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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2020년 도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워낙에 준비성이 철저한 일본은 진작부터 올림픽 준비에 돌입, 평창올림픽을 준비했던 우리와 다를 바 없이 부족한 숙박시설에 대응하기위해 분주하다.

 

작년 초 요미우리신문에 의하면 일본 정부는 올림픽 기간에 도쿄도, 치바현, 카나가와현에 있는 항구 5곳을 크루즈 정박항으로 운영하면서 ‘크루즈 호텔’을 도입키로 했다고 한다. 크루즈 호텔의 경우에는 2016년 리우올림픽 기간에도 큰 인기를 얻은 바 있지만, 일본 내에서 그동안 여객선을 숙박시설로 이용한 바는 없었기에 일본이 얼마나 2020 올림픽 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지 느껴진다.

 

본지의 전복선 기고자는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일본 내 각종 특색 있는 호텔들을 2015년도부터 소개하고 있다. 햇수로만 5년째가 다 돼가고 있는 그가 소개한 일본 호텔만 해도 벌써 약 50곳. 매번 따끈따끈한 기고를 받아보며 ‘아, 이런 호텔도 있을 수 있구나’하는 경이로움에 빠지고 있다. 그런데 그는 아직도 일본에는 흥미로운 호텔들이 무궁무진하다고 전한다.

 

일본 쪽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일본인들은 정말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한다고 말한다. 골프장 하나를 지어도 미래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식량부족 사태를 대비해 밭작물 증산이 가능하도록 건설하는 이들이다. ‘빨리, 빨리’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정서상 맞지 않는 시스템이지만 결론적으로 봤을 때 어떤 쪽을 지향해야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달 기획기사로 지역관광에 관련된 취재를 하다 느낀 점이 있다.
코오롱호텔의 故오문환 사장의 책 ‘영원한 호텔리어’에서 그가 70년대부터 그리던 호텔의 모습, 아쉬워하던 호텔의 모습이 아직도 여전하다는 것. 겨우 찾은 2011년 지역관광호텔 활성화에 대한 연구 내용은 아직도 연구대상인 채로 남겨져 있다는 것.

 

그동안 너무 빨리 온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앞만 보며 오다가 옆도 뒤도 돌아보지 못했다.


빨리 오긴 왔는데 숨만 차고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것 같은 느낌이다.

이번 1월호에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양적팽창’과 ‘질적성장’. 새로운 해가 밝았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신년 계획을 세우는 일은 늘 가슴이 뛴다. 모두가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만큼 올 한해는 보다 역동적인 한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해는 빨리 가는 것도 좋지만 당분간은 차올랐던 숨을 거르면서 주위를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양적인 팽창은 당분간 계속될테지만 조금씩 우리 호텔업계에도 일본과 같은 재미있는 호텔들이 많아져 Dynamic Hotel 지면을 통해 5년이고, 10년이고 계속해서 우리 호텔들을 알리고, 더 나아가 언젠가 일본에 있는 호텔전문 잡지에도 이들이 소개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노아윤 / 디자인 : 임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