 대한 문의가 많다.”면서 “대개 정부가 지원하지 않는 10%의 임금도 부담을 느끼는 사업체다. 지금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는 근로자의 동의를 받으면 무급으로 휴직을 시킬 수 있기 때문에 무급휴직으로 전환시킬 수도 있고, 권고사직으로 실업급여를 받게 할 수 있는데 지원금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해당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덧붙여 “호텔은 인건비율이 높기 때문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이제 더 이상 못 받는 시기가 오면 대량 감원, 구조조정을 생각하는 호텔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에 정확한 절차와 방식이 정의돼 있으므로 부득이하게 정리해고를 해야 할 경우 이 점을 꼭 염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해고에 속수무책인 비정규직
일부 노동자의 경우 노조와 같이 집단으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지만 소리 없이 일자리를 잃는 이들이 있다. 바로 비정규직 근로자다. 호텔은 관광업계 내에서도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이 높은 업종에 속한다. IMF 이후 전체 인원 대비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사원수를 늘려 인건비의 탄력성과 효율성을 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규직 비중이 많아 구조조정의 홍역을 치렀던 호텔 입장에서 정리해고의 부담을 덜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직접 채용이 아닌 도급업체와의 계약이 간접 채용의 형식을 띄어 인력이 필요하지 않을 땐 부르지 않거나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그뿐,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규직 사원과 빚게 될 마찰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호텔 유승환 노조위원장은 제2차 관광·서비스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웃소싱된 업무영역의 경우 계약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업무 그 자체에 비용을 산정하는 방식이거나,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인력규모에 따라 비용을 산정하거나, 맡은 구역 혹은 업무량에 따라 비용을 산정하는 방식 등 매우 다르다. 게다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하우스키핑, 룸 메이드와 같은 인력들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들의 피해 규모나 상황에 대해 통계를 내기도 쉽지 않다.”면서 “실제 일하는 곳은 관광업 사업장이지만 인력파견 또는 도급업체 소속이기 때문에 고용유지지원금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소리 없이 일자리를 잃고 있는 이들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 호텔업 종사자는 “예전에 비해 호텔 노조의 힘이 많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어쨌든 노조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은 지금과 같은 고용불안의 상황에 상당한 의지가 되는 일이다. 그러나 기존 노조 조합원들이 모두 정규직 위주로 이뤄져 있다는 점은 아쉽다.”면서 “근로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지만 정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직원은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서도 보호 장치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노사 간 소통 원활해야
IMF 당시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동반한 방식의 위기극복이 중심을 이뤘다면, 이번 코로나 사태는 다르다. 노사 간 해결되기 어려운 일에 정부가 나서 적극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았고, 아직까지 노사정이 모여 이번 위기를 어떻게 하면 원만히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머리 맞대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한 호텔업계 종사자는 “이번 롯데호텔의 시니어 임금제도는 구조조정이라기보다 명예퇴직 수준으로 섭섭치 않은 조건을 내걸어 희망퇴직을 신청한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고 귀띔하며 “게다가 그동안 역피라미드 구조의 고연령·고연봉의 직원들에 집중됐던 인력 구조 개편을 통해 절감한 인건비를 5년차 이하의 사원들의 처우 개선에 재투자한다고 하니, 나름대로 많은 고민 끝에 긍정적인 방향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최대 3개월의 메르스 고비를 간신히 넘겼는데 코로나19가 업계를 흔들고 있다. IMF 이후로 처음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그동안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슈화된 일이 없었다. 아직 일부 호텔에서의 움직임뿐이지만 그만큼 업계가 힘들다는 반증임은 틀림없다. 그래도 6개월 동안 사측도 노조도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어려움은 함께 짊어지며 여기까지 왔다. 이대로 다시 웃으며 재기를 노렸으면 좋았을 테지만 코로나19의 먹구름이 쉽게 걷히지는 않을 듯 보인다. 다른 골목에 다다른 만큼 이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터. 하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그동안 관광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던 호텔업계의 목소리를 전할 소통의 창구가 마련됐다. 힘든 상황일수록 논쟁보다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혜안이 발휘되기를 바란다.

 


“‌고용 문제, 노사 모두 적당한 절차와
적법한 방법으로 당면한 문제 해결해야”
이정파트너스 이호승 노무사

 

코로나19로 업계의 구조조정 시도가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 그동안 호텔업계 특성상 구조조정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 왔는지 궁금하다.

구조조정은 회사마다의 특성, 직원 인력구조에 따라 선택하는 방식이 다르다. 호텔은 하도급과 비정규직이 많은 구조로 인건비 비율이 간접비용까지 포함하면 40%까지 차지하기도 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하도급 용역, 파견사원, 기간제 근로자 등을 고용해 그간 노사 간 이슈도 많았고, 코로나19 이전에도 상시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많은 편이다. 그동안 호텔에서는 고연령, 고비용의 저효율 인력들을 구조조정 해 빈 공백을 외부 도급화하거나 파견사원이나 일용직으로 대체하는 식의 인력 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코로나 사태로 고용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고용이슈에 관련해 문의가 들어오는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나?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버티기 어려운 곳들이 많아지며 권고사직 방법이나 실업급여에 대한 문의가 많다. 고용유지지원금을 언제까지 받을 수 있을지, 지원금을 중단하고 권고사직을 통해 직원들의 실업급여를 챙겨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상담이다. 아무래도 호텔 측면에서도 회사의 존속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판단은 내렸지만, 오래되고 숙련된 인재를 내보내는 아쉬운 마음에 직원들을 배려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의에 대해서는 권고사직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는 중이나 받은 후 한 달간은 고용유지조취를 취해야 하므로 요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과 실업급여도 정해져 있는 요건에 해당돼야 수급할 수 있다는 점을 주로 답변하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인력감축의 시도가 엿보이면서 실업급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듯 보인다.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는 요건은 어떤 것들이 있나?
실업급여의 사유는 명백하다. 노동자 개인의 사유로 인한 자진퇴사가 아닌 비자발적인 퇴사다. 본인이 근무할 역량도, 의지도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나오게 됐을 경우 나라에서 이후 구직활동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비자발적인 퇴사는 권고사직과 해고다. 간혹 노동자가 실업급여 수급을 위해 권고사직 처리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권고사직과 해고와 같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잦게 되면 일자리안정자금 등 정부 지원금 수급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점을 유의해야 한다. 때문에 사업주도, 노동자도 피해가 없는 실업급여 취득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데 마땅치 않은 현실이다.

권고사직, 해고 이외 비자발적 퇴사로 간주하는 경우가 있다면?
계약직 직원의 기간만료와 퇴직일 전 1년 이내에 사업장 휴업으로 2개월 이상 임금이 30% 이상 삭감돼 지급받은 경우다. 계약직 직원의 경우 2년 계약을 만료로 퇴사하면 비자발적 퇴사로 간주한다.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으면 계약을 연장할 여지도 있다고 판단, 근로자는 계속 일할 의지가 있었음에도 어쩔 수 없이 기간을 이유로 회사를 나오게 됐다고 보는 것이다. 한편 휴업으로 2개월 이상 임금이 삭감된 경우가 중요하다. 코로나19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는 근로자가 해당되기 때문이다.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받는 급여가 휴업 전 평균임금의 70% 미만인 경우 요건에 해당한다. 이는 코로나19로 새롭게 생긴 제도가 아니라 이미 고용보험법 시행규칙에 명시돼 있는 내용이다. 근무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한데도 임금 삭감이 원인이 돼 퇴사를 희망한다면 이는 비자발적인 퇴사다. 대개 지원금으로 임금을 받고 있는 경우는 해당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지원금의 여부와 상관없이 해당되는 사항이라 지원금을 2개월 이상 받고 있었던 근로자라면 자진퇴사를 해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비자발적 퇴사 처리 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비자발적 퇴사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협의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고용보험상실신고 시 인정이 돼야 하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사업장에서 퇴직금을 지급하는 대신, 권고사직 처리를 통해 실업급여를 수급하는 방법을 택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 사업자와 근로자가 공모해 실업급여를 부정 수급한 것으로 불법이며, 부정수급액 반환 뿐 아니라 추가징수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최근 호텔업계에도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의 시도가 엿보이고 있다. 최근 이에 대한 문의는 어떤 것들이 있나?
아직까지 호텔업계는 정리해고보다 희망퇴직 단계에 있는 상황이다. 호텔에서 희망퇴직에 관해 많이 묻는 것은 희망퇴직 신청을 거부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호텔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할 때에는 고비용의 저효율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데 간혹 핵심인력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경우가 있다.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회사가 승인을 해야 퇴직절차가 진행되는데, 원칙적으로 승인이 아닌 거부도 가능하다. 그러나 다른 희망퇴직 신청자와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므로 이에 대해 사전에 합리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테면 평소 호텔에서 상시적으로 평가하던 제도를 근거로 한다든지, 사전에 노조와 협의를 한다든지, 희망퇴직 공고 시 공고문에 희망퇴직 신청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해 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정리해고의 경우는 어떤가? 부득이하게 정리해고를 해야 할 경우 갖춰야 할 요건이 있다면?
근로기준법에 정의돼 있는 정리해고 요건으로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 △해고 회피 노력 △합리적인 해고 대상자 기준 △근로자 대표 혹은 노조와의 협의, 총 4가지가 있는데, 이 중 하나만 결여되더라도 정당성을 상실해 부당해고로 간주된다. 정리해고는 폐업의 위기 직전, 장래 도산할 위험이 있을 경우 이를 최대한 막기 위한 장치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네 가지 요건 중 해고 회피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희망퇴직, 무급휴직, 유급휴직, 전환배치, 임금삭감, 신규채용 중단 등이 모두 해고 회피 노력이다. 모든 절차적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만 정리해고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반대로 근로자 입장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회사 사정이 어려운 줄은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인의 생계가 위협받는데 퇴사를 해야 하는지, 희망퇴직을 권유받는 근로자가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다. 희망퇴직의 경우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해서 꼭 응할 필요는 없다. 간혹 희망퇴직을 권유하는 자리에서 면담을 강요하는 경우가 있는데 강요에 의해 희망퇴직 신청서를 제출하고 퇴직했다면 이는 비진의 의사표시로 무효다. 때문에 대개 희망퇴직에 관한 면담이 이뤄지는 경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전에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 대화 내용을 녹음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리해고는 다르다. 혹 부당해고가 있었다고 해도 우선 해고처리 이후 3개월 이내 관할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 신청을 따로 해야 한다. 

앞으로 호텔업계에도 인력 구조조정의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 같은데 이에 대해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호텔은 전체 비용 중 인건비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에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9월 이후부터는 권고사직과 정리해고와 같은 부분에 대해서도 노사 간 많은 이슈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야기 했듯 정리해고와 같은 경우 사전에 거쳐야할 단계들이 있고, 세부적인 내용에 따라 사업체의 근로기준이나 운영방식에 따라 면밀히 살펴봐야 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보다 신중한 결정과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코로나19를 이유로 부당한 처우를 받지는 않았는지 요건들을 파악해 스스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수호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가장 어려운 정리해고에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에게 중요한 것은 ‘정당한 절차’인데 정당한 절차는 표면상으로 서류, 즉 사직서밖에 없다. 사용자도 해고통지는 서면으로 해야 하고 근로자의 자발적 퇴사도 사직서를 통해 수렴을 해야 한다. 이처럼 고용 이슈에서는 노사 간 서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늘 유념해두고 정당한 절차와 적법한 방법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강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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