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든 인권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서 비로소 태동한다
외모와 달리 적잖은 나이가 된 지금도 철들고 싶지 않았다. 여전히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질문하고 부딪히고 겪어내고 싶었다. 그렇게 느낀 시각, 청각, 촉각들이 하나의 인상을 이뤄 기억으로 저장되고 추억으로 재생된다. 그 과정의 순연을 위해 사는 때는 지금 이 순간이다.
한 명의 인간마다 하나의 우주가 있다는 어느 시인의 자의식 과잉엔 공감하지 않지만 분명 개개의 삶은 저마다 독특하고 충분히 특별하다. 단, 그 사람에게만 그렇다. 전체를 놓고 보면 거기서 거기다.
호텔도 마찬가지. 럭셔리 스케일에서 정장을 입고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멋져 보이고 호텔리어는 외국인과 자주 만나며 글로벌 스탠더드를 익히기에도 매력적이다. 그래서 입사지원서를 쓰는데 그게 HR 입장에서는 다 똑같다. “어려서부터 남을 즐겁게 하는 데 큰 즐거움을 느꼈고”, “민간 외교관으로서 한국의 위상 업스케일에 기여하고 싶다.”, “이곳에서 GM이 될 때까지 뼈를 묻겠다.”라는 거창한 수사가 난무하지만 몇 달 안 돼 그만두는 탓에 인력난을 호소한다. 개별 활동의 특수성을 각자 포장하는 대신 집단 획일성으로 정의해 표현하는 것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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