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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Trend

호텔앤레스토랑 - K-MICE 성장 20년, MICE 대국으로 가는 길

지난 호 기획기사에서는 세계적인 신성장동력이 되고 있는 MICE 산업에 대한 내용과 호텔이 MICE 주요 인프라로서 가져야 하는 역할에 대해 다뤄봤다. 한 국가, 지역에 있어서 MICE 행사 유치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그곳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도 각인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MICE 산업은 관광·레저·숙박·교통·비즈니스를 견인하는 고부가가치 지식집약형 산업이기 때문에 유관된 인프라도 많고, 각 산업별 이해가 수반되지 않은 채 융·복합을 이루지 못한다면 진정한 시너지를 창출하기 힘들다. 이에 MICE 후속 기획기사에서는 MICE 구조에 대한 이해를 통해 전체적인 MICE 산업과 국내 MICE가 발전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지 조망해보고자 한다.

 

다양한 유기협력이 이뤄지는 MICE

 

MICE 산업의 유형은 컨벤션 및 국제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수요자(주최자)와 공급자(개최도시), 그리고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행사유치를 지원하는 중간자(컨벤션 뷰로)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MICE는 이들의 사회·문화·경제적 활동으로 창출되는 파급효과와,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지역 경제의 파급효과가 선순환을 이루는 생산 활동이다. 여기에 호텔이 포함된 공급자는 MICE를 개최하는 데 필요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 역할에 따라 ‘시설산업’, ‘운영산업’ 그리고 ‘지원산업’으로 나뉜다.


MICE 개최도시로 선정이 되면 개최지역의 브랜드 이미지 향상 및 국제적 위상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으며,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분산개최를 통해 지방의 국제화도 이룰 수 있다. 이로 인해 국가와 지자체들은 자체 ‘컨벤션 뷰로(CVB)’를 설치, MICE산업 유치활동의 중심축으로서 다방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한국 MICE 뷰로는 한국관광공사가 맡고 있으며, 한국을 세계에 MICE 강국으로 자리매김 시키기 위해 해외 마케팅 활동을 비롯해 각 지자체의 MICE 산업 중앙전담기구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한국 MICE 육성 협의회(Korea MICE Alliance)는 MICE 유관기관 및 업계 간의 민간협력체로 각 영역의 인프라들이 유기적인 협력활동을 전개한다. 유관기관에는 공공기관, 지자체, 센터, 호텔, 학계 등이 있으며 집행위원회는 다시 지역별로 나뉜다.

지역 MICE 육성 협의회는 지역 CVB를 중심으로 지자체, 숙박, 쇼핑, 관광 등 지역 업체 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유치협력에 힘쓰고 있다.

 

MICE 외연 넓히기 위한 국가적 관심 필요해

 

MICE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MICE의 글로벌 및 도시 경쟁력이 강화돼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영역의 한계가 있어 국가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MICE 행사별 보조금을 비롯해 간단한 기념품이나 협약된 공연, 관광지, 체험지의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MICE 박람회 참가지원의 경우, 해외 세일즈를 원하지만 자체적 여력이 되지 않는 기업들에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라고 한다. 이에 대해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세일즈팀 정상민 팀장은 “해외 박람회에 단독으로 참여하게 되면 박람회 참가비뿐만 아니라 이동경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 때문에 한국관광공사나 서울관광재단에서 지원해주는 한국관 부스나 로드쇼 등에 참여하는 것이 해외채널을 열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 팀장은 관광공사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규모가 큰 해외 MICE 행사도 유치하는 쾌거를 누리기도 했다고. 


이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국가의 서포트가 중요한 가운데 한국관광공사 컨벤션팀 김희진 대리는 “개별 인프라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지원제도를 위해 한국 MICE 육성 협의회를 중심으로 분기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의 주관은 기획팀에서 하고 개별 부서들이 참석해 최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라면서 “매년 연말엔 ‘KMA(Korea MICE Alliance Conference & Awards)’ 행사가 진행 중, 이때 현장관계자들이나 CVB와의 의견교류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MICE 비즈니스 매칭 플랫폼, KME

 

해외 박람회뿐만 아니라 국내 MICE 박람회를 통해 외국인 바이어를 불러들이는 것도 국내 MICE 활성화를 위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관광공사는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KME(Korea MICE Expo)’를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12일~14일,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KME에는 300여 명의 바이어(국내 100명, 해외 200명)와 300개사 422부스의 셀러가 참여해 활발한 비즈니스 매칭을 이뤘다.
그동안 KME는 수많은 국내 MICE 비즈니스를 창출했다. 실제로 2015년에는 서울, 경기 등이 싱가포르, 캄보디아, 인도 등 4000명 규모의 인센티브 투어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번 KME에 셀러로 참여한 해운대 센텀호텔의 정은주 판촉지배인은 “MICE 세일즈에 있어서 박람회 참여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규모대비 파급력이 큰 플랫폼 중 하나”라면서 “비즈니스 매칭은 물론이고 유관 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이다보니 정보공유의 장이 되기도 해 산업동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지역, 국가 뛰어넘는 도시브랜드 갖춰야

 

문재인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부 도시에만 집중됐던 개발을 분산시키고 있다. 이에 각 지역들은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MICE 유치에 고군분투다. 이미 MICE 선진국인 

싱가포르의 경우 화려한 대규모 복합시설 센토사 리조트, 마리나 베이 샌즈를 강점으로 하고, 태국은 남국적인 환경을 활용해 고유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국내에서도 지역별 다양한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국내 최초로 MICE 인증도시로 지정된 여수가 잇따른 MICE 행사 유치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5월 달에만 무려 10건의 행사를 개최, 약 3600명이 여수를 방문해 업계에서도 여수시의 활발한 MICE 세일즈에 주목하고 있다. 


여수는 컨벤션 뷰로가 따로 존재하지 않아 시에서 MICE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수시 MICE 유치팀 김동현 팀장은 “여수는 EXPO가 생기기 이전부터 일찍이 MICE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었다. 여수의 인프라가 MICE 행사 유치에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다만 MICE 행사 유치를 위해서는 업계와 지속적인 네트워킹이 이뤄져야 하고 산업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가 수반돼야 한다. 때문에 인사이동이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 체제로는 어려움이 있어 시에서 ‘전문관 제도’를 도입했다.”고 전한다. 전문관 제도는 MICE 담당 직원들의 건의로 작년부터 시행, 최소 3년을 임기로 보다 안정적인 MICE 세일즈가 가능하다. 이는 전적으로 시의 서포트가 있었기 때문이라 김 팀장은 이야기한다.

 

싱가포르_ 리조트 월드 센토사(Resort World Sentosa), 사진 출처_ RWScoop / 싱가포르_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 사진 출처_ Google

 

“고양시, Green MICE 도시로 성장 위해 도시브랜드 마케팅에 주력”
고양 컨벤션 뷰로 이혜선 대리

고양시에서 MICE에 대한 지원이 활발하다고 들었다. 시에서는 언제부터 MICE 산업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는지 그 배경이 궁금하다. 
고양시는 2013년, '마이스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 재정 이후 그해 11월에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시청 내 MICE 육성지원과를 개설했다. 뷰로의 경우에는 2016년에 설립됐다. 아무래도 킨텍스도 있고 주변 관광인프라들이 존재하다보니 시 차원에서 2000년 초부터 주목하고 있었던 것 같다. 뷰로의 경우 고양시의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워낙 시에서 MICE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유치라든지 도시마케팅 활동을 함에 있어 행정,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MICE 행사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고양시에서 주로 어필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킨텍스를 비롯한 다른 베뉴, 관광 인프라도 있지만 요즘에는 지속가능성 쪽으로 초점을 두고 있다. 고양시는 2017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마이스 목적지 친환경 지수(Global Destination Sustainability Index:GDSI)’에 가입한 도시다. 이번 KME에서는 전국 최초로 ‘그린 마이스상’을 수상해 좋은 성과를 거두며 대한민국 대표 친환경 마이스 도시임을 입증했다. 부스도 종이로 제작해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했고, 참관객 기념품으로는 사탕수수로 만들어 생분해가 가능한 에코 칫솔, 씨앗 스틱 등을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MICE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단장님께서 글로벌 MICE PCO 출신으로 다양한 해외 정보를 접하고 있어 중요성을 일찍이 파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MICE 목적지가 되기 위해 지역에서 갖춰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물론 많은 행사의 유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행돼야 하는 것은 도시브랜드 확보다. 고양시의 경우 아직까지 ‘고양’이라는 도시브랜드가 정착되지 않아 마케팅에 주력을 하고 있다. 해외 출장을 가거나 KME 같은 행사에서 외국인 바이어를 만나보면 킨텍스나 원마운트, 한화아쿠아플라넷은 알고 있지만 고양시로는 연결되지 않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지원과 홍보마케팅이 필요한 상황이다. MICE Destination이 되기 위해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고양의 MICE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싶은지, 
고양시가 바라보는 앞으로의 비전과 목표에 대해 말해 달라.
지역 MICE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아무리 킨텍스가 대한민국 최대 컨벤션 센터에 가동률이 70% 이상이라고 해도 시민이 체감하는 부분이 없으면 MICE 산업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실제로 아직 MICE가 어떤 산업인지 모르는 이들이 많아 MICE를 재미있고 친근하게 설명하고자 만화책이나 웹툰, 카드뉴스, 서포터즈 교육 등을 시도하고 있다. 서포터즈의 경우 대학생뿐만 아니라 중장년 시민들의 참여도 유도하고 있는 중이다. 시민들이 MICE 산업이 무엇이고, 이를 위해 고양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 보다 고양시가 유기적인 MICE 도시로 자리매김 하고자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K-MICE를 위해 요구되는 것들

 

개최 건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수치상으로 2016년에 전 세계에서 열린 총 1만 1000건의 국제회의 중 한국이 997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해 세계 1위, 세계시장 점유율 9.5%를 차지했다는 점은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그러나 아직까진 코엑스와 벡스코 주변을 제외하고는 컨벤션 센터 주변의 인프라가 복합단지화 되지 못한 채 산재돼 있어 행사 이외의 부가가치를 이끌어 내기에는 번거로움이 있다. 일찍이 싱가포르와 홍콩, 도쿄 그리고 상하이와 같은 MICE 대국은 컨벤션 센터를 주축으로 숙박시설, 상업, 업무, 위락 시설 등을 겸비한 복합단지로 구성하면서 MICE 산업의 부가가치를 크게 높이고 있어 벤치마킹 사례로 많이 언급되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2022년에 제3전시장 오픈을 계획 중이라고 발표한 킨텍스는 제3전시장과 더불어 앵커호텔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숙원사업이다. 2004년 건립 이래 나홀로 전시장으로 있다 보니 숙박은 물론이고 위락시설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고양시와 킨텍스는 GTX 복합환승센터 설립, 면세점 유치 등 킨텍스 복합단지화하기 위해 공동으로 협력, 추진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한국의 위상만큼이나 독자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성도 있다. 다른 국가,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과도한 가격경쟁을 막고 수익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려면 양적 성장에 급급하기보다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 또한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MICE를 활용,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수요에도 집중해 국내 곳곳의 지역이 ‘Korea MICE Destination’이 되기를 바라본다.

 

“MICE 산업 성장의 또 하나의 동력, PCO의 전문성을 더욱 펼쳐야할 때”
인터컴 최태영 대표

PCO 업체로서 바라본 현재 MICE 산업은 어떤가? 30년 동안 업계를 지켜봐오며 느낀 점이 있다면?
한국 MICE가 본격적으로 성장했다고 보는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다. 산업이 발전하려면 법이 제정돼야 하는데, 그 이전까지는 아직 MICE가 성장하기 위한 법이 미비했기 때문이다. 국내 MICE와 같은 경우에는 산업이 먼저 생기고 그 다음에 관련 연구가 이뤄진 케이스다. 우리나라는 약 20여 년 사이에, 비교적 빠른 시간에 높은 양적 성장을 이뤘다. UIA 기준 국제회의 개최 실적이 3년 간 세계 1위를 달성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회의 건 수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참관 500명의 행사나 1만 명의 행사나 어차피 똑같은 한 건으로 따지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참가자들을 유입시켰는지, 그리고 그들이 체류하는 동안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켰느냐다. 질적인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MICE 산업 내에서 PCO는 어떻게 성장하고 있나?
단순히 PCO를 국제회의를 유치해 운영만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사실 PCO는 공급자이자 수요자다. 국내에 유치할 국제단체, 기관을 물색하고 그들을 통해 국내 MICE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이렇게 유치한 회의들도 상당수다. 인터컴의 경우 1997년 IMF 당시, 매일경제에서 국가 재난을 지식으로 풀어보고자 개최한 ‘세계지식포럼’을 20년째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국토교통부가 의장국을 맡은 OECD 국제교통포럼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맡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PCO들은 대행뿐만 아니라 개최 및 운영까지 상당한 수준의 노하우와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MICE PCO들의 외연이 보다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MICE 산업의 질적성장을 위해 요구되는 것들이 있다면?
짧은 시간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노력도 있었지만 관련 산·학·연이 한 마음을 가지고 똘똘 뭉쳤기 때문이다. MICE 산·학·연이 우리나라만큼 잘 뭉쳐있는 나라도 드물어 이런 노력들을 계속해서 영위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덧붙여 이제는 PCO들이 한국에서만 머물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시장에서 다양한 경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반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기업이 필요한 것은 진출하고자 하는 나라의 법과 시장사항이므로 정부에서 이러한 레퍼런스를 구비해준다면 보다 글로벌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MICE는 하나의 플랫폼이자 툴, 융합을 이뤄야 최대의 시너지 이룰 수 있어”
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진홍석 회장

국내 MICE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업 중인데, 그동안 업계를 지켜봐오며 느낀바가 있다면?
국내 MICE 산업이 단기간 내 빠른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아쉬운 것은 ‘지역형’ MICE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역 특색을 갖춘 MICE 목적지가 부족해 천편일률적인 MICE 가격책정이 이뤄지고 있다. MICE의 수혜는 지역 주민이 받아야 한다. 그로인해 지역 주민이 참여를 하게 되면 굳이 ‘지역형’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지역 특색을 갖춘 MICE 목적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단순한 개최 건수로 수준의 높낮음을 평가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잣대로 MICE의 성패여부를 따지면 서울과 비교해 제2, 제3의 도시는 당연하게 하위레벨이 될 수 밖에 없다. MICE는 융·복합이 이뤄지는 산업이기 때문에 단순한 양적 성장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진정한 MICE는 행사 유치로 인해 브랜드가 어떤 시너지를 이뤘는지,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는 어떤지 고려해야 한다. 국가나 지역에서 올해의 순위를 기준으로 다음연도의 목표를 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역형 MICE를 정립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지역에서 원하는 MICE의 모양을 설립하고 본인들만의 테마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정책의 전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지역 주민을 포함해 산·관·학이 모여 합의를 봐야한다. 우리 지역의 문제를 어떤 MICE 설계를 통해 해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목표를 세우면 일단 지역의 특색에 맞게 시도해보고, 그 다음 목표를 더 높게 세워가며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그동안 계속해서 협회 및 학회의 역할이 MICE에서 중요하다 강조하고 있다. 
MICE에서 협·단체는 ‘바이어’의 역할을 한다. 즉 수요자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대부분 컨벤션이나 MICE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공급자의 측면에서만 MICE를 바라보는 경우가 있다. 어떻게 하면 베뉴를 넓힐 것이고 PCO 종사자 교육을 잘 시행할 수 있을지, 마케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모든 정책이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이런 공급자의 서비스를 이용할 바이어들부터 MICE 산업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바이어를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바이어를 위한 교육은 좀 생소한 느낌이다.
협·단체들은 본인들이 MICE 산업의 일부라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회나 협회의 예산을 살펴보면 1년 예산 중 60~70%가 되는 예산이 컨벤션 지원금으로 할애돼 있고, 단체는 행사 개최를 통해 그들의 운영비를 조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MICE를 제대로 활용하기만 한다면 협·단체는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생력을 기를 수 있는 것은 물론, MICE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현재 국내 협·단체들은 약 5만 여개. 이들의 역할이 확장되기만 한다면 MICE 산업도 전체적으로 커질 것이고, 그만큼 일자리도 창출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요성을 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DB를 포함한 유관된 정책도, 이를 담당하는 부처도 불분명한 상황이라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MICE 유치를 위해 협·단체와의 네트워킹이 중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협·단체를 가장 잘 이용하는 지자체가 여수다. 여수는 EXPO 이후 포스트 이벤트를 통해 MICE 관련 DB를 쌓아 다른 곳에서 해외로 눈을 돌릴 때 국내 고객들을 유치하는데 집중했다. 협·단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여수를 어필하는데 적극적이고 실제로 여수 내 관광 인프라들도 많이 늘어 MICE 도시로서 면모를 잘 갖춰나가고 있다.

국내 MICE 산업의 앞으로의 방향성 및 전망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앞으로는 지역개발, 내수시장 활성화, 일자리 창출까지 목표로 MICE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반적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산업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 현재 MICE에 대한 인식은 너무 지엽적인 경향이 있다. 이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MICE는 절대로 단순히 회의만 유치하는 작은 사업이 아님을 이해해야 한다. MICE는 하나의 플랫폼이자 툴이다. MICE를 산업화 시키고자 한다면 업계 종사자들이 같은 이슈에 공감하며 여러 활동, 정책들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임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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