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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 레스토랑 - 공생의 길을 찾다 셰프 매니지먼트





공생의 길을 찾다

셰프 매니지먼트





바야흐로 쿡방의 시대이다. *쿡방이란, 요리하다는 뜻의 ‘쿡(Cook)’과 ‘방송’의 합성어로, 단순히 맛있게 먹기만 했던 것에서 벗어나 출연자들이 직접 요리하고 레시피를 공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셰프의 유명세와 함께 셰프테이너(셰프와 엔터테이너)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바빠진 셰프들에게는 스케줄을 관리해주고 홍보를 대신 해줄 사람이 필요하게 됐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 먹방에서 쿡방으로 한 단계 진화된 업계의 뒷바람이 반갑다.


취재 노혜영 기자



사진 출처_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전성기 맞은 요리 프로그램과 바빠진 그들


불과 2년도 안 됐다. 우리가 TV에 등장하는 셰프에 열광하고 그들의 요리를 궁금해하고 레스토랑을 찾아가기까지의 시간이다. 10분 방송 출연을 위해 대여섯 시간을 복도에서 대기했고, 방송에 쓸 재료를 구하러 마트를 돌아다녔다. 지금의 셰프테이너가 탄생하기까지 상당한 구슬땀이 필요했다.


각종 매체가 전문적인 요리 프로그램을 다루면서 스타 셰프와 미식을 경험하고자 하는 대중의 열망이 들끓었다. 특히 2012년부터 방영된 마스터 셰프 코리아는 국내 최초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스타 셰프를 배출했다. 말 그대로 스타 셰프는 날카로운 카리스마로 독특한 요리를 탄생시키는 빛나는 존재로 주목받았다. 스타 셰프 1세대는 7성급 버즈 알 아랍 호텔의 수석총괄주방장이던 에드워드 권 셰프다. 언론은 그를 주목했고 당시 한식 세계화라는 이슈와 함께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대중은 요리사를 통칭해 셰프라고 불렀고(본래 Chef는 주방의 책임자에게 붙는 일종의 주방장에 해당하는 직급을 의미하고 요리사는 cook으로 부른다.) 더 많은 뉴페이스를 원했다. 또 그들에게서 제이미 올리버의 감칠맛 나는 입담이나 거침없이 독설을 쏟아내는 고든 램지의 카리스마를 기대했으며 훈훈한 외모는 인기를 뒷받침하는 요소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셰프는 오로지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전문적인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틀을 깨트린 게 바로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이다. 유명 연예인의 냉장고를 공개하는 것도 이목이 쏠릴 일인데, 셰프들이 그 안의 식재료를 활용해 멋진 요리로 탄생시키는 것이야말로 신선한 도전이었다. 여기에 셰프들의 캐릭터와 개인기가 더해져 두꺼운 팬층을 형성했다.



사진 출처_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셰프테이너의 서막, 새로운 분야 만들어


셰프들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다 보니 억대의 광고 출연료를 받는 셰프들까지 생겼다. TV 채널을 돌리다보면 셰프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TV 광고, 쇼 프로그램, 마트나 서점 혹은 거리에서도 익숙한 셰프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연예인처럼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나가는 그들에게도 매니저가 존재할까?


셰프 홍보를 전문으로 대행하는 FIM C&C의 김도훈 대표는 “4년 전만 해도 셰프를 전문적으로 홍보해주는 곳이 없었고 대부분 일반 홍보대행사에서 소소하게 레스토랑을 홍보해주거나 프리랜서를 고용해 홍보하는 형태였다.”면서 “일반적인 홍보대행사에서는 음식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고 보도자료 배포나 주류, 식재료 등의 콜라보 행사의 기획 정도로만 이뤄지다보니 레스토랑 실정에 맞지 않아 실패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유명 셰프 A씨는 자신의 이름을 건 소스를 출시해 유럽에 판매하려는 한 벤더 사로부터 상품 개발 제안을 받았다. 한두 번 만나 이야기를 나눴을 뿐인데 진행 비용에 대한 청구서가 날아왔고, 법정 소송에 휘말려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스타 셰프는 양산됐지만 이들을 관리해 줄 곳이 없다 보니 셰프의 유명세를 빌린 투자자나 벤더 사로부터 법적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럴 때 꼼꼼한 계약서 작성은 필수다. 김 대표는 “일단 투자나 상품 개발에 대한 제안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계약서 내용”이라면서 “계약서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파악해야 피해 사례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셰프의 인지도 상승과 더불어 전문화된 매니지먼트에 대한 욕구가 셰프 매니지먼트라는 블루오션을 낳았다. 현재 셰프 전문 매니지먼트사로는 최현석, 오세득 등이 소속돼있는 플레이팅이 유일하다. 셰프들의 연예기획사 같은 존재로 스케줄을 관리해주며,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다. 플레이팅의 김진표 총괄 이사는 “매니지먼트는 회사의 사업 분야 중 하나로 수익의 20%를 회사가 가져가고 나머지는 셰프들에게 돌아간다.”면서 “창출된 수익은 회사의 운영비로 지출되는 게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셰프 홍보대행사는 조금 다른 구조다. 셰프들의 스케줄 관리보다 셰프와 레스토랑을 함께 홍보하며 궁극적으로는 매출 향상에 이익을 가져다준다. 부분적으로는 메뉴와 고객에 따른 의견도 교환하며 계약 시, 매달 지급해야하는 홍보비가 고정돼 있다. 이 밖에도 셰프의 가족이 직접 매니저를 자처하거나 가족이 속한 연예기획사에 소속되는 경우, 개인적으로 회사를 설립해 스케줄을 관리하는 셰프도 있다. 또한 셰프와 계약한 벤더 사에서 상품 제작과 판매를 위해 홍보 역할을 제한적으로 하고 있다.




사진 출처_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외국처럼 전문적인 시장으로 성장해야


해외에서는 매니지먼트의 전문성이 확보된 경우가 많다. 엄밀히 따지면 매니지먼트만 담당하는 것이 아닌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구조다. 매니지먼트는 부수적인 것이고 소셜 미디어 관리, 콘텐츠 마케팅, 웹 개발, 매출 관리, 영상 제작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따라서 클라이언트로 셰프뿐 아니라 레스토랑, 외식기업도 많다. 플레이팅의 김 이사는 최근 셰프 매니지먼트사에 집중되는 관심에 대해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셰프의 매니지먼트가 일반화됐으며 케이터링 사업을 병행하거나 방송팀을 꾸려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한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셰프테이너라는 용어가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셰프 전문 매니지먼트가 처음이다 보니 편중돼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중 채널 네트워크인 MCN(Multi Channel Network)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유튜브에서 파생된 MCN은 유튜브에서 인기와 수익이 높은 채널을 묶어 관리해주는 곳으로 제품, 프로그램 기획, 결재, 교차 프로모션, 파트너 관리, 디지털 저작권 관리, 수익 창출·판매 및 잠재고객 개발 등의 영역을 콘텐츠 제작자에게 지원한다. 다시 말해 채널끼리 계약을 맺는 연예소속사 같은 개념이다. 하지만 소속사와는 다르게 법적 문제에 대해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유명 MCN으로는 메이커 스튜디오, 어섬니스 TV, 브로드밴드 TV가 있으며 국내에는 아프리카 TV가 대표적이다. 앞서 언급한 해외의 매니지먼트 시장은 전문화, 세분화됐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이제 첫 걸음을 뗀 우리나라의 셰프 매니지먼트 시장도 앞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우리나라의 외식 시장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다방면으로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따라서 우리만의 특징을 활용해 전문성과 독창성이 담긴 새로운 매니지먼트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 혹자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셰프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셰프의 이미지가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었고, 선망의 직업이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또 누군가는 그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기도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셰프가 하나의 상품이 아닌, 셰프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다양한 형태로의 접근이 필요하다.


(*나무위키 용어사전 참조)




INTERVIEW





셰프 전문 홍보대행사

FIM C&C 김도훈 대표


Q. 셰프 전문 홍보대행사, 시작은 어땠나?

4년 전이다. 바앤 다이닝에 근무하며 현대카드의 고메 위크라는 행사를 담당했는데 그 때 파인 다이닝의 셰프들과 친분을 쌓았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들에게 홍보에 대한 니즈가 있었고 시기적으로도 잘 맞았던 것 같다. 그때도 이미 다이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오세득 셰프나 최현석 셰프, 진경수 셰프 등은 톱 셰프 그룹에 속했다.


Q. 선두주자인데, 어렵지 않았나?

니즈는 알았지만 어떻게 풀어야할지 몰라 3개월을 헤맸다. 그러다가 한 잡지의 화보촬영을 하게 됐는데 당시 소속된 셰프들을 모두 모아 촬영을 진행하며 일의 방향을 잡게 된 것 같다. 그 후 미디어 노출을 꾸준히 하고 있다.


Q. 일반 홍보대행사와 무엇이 다른가?

전문성이다. 현재 관리하고 있는 셰프가 16명이다. 오너 셰프가 대부분이고 단순히 셰프들을 홍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레스토랑의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관리한다. 파인다이닝 업계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셰프들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Q. 홍보에 니즈가 있는 셰프를 발굴할 계획은 없나?

요리의 각 분야별로 중복되지 않게 셰프들이 포진돼 있다. 가장 효과적으로 집중해 홍보하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다. 여러 클라이언트를 거느리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 실력은 좋은데 부각되지 못한, 쇼맨십이 부족한 셰프들에게는 홍보가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진 출처_ JTBC <쿡가대표>



사진 출처_ JTBC <쿡가대표>사진 출처_ JTBC <쿡가대표>



INTERVIEW




셰프 매니지먼트

플레이팅 김진표 총괄이사



Q. 셰프 매니지먼트사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어떤 회사인가?

셰프 매니지먼트 외에도 외식교육, 콘텐츠와 상품을 제작하고 컨설팅하는 네 개의 분야로 나뉜다. 셰프 매니지먼트 회사로 많이 알려졌지만 사업 분야 중 일부다. 회사 수익은 컨설팅 사업 분야가 견인하고 있다. 최현석, 오세득, 신동민, 장명식 셰프 등이 소속돼 있다.


Q. 플레이팅이 어떻게 탄생했나?

2009년에 라미드 호텔직업전문학교(現 서울호텔관광직업전문학교)를 공동 창업하며 이쪽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됐다. 학생들에게 현장감 있는 교육을 제공해 주고 싶어 셰프들을 많이 찾아다녔고 그 때 최현석 셰프를 만났다. 하지만 추구하고자 하는 교육 방향과 현실의 괴리감 때문에 학교를 나왔고 엘본 더 테이블의 마케팅을 총괄하게 되면서 최현석 셰프와 오랜 시간 일을 함께 됐다. 당시 셰프는 보수적이고 콧대 높은 이미지로 각인돼 있었다.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 8개월 동안 셰프들의 프로필을 만들어 방송국으로 출퇴근했다. 출입증을 목에 건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프로필을 돌리며 인사했다. 이후 게스트 출연자로 방송에 노출되기 시작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서 모두가 지쳐가고 있었고 전환기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 2014년 말에 출연한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에 캐스팅돼 화제가 되면서 지금의 플레이팅이 탄생하게 됐다.


Q. 우여곡절이 많았겠다.

게스트 시절에 셰프들은 대기실도 없었다. 10분 출연을 위해 5~6시간을 복도에 서서 대기했고 본업을 겸해 방송을 해야 하는 고된 일상이 반복됐다. 지금처럼 푸드팀이 따로 있지도 않아 방송에 필요한 재료를 직접 사와 영수증을 청구했다. 음식을 만들다가 바닥에 떨어뜨리면 “어차피 먹을 것도 아닌데 그냥 사용하라.”며 만들면 버리는 것으로 생각했다. 지금은 셰프들과 작가가 직접 소통하며 프로그램을 만든다. 대기실도 있고, 푸드팀에서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준비해준다. 특히 방송이 끝나고 셰프들이 만든 음식을 먹기 위해 스텝들이 모여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변화를 느낀다.


Q.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은?

학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커리큘럼, 실습실의 레이아웃까지 7개월째 셰프들과 논의해 만들고 있다. 올해 안으로 논현동에 개원할 예정이다. 아직은 베일에 싸여 있지만 기대해도 좋다. 또한 대한민국 곳곳을 돌며 현지 주민들을 만나 요리도 해주고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자체 계획하고 있다. 9월 중순 첫 촬영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