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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 & Cafe,Bar

호텔앤레스토랑 - 멀티플레이어 바텐더 양성 통해, 현장이 원하는 인재로 성장하다

한 가지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길은 다양하다. 전문가의 경지의 이른다는 것은 특정 직역에 정통한 전문적 지식과 능력, 기술을 갖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러 주종을 통달해 적절한 방법과 재료들로 최상의 조합을 만들어 내는 바텐더도 음료업계의 전문가 중 하나다. 바리스타, 소믈리에, 비어마스터, 티 소믈리에 등 많은 음료 전문가들 중 단연 가장 넓은 범위의 음료를 다루는 전문가이니 만큼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훈련이 바탕이 돼야 하는 바텐더. 약 20년간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 서울현대전문학교는 호텔바텐더학과를 운영하며 업계가 필요로 하는 바텐더와 전문 바텐더로 성장하고 싶은 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커리큘럼 솔루션을 제공한다.


2011년에 개설된 학과의 중심에 있는 원홍석 교수는 특급호텔 바텐더 출신으로,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 바텐더를 양성하기 위한 2년간의 로드맵을 설계, 그의 제자로 졸업한 더 그로잉 룸 김진환 바텐더는 ‘월드클래스(World Class) 2018 세계 대회’의 한국대표로 선정되기도 해 학과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최고의 전문가 육성을 목표로
글로벌 교육재단 서울현대전문학교
‘능력있는 전문인’, ‘창조적인 지식인’, ‘노력하는 기술인’ 양성에 교육이념을 두고 있는 서울현대전문학교(이하 서현전)는 실습위주의 전문 직업능력개발 전문가 및 실천기술 전문가를 육성하는 교육기관이다. 현재 호텔·조리, 경찰·유아·복지, 패션·뷰티·디자인, 게임·보안 계열에 18개 학부 59개 학과로 운영되고 있으며, 학문을 연구하는 일반대학, 전문대학과는 다르게 졸업 후 곧바로 관련 현장으로 투입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추구하는 만큼 교수진들도 대부분 실무능력을 갖춘 업계의 베테랑 전문가들이 대거 임용돼 있다. 여기에 국제 및 국내대회 수상과 자격증 취득에 대한 커리큘럼이 특화, 대회 출전 시에는 대회반 전담 교수진의 지도하에 각종 대회의 우수한 수상실적을 보유하기도 해 취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강점도 지녔다.


한편 전문학교에서는 유일하게 취업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취업캠프 운영, 취업박람회 참가, 인재맞춤별 업체 선정, 취업지도반, 취업동아리도 지원하고 있으며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해외취업센터도 별도로 오픈돼있다. 또한 국내 기업 300개 업체 및 해외 기업 160개 업체들과 산학협력을 맺고, 현장실습은 물론 인턴실습, 취업까지 연계하는 실무형 교육을 진행, 산학협력을 맺은 호텔도 서울힐튼호텔, 호텔신라, 인터컨티넨탈호텔, 메이필드호텔, 조선호텔, 롯데호텔, 서울가든호텔, 라마다프라자제주, 리더스클럽 등 굵직한 특급호텔부터 다양하다.


전문학교 최초의 바텐더학과
전문직업인으로서 바텐더 위상 공고히 해
서현전의 호텔바텐더학과는 전문학교에서 최초로 생긴 바텐더 전문학과로, 외식문화의 발전의 힘입어 호텔, 리조트, 전문바, 레스토랑 등의 식음료부문이 중요해짐에 따라 전문 서비스 마인드와 스킬을 지닌 바텐더를 양성하기 위해 2011년에 설립됐다. 호텔바텐더학과는 단지 음료를 섞어 주는 바텐더가 아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전스킬을 익히고 서비스 마인드를 갖춤으로써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 감동을 줄 수 있는 음료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조주기능사를 비롯해 국제 바텐더 자격증, 베버리지 마스터 자격증, 국제 소믈리에 자격증 등 다양한 주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교수진으로는 호텔바텐더&와인소믈리에 전공의 원홍석 교수와 국가대표 바텐더이자 한남동 소코바를 운영하고 있는 손석호 오너바텐더 등 실력파 교수진들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수한 교수진들의 지도 아래 전공 학생들은 국제코리안컵 칵테일 대회, 1883 바텐더 챔피언십, 월드클래스 코리아, 아와모리 아시안컵, 전국대학생 소믈리에 대회, 강원명주 칵테일 페스티벌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각종 대회를 석권하고 있다. 호텔바텐더학과 출신 김진환 바텐더는 세계 최고의 바텐더를 가리는 ‘월드클래스(World Class) 2018 세계 대회’의 한국 대표로 선정되기도 해 국내 실력있는 바텐더로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한편 학부 때부터 실습, 대회참가, 인턴십 등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은 졸업생들은 코리아 베스트 바 톱 100 순위에 드는 유명 바에 근무하며 바텐더와 바 시장의 위상을 한껏 드높이고 있다. 서울현대전문학교 호텔바텐더학과 원홍석 교수는 “바텐더는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인성이나 직업의식,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강조돼야 할 것은 바텐더라는 직업이 전문직업이라는 점을 드러낼 수 있을 정도의 전문가다운 능력을 배양하는 일”이라면서 “서현전의 호텔바텐더학과는 스스로 현장에 있으면서 아쉬웠던 ‘현장형 인재’를 만들고 무엇보다 ‘전문직’으로서 바텐더의 꿈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길을 제시하기 위해 만든 학과”라고 소개했다.

손석호 특임교수 수업


“전문 바텐더로서의 역량 강화 통해 자부심 가진 직업인 될 수 있도록”
서울현대전문학교 호텔바텐더학과 원홍석 교수

 

특급호텔 바텐더 출신이자 각종 칵테일 대회 우승 제조기라 불리는 월드클래스 심사위원 원홍석 교수는 그간 바셰프믹솔로지 대회, 국제코리안컵 칵테일대회, 모닌컵 바텐더챔피언십, 월드클래스 칵테일대회, 제임슨 칵테일대회, 글렌피딕 바텐더 챔피언십 등의 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년 전 코리아베스트 바 100위 선정에 교수로서는 유일하게 전문위원으로 참여, 시상식의 사회까지 맡기도 하며 교육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바텐더 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업계 출신의 교수로서 그동안 오랜 현장 경력을 쌓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바텐더에 길에 들어서게 됐는지, 이후 그간의 경력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바텐더에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은 1996년 첫 직장으로 근무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부터다. 호텔 입사 이후 좋은 기회에 바에서 근무를 하게 돼 그 계기로 지금까지 바 업계에 몸담게 됐다. 그렇게 12년간 전문 바와 정통 양식당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칵테일과 위스키, 와인 등의 음료 서비스를 담당했었고, 2010년 2월부터는 서울현대전문학교에 부임해 현재는 호텔바텐더학과, 소믈리에학과, 바리스타학과의 학과장을 맡고 있다. 이외에는 (사)한국베버리지 마스터협회의 칵테일 위원장, 한국외식음료협회 서울경기지역의 위원장을 담당하고 있다.


학교로 부임하게 된 계기는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했지만 바에서 근무할 당시 학교에서 받은 교육과 현장의 괴리를 많이 느꼈던 경험들이 컸던 것 같다. 관련 학과를 전공했음에도 칵테일이나 바텐더관련 전문교육을 받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들이 많았고, 호텔 F&B 직원들 중에서도 전문가 수준의 직원들이 극소수인 점이 아쉬웠다. 당장 현장에서 고객 서비스하는 것도 매력적인 일이었지만,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웨이터’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닌 전문적인 ‘바텐더’와 ‘소믈리에’를 양성해 인재를 배출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바로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대학원에 입학해 자격을 갖추고 교육자로서 두 번째 직업을 갖게 됐다.


서현전에서 전문학교 최초로 호텔바텐더학과를 설립했다. 그 배경과 취지, 배출하고자 하는 인재는 어떤 인재인가?
학교에 처음 부임했을 때에는 호텔바텐더학과가 아닌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라는 이름의 과로 운영되고 있었다. 당시에는 그렇게 두 가지 직종을 엮은 학과 이름이 대세인 분위기였다. 그러나 아무래도 전공 방향이 확연히 다른 두 가지 전문 교육이 동시에 이뤄지다보니 교수와 학생 모두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이에 1년간의 준비 끝에 2011년부터 호텔바텐더학과를 새롭게 분리, 전문 바텐더 양성을 목표로 깊이 있는 이론, 실전에 강한 실무 수업을 병행하는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양성하고자 하는 전문 인재는 소믈리에의 역량까지 펼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바텐더다. 흔히 바텐더하면 생각할 수 있는 칵테일이나 위스키 등 전문지식이나 기술뿐 아니라 와인에 대해서도 상당한 수준을 갖춘 바텐더다. 물론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고객들의 니즈가 세분화되며 칵테일 바에서 칵테일이외에도 다양한 주류 라인업을 구비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고, 바텐더 개인적으로도 소화할 수 있는 음료 레인지가 넓으면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다. 이는 실제로 바텐더로서 현업에 종사할 때 스스로 느낀 한계였기도 하다. 당시 와인 라벨도 못 읽었던 내가 4~5년간의 독학을 통해 배웠던 것들을 학교에서 채워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전문 소믈리에 정도는 아니더라도 70% 정도의 역량까지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서현전의 호텔바텐더학과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커리큘럼 구성의 특징과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가장 큰 차별점은 전공 관련 수업량과 높은 인지도의 유명 바로 진출하는 졸업생 비율이 많다는 것, 그리고 10년의 노하우가 담긴 대회 지도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1학년 1학기에는 칵테일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조주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칵테일 실습수업과 전문 셰이킹, 스터, 지거링 등의 숙련도를 높이는 기술위주의 수업, 바에서 와인을 추천할 수 있는 역량을 위한 와인기초이론 수업 등을 배우게 된다. 이후 2학기부터는 실제 현장에서 근무할 때 사용하는 실전 조주스킬이나 창작칵테일을 만드는 요령, 위스키나 칵테일, 와인의 맛을 평가하는 방법, 심지어는 과일 손질방법과 보관, 트레이를 드는 방법까지 반복의 반복을 거쳐 당장 현장에 투입돼도 무방한 인재로 교육하고 있다. 이런 교육을 통해 그동안 배출된 많은 졸업생들은 입지전적인 국내 대표 바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그 덕에 과의 인지도도 높아져 졸업시즌이 되면 많은 곳에서 취업의뢰를 주고 있기도 하다.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강의 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강의 시간에는 한 가지만 생각한다. ‘전공자인 만큼 전공자답게’ 가르치자는 것이다. 칵테일과 와인과 관련된 모든 과목은 직접 수업을 하고 있는데,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전공자들에게 로드맵을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는 부분에 있어 동일한 사람이 교육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스스로도 끊임없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전문학교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 당장 현장에 투입돼도 무방할 정도의 실무형 인재 양성인만큼, 기술과 지식 못지않게 바텐더 정신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려고 하는 편이다.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바텐더지만 막상 근무하다보면 정신력 관리가 필요한 순간들을 수차례 맞이하게 된다. 전문학교는 이러한 교육과 현장의 괴리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1883 바텐더챔피언십 1위 대상, 은상, 동상 / 2018년 코리안컵 칵테일대회 1, 2, 3, 4, 5, 6위

학과에서 다양한 대회도 석권하고 있고, 현장에 많은 인력을 배출하고 있는데 그 비결을 꼽자면?
먼저 대회의 경우 대회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연습량이다. 각 대회에서 원하는 방향에 맞는 칵테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물론 출제의도를 이해하는 것이 모든 시험에서 어려운 것이긴 하지만(웃음). 대회가 시작되면 대회에 출전하는 친구들의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3개월 이상 주말 밤 낮 할 것 없는 연습을 함께 지도하고 있다. 개인생활이 거의 없어지긴 해도 학과를 만든 목적이 있고, 그 과정을 함께하고 싶어 입학하는 제자들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포기할 수 없다. 또한 업계로 진출하는 학생들이 많은 이유는 전문학교 특성상 입학하고 졸업할 때까지 바텐더라는 꿈 하나만을 바라보는 학생들이 많고, 그 꿈을 향해 직진해온 학생들을 높게 평가하는 곳들이 감사하게도 많아 졸업생들의 활동이 다양한 방면으로 눈에 띄는 것 같다.

현재 바텐더와 바의 비전은 어떻다고 생각하나?
지금까지 90년대 주류를 이뤘던 웨스턴 바에서부터 플레어, 클래식, 클럽, 루프탑 바 등 비교적 단기간 내 바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최근 10년간 전문적인 바텐더도 상당수 배출이 됐고 다양한 위스키와 질 높은 칵테일을 제공하고 있는 클래식 바들도 늘었다. 특히 호텔 바의 경우, 과거와 달리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는 바의 포트폴리오가 로드숍으로 퍼져나감에 따라 10여 년 전에는 찾아볼 수 없는 외주화가 굉장히 보편화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추세다. 그만큼 호텔에서도 개인이나 작은 법인에서 운영하는 바들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에 따라 바 시장은 보다 다양한 콘셉트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바텐더 경력부터 업계와 학계의 교수까지 다방면으로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답다’, ‘~다운’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학생은 학생답게 공부를 하고, 사회인은 사회인답게 직장에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고, 교수는 교수답게 학생들을 잘 지도하는 것이다. 대개 본분에 충실하지 못하고 해야 될 때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어려움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교수라는 직업을 영위하는 동안 교수답게 사는 것이 나의 목표이자 비전이다. 교수로서는 제자들을 서울에 있는 베스트 100위 Bar에 어엿한 바텐더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아직까지 바텐더를 그저 ‘술집’에서 일하는 직원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전문직’ 바텐더로의 역량은 어떤 것인지, 우리 우수한 학생들로 하여금 인식변화를 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목표다. 앞으로도 제자들을 포함한 바텐더들이 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높은 직업 만족도를 가지고 바텐더의 삶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고, 바라고, 응원할 것이다.


“바텐더는 다양한 주종을 다룰 수 있는 음료 전문가,
바텐더로서 최상의 전문 서비스 제공할 것”
더 드로잉 룸(The Drawing Room) 김진환 바텐더

 

김진환 바텐더는 서울현대전문학교 호텔바텐더과에 2010년 진학해 대한민국 클래식바의 시초인 커피 바 케이(Coffe Bar K)에서 바텐더 경험을 시작으로 약 8년간 바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김 바텐더는 2018년 바텐더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월드클래스 대회의 한국 대표로 선정이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초청 바텐딩, 셰프와의 컬래버레이션 등을 진행하며 업계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더 드로잉 룸은 소공동 롯데호텔의 라운지 바에 있는 클래식 칵테일 바로, 월드클래스 바텐더의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을지로의 핫플레이스로 급부상 하고 있다.

 

서현전에서의 호텔바텐더학과 졸업 이후 월드클래스 세계대회에서 한국 대표 바텐더, 그리고 더 드로잉 룸의 대표 바텐더로 성장했다. 바텐더로서의 꿈을 키우게 된 계기와 서현전에 입학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처음에는 칵테일보다 커피에 관심이 많았었다. 고2때까지만 해도 고향이 포항인터라 당연히 졸업하면 직업군인을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정작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진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해변가에 나만의 작은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 직후, 경상도 집안이라 평소 집에서는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아버지께 커피를 배우고 싶다고 처음으로 속마음을 이야기했던 것 같다. 제철소나 군대에 취직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곳에서 비교적 힘쓰는 일이 체질에도 맞기도 했던 나에게 ‘커피’, ‘바리스타’와 같은 생소한 단어가 나오니 처음에는 아버지도 적잖이 당황하신 기색이었다(웃음). 그래도 당시에는 혼자 어떻게 해서라도 커피를 배워야겠다는 스스로 결정을 내렸었다. 그러나 그러기를 3일 뒤, 그래도 서울에 있는 학교에서 전문 교육은 받아야 하지 않겠냐는 아버지의 든든한 한마디에 2010년, 서현전에 입학했다.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교수님께서 이야기하신 것처럼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였다. 워낙 호기심이 많고 이것저것 배우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커피를 공부하러 입학했지만 칵테일과 와인을 배우는 것도 쉽게 재미를 붙였다. 그러던 중 칵테일 시간에 본 톰 크루즈 주연 <칵테일>이라는 영화를 보고, 톰 크루즈의 칵테일 셰이킹 장면에 제대로 빠지고 말았다. 그렇게 함께 수업 듣던 동기 중에 현직에 있었던 동기가 있어 바로 바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군대 복학 후 돌아와 보니 호텔바텐더학과가 신설돼 그때부터 바텐더로서 성장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게 됐다. 

학교에서의 경험은 어땠나? 서현전에서의 커리큘럼 중 현업에 나와서도 기억에 남는 수업, 혹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2013년, 졸업하고 나서의 일인데 커피 바 케이에서 근무했을 당시 교수님께서 실제 바에 적용된 기물, 기계의 세세한 치수, 동산을 가르쳐달라고 하신 적이 있다. 학교 실습실을 최대한 현장감있게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장에 있으면 좋은 설비, 시설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칵테일을 제조하고 서비스함에 있어 효율적인 동선이나 기물의 위치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교수님의 최대한의 배려였던 것이다.


졸업은 했지만 그때 다시금 느꼈다. 전문학교라는 강점에 업계의 흐름을 몸소 체득하신 교수님의 열정이 더해져 나 역시 처음 현장에 나갔을 때도 허둥대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약 8년간 바텐더 생활을 하며 많은 신입 바텐더들을 봤지만 확실히 이러한 커리큘럼을 거치고 투입된 이들과 아닌 이들은 실력 외적인 부분에서도 드러나게 마련이다. 특히 바텐더의 자세 이외 소믈리에의 역량까지 갖추고 졸업할 수 있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

2018년 월드클래스 칵테일 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우승한 경력이 있다. 스스로에게 대회 참여의 의미와 대회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대회 참여는 처음엔 경험을 쌓는다는 데 의미를 뒀던 것 같다. 나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교수님께서 이제 막 복학한 내게 처음으로 들은 이야기가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는 것이었다고 한다(웃음). 그때부터 참여할 수 있는 대회가 있다면 무엇이든 경험하고자 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히 경험에만 초점을 두니 참가하는 것에만 의의를 두게 되는 것 같았다. 경험을 쌓은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하고 고민해보니 우승을 목표로 해야겠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출전은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정작 우승한 경험은 없었던 것이었다. 목표를 세우고 달려간다는 것은 열정을 불태우는 일이 된다. 우승을 위한 준비, 공부, 바텐더로서의 수양의 과정은 바텐더로서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얻을 수 없는 것들을 배우게 해준다.


한편 대회 참여, 특히 우승을 하게 되면 우승으로 하여금 파생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를테면 지금과 같이 매체를 통해 알려질 수 있는 타이틀이라든지,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의 기회가 주어지고, 업장에서 나를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하며 고객들과 한 마디 더 대화할 수 있는 소재거리가 되기도 한다.

2018년 월드클래스 칵테일 대회 출전

본인만의 칵테일 제조 철학은 무엇인가? 주로 영감은 어떻게 얻는 편인지 궁금하다.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수용하는 편인데 그러다보니 영화, 음악, 미술 등 모든 면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영화로 치면 ‘노팅힐’에서 영감을 받은 칵테일이 있다. 노팅힐은 소심하고 숫기 없는 남자주인공 윌리엄 태커가 시대의 톱스타 배우 애나 스콧에게 첫 만남에 사랑에 빠져 결국 둘의 관계가 발전하게 되는 내용인데, 배경은 런던이다. 이에 숫기없는 주인공을 색깔도, 향도 없이 평범한 진(Gin)을 베이스로 표현하고, 첫 만남에 실수로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게 쏟는 오렌지주스의 강렬함을 오렌지 시럽으로, 그 이후 집에 초대한 남자주인공이 허둥대며 런던 사람들이 자주 먹는 살구를 건네는 장면을 떠올려 살구까지 세 가지 재료를 믹스해 만든 칵테일이 있다. 칵테일 이름은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여자주인공이 얼마나 더 런던에 머물 것이냐 물어보는 남자주인공에게 기약이 없다고 답했던 명대사 “Indefinitely”를 따와 ‘Indefinitely London’이라고 지었다. 그리고 Indefinitely London은 ‘2017 비피터 믹스런던’ 세계대회의 수상작이 됐다.


칵테일 제조, 바텐더로서 생활의 철학이라고 여기는 것은 ‘즐거울 樂’이다. 바리스타가 되겠다는 것을 시작으로 바텐더로 성장했지만 이 업계에 첫 발을 내딛을 때 아버지가 하셨던 말씀이 ‘후회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물론 쉽게 먹은 마음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먹었을 때부터 후회할 생각은 없었지만 순간순간 하는 일을 즐기다보니 어렵고 힘든 일도 무던히 넘길 수 있게 됐다. 이에 얼음을 깰 때 주로 쓰는 아이스픽에도 樂이라는 단어를 새겨놓으며 바텐더로서 늘 마음에 새기고자 한다.

Indefinitely London

현업에 실제로 나와 보며 느낀 바 시장, 바텐더의 위치는 어떤 것 같나?
처음 발 디뎠을 때 비해 점점 시장도 넓어지고 고객층도 다양해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음료를 다루는 직업에서 바텐더를 포함한 바리스타, 소믈리에 중 바텐더는 유일하게 칵테일과 커피, 와인, 위스키 등 전방위적으로 다양한 주종을 커버할 수 있는 특수한 전문직임을 느끼고 있다. 우리나라의 바 문화가 오래되지 않았고, 바를 방문하는 전체 인구도 아직까지 많은 편은 아니지만 2013년 이후 서울에만 200개 이상의 바가 늘었을 정도로 전체적인 시장의 수용력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본다. 바 소비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실력있는 바텐더들이 하기 나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후배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바텐더에게 필요로 하는 가장 큰 역량은 무엇인가?
우선 열린 사고다. 한 가지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내가 아는 것만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보고 들은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열린 사고를 지녀야 한다. 게다가 손님들을 응대하는 데도 열린 사고는 필수적이다. 현업에 있는 선배들이 늘 이야기하는 것이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는 정치, 시사, 연예 등 모든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하지만 정치나, 종교 등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는 적당히 대화의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유연함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목받을 용기도 있어야 한다. 바텐더에게 바는 무대다. 모든 사람들이 바텐더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기 때문이다. 시선을 즐길 줄 아는 대범함을 갖추고 있거나 훈련을 통해 익숙해져야 한다. 바텐더는 음료를 제조하는 사람이기도 하면서 퍼포먼스로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한 명의 배우기도 하다. 자신만의 매력으로 손님을 매료시키는 것. 이것도 바텐더로서 갖춰야할 또 하나의 역량이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목표, 혹은 비전은 어떤가? 바텐더로서 해보고 싶은 시도들이 있다면?
지금까지 셰프님들과 여러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이 있었는데 재미난 시도들이 많았다.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뷰티나 향수와 같은 이색 컬래버도 진행해보고 싶다. 조만간 바텐더로서 조금 더 여유가 생긴다면 유튜브와 같은 채널을 통해 바텐더의 일상에 대해서도 공유하고 소통해보고 싶기도 하다. 또한 일하면서 가장 큰 보람으로 느끼는 나를 보러 먼 길을 찾아와주는 단골고객, 그리고 새롭게 만나는 고객들에게 나의 칵테일, 서비스를 매개로 바텐더와 손님으로 만났지만 결국 사람 대 사람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예정이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강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