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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에 창간된 <호텔앤레스토랑>. 4월 창간 기념호를 맞아 1991년에 입사한 호텔리어와 1991년 생 호텔리어를 만났다. 연차가 20년이 넘는 선후배 사이에서는 의외로 어색함보다 화기애애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들과 함께 호텔리어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 살아가고 있는 호텔리어의 삶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PART 1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조리팀
크리에이티브한 분위기에서 영 셰프와 선배 셰프가 함께 성장하는 곳
1991년에 입사한 그랜드 조리운영팀 오흥민 총주방장 & 1991년에 태어난 Table 34 은진 셰프

1988년 서울올림픽 본부 호텔로 개관해, 강남의 대표적 업무 지구인 테헤란로 위치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은 이곳은 세계 경제의 흐름과 함께하는 한국종합무역센터 단지를 이루고 있는 만큼 다양한 국적의 비즈니스 및 외국인 고객들이 찾고 있다. 세계적인 미식 트렌드를 파악해 국제적인 손님들의 입맛을 책임져야하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조리팀은 무엇보다 크레이티브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선배 셰프들이 후배들로 하여금 창의성을 가감 없이 표현할 수 있도록 끌어주며, 후배 셰프들 역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호텔 다이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호텔앤레스토랑은 창간 기념호를 위해 1991년 호텔에 입사한 오흥민 총주방장과 1991년 생인 테이블 34의 은진 셰프를 만났다. 후배들이 주눅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애정을 표한 오흥민 총주방장과 자신이 가장 성장할 수 있는 곳이야말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한 은진 셰프. 사진을 촬영할 때 다소 수줍은 미소를 짓던 이들은 커리어에 대해 묻자, 언제 그랬냐는 듯 진지한 눈빛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각자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오흥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총주방장 오흥민입니다. 메뉴 개발, 원가 관리, 프로모션 기획 및 운영, 연회 관련 업무 지원 등 전반적인 조리 운영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책임지고 있어요.
은진 프렌치 레스토랑 테이블 34의 콜드 파트에서 에피타이저와 디저트를 맡고 있습니다. 입사한 지는 이제 1년 7개월 됐어요.

 

처음 셰프를 꿈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오흥민 친구 소개로 조리 전공을 하게 됐는데, 맛을 창조하는 일이 나에게 잘 맞고, 심지어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대학생일 때 교수님께서 나에게 꿈을 물었을 때, 큰 목소리로 호텔의 총주방장이 될 거라고 말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은진 슬픈 이야기긴 한데,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어요. 7살 무렵부터 직접 식사를 해결하는 버릇을 들이게 돼, 자연스레 요리하는 일도 능숙해졌죠. 이후 농수산물을 개량하는 분야에 관심이 생겨 이탈리아에 유학을 갔어요. 시칠리아의 요리 학교에 입학한 후에, 그곳에서 라페니체라는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에서 실습생을 거치며 셰프를 꿈꾸게 됐습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호텔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나요? 
오흥민 제가 입사한 91년도에 이곳은 서울에서 가장 큰 호텔에 속했죠. 아직 강남에 건물이 많지 않을 때였고 코엑스도 없었는데, 반대로 호텔 건물이 유난히 돋보이기도 했죠. 입사하기도 어려운 곳이었는데, 주변에서 부러워했던 기억이 나요. 스스로도 메이저 호텔에 일하게 돼서 무척이나 자랑스러웠죠.

은진 최고인 곳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저에게 최고인 곳은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에 돌아와 특급호텔마다 다 인터뷰를 거쳤는데, 우리 호텔이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어요. 그 이유는 지리적으로도 마이스 산업의 중심지고, 여러 국가에서 온 다양한 고객들도 만나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죠.

 

오흥민 총주방장은 호텔에 28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긴 시간 동안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다이닝 역사도 많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오흥민 입사했던 90년대에는 레스토랑 및 식음 업장이 15개 정도 있었어요. 그런데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가 오픈하면서 레스토랑도 전체적으로 많이 정리됐죠. 현재 6개 정도 남아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애정이 많았던 이탈리아 레스토랑 피렌체가 문을 닫은 것이 아쉬웠네요. 고객들이 지나다니면서 캐주얼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이었어요.

 

전체적으로 호텔 주방의 분위기는 어떻게 바뀌었나요?
오흥민 고객의 니즈가 적었던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음식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업무에 대해 전통을 고수하고, 그것을 전수하면 되는 정도였죠. 이후 정보가 빠르게 이동하면서 고객의 수준이 올라갔어요. 셰프들은 트렌드에 민감한 고객보다 한 발 앞서 빠르게 변화하려고 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정보에는 관심이 떨어지듯, 고객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와 메뉴를 개발하려고 하죠. 
은진 그리고 저희는 선배들께서 특히 영 셰프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아이디어를 제출하게끔 도와주시죠. 메뉴 제안서가 있는데, 여기에 경력이 아직 많지 않은 셰프들도 창의적인 메뉴를 개발해 아이디어를 낼 수 있어요. 실제로 검토 후에 채택되는 경우도 생기고요.

호텔에 근무하는 셰프에게 요구되는 자질도 과거와 현재가 다를 것 같아요. 과거의 셰프, 그리고 현재의 셰프에게 요구되는 자질 중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은진 현재와 미래의 셰프에게 필요한 자질은 더 먼 과거로 회귀하는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16세기 르네상스 문화를 이끌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사례를 들고 싶네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그 사람이 사실 스파게티 면과 포크, 심지어 냅킨까지 개발했어요. 단순히 조각가나 예술가가 아니라 철학자, 요리사의 능력을 지닌 사람이었죠. 현재와 미래의 셰프는 이처럼 다재다능한 팔방미인이 돼야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개인적으로 와인 소믈리에도 하고 있고, 취미로 첼로를 하며 자기개발에 노력하고 있어요.

 

호텔에 입사한 후에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오흥민 여러 가지 일이 참 많았는데, 입사한 91년에 한 선배가 급하게 ‘취나물!’이라고 외치길래, 허겁지겁 구해드린 일이 있어요. 그런데 나를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라고요. 알고 보니 그 선배가 찾았던 건 ‘시나몬’이었어요.(웃음) 또, 100년 된 와인이라며 선배가 권해준 병을 받아 마셨는데, ‘레드 와인 식초’였지 뭐에요. 레드 와인 비네거 같은 식재료에 대한 지식이 없을 때, 제대로 배웠던 일화였습니다.
은진 얼마 전 사내 와인 대회에 나갔던 일이 저에게는 큰 에피소드였는데요. 사실은 주로 식음 부서를 위한 대회인데, 이례적으로 조리팀 소속으로 출전하게 돼 준우승을 하게 됐어요. 특히 팀원이 스케줄을 조정해주시는 등 세심하게 배려해주셔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조리팀에서도 와인을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웃음)

 

본인에게 있어서 셰프의 사명감이란 무엇인가요? 
은진 이 음식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고, 음식을 잘못하면 사람을 아프게 하거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셰프는 무엇보다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타협하고 싶은 순간이 있는데, 그런 때를 극복해야 합니다. 
오흥민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식이라고 여기며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저에게도 음식에 대한 접근 방식을 다시 하게 된 계기도 이것인데요. 바로 ‘음식은 독이 될 수 있다’라는 경각심입니다. 셰프의 이해도에 따라 고객에게 음식은 ‘독’이 되거나 ‘득’이 될 수 있죠. 이처럼 책임감을 잃지 않으려 해요.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 반대로 힘든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오흥민 고객들이 서비스에 만족해 다시 업장을 찾을 때 가장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그렇지만 동료들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리더로서 가슴 아프고 힘든 순간입니다. 물론 그 때를 극복하고 이겨낼 때 큰 희열을 느끼죠.
은진 매일 힘들어요.(웃음) 사실 서비스하기 전이 가장 어려운데, 매일 반복해서 식재료를 체크하고 관리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느껴요. 더불어 호텔의 특성상 여러 국가에서 온 고객들을 상대하는데, 특이한 알러지를 가진 분도 있고 베지테리언이나 비건도 많아요. 특히 소금이나 후추를 빼고 나가야하는 때가 있는데, 무의식중에 넣어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 타협하지 말고 체크해서 다시 시작하는 정직한 마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까 사명감에서 말했던 것 처럼요.

 

서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오흥민 우리 은진 셰프는 유학도 다녀왔고, 사내 소믈리에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은진 셰프처럼 다양한 경험을 하고 진취적인 성향을 가진 후배들이 줄어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선배로서 후배들이 마음 놓고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네요. 예전에는 후배가 선배보다 잘하면 시기하는 일들이 많았어요. 그런 관습은 무조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예전에 아이디어를 잘 내지도 않았어요. 내 봤자 알아주지도 않는데.(웃음) 이제 제가 오래 일해서 소위 말하는 ‘윗사람’이 됐고, 후배들이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함께 성장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은진 항상 좋은 선배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선배님들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여기 호텔에 못 있었을 거에요. 위에 있는 선배들이 강점과 약점들을 잘 파악해주시죠. 호텔의 영 셰프들이 큰 감사함을 느끼고 있고, 이 자리를 빌어 영 셰프를 대표해서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창간 28주년을 맞은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을 위해 축하 인사를 부탁드릴게요.
은진 사실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성장을 위해 노력해 주셨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28년 동안 업계를 위한 이슈를 담아 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오흥민 호텔 산업 발전에 기여해주신 <호텔앤레스토랑> 창간 기념호를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호텔리어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유익한 정보를 많이 담아 주시기 바랍니다.

 

PART 2 밀레니엄 서울 힐튼 객실부
클래식한 서비스의 품격
1991년에 입사한 벨 데스크 이규옥 과장 & 1991년에 태어난 귀빈층 안지현 지배인

1983년 개관해 여전히 남산 지락을 지키고 있는 밀레니엄 서울 힐튼은 벌써 개관 40주년을 앞둔 역사적인 호텔이다. 긴 시간이 쌓인 만큼 시설과 서비스 전부 고전적인 품격을 갖추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이곳을 찾는 오랜 단골들이 꼽는 것은 다름 아닌 ‘정’이라고 했다. 500여 명이나 되는 호텔 직원들 역시 가족 같은 인상을 풍기며, 취재 당일 촬영지에서도 스쳐 지나가는 모든 이가 서로를 응원해주는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러한 호텔의 부드러운 서비스를 책임지는 밀레니엄 서울 힐튼의 객실부 호텔리어를 만났다. 1991년에 벨 데스크에 입사한 이규옥 과장, 그리고 ‘호텔 안의 호텔’이라 불리는 귀빈층을 담당하고 있는 1991년생 안지현 지배인이 이번 창간 기념호의 주인공이다.

 

어떻게 호텔리어가 됐는지 이야기해주세요.
이규옥 입대 전에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던 경주 호텔 학교라는 곳에 다니고 있었어요. 당시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으로 해외 글로벌 호텔이 막 한국에 진출하던 때였죠.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힐튼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해서 무작정 인사부를 찾아가게 됐죠. 그렇게 아르바이트로 벨데스크 근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안지현 2012년 1월에 인턴으로 일을 하다가 공석이 생겨 정식으로 입사했어요. 현재는 객실부 귀빈층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높은 요금에 라운지까지 이용할 수 있는데요. 귀빈층에서 따로 체크인 체크아웃은 물론, 컨시어지 업무나 라운지 홀 관리까지 진행하고 있어요.

 

처음 호텔에 들어설 때가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 대한 첫 인상은 어땠나요?
이규옥 역사가 있는 호텔인 만큼 외관부터 웅장했죠. 특히 로비가 굉장히 멋졌는데, 이렇게 큰 호텔에서 일을 하게 돼서 벅찼고 자랑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안지현 선배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저도 럭셔리한 로비에 놀랐어요. 또, 면접 보러 가는 길에 인사부가 어디냐고 물어봤는데, 친절하게 안내 받아 좋은 인상을 받았어요.

 

밀레니엄 서울 힐튼을 찾는 이유로 ‘정’을 꼽는 단골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이규옥 맞습니다. 우리 호텔은 손님과의 유대감으로 이끌어가고 있어요. 일례로 한 대기업 회장님께서는 저만 보면 ‘28년 동안 이미지가 똑같다. 언제 정년 퇴직하냐?’ 이런 농담을 하고 지나가는 식이죠.(웃음) 손님과의 이러한 소소한 교감이 큰 즐거움입니다.
안지현 제가 담당하는 귀빈층은 특히 자주 오시는 투숙객들이 이용하시죠. 제가 말주변도 없고, 농담도 잘못해서 처음에는 손님과 데면데면하고 낯설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서로 알아가고 정이 쌓이게 됐는데요. 최근에는 고객들이 제가 임산부 복을 입은 모습을 보고는 축하를 해주기도 하고, 여러모로 배려 받는 기분을 느끼고 있습니다.

 

밀레니엄 서울 힐튼이 무려 개관 40주년에 가까워지고 있어요. 세월이 지난 만큼 호텔의 분위기나 서비스의 형태도 많이 바뀌었을 것 같은데요. 호텔리어로서 체감하고 있는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이규옥 사내 분위기에 대해 먼저 말씀 드리자면, 제가 있는 벨 데스크는 특히 초창기에는 남자들만 있는 부서였는데요. 일하는 방식이 거의 군대처럼 스파르타식이었죠. 그렇지만 시대가 바뀌고 전체적으로 모든 부서가 가족적으로 바뀌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호텔에서 가장 군기가 필요한 부서라고 하면 주방과 벨 데스크인데요. 더더욱 실수가 생기면 안 되기 때문인지라, 저희 부서는 약간의 긴장감 정도는 남아있습니다. 사내 분위기 외에도, 호텔을 찾는 고객들도 많이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모든 손님을 같은 기준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서비스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굉장히 여러 형태의 투숙객이 호텔에 찾아오게 됐죠. 물론 정보기술의 발달로 고객들의 안목이 높아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요. 다양한 고객을 상대하기 위해 호텔리어의 서비스의 결 또한 한층 섬세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호텔리어에게 요구되는 자질도 변화했을 것 같아요. 과거의 호텔리어에게 필요했던 자질, 그리고 현재의 호텔리어에게 필요한 자질에 대한 차이점은 뭘까요?
안지현 방금 선배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참 여러 형태의 고객들이 찾아오는데요. 그래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의 형태도 다양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고객과 지배인이 서로 사람 대 사람으로 배려하는 게 필요해진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워커밸’이 실현됐으면 합니다.
이규옥 그렇습니다. 요즘에 다양화된 고객이 큰 이슈인데, 호텔리어들도 조금 더 능숙하고 유연하게 대처해야할 필요성도 있겠습니다. 더불어 과거에는 언어적으로 호텔리어에게 필요한 게 영어, 일본어 위주였는데, 최근에는 중국어도 필수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호텔리어를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규옥 오랫동안 일을 해왔기 때문에 간혹 10년 만에 뵙는 손님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이 현관에 딱 와서, ‘너 아직도 일해?’ 이렇게 반겨주고, 저 역시도 오랜만에 만난 고객이 스테이하는 동안, 최고의 서비스로 보답하죠. 고객이 체크아웃 할 때, ‘이래서 내가 힐튼을 다시 오는 거야’라는 인사를 받을 때 굉장히 뿌듯합니다.
안지현 저도 고객의 좋은 피드백이 동기부여가 되는데, 칭찬 해주신 한 분 덕분에 다른 분들에게 서비스할 힘이 생겨요.

 

반대로 가장 어려울 때는요?
안지현 트러블은 얼마든지 핸들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간혹 고객들의 요구를 못 들어 드릴 때 속상합니다. 
이규옥 저 역시 기본적으로 손님이 원하는 건 100% 들어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부의 레스토랑, 투어 모든 인포메이션에 대해서는 정보를 제공하고 노력하고 있는데, 가끔씩 ‘법에 저촉되는’ 비상식적인 요구를 받을 때 참 난감합니다. (Q : 그럴 땐 어떻게 하세요?) 법에 어긋나는 일이면 정중하게 거절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선배가 후배에게, 후배가 선배에게 서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규옥 우리 안지현 씨는 열심히 잘 하고 있어요.(웃음) 저는 벨데스크에서만 28년째 근무하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항상 다양한 부서까지 염두에 두고 꿈을 크게 가지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도 시작할 때는 꿈이 총지배인이었고, 실제로 저와 같은 나이에도 총지배인이 된 동기들도 있습니다. 후배들이 큰 꿈을 가지고 가능한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진취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안지현 이제 저는 7년차가 됐는데 후배를 받으면서 느끼는 게 옛날보다 인내가 부족해졌다고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합니다.(웃음) 저마저도 말할 것도 없이 예전 선배님들의 클래식함을 못 따라갑니다. 선배들께서 손님들을 능숙하게 핸들링하는 노하우로 후배들을 이끌어 주셨으면 합니다.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이 창간 28주년을 맞았습니다. 1991에 맞추어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 이유기도 한데요. 매거진을 위한 좋은 말씀 한 마디씩 부탁드릴게요.
이규옥 <호텔앤레스토랑> 잡지가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같은 28년 차인데, 함께 호텔 업계의 발전을 위해 오랜 시간 성장해 나가길 바랍니다.
안지현 <호텔앤레스토랑>을 대학교 때부터 봤는데 직접 인터뷰까지 참여해 기쁩니다. 호텔 이슈들만 모아서 100주년까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매달 꾸준하게 발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 정수진 / 디자인 : 임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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