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s & Cafe,Bar

호텔앤레스토랑 - 무엇이 변화를 주도하는가? 다이닝으로 들어온 호텔 바 3. 지루함 벗고 핫스폿이 되다.

파크 하얏트서울 ‘더 팀버하우스’의 칵테일

“몰디브에서 모히또 한 잔” 2015년에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에서 배우 이병헌의 대사 한 문장이 모히또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칵테일로 만들었다. 칵테일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건 90년대 초반 TGIF가 한국에 진출하면서부터다. TGIF는 외식 브랜드 최초로 선진화된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함으로써 패밀리 레스토랑 시대를 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칵테일 쇼였다. 바텐더들이 선보이는 플로어 바텐딩은 문전성시를 이뤘을 만큼 흥행에 성공했고 칵테일은 대중적인 음료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이후 싱글 몰트 위스키의 인기가 더해져 한국 바 시장은 급성장했으며 트렌드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개성을 가진 수많은 바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반면 호텔 바는 전형적인 클래식 서비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루한 인상만 남김으로서 아성을 잃었다. 마치 파인다이닝 시장을 독점했던 호텔 레스토랑이 로드 레스토랑에 우위를 빼앗긴 것처럼 호텔 식음업장은 기존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3년 전 호텔 식음업장에 몰아닥친 리뉴얼 붐으로 시장의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제 호텔 바는 단순히 위스키 한 잔 마시러 가는 획일적인 공간이 아닌 술과 미식, 문화가 어우러진 개성 가득한 복합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호텔 바의 기능

 

호텔 내 모든 식음업장은 투숙객 뿐 아니라 외부 고객을 끌어들이기에 용이한 장소다. 호텔에 투숙하지 않더라도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호텔의 잠재고객을 인큐베이팅 할 수 있으며 호텔의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양에서 바는 한국인에게 선술집과도 같은 친숙한 공간이기에 외국인 고객의 비중이 큰 호텔마다 바를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다. 바는 문화 교류의 장소로서 개방적일 뿐 아니라 호텔의 DNA를 강하게 느낄 수 있어 특별하다. 그렇기에 여느 식음업장과 다르게 트렌드를 앞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라운지 & 바_ 2017년 전(좌)과 현재(우)의 모습

브랜드 이미지 걸고 다양한 고객 확보에 박차

 

물장사가 남는 장사라고 했던가. 하지만 호텔 식음업장에 불기 시작한 지독한 불황은 이마저도 예외로 두지 않았고 고전적인 취향만 고집하던 호텔 바의 전략은 젊은 감각을 끌어들이기에 역부족이었다. 사실 20~30년 전만해도 호텔 식음업장에 그런 노력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기존 고객만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할 정도로 실적이 좋았고 퀄리티를 비교할만한 경쟁 상대도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호텔업계의 고민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중간 고객이 없다’는 것. 현재 호텔업계에는 주 고객층의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를 받쳐줄 기반이 빈약하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신규고객 확보를 위해 패밀리 고객 및 키즈 고객 타깃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지만 SNS에 강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20~30대 고객을 끌만한 요소는 부족하다. 전형적인 호리병 모양의 고객 분포는 충성고객의 기반을 다져야하는 호텔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굳이 낮은 연령에서부터 호텔에 대한 경험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들이 주소비층이 됐을 때 충성고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 다. 호텔업계가 경험을 중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 문화에서 경험과 재미를 강조하는 추세로 바뀜에 따라 바를 이용하는 연령층은 낮아졌고 술에 대해 전문 지식까지 갖춘 고객도 늘었다. 그만큼 바는 레스토랑과 달리 재미와 차별화된 전문성까지 인정받아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됐다.

 

발길 뚝 긴 한숨 쉬던 호텔 바, 역사의 뒤안길로

 

호텔 신라의 더 포인트, 더 플라자의 프라자 펍, 조선호텔의 오킴스, 힐튼호텔의 파라오, 롯데호텔의 윈저 바와 바비 런던 등 당대 유명한 바, 펍, 클럽이었지만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지 오래다. 호텔 밖에서는 바 문화가 활성화되고 다양하게 변하는데 안에서는 보수적인 틀에 갇혀 역량을 키울만한 환경도 갖추지 못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칵테일에 사용되는 재료 중 다수가 정식 수입되지 못해 호텔에서 맛 볼 수 없는 칵테일도 많았다. 밖에서는 다양한 시도로 바텐더들이 실력을 쌓았지만 정작 호텔에서는 바텐더보다 소믈리에로 비중을 실었다. 정식 허가를 받지 못한 수입재료에 의존하는 칵테일보다 급속히 성장하는 와인 시장의 가능성을 크게 봤기 때문이다. 바텐더에 대한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서버와 동일시한 풍조도 발목을 잡았다. 바텐더는 단순히 매니저로 승진하기 위한 코스에 불과할 뿐 인재양성에 대한 관심도, 레시피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지도 않았다. 반면 로드 바에서는 핸드 캐리어로 들어오는 용품들로 다양한 칵테일이 시도됐으며 영국, 싱가포르,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현장경험과 지식을 쌓고 돌아온 바텐더들에 의해 호텔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빠르게 바 문화를 형성해 나갔다. 시그니엘 서울의 이용실 식음팀장은 호텔 바가 외면 받았던 현실에 대해 “호텔 밖에서는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데 호텔 내에서는 바텐더를 키우는데 인색했다. 인건비, 재료비가 비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심각한 인력정체로 충원할 여력이 없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파크 하얏트 서울_ 그 날의 기분과 취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칵테일을 제조해주는 바텐더 특선 칵테일

 

전문성 갖춘 호텔의 아성 무너뜨린 로드숍 바

 

국내 바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고 무르익게 만든 것은 캐주얼 다이닝 TGIF가 시초다.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칵테일>의 배경으로도 등장은 TGIF는 1967년 뉴욕에서 싱글 바로 시작해 미국 전역에 체인을 거느리며 큰 인기를 얻었고 1992년 서울 양재동 1호점을 발판삼아 한국에 진출했다. 특히 TGIF가 한국에 들어온 지 1년 만에 ‘월드 데일리 세일즈 레코드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TGIF가 한국의 초기 시장에서 급성장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 칵테일 쇼다. 당시에 바는 대중적인 공간이 아니라 일부 호텔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므로 패밀리 레스토랑으로서 유일하게 바 공간을 갖춘 TGIF의 등장은 획기적이고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국적인 바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플로어 바텐딩의 전형을 보였던 TGIF의 등장이 국내 칵테일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후 TGIF에서 일하던 바텐더들이 로드숍으로 나와 개인 업장을 열면서 국내 바 문화가 다양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변화에 요동하지 않던 호텔 바에 회의를 느낀 바텐더들이 로드숍으로 진출하면서 질적인 성장도 이뤘다. 2013년 들어서는 싱글몰트 위스키와 전문 칵테일 시장이 커지기 시작해 현재 바 시장은 청담동과 한남동을 중심으로 캐주얼 바, 라운지 바, 스피크이지 바, 화이트 스피릿 바, 몰트 바 등으로 세분화됐고 바를 즐기는 연령층도 20대 초반~5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졌다. 특히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바텐더 대회인 디아지오 월드클래스에 한국 대표가 출전하게 되면서 세계적인 기량의 바텐더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이 대회를 통해 한국에 해외 유명 바텐더를 초청하는 마스터 클래스가 개최되는 등 굵직한 변화가 생겼다. 로드 바는 화려한 대회 경력을 자랑하는 바텐더들에 의해 퀄리티 높은 주류는 물론 재미와 스킬까지 갖춰 나갔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라운지 & 바의 김대욱 헤드 바텐더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통해 바 문화가 들어오면서 전성기를 열었다. 이전의 바는 호텔에만 집중돼 있었고 재력가의 사교 모임이나 비즈니스의 장소로서 호텔 바에 앉아 위스키 한 잔 하는 것을 멋으로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후 호텔 바들은 외부의 변화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오히려 배척했으며 미래의 변화에 대해 준비하지 않은 결과로 진부한 이미지만 남게 됐다.”면서 “내부의 격조 높은 서비스만 강조하기보다 외부의 변화를 새롭게 받아들여 업그레이드 시켰다면 호텔 바가 퇴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콘래드 서울의 루프탑 바 버티고_ 다이닝을 강화해 올해 6월 재오픈했다. /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찰스 H_ 올해 ‘아시아 베스트 바 50’중 14위, 국내 1위에 올랐다.

호텔 바, 서비스 질은 높이고 다양성 수용

 

하지만 지나간 과거를 뒤로하고 호텔 리뉴얼이 가속화된 2~3년 사이에 호텔 바가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외형적인 변화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호텔과 로드숍의 경쟁구도에서 조금씩 역전 현상을 불러오고 있을 정도로 호텔 바는 이전의 명성을 찾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과거에 호텔 바가 재미도 없고 비싸다는 인식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경쟁력 있는 가격에 훌륭한 서비스와 스킬, 맛있는 요리까지 갖췄다. 호텔 시그니처를 명료하게 담아낸 콘셉트와 훌륭한 음향시설, 분위기, 높은 층고가 주는 전망은 호텔 바의 매력 중의 하나다. 계절의 제한을 받기는 하지만 탁 트인 공간에서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루프트탑도 호텔 바의 인기를 견인했다. 특히 호텔 레스토랑과 로드 레스토랑의 컬래버레이션이 인기를 얻은 것처럼 호텔 바에도 국내 유명 바텐더를 초청하는 게스트 바텐딩이 활발해졌다. 또한 전반적으로 음식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면서 바 앤 다이닝의 콘셉트를 시도하는 곳이 많아졌다. 이 경우 호텔에서 바가 라운지의 역할을 커버하기도 해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고 낮과 밤의 색다른 경험도 자아낸다. 김 대욱 헤드 바텐더는 “음식과 와인을 마리아주 하듯 음식에 어울리는 칵테일을 추천받고 싶어 하는 손님도 많아졌다. 바텐더는 술을 다루는 전문가로서 리큐르, 와인 등 주류는 물론 음식에 이르도록 다방면에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호텔 바 성공 키워드

 

하나. 명확한 콘셉트를 잡고 가야

호텔 바의 첫 번째 차별화 포인트는 호텔의 정체성이 느껴지도록 공간에 의미부여하는 것이다. 장소에 숨겨진 이야기, 궁금증을 자극함으로써 고객에게 특별한 장소로 거듭날 수 있게 하고 호텔이 추구하는 정체성을 명확하게 반영시켜야 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스피크이지 바 콘셉트를 호텔에 접목한 찰스 H가 대표적이다. 스피크이지 바(Speakeasy Bar)는 미국의 대공황 여파로 금주령이 내려졌을 때 사람들이 몰래 술을 팔던 곳이다. 간판이 없거나 다른 가게로 위장해 비밀리에 영업을 했으므로 술을 마시러 온 손님들이 큰소리를 내지 않고 속삭이듯 이야기한다는 의미에서 유래됐다. 로드숍에도 르 챔버, 앨리스, 몰타르 등 유명한 스피크이지 바가 많이 있다.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어 1인 고객 뿐 아니라 소규모 모임이나 파티 손님도 많이 찾는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세바스티앙 갠리 식음료 이사는 찰스 H가 이같은 콘셉트를 갖추게 된 배경에 대해 “칵테일에 대한 관심과 개인적인 공간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상승하면서 자연스럽게 프라이빗하면서 칵테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공간을 만들어가자는 콘셉트가 잡혔다. 찰스 H에 들어가는 순간 모든 공간이 잊지 못할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메뉴부터 잔, 가구, 조명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단순히 술 한 잔 즐기러 오는 느낌을 주지 않고 하나의 경험과 추억을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_ 30주년 시그니처 수제맥주 아트바이젠

둘. 시그니처 아이템의 차별화

최근 호텔업계가 시그니처 맥주를 출시해 선보이고 있다. 포시즌스 서울의 찰스 H는 지난해 3월 호텔업계 최초로 칵테일에서 영감을 받은 맥주 Le 75 출시를 시작으로 두 번째 찰스 H 비어인 ‘뉴요커’와 ‘디스트리토 페데랄’까지 세 번째 에디션을 출시했으며 오는 10월 네 번째 에디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에서는 지난해 6월 해비치의 특색을 담은 크래프트 비어 ‘해비치 위트 비어’를 내놨다. 해비치 위트 비어는 유러피안 노블홉을 사용한 밀맥주를 바탕으로 제주산 감귤 농축액을 다량 함유해 감귤의 풍미와 상큼한 맛은 물론 제주의 지역적 특색까지 담았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는 올해 7월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시그니처 수제 맥주 아트바이젠을 선보였다. 호텔 믹솔로지스트가 유럽 최고 품질의 노블 홉을 선별해 블렌딩한 정통 밀 맥주로 묵직한 바디감과 깊은 황금빛 색상이 특징이다.


담금주 수준을 넘지 못하던 한국와인도 놀랄 만큼 성장해 까다로운 호텔 바의 문턱을 넘었다. 그동안의 혹평과 시행착오에도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생산자의 노력이 이어져 품종 개발, 양조기술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지난 6월부터 새롭게 출발하는 더 플라자는 라운지 & 바와 르 캬바르 시떼에 한국와인 12종을 리스트업 하고 호텔 최초로 한국와인의 메카가 되기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더불어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바 플레이버즈에서도 10여 종의 한국와인을 선보이는 한편 하우스 와인으로 한국와인을 제공하는 등 호텔에서 한국와인이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시그니엘 서울의 Bar 81은 80여 종의 샴페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내추럴 샴페인을 특화시켰다. 2개 층고의 벽면을 가득 메운 샴페인 셀러가 그 규모를 자랑하며 최근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의 호텔 스카이 바 12곳 중 하나로 선정됐다.
파크하얏트의 더 팀버하우스는 그 날의 기분과 취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칵테일을 제조해주는 바텐더 특선 칵테일이 있다. 전문 믹솔로지스트가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주종, 재료 등을 추천해 창작 칵테일을 선보인다.

 

셋. 호텔 바 일으킨 루프탑 바의 성공

루프탑 바의 가장 큰 장점은 탁 트인 공간에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이비스 명동, L7, 콘래드 서울, 파라다이스 시티 등을 비롯한 호텔업계에 루프탑 바가 인기를 끌었다. 특히 머큐어 앰배서더 강남 쏘도베의 루프탑 바 클라우드는 손실업장을 흑자 전환하고 홍보 효과와 투수객 만족도를 높여 객실매출까지 살아나게 하면서 호텔 외주화의 심리적 저항성을 무너뜨린 계기가 됐다. 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는 어반 딜라이트의 박형진 대표에 따르면 “루프탑은 다른 업장과 달리 기획단계에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기술이 필요한 특수 업종이므로 외주화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 호텔업계에 부는 루프탑 붐을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오픈한 L7 홍대와 L7 명동의 루프탑 바에서는 각각 야외 수영장과 풋 스파를 즐기며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 20~30대 고객들의 유입도 끌어들였다.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루프탑 인챈팅 가든은 세계 최대 규모의 페리에 주에 전용 라운지다. 대표적인 벨레포크 가운데 국내에서 맛보기 힘든 최상위 라벨까지 갖췄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라운지 & 바_칵테일세트

넷. 호텔과 로드숍의 컬래버레이션, 게스트 바텐딩

호텔 바의 게스트 바텐딩도 반응이 뜨겁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라운지 & 바는 올해 리뉴얼 오픈하면서 국내 고객을 안정적으로 정착키는데 성공했다. 국내 유명 바텐더들을 초청하는 게스트 바텐딩을 정기적으로 열어 로드 바의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봤다. 여기에 더해 할로윈 시즌에는 미국의 바 매니아 대회의 개최 장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바 매니아 대회는 한국에서만 세 번째 개최되는 것으로 올해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선수들이 선보이는 스피드 챌린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호텔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게스트 바텐딩에 대해 라이즈 오토그라프 콜렉션의 배준영 컬쳐 리더는 “바 시장에 전문성을 갖춘 바텐더가 많아져 다양한 로컬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소화해내고 있다. 최근 호텔 바와 로드 바의 콜라보레이션이 활발히 진행되는 데는 이러한 베이스가 깔려있다.”고 전제한 뒤 “하드웨어적인 공간에 강점이 있는 호텔이 끼와 재능이 있는 바텐더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그니엘 서울의 bar 81_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 세계 최고의 호텔 스카이 바 12곳에 선정

다섯. 바 앤 다이닝으로 거듭나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기존의 바 서클과 로비라운지를 통합한 바 & 라운지를 리뉴얼 오픈하면서 식사와 안주의 퀄리티를 높였다. 과거에 술을 제외하면 치즈 플레이트나 과일 등으로 선택 폭이 좁았던 메뉴가 다이닝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식사에 곁들여지는 주류의 폭도 넓어졌다.  


콘래드 서울은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닌 특별한 영감을 얻는 곳’이라는 콘래드의 서비스 모토를 반영시켜 루프탑 바 버티고를 지난 6월 재오픈 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루프탑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야외 공간과 별도로 실내 공간을 마련했는 것. 특히 기존에 바 음료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다이닝을 강화한 바 앤 다이닝 콘셉트를 선보였다.   
시그니엘 서울의 Bar 81은 조리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갖고 있지 않지만 같은 층에 위치한 프렌치 레스토랑 스테이와의 협업을 통해 정통 샴페인과 정통 프렌치의 콘셉트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어반 딜라이트의 박형진 대표는 “호텔 바가 음료만 집중하기보다 음식과의 궁합을 이루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바 앤 다이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잠재가능성 높은 한국의 바 시장 눈여겨 봐야

 

최근 호텔 바의 명성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증명하듯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찰스 H가 지난해 9월 ‘2018 월드 베스트 바 100(The World’s 100 Best Bars 2018)’ 가운데 64위, 국내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아시아 베스트 바 50(Asia’s 50 Best Bars 2019)’ 중 14위, 국내 1위를 차지하며 한국 최고의 바에 이름을 올렸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세바스티앙 갠리 식음료 이사는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호텔에 있는 바의 입지가 더 넓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대부분의 바들도 호텔에 소속돼 있으며 그 결과 대다수의 호텔이 베스트 바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찰스 H의 경우 환상적인 디자인 월드 클래스 칵테일 등에서 호평을 얻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바 시장에 대해서는 “서울은 술의 문화를 이해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칵테일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공간에 담고 있다. 따라서 더 많은 바들이 더욱 세련되고 경쟁적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 했다. 한국은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칵테일에 흔한 라임조차 구하기 힘들 정도로 답답한 시장이었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해 다이닝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해외의 바텐더들은 이 같은 한국을 잠재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보고 있다. 한국 시장은 이제 막 캐기 시작한, 숨은 보석 같은 셈이다. 호텔 바가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지만 앞으로도 바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할 여지가 많다. 호텔의 경쟁력이 되는 호텔 다이닝의 다음 틈새는 바(Bar)가 될지 모를 일이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라운지_ 바의 무빙 바 서비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지난해 식음업장 리뉴얼 공사를 거쳐 호텔 바 서클과 로비라운지를 하나로 합쳤다. 이후 매출이 리뉴얼 전보다 50%이상 상승하며 전략에 성공을 거뒀다. 특히 고객들이 취향에 따라 진과 가니쉬를 선택해 원하는 글라스에 담아 마시는 개인 맞춤형 칵테일 서비스, ‘폴링 포 진 앤 토닉(Falling for Gin and Tonic)’를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진과 가니쉬들이 진열된 무빙 바는 카트 형태의 움직이는 바 테이블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라운지 & 바가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고객들은 바에 앉지 않더라도 원하는 자리에서 바텐딩을 감상할 수 있고 바텐더가 모든 재료를 무빙 바에 싣고 고객의 자리 앞으로 가서 직접 칵테일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고객에게 찾아가는 바텐딩 서비스, 무빙 바 도입해”

조선호텔 라운지 & 바 김대욱 헤드 바텐더 / 매니저

 

호텔을 그만두고 로드숍으로 간 이유는 무엇인가?  
바텐더 생활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시작했지만 호텔에서는 바텐더로서 펼칠 수 있는 역량에 한계가 있어 현실의 벽을 체감하고 호텔을 퇴사했다. 이번에 합류하게 된 것은 호텔 내부에서부터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청담동 앨리스 바를 마지막으로 호텔로 컴백하게 됐다.  

돌아와서 어떤 부분에 변화를 주려고 했나?
그동안 호텔을 떠난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거품을 빼는 작업이 우선이었다. 이제 호텔보다 낮은 가격에 훌륭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로드 바들도 많이 생겨 그들과 출발점을 나란히 두고 경쟁해야 한다. 과거에 호텔 바는 어깨에 힘을 너무 많이 주고 있었다. 가격적인 부분이나 서비스의 유연성 등 어깨를 낮추는 작업을 많이 했다. 캐주얼한 서비스를 하는 로드 바는 플로어 바텐딩에, 호텔 바는 클래식 바텐딩에 강하다. 한층 캐주얼해진 분위기와 호텔의 강점인 고급 서비스를 접목시켜 클래식 바텐딩을 기본으로 상황에 따라 유연한 서비스가 가능토록 했다.  

무빙 바, ‘폴링 포 진 앤 토닉’을 도입하게 된 배경은? 
영국 런던의 유명 바텐더를 보기 위해 듀크 바에 방문한 적이 있다. 레스토랑 면적의 1/3이 바로 이뤄진 곳인데 주문한 마티니 재료를 테이블 앞으로 가져와 시연하는 게리동 서비스가 인상적이었다. 조선호텔은 역사가 깊은 곳이다. 나인스게이트에서 근무하던 시절, 게리동 서비스를 바라보던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에 리뉴얼 하면서 홀이 넓어졌는데 도면을 보자마자 바텐더가 찾아가는 서비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궁극적으로 넓어진 공간에서 바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무빙 바를 도입하게 됐다.       

고객층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고객층이 한세대 정도 젊어져 30대 후반~40대 초반을 커버하고 있다. 예전에는 비즈니스 고객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칵테일과 술에 관심 있는 고객들도 늘었다. 제대로 된 칵테일을 맛보러 오는 손님들이 많아졌다는 증거다. 


글 : 노혜영 / 디자인 : 임소이

 

↓↓↓↓↓↓↓ 정기구독 바로가기 ↓↓↓↓↓↓↓ 

http://www.hotelrestaurant.co.kr/home/page.html?code=news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