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6 썸네일형 리스트형 낙후된 하드웨어와의 끊임없는 전쟁, 웨스틴 조선 호텔 서울 & 부산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최고(最古) 호텔의 기억 음식을 남기기만 해도 꾸중을 듣던 시절에 자란 나는, 음식을 바닥에 쏟는 행위가 어떤 야단을 불러올지 알았다. 유치원생이던 당시 어느 뷔페에 갔다가 그릇을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하필 그곳엔 진열된 음식마다 이리저리 휘저으며 활보하는 아주머니가 앞에 있었다. 그 아주머니의 손에 내 그릇이 부딪혔고 반사각으로 튕겨나간 음식과 함께 그릇까지 산산조각 나자마자 부모님의 눈치를 봤다. 이윽고 호텔 직원인 어느 여자 분이 오셔서 고작 유치원생인 나에게 건넨 한 마디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고객님, 어디 다치신 데는 없으세요?” 지금은 “변호사님”으로 시작된 문자를 볼 때마다 긴장하며 각잡고 보게 되는 것이지만, 내 기억에 최초로 “님”이란 호칭을 들었..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