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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는 특히 IMF가 지나고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호텔뿐만 아니라 전체 관광업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시기였다.

2002년 월드컵도 앞두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IMF 구제금융으로 인해 환율이 폭등, 인천국제공항 개관과 맞물려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를 위한 국가적인 노력도 활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으로 당시 서울을 중심으로 메리어트,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W 서울 워커힐, 파크하얏트 등 대형 인터내셔널체인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고, 짧은 기간 내 굵직한 특급호텔들이 성과를 올리위 위해서는 총지배인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했다. 이에 <호텔앤레스토랑> 2002년 4월 창간기념호 특집 기사에 ‘국내·외 총지배인의 장단점 비교분석’이라는 타이틀로 당시 총지배인 기용 추세와 그들의 역할과 고충, 이에 대한 호텔업 관계자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호텔 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본 바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던데 20년이 훌쩍 지난 현재, 많은 대내외적 이슈들과 국내 관광업계 흐름의 변화에 따라 호텔도 다양한 격변기를 거쳤다. 호텔과 함께 성장해온 총지배인의 20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그간의 총지배인에 대한 이야기를 지난 <호텔앤레스토랑> 기사를 통해 돌아보자.

 


 

 

특급호텔의 총지배인을 묘사한 표현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움켜쥔 ‘제왕적 존재’ 혹은 ‘무거운 짐을 짊어진 리더’ 두 가지로 표현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이 눈에 띈다. 직접 총지배인 직종을 겪어보지 못한 외부에서 관찰한 표면적 모습이 전자라면 전·현직 총지배인들의 직접적인 회고나 경험담은 주로 후자에서 발견된다.
그렇다면 특급호텔의 총지배인 자리는 과연 제왕인가, 짐인가 살펴 볼일만 남았는데, 관계자들의 증언과 본인의 토로에 의하면 총지배인 역시 엄연한 자연인이요, 직업인이라는 것이다. 다만 수백 명 이상의 직원들을 통솔하고 경영전략을 지휘하며 성과에 책임지는 자리의 특성상 외부에 비춰 지는 모습이 강력한 리더일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격무에 고충을 겪기도 한다는 것. 


-2002년 4월호 ‘국내·외 총지배인의 장단점 비교분석’ 기사 中

 

 

양분화된 총지배인에 대한 시선

“호텔의 제왕인가, 무거운 짐인가”

 

2000년 초반에는 서울의 15개 특1급 호텔들을 중심으로 영업이 활발했다. 당시 특급호텔의 총지배인 자리는 지금과는 다르게 외국 브랜드와 로컬 브랜드, 경영 위탁과 프랜차이즈 등의 형태에 따라 성격이 판이하게 달랐는데, 특히 외국 체인 브랜드와 경영 위탁 계약을 맺은 호텔의 경우 외국인 총지배인의 기용이 대부분이었다. 운영에 있어 다소 생소했던 인터내셔널 스탠더드를 따라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경험하고 들어온 외국인 총지배인의 이야기가 곧 진리였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로컬호텔 총지배인은 대표이사를 보좌하는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마저도 대표이사가 총지배인을 겸하거나, 공석인 대신 이사나 전무, 상무 등의 지위로 대치되는 경우도 있어 로컬호텔에서의 총지배인 정체성이 불명확해 총지배인의 존재는 제왕적 존재와 짐을 진 존재로 양분화됐다. 같은 지위인데도 총지배인이 외국계 호텔 브랜드에서는 ‘제너럴 매니저’라는 명칭으로 불리면서 이들에 대한 존경심, 선망의 대상의 이미지가 있었지만, 내국인 총지배인은 그렇지 못 했던 것이다. 한 호텔업 관계자는 “20년 전만해도 호텔은 몇몇 특수한 계층의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그곳을 총괄하는 총지배인의 위용은 대단했다. 특히 외국인을 쉽게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금발의 새파란 눈을 가진 외국인 총지배인에 대한 사대주의적인 동경심이 있어 외국인 총지배인의 존재만으로도 호텔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가 컸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외국인 총지배인 기용 선호돼

"외국인 총지배인은 반드시 필요한가"

 

내외국인 총지배인의 장단점을 묻는 항목은 사실상 외국인 총지배인의 필요성을 검증하기 위한 간접 장치였다. 이 질문에 대해 다수의 응답자들은 내국인 총지배인과 외국인 총지배인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며 해당 호텔의 성격과 고객성향에 비춰 이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응답자들은 특히 외국인 총지배인을 평가하면서 풍부한 국제 감각과 국내 특급호텔의 주요 고객인 서구인의 기호를 잘 파악하고 있는 장점이 있지만 내국인 직원들과의 융화에 따라 그 장점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는지 결정된다고 답했다.
이처럼 각 호텔의 콘셉트에 맞게 전문 경영인이 등용돼야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호텔들은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측이 국내 기업이냐 아니냐에 따라 총지배인의 내외국인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대부분. (중략)
또 내국인 출신 호텔리어 중에는 다양한 국제 경험을 보유한 인재가 드물기 때문에 외국 인력들에게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외국 브랜드 호텔이 많은 특1급 호텔일수록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단체 관광객 비중이 높은 특2급 호텔은 외국인 영입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2년 4월호 ‘국내·외 총지배인의 장단점 비교분석’ 기사 中

 

당시 호텔 임원의 구성은 순수 국내 브랜드냐 외국계 체인이냐에 따라 달라졌다. 그런 한편 외국계 체인 중에서도 프랜차이즈 형태를 취하는 호텔은 로컬 호텔의 임원 구성과 다르지 않았다. 외국인 총지배인의 입지가 커진 것은 외국계 브랜드가 대거 한국에 자리 잡아가던 시기에 현장 실무부서는 외국인이, 지원부서는 한국인이 포진하는 상황이 조성되면서부터. 이로 인해 2000년대 초 서울시내 15개 특1급 호텔 중에 외국인이 총지배인을 맡은 호텔은 조선, 롯데, 힐튼, 하얏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르네상스, JW 메리어트, 리츠칼튼 호텔 등 8곳을 차지, 특2급 호텔까지 범위를 넓히면 5곳이 늘어 전국에 16명의 외국인 총지배인이 기용돼 있었다. 추세가 외국인 총지배인 쪽으로 기울자 이후에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높인다는 명분 아래 롯데호텔이 프랑스 출신의 총지배인을, 경주 현대호텔은 독일 출신의 총지배인을 고용해 로컬호텔에서도 외국인 총지배인을 기용하는 사례들이 생겨나며 외국인 총지배인이 호텔 경쟁력 강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듯 여겨졌다.


이에 대해 당시 호텔 관계자들은 “외국 브랜드 본사와 경영위탁 계약을 맺은 호텔들은 그렇다 하더라도 로컬호텔까지 ‘용병기용’에 나서는 것은 국내파 호텔리어들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조치”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쪽과 “국지적인 사고방식을 버리지 않으면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칠 수 없다. 주 고객이 외국인들인 만큼 이들의 기호를 꿰뚫고 있는 외국인 총지배인의 영입은 당연한 흐름”이라는 실리파로 나뉘어졌다고.

 


 

국제 감각 갖춘 외국인 총지배인의 활약

“독일, 프랑스, 미국 등 서구인 출신 강세”

 

한편 외국인 총지배인들은 다양한 국제경험 외에도 총지배인으로 도약하기까지 밑바닥에서 출발해 다양한 직종들을 경험하며 호텔리어의 경력을 쌓아갔다는 것이 우리 업계 종사자들로 하여금 타산지석으로 삼을만한 사례. 그랜드 하얏트 호텔의 피터 월쇼 총지배인은 뉴질랜드 한 관광호텔 뒷산의 산악 안내인이었고, 번하드 브랜더 총지배인은 조리사 출신이었으며 롯데호텔의 총지배인을 지냈던 다나카 호즈미씨는 버스보이 출신이었다. 

 

-2002년 4월호 ‘국내·외 총지배인의 장단점 비교분석’ 기사 中

 

국내 특급호텔에 재직하고 있는 외국인 총지배인들의 국적 분포도를 살펴보면 호텔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과 미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었다. 총 16명의 외국인 총지배인들 중 독일 출신 5명, 미국과 프랑스 출신이 각각 4명, 뉴질랜드가 2명, 호주가 1명의 국적 분포를 보였다.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의 본산이 미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출신자가 많은 것은 이상할 것이 없는데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출신이 많은 것은 주목할 만 하다. 특히 역대로 국내에서는 현역 총지배인 외에도 독일 출신 총지배인이 유독 눈에 많이 띈다.

 

 

호텔 임원들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조건에서 가장 우선되는 것은 국제적인 비즈니스 능력이다. 점차 국제화된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필연적인 것이지만 축소된 국제사회로서의 특급호텔에서 국제 비즈니스 능력이 없는 임원은 자연적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능력에 있어서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의 어학실력은 자연히 요구된다. 외국 유학 경험이 있는 사람의 경우 국제적인 인맥 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임원으로 올라가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 놓여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특히 최근 호텔로 유입되는 젊은 고급 인력들은 진보적인 사고와 국제경험으로 중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기대치에 맞추기 위해서도 임원들의 자기 계발과 끊임없는 노력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2001년 4월호 ‘한국 호텔의 리더 특급호텔 임원들의 명암’ 기사 中

 

외국계 체인 호텔에서 이처럼 외국인 총지배인이 주를 이뤘던 이유는 이들이 주로 맞이하는 고객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서양 사람들의 정서나 언어수준을 맞출 수 있는 면 이외에도, 전 파트를 아울러 경영하는 총지배인인 만큼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온 경력이 필요했고, 다국적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요구되는 다양한 국가에서의 경험이 비교적 호텔 역사가 짧은 내국인 지배인에게는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당시 설문조사 결과 내국인에 비해 외국인 총지배인이 가진 또 한가지 긍정적 미덕으로 꼽힌 것은 국제적인 감각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이제 막 조성된 호텔시장에서 자유분방한 사고를 통해 새로운 일에 도전했던 이들의 역량이 업무 성과로 직결돼 높게 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체인 브랜드 본사가 총지배인 자리에 부여하는 임파워먼트가 더욱 막강했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반대로 내국인 총지배인들의 경우 오닝 컴퍼니의 입김이 강한 탓에 그들의 역량발휘가 힘들었던 상황도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3~4성급 호텔 급증으로 세일즈 역량 요구돼


그렇게 2012년도까지 호텔 시장은 그야말로 호재의 연속이었다. 호텔 공급량은 크게 늘지 않았으나 수요가 높아지며 매년 8~10% 대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인바운드 관광객도 일본을 비롯해 중국과 중화권까지 넓어지며 한국을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게 계속해서 굳건한 자리를 지킬 것 같았던 총지배인들은 2012년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이 재정돼 3~4성급의 중소형호텔들이 우후죽순 늘어남에 따라 변화의 시기를 맞이했다. 


모브하스피탈리티 장덕상 부사장은 “2013년대에 들어서면서 특1급(현 5성급)은 포메이션을 유지하는 형태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용적률 인센티브가 있다 보니 특2급(현 4성급), 1성급(현 3성급)의 비즈니스호텔들이 대거 자리 잡기 시작했다.”면서 “조직이 큰 특급호텔의 경우 총지배인 휘하의 각 부서 팀장들이 각자의 맡은바 일을 나눠서 짊어지지만, 규모가 작은 호텔은 한정된 인원으로 운영을 해야 하다 보니 총지배인의 다재다능한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그렇게 기존 특1급 이하의 중소형호텔이 주먹구구식의 서비스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던 데다 급격한 양적 팽창까지 일어나 업계에서는 치열한 세일즈 경쟁이 시작됐다. 특히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호텔이 191개에서 399개로 4년 새 2배가량 늘어 나기도 해 점점 총지배인의 객실 세일즈 역량이 핵심역량으로 자리 잡게 됐다. 한 호텔 총지배인은 “한꺼번에 많은 총지배인의 니즈가 있고, 세일즈 경쟁이 치열했던 터라 세일즈 경력이 있는 팀장급 직원들이 총지배인으로 기용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특히 특급은 부담스럽지만 3성급 포지셔닝이 애매했던 대기업의 세컨드 브랜드들이 주로 4성급을 지향, F&B 매장에 대한 부담 없이 3성급 보다는 높은 퀄리티의 객실을 내세워 객실 경쟁에 가담했기 때문에 세일즈 팀장급 직원들이 4성급 호텔 총지배인으로 인사이동이 대거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제동 걸린 외국인 총지배인 기용


한편 세일즈 역량을 기대했던 외국인 총지배인들의 활약이 미진하자 외국인 총지배인 기용에 대한 당위성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2002년 2월 본지에서 조사한 ‘특급호텔 외국인 총지배인 고용계약조건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총지배인을 고용하는 데에 총지배인 보수뿐만 아니라 제경비와 주택, 차량 등 모두를 고려했을 때 적게는 1억 원에서 많게는 2억 8000원 만원까지 투자를 했지만 그에 걸맞은 성과가 없었던 것. 

 

 

이에 대해 한 호텔 관계자는 “결국 세일즈 방식이 어떻게 변해왔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200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특별한 세일즈 활동 없이도 객실에 대한 니즈가 꾸준히 있었기 때문에 외국인 총지배인의 경우 일종의 ‘외국인’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주로 어필이 됐다. 그러나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던 지나치게 높은 보수, 일부 총지배인들의 갑질, 국내 시장파악의 어려움 등이 있었던 데다 외국인 관광객을 주 대상으로 하던 시장에 내국인의 비율도 늘었다. 여기에 OTA 등의 성장으로 온라인 세일즈 비중이 높아지며 소위 ‘얼굴마담’으로 여겨지던 외국인 총지배인보다 국내 시장을 잘 꿰고 있는 내국인 총지배인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외국계 체인 브랜드 운영에 지나치게 간섭이 심한 국내 오너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브랜드 체인에서 검증받은 외국인 총지배인이 제 기량을 펼칠 만큼의 시간과 권한을 충분히 부여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내국인 직원들과의 융화도, 세일즈 기량도 충분했던 외국인 총지배인이 오너사의 상명 하달식의 의사소통과 자율적이지 못한 운영방식을 버티지 못하고 떠난 케이스도 있었다고.

 


 

내국인 인재에 눈 돌린 호텔들


호텔들의 총지배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다양한 인사들이 총지배인 자리에 등용, 총지배인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해야 할 역할도 세분화되며 호텔 오너의 경영 마인드에 따라 어떤 총지배인을 기용할 것인지에 대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라마다 남대문 호텔 & 스위츠 박종모 총지배인(이하 박 총지배인)은 “외국인 총지배인의 경우 인터내셔널 체인이라는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운영상의 노하우, 베네핏을 가지고 있을 뿐 국내 지배인들의 역량도 외국인 총지배인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이었다. 로컬브랜드의 강세로 내국인 총지배인이 재조명 되는 것은 국내 호텔산업의 성장에 있어 긍정정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이어서 “단적으로 2008년과 2018년의 객실과 호텔 수만 비교했을 때 10년 새 각각 2배 이상의 양적 성장이 있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2008년에 비해 2배가량의 총지배인이 더 필요했다는 이야기인데 외국인 총지배인 기용에도 한계가 있고, 시장 경쟁이 치열했던 상황이라 국내 시장을 꿰뚫고 있는 내국인 시니어 호텔리어를 중심으로 총지배인 기용이 이뤄졌다.”며 “2012년에는 50대가 주를 이루며 연령대가 낮아지기 시작해, 지금은 40대, 30대 후반까지도 총지배인의 역할을 맡아 점점 총지배인의 인사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다. 호텔리어에게는 상당한 기회가 주어진 시기”라고 전했다.

 


기존 공식 깬 총지배인들의 등장


외국인에서 내국인 지배인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그동안 내국인 지배인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에 대해 새롭게 조명, 출신과, 나이, 성별, 그리고 직무에 관계없는, 그동안 전통적인 ‘총지배인 공식’을 깨는 채용이 이뤄졌다. 2011년 앰배서더 호텔 그룹의 송연순 총지배인이 국내 특1급 호텔 중에서 최초의 여성 총지배인으로 선임, 이후 2013년에는 조민숙 총지배인이 바통을 이어 여성 총지배인 등용의 포문을 열었다. 또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 호텔 오픈멤버로 입사 후 26년 만에 총지배인 자리에 오른 김연선 총지배인이 국내 IHG의 첫 한국인이자 여성 총지배인으로서 자리에 올랐고, 코트야드 메리어트 타임스퀘어에서도 25년간 메리어트 호텔 경력을 쌓아온 이근직 총지배인이 부임했다. 이후 2016년에는 롯데호텔에서 40여 년만의 첫 여성 총지배인으로 배현미 총지배인이 L7 명동에 부임, 호텔롯데 브랜드표준화팀 상무의 직위까지 올랐으며, 최연소 총지배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총지배인은 선임 당시 38세였던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강남의 이금주 총지배인으로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인데다 여성 총지배인으로 이슈가 됐다. 여기에 호텔출신이 아닌 ‘비(非) 호텔리어’ 출신의 총지배인으로 화재를 몰았던 레스케이프 호 호텔의 전 김범수 총지배인까지. 이는 늘어나는 호텔 공급으로 문턱이 낮아진 시장 상황의 돌파구로 호텔이 문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조, 밀레니얼과 같은 젊은 세대들이 호텔에 기대하는 것들이 많아지며 호텔이 선택할 수 있는 콘셉트가 다양해진 것이 경영진의 역할에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에 대해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독산 김경림 총지배인(이하 김 총지배인)은 “20년 전 외국인 총지배인의 비중이 많았을 당시는 지금과 같이 세일즈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호황기였기 때문에 매출도 높았고, 그로인해 외국인 총지배인에 대한 대우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호텔 경영에 대한 노하우가 많지 않았던 시기에 외국인 매니지먼트가 국내 호텔업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 공헌도도 높았으니 말이다. 영업이 잘 됐기 때문에 당시 외국인 총지배인들은 대부분 관리업무, 즉 인사나 재경팀 출신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관리는 영업이 잘 돼야 집중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객실 영업이 힘들어지자 세일즈 출신의 총지배인들이 선호되기 시작했고, 실제로 2013년 이후 총지배인들은 세일즈 출신이 많았다. 이러한 흐름에서 세일즈는 IT같은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는 분야이므로 자연스럽게 새로운 것에 적응이 빠르고, 민첩한 결단력을 가지고 있는 비교적 젊은 총지배인들이 자리 잡게 됐다.”고 총지배인 변화에 대한 흐름을 설명했다. 덧붙여 여성 총지배인들의 약진에 대해서는 “아코르 앰배서더의 여성 및 로컬 인재 양성에 대한 노력은 계속돼 왔었다. 그룹에서 여성 총지배인을 주목하는 이유는 점차 세분화돼 가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여성 총지배인의 소프트한 카리스마와 디테일한 안목을 통해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문턱 낮아진 총지배인의 길


로컬리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국내외에서 호텔 경력을 쌓은 내국인 인재들이 많아졌다. 그로인해 내국인 총지배인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국내 호텔리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음을 의미하는데, 한편으로는 너무 짧은 시간 내 외적으로만 성장해버린 탓에 호텔 총지배인이 가져가야 할 위치와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한 호텔 총지배인은 “호텔 역사가 오래된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총지배인의 자리까지 오르기에 기본적인 프런트업무에서부터 시작해 다양한 파트를 경험, 모든 부서를 아우를 수 있는 경력이 뒷받침이 된다. 그러나 비약적으로 성장한 국내 비즈니스호텔의 인력 구조는 호스피탈리티 마인드가 아닌 호텔을 부동산으로 취급하는 건물주적 마인드로 접근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낮은 연봉에 오너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렴할 수 있도록 경력이 오래지 않은 이들을 주로 총지배인 자리에 앉혔다.”면서 “그러다보니 너도 나도 총지배인의 자리에 올라 그동안 총지배인으로서 지켜왔던 위상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전문 인재가 충분히 성장하기도 전에 무리하게 호텔이 들어섰고, 산업을 이해하지 못한 오너들이 충분한 역량보다 구미에 맞는 이들을 총괄의 자리를 내주며 호텔리어 경력의 정점에 있어야 할 총지배인의 자리부터 구조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덧붙여 그는 “게다가 총지배인을 평가해야 하는 오너들이 호텔 출신이 아니다보니 낮은 급여, 빠른 교체 등 총지배인의 역량대비 충분한 처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총지배인에 대한 가치와 프라이드가 떨어지고 있다. 권한은 주지 않으면서 책임만 지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강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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