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바텐더들의 화려한 무대
제11회 국제코리안컵 칵테일대회 우승자들
프로 | 대학부 | 목테일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16 호텔&레스토랑 산업전’ 특별무대에서 진행된 ‘제11회 국제코리안컵 칵테일대회’는 더 크고, 더 화려한 대회 내용으로 눈길을 끌었다.(‘제11회 국제코리안컵 칵테일대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본지 66p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해외에서도 다양한 국적의 프로 선수들이 대거 참가해 기술과 정교함을 뽐내며 대회를 풍성하게 했다. 국내 선수들도 이에 질세라 열정적으로 대회에 임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의 실력을 보여줬다.
취재 서현진 기자
프로
대상_ 서정현 /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더 그리핀 바
작품명: 率솔
사람의 마음을 거느리는 술
서정현 바텐더는 대회에 참가했을 때 바텐더로서 숨을 쉬는 듯한,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에 각종 바텐더 대회에 열심히 참가하고 있는 열혈 바텐더다.
“처음으로 대회를 나갔을 때의 그 긴장감이 너무 좋았습니다. 대회에 참가하면 다른 바텐더들의 작품을 보면서 배우는 게 많기 때문입니다.”
2013년부터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바텐더를 시작, 그 이듬해부터 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한 서 바텐더는 첫 대회 출전에 은상을 받았지만 많은 대회에서 예선 탈락도 빈번히 했다. 그리고 올해 ‘제11회 국제코리안컵 칵테일대회’까지 모두 3개의 대회에 출전해 모두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가장 큰 상을 받은 ‘제11회 국제코리안컵 칵테일대회’에서 그가 선보인 작품은 ‘率’. 한자에는 거느리다, 솔방울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영어로는 soul로 표현해 ‘사람의 마음을 거느린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제목도 그렇지만 레시피에도 와인이 들어가 동서양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칵테일로 ‘한 잔하며 마음을 거느린다.’라는 의미를 표현했습니다. 또 솔방울을 직접 태워 관 안에 훈연해 칵테일에 솔 향을 입혔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특징이자 포인트입니다. 여기에 오미자 시럽을 넣어 상큼하고 중후한, 오묘한 맛을 담았습니다.” 이번 대상 수상으로 내년 3월 일본에서 열리는 아와모리 대회 한국대표선수로 출전하게 된 서 바텐더는 대회 우승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을 밝혔다. 이어 겸손한 바텐더가 되고 싶다고 귀띔했다.
“개인적으로 바텐더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라고 생각합니다. 바 안에서는 주인공이자 빛이 나는 엔터테이너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디서나 겸손한 바텐더가 되려고 합니다.” 한 때 잠시 레스토랑의 부지배인으로 가게 됐지만 좋은 자리임에도 바텐더가 되고 싶어 다시 바로 돌아왔다는 서정호 바텐더. 앞으로 더 많은 대회에서 그의 이름이 불리길 기대해본다.
금상_ 최원우 / Coffee Bar K 작품명: 선비
매난국죽 사군자를 한 잔에
“국제코리안컵칵테일 대회는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어 나가보고 싶기도 했고, 술을 공부하면서 전통주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대회가 전통주를 베이스로 하다 보니 이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참가하게 됐습니다.” 금상을 수상한 최원우 바텐더는 2년 전 대회에 참가해 입상한 후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고 연구에 집중하다, 이번에 두 번째로 참가해 금상을 거머줬다.
“이 대회의 취지가 우리 술의 세계화이므로 외국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 문화가 뭘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선비’ 문화를 표현하고 싶어 사군자를 한 잔에 담아봤습니다.” 진동주를 사용하고 그 안에 기초라는 약재를 담아 향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최 바텐더는 매난국죽을 표현할 수 있는 재료들이 잘 어울리고, 우리의 입맛만이 아닌 세계인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부드러운 칵테일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귀띔했다.
호텔경영학과를 다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 전 3개월, 공부에 도움이 될까 싶어 바텐더를 하게 됐는데 너무 재미있어 결국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그 어떤 직업보다 고객들과 심적으로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것이 바텐더라고 생각합니다.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그들이 살아온 삶, 다른 직업에서 겪는 일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바를 찾으시는 고객들에게 최대한 만족을 드리는 게 저는 너무 기쁩니다.” 바텐더가 얼마나 매력적인 직업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최 바텐더는 앞으로도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서서히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INTERVIEW
한국 바텐더, 스타일 좋고 인상적
- Roberto Gonzalez 심사위원( ‘in2bar’ CEO) -
Q. 간단한 이력을 말해 달라.
14살부터 부모님 레스토랑 일을 도우며 바 일을 시작했다. 18살이 되던 해부터 스페인, 잉글랜드, 요르단,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 9개국 이상을 돌아다니며 20년 동안 바텐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004년에 노르웨이에서 ‘in2bar’라는 바 컨설턴트 사업을 시작해 아직까지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예전에는 여러 바텐더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고, 지금은 주로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지난 12년 동안 유럽과 아시아에서 100개가 넘는 대회의 심사를 봤다.
Q. 한국은 첫 방문이라 들었다. 대회에 참가한 한국 바텐더들을 어떻게 평가하나?
아시아를 몇 번 방문했지만 한국은 처음이다. 그런데 꽤 인상이 깊다. 한국 바텐더들은 모두 스타일리스트다. 외국의 경우에는 바텐더가 격식을 조금 덜 차리는 경우가 다수인데, 한국 바텐더들은 복장과 매무새, 자세가 아주 좋다. 외국에서는 바텐더를 약간 낮게 보는 경향도 있다. 한국은 그와 다르게 바텐더 하면 젠틀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 같다. 체계가 잘 잡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Q. 한국 Bar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 국 은 대학 에서 바텐더를 전문적으로 양성한다는 사실을 알고 꽤 놀랐다. 유럽은 고작 한두 달 정도 배우고일을 시작한다. 한국처럼 바텐더 학교에서 국가 지원을 받아 전문적으로 인력을 양성하고 있지는 않다. 굉장히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바텐더 산업 전망은 밝을 수밖에 없다.
Q. 현재 바텐더 업계의 국제적인 트렌드는?
커스토머 서비스Customer Service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캐치해내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 예전에는 돈 받고 술을 내 주는 게 바텐더 역할의 전부였다면, 현재는 고객과 관계형성을 맺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대학부
대상_ 박선아 /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작품명: 我有嘉賓아유가빈
귀한 분에게 대접하고 싶은 칵테일
보기만 해도 얼마나 밝고 유쾌한지 단박에 알 수 있는 박선아 씨. 지난해부터 많은 대회에 나가기 시작했고 이번 대회가 학교에서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대회라 더 심혈을 기울였다고. 박선아 씨가 대상을 받은 것도 기분 좋지만 함께 나간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학생 8명 중 7명이 5등을 제외하고 8등까지 모두 차지해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었다.
지난해에도 국제코리안컵 칵테일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올해 열린 아와모리 대회에서도 10등을 차지한 것은 물론, 올해 참가한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실력파인 박선아 씨의 우승 비결은 바로 ‘연습’이란다.
“학교에서 무조건 연습을 많이 시킵니다. 대회 3개월 전부터 한 달은 칵테일 만들기, 한 달은 스킬 부분 연습을 집중적으로 합니다. 그렇기에 다른 친구들 모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박선아 씨가 선보인 작품인 我有嘉賓은 ‘내게 찾아온 반가운 손님’이라는 뜻으로 칵테일 대회 평가 항목 중에 ‘상품성’에 초점을 맞춰 외국인이 오면 이 칵테일로 대접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즉 귀한 분에게 대접하고 싶은 칵테일이라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회사에 다녔는데 사무직보다는 성격상 활발한 일이 맞는 것 같아 서비스직을 생각하다 바텐더 일을 하게 됐는데 너무 적성에 맞아 공부까지 하게 됐습니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 고객을 상대하는 바텐더는 본인에게 매우 좋은 직업이라고 말하는 박선아 씨. 그는 열심히 연습해 내년 3월에 있는 아와모리 대회에서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INTERVIEW
한국 Bar 시장은 타이완과 더불어 급속도로 성장할 것
- 신가키 가츠노부 심사위원(Awamori Meister Association 회장) -
Q. 대회 참가자들의 실력이 어떤가?
한국에는 이번이 일곱 번째 방문이다. 대회 심사참가는 두 번째다. 3년 전과 작년에 심사를 왔는데 한국 바텐더 대회 참가자들의 수준이 날로 높아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특히 인상에 남았던 것은 7분 PR 시간이었다. 바텐더가 자신을 표현하는 시간이 있어 좋았다. 단순하게 참가자가 무대에 올라 칵테일을 만들고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의미가 없다. 이 음료를 누가, 어떻게, 무슨 연유로 내놓았는지 아는 편이 훨씬 좋지 않겠는가.
Q. 한국과 일본의 바텐더 사이에 차이점이 있다면?
일본도 한국과 같이 바텐더 교육을 받는 기관이 있긴 하다. 바텐더 국가자격시험 전문학교인데, 활용도가 높지는 않다. 기간도 1년으로 한국에 비해서는 짧다. 일본의 경우 대개 교육을 받지 않고 바로 현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인 이론이나 접객매너를 습득한 한국 바텐더 특유의 센스와 체계적인 교육 측면에서 일본이 배워야할 점이 확실하게 있다.
Q. 국제적인 바텐더 업계 흐름을 어떻게 전망하나?
향 후 5 년에서 10년 안에 한국과 타이완의 바텐더, 칵테일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한다. 타이완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젊은 사람들이 바텐더에 관해 흥미를 가지고 있고 굉장히 활기차다. 제안을 하나 하자면, 한국과 타이완도 나라를 대표하는 대표 칵테일을 만들기를 추천한다. 싱가포르에는 ‘싱가포르 슬링’, 멕시코에는 ‘마르가리타’ 등 나라를 대표하는 칵테일들이 있다. 오키나와에서도 현재 대표 칵테일을 만들기 위해 연구 중이다. 한국과 타이완 모두 바텐더 공인시험이 있고 발전기회도 많다. 이제는 각국을 대표하는 칵테일만 가지게 된다면 진정한 바텐더 강국으로 성장하는 지름길을 통과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목테일
대상_ 변희주 / 인천생활과학고등학교 작품명: 겁쟁이 사자
겁쟁이 사자를 왕으로 만들어주는 용기의 물약
조주기능사자격증이 있어 선생님의 추천으로 대회에 참가하게 된 변희주 학생. 짧은 기간 준비했는데 너무 좋은 결과가 나와 뿌듯하다는 그는 수줍게 자신의 작품인 ‘겁쟁이 사자’를 소개한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사자는 ‘다른 동물들이 나를 용감하다고 생각하고 내가 으르렁거리면 도망가는데 사실 나는 겁이 많다.’고 고백합니다. 그걸 보고 사자가 주위의 기대에 힘들어한다는 것을 느꼈고, 여행끝에 사자가 ‘용기의 물약’을 먹고 왕이 됐듯 사람들에게 힘을 북돋아 줄 ‘용기의 물약’을 모티브로 작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겁쟁이 사자’는 로즈마리와 오이시럽을 넣어 상쾌한 향과 맛이 특징이다. 이번 대회로 생애 첫 대회에 참가한 변희주 학생은 현재 3학년으로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조주의 매력을 느꼈다고.
플레어
대상_ Vitaly / Russia 작품명: Nut Col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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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will become a Good Bartender!
우리술조주사 쉽게따기
1998년 창립 이래 대한민국의 음료문화 발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온 ㈔한국바텐더협회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현장에서 근무하는 최고의 바텐더들, 그리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수진을 꾸려 바텐더 양성과 쉬운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재를 선보인다. ㈔한국바텐더협회가 5년여 간의 노력 끝에 국가공인 조주기능사 시험에 새롭게 출제한 우리 술 칵테일 5종을 비롯, 최신 우리 술 실기 개정 칵테일 30종, 국내 최고의 코리안컵칵테일대회 역대 우승작, 인기 우리술 칵테일 등 트렌드를 선도하는 칵테일을 함께 수록해 바텐더를 꿈꾸고 칵테일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부족함이 없는 교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바텐더협회 이석현 회장은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책으로 설명이 어려운 부분은 유투브 동영상을 링크, 스마트폰으로 즉석에서 QR코드를 찍어 참고할 수 있게 만들려고 했던 부분은 시간관계상 준비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짧은 준비기간으로 부족한 점이 많지만 바텐더를 꿈꾸는 이들과 우리 술을 사랑하고 칵테일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책이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미흡한 점은 보완하고 개정해 더욱 좋은 교재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약속한다.”면서 “이 책을 통해 좋은 바텐더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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