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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 & Cafe,Bar

호텔앤레스토랑 - 다이닝에 불어 닥친 위기 必 지속가능성

코스타리카 연안에서 코에 들어간 빨대 쓰레기로 괴로워하던 거북이를 구조하는 영상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고조됐다. 한국에서도 폐사된 고래, 아귀, 거북이의 내장에서 비닐, 폐플라스틱을 비롯해 다량의 생활 쓰레기가 발견되는 사례가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가깝게 느껴지기는 한반도 전역을 휩쓸고 있는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를 빼놓을 수 없다. 1차적으로 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만 미세먼지를 씻어낸 빗물이 다시 한 번 환경에 침투해 땅속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동식물과 그것을 섭취하는 피라미드 관계 속에서 우리는 더욱 안전지대를 찾기 힘들어졌다. 심지어 학자들은 이미 중금속이나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됐다고 보고 대형 어류는 물론 플랑크톤에 이르기까지 안심하고 먹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환경오염으로 위태로워진 미래 먹거리는 국내외 이슈와 역할에 따라 지속가능성의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현재까지 언급되고 있는 지속가능성은 환경, 사회, 경제적 측면으로 나뉜다. 창간 28주년 특집 기획 첫 번째 지면에서는 먹거리와 관련해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을 취재했다. 


※다음 호에서는 호텔에서 추구하고 있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다룬다. 
현재 국내 호텔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특히 환경, 사회적 측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국내 호텔들의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접근 방법을 소개하고, 지속가능성에 보다 본질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시도해볼 수 있는 독특한 해외사례도 소개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관심 속에 부각되는 다이닝의 지속가능성


- 푸드 플랜으로 촉발된 지속가능성
이제 지속가능성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이 가운데 먹거리의 지속가능성을 대표하고 있는 것이 푸드 플랜이다. 푸드 플랜은 지역의 먹거리에 대한 생산, 유통, 소비를 선순환 체계로 연결시켜 안전하고 좋은 먹거리를 공급하는 한편, 지역 경제를 활성화 하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종합적인 관리 시스템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푸드플랜은 런던(2006), 암스테르담(2007), 샌프란시스코(2009), 뉴욕(2010), 토론토(2010), 벤쿠버(2010)에서 시행되고 있다. 한국은 2008년부터 국내 전문가 및 농업계에서 먹거리와 관련한 종합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해 현 정부의 국가 종합 먹거리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푸드플랜은 2015년 밀라노 국제엑스포에서 체결된 밀라노 도시 먹거리 정책협약을 기점으로 전 세계로 확산됐다. 당시 밀라노 도시 먹거리 정책협약에는 51개국 117개 도시가 참여했으며 도시에서 지역 단위로 퍼져 푸드 플랜을 도입하는 등 현재까지 전 세계 동시 다발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가 2015년 협약에 가입해 2017년부터 먹거리마스터플랜2030을 추진해오고 있으며, 완주군, 전주시, 나주시 등 9개 지역에서 푸드플랜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푸드 플랜으로 대두되고 있는 다이닝의 지속가능성이 이렇게까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이유가 뭘까?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수확량만 늘리기 위한 대량생산농법, 물류 시스템의 발달로 인한 푸드 마일리지 증가와 배기가스 등의 환경오염, 포장재 과다 사용, 쉽게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 등 인간의 편의를 위해 훼손되고 있는 자연의 경고에 전 세계인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일의 심각성을 의미하며, 단순히 우리만 잘하면 되는 일이 아닌, 지구촌 전체가 공감하고 행동에 나서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말로 바꿔 표현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환경오염도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다. 산업의 발달로 인한 자원의 고갈과 식량의 위협은 인간의 식탁과 맞닿아 각종 암, 성인병을 비롯해 심각한 질병을 발생시키고 있다. 토착품종은 씨가 마르고 개량종이 식탁을 점거한지 오래다. 어디 그 뿐인가. 계란 살충제 파동, 반복되는 가축 감염병, 장거리 유통 기간을 늘리기 위한 농약 및 약품 과다 사용, 쓰레기 대란 등을 겪으면서 자원의 씨줄이 마르고 금수강산을 자랑하던 산과 바다가 쓰레기로 넘쳐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현실은 점차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일어나고 있으며 동물 복지와 친환경 농법, 로컬 푸드와 같은 친환경적인 시스템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외식업계의 의지와 노력, 생산자의 철학과 신념, 소비자의 관심,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선순환고리를 이뤄 협력해 나가야 한다.


- 미래를 생각하는 올바른 먹거리, 파리푸드포럼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이 촉발되고 있는 가운데 미래를 생각하는 올바른 먹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하기 위한 파리푸드포럼이 내년 3월 20일부터 22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으로 개최된다. 프랑스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파리푸드포럼은 미식분야의 올바른 생산과 소비에 대해 고찰하고 사회, 경제, 산업 등 전 분야에 걸쳐 전 세계 각계 전문가들이 2년에 한 번씩 모여 개최되는 국제적인 포럼이다. 특히 내년 첫 포럼에는 식재료와 환경이라는 두 가지 경향을 미식적인 접근으로 해석해 논의가 이뤄진다. 이 자리에는 자연친화적인 테마와 에너지의 측면에서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150명의 셰프들을 포함해 전 세계 주요인사 500여 명이 초청될 예정이다. 파리푸드포럼의 필립 포르 대표는 “프랑스에서 미식은 중요한 부분이므로 미식과 관련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파리푸드포럼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이번 포럼 주제는 ‘인간과 자연에 건강한 식재료 관리’와 ‘현재 우리가 직면해 있는 자원 고갈의 문제’다. 이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져 경제 분야의 다보스포럼처럼 발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파리푸드포럼 2020’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필립 포르 대표(왼쪽)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

 

- 국내 최초로 로컬푸드 도입한 ‘로컬푸드 1번지’ 완주군
푸드 플랜이 지향하는 생산, 유통, 소비의 선순환의 배경에는 도농상생이라는 큰 그림이 펼쳐져 있다. 이는 결국 먹거리의 근간이 되는 로컬푸드의 활성화 즉 농촌경제와 관련이 깊다. 현재 우리나라는 OECD최대 식량수입국으로 52개국과의 FTA가 발효됐다. 2017년 기준 국내 식량 자급률은 48.9%를 나타내고 있는데 점차 줄고 있는 농지의 감소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식량자급률을 충족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농가인구감소와 고령화, 부의 양극화로 도농 간 격차는 심화되고 농촌사회가 붕괴되는 악순환의 일로를 반복하고 있다. 로컬푸드는 글로벌푸드의 폐해로부터 생산자를 보호하고 소비자의 먹거리 안전을 보장하는 한편, 지역농의 활성화를 통해 식재료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지급률을 높여가는 지역중심의 대안농산물체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해외에서는 일본의 지산지소와 지산지공, 이탈리아의 슬로푸드, 영국의 리얼푸드, 미국의 CSA(공동체지원농업)등으로 지칭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북도 완주군이 2008년에 국내 최초로 로컬푸드를 정책에 도입했다. 완주군은 새로운 상생모델을 만들기 위해 직매장, 농가레스토랑, 농민가공센터, 공동두레농장, 꾸러미, 공공급식, 도농교류 등 지역로컬푸드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직화 전략이 효과를 거둬 로컬푸드 1번지로 불리고 있다. 완주군의 로컬푸드 거점 직매장은 현재 12개소가 운영 중이며 전주시와 완주군 접경지역에 위치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이곳에서는 농가 스스로 가격을 결정하고 소포장해 매일 아침 진열한다. 이용료 10%를 제외한 90%는 농가에 환원되므로 농가의 만족도도 높다. 특히 두레농장, 마을공동체, 주민기업, 협동조합이 생산하는 1차 농산물 및 가공품을 연계 판매함으로써 지역 공동체의 자립과 활력이 높아지고 있다. 원거리에 위치하거나 별도의 운송수단이 없는 농가는 선별적으로 순회수집 서비스도 진행한다. 이처럼 기존의 복잡하고 불합리한 유통체계를 개선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완주군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의 ‘2019년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조성사업’에 선정돼 2022년까지 4년간 30억 원을 지원받는다. 이에 따라 완주 로컬푸드의 생산, 제조, 가공 및 관광 등 연관 산업의 종합적인 발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완주군의 꾸러미처럼 대량 생산이 아닌 소규모 농가들이 연합해 양심껏 재배한 건강한 식재료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온오프라인의 장터도 늘고 있다. 이에 지난 3월 2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 장터를 활성화하기 위한 홈페이지 ‘바로정보’(www.baroinfo.com)를 열었다. 바로정보에는 농산물 직거래에 관한 정부 정책 방향과 관련법령, 직거래 뉴스, 전국 지역 농산물 직거래장터 개설 등에 대한 정보 외에도 지역푸드플랜, 직거래사업장 인증제도, 지역농산물, 직거래 관련 사례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 로컬푸드의 지속가능성을 향한 푸드 에코 마일리지와 자연농
식품에 유통과정이 길어지면 그만큼 식품을 보존하기 위해 화학 첨가물이나 농약이 과다 사용되고 이는 결국 환경으로, 사람으로 돌아가 악순환의 사이클로 연결된다. 로컬푸드 운동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푸드 에코 마일리지다. 푸드 에코 마일리지는 생산지에서 소비자의 식탁까지 도달하는 거리를 의미하며 이동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여 지구온난화 등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건강한 식탁을 만드는 데 뜻을 더한다. 푸드 에코 마일리지를 실천하는 레스토랑에서는 메뉴판에 이동거리를 표시해 고객에게 이를 안내할 수 있다.
농가에서는 지속가능한 농법으로 자연순환유기농업(Nature of Ecosystems Organic Farming, 이하 자연농)이 주목받고 있다. 자연농은 흙의 미생물을 이용해 토양을 개선하고 식물성장에 필요한 질소, 인산, 칼슘을 자연에서 얻는 방법이다. 즉 인위적인 것을 걷어내고 자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땅이 스스로 재배하는 농법이다. 무분별한 화학약품 살포로 교란상태에 빠진 토양생태계를 회복하고 토양과 미생물, 식물이 균형 잡힌 순환 체계를 유지하면서 건강한 땅이 주는 건강한 먹거리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관리 기준이 없고 시장이 정립되지 않아 농가소득으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어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 ‌건강한 식품이 건강한 사람을 만든다, 팜 프레시 무브먼트

최근에는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트레스 없는 사육환경이 강조되고 있다. 농장에서부터 제품생산, 레스토랑 운영까지 팜투테이블을 실현하고 있는 존쿡 델리미트는 2014년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팜 프레시 무브먼트’를 시작했다. 팜 프레시 무브먼트란 무항생제, 동물복지 등을 통해 건강한 고기를 생산하는 목장들을 발굴해 지정 농장으로 정하고 이곳에서 원료육을 공급받는 형태의 생태계 구축 프로그램이다. 강원 횡성 설성목장, 충남 홍성 성우목장, 경기 이천 성지목장, 스페인 엑스트레마두라 지역의 몬테사노 목장이 팜 프레시 지정목장이다. 1976년 설립한 설성목장의 경우 올해로 43년이 됐다. 이곳에서는 직접 생산한 웰빙 사료를 급여하고, 24만 평 대지의 자연에서 소들이 스트레스 없이 자라고 있다. 존쿡 델리미트는 ‘건강한 고기가 건강한 식품을 만들고, 건강한 식품이 건강한 사람을 만든다’라는 슬로건 아래 팜 프레시 라인을 처음 도입했다. 2015년 국내산 무항생제 돼지고기로 만든 ‘부어스첸’을 시작으로 친환경(무항생제), HACCP 인증을 받은 설성목장의 한우로 만든 ‘설상목장 한우 소시지’를 출시했다. 또한 팜 프레시 지정 목장의 고기만 사용하는 미트요리전문레스토랑 더 미트 퀴진을 지난해 오픈해 팜투테이블을 실현시켰다.


존쿡 델리미트는 팜 프레시 무브먼트 외에도 환경을 생각해 포장과 함께 버려지는 아이스팩을 재활용하는 리프레싱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매장으로 아이스팩 3개를 가져오면 존쿡델리미트 프레시 소시지 1개로 교환해준다. 팜 프레시 무브먼트에 소비자의 참여를 독려하는 팜 프레시 팩토리도 4월 12일 성수동의 성수연방 2층에 오픈한다. 존쿡 델리미트를 운영하는 에쓰푸드 브랜드이노랩팀 김정희 대리는 “팜 프레시 팩토리는 팜 프레시 무브먼트를 시작하는 첫 걸음이며 브랜드 스토어로서의 가치도 기대하고 있다. 팜 프레시 팩토리를 통해 고객들이 팜 프레시 무브먼트에 재미있게 참여하고, 더 좋은 식품으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에 동참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존쿡 델리미트, 팜 프레시 설성목장 한우 소시지


-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셰프의 역할
푸드 플랜은 좋은 먹거리를 의미하는 굿 푸드로 불리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농업, 건강, 환경 등 다양한 고민이 결합돼 있다. 특히 다이닝의 지속가능성을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로컬푸드다. 대부분 생산자 중심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친환경적인 생산라인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바르게 소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다이닝 업계가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한걸음 다가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해마다 외식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입맛은 가공식 위주의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졌다. 지속가능한 소비를 유도하는 셰프들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최근에는 외식업계에서도 지속가능성에 공감하는 레스토랑의 의미 있는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생산자의 철학과 고집이 있는 건강한 식재료를 선별하고 가공식이 아닌,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맛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비단 한국에서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재배, 관리, 폐기, 에너지에 이르는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레스토랑 산업이 전개되고 있다. 

- 전 세계 구드 프랑스 주제는 ‘지구를 위한 요리’
매년 3월 21일 전 세계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프랑스 미식행사인 구드 프랑스가 한국에서도 열렸다. 이 기간에는 전세계 5대륙 150곳 이상의 재외프랑스 대사관 및 영사관과 3000여 명의 셰프들이 레스토랑에서 프랑스 요리를 선보인다. 한국에서는 올해 31개의 레스토랑이 구드 프랑스 행사에 참여했다. 이번 구드 프랑스의 주제는 ‘지구를 위한 요리’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Provence)지역을 선정해 전 세계에 프로방스의 요리를 알렸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 3개 국가에 프랑스 요리를 홍보하는 셰프를 파견했는데 벨기에, 뉴욕과 더불어 한국이 그 중 하나다. 


한국을 찾은 두 명의 셰프 중 2017년 미슐랭 가이드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셰프인 파니 레(Fanny Rey) 셰프는 오베르주 드 생-레미 드 프로방스의 오너셰프로 해산물, 허브 등 자연에서 얻어진 순수한 재료의 특성을 요리에 접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프랑스는 다양한 종류의 미역이 생산돼 염분의 함량과 맛이 다른데, 파니 레 셰프는 요리에 소금 대신 뜨거운 물에 데쳐서 얻은 미역의 염분을 사용한다. 산과 바다로 이어진 도시 마르세유는 멋진 경관과 함께 다양한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레퓌세트 레스토랑(Restaurant L’Epuisette)을 운영하고 있는 기욤 수리외(Guillaume Sourrieu) 셰프는 요리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한다. 그는 최대한 근거리에서 재료를 수급해 이동 거리를 줄이고 제철,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그가 해산물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신중을 기하는 이유는 어류의 멸종 위기와 관련이 있다. 기욤 셰프는 “마르세유에 인접한 지중해는 원래 생선 종류가 풍부했지만 점차 멸종되고 있어 생산량이 줄었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작은 배를 타고 다니며 생선을 잡는 지역 낚시꾼들이 있었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아 아쉽다.”면서 “요리를 담당하는 셰프들이 일반 시민에게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지역 어부들과 밀접한 유대관계를 맺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연을 존중하는 요리 철학을 고객들과 공유해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고 있다.   

파비앙 페논(Fabien PENONE) 주한 프랑스 대사는 “한국에서 많은 셰프들을 만나보면 지속가능한 요리에 대해 고민하고 인식을 같이 한다는 것을 느낀다.”라면서 “지속가능성을 위한 제철재료 사용, 생산지와의 거리, 재료가 생산되는 청정한 환경, 해양자원 보전 등에 더욱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우리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시작되는 경제 위기, 석유 및 식량이 고갈되는 자원 위기, 환경오염에 따른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 살고 있다. 산업이 발전해 부를 축적시키는데 있어서 사회의 빛과 그림자는 자연스러운 것이었으며, 환경의 희생은 당연히 감수해야 할 밑천이 됐다. 하지만 글로벌 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의 연속으로 인간의 삶은 위기에 봉착했고 더 늦게 전에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자 전 세계가 뜻을 모으고 있다. 이제 지속가능성은 사회, 경제, 환경과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상생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호스피탈리티 산업의 관점에서 비추어 봤을 때, 지속가능성은 인간의 삶을 보다 풍성하게 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더불어 윤택해지는 상생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여기에 더해 환경 문제로 촉발된 지속가능성을 실현시키지 않으면 미래 식량의 고갈과 질병으로 인간의 삶은 피폐해 질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우리의 푸드체인 가운데 전 세계, 정부, 생산자, 소비자를 비롯한 외식업계가 선순환 구조를 쌓아가는 일이 중요하다. 국가, 도시, 지역으로 좁혀지는 인간의 삶 속에서 우리가 자연에게 받았던 혜택을 돌려주기 위한 작은 노력과 실천이 필요할 때다. 

전 세계 프랑스 미식행사인 구 드 프랑스 ⓒ Marion Vycik


글 : 노혜영 / 디자인 : 임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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