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에너지로 고객 맞춤 서비스를
관광호텔업 우수 종사자를 시상해 호텔리어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켜 관광호텔업 발전에 기여하는 K-Hotelier Award. 지난 호에 이어 소개할 K-Hotelier 수상자는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이하 반얀트리) 구매팀 성미연 과장(이하 성 과장)이다. 해외와 국내를 넘나들며 특급 호텔 F&B 파트 매니저로서 커리어를 쌓아온 성 과장은 어느 곳이던 특유의 에너지로 매장의 분위기를 밝게 하고, 고객에게 다가가 맞춤 서비스를 펼친다. 이는 고객의 재방문으로 이어져 호텔의 매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자신의 장점을 업무에 살려 단골 고객들이 찾아오는 특별한 호텔리어로 성장한 성 과장은 여전히 호텔리어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누구보다 열정적인 호텔리어, 성 과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K-Hotelier 서울특별시관광협회와 <호텔앤레스토랑>이 관광호텔 종사자들의 동기부여를 통해 관광호텔산업을 발전시키고자 마련한 상, K-Hotelier는 관광호텔업 종사자 중 3년 이상 근무한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임원 및 외국 국적 제외)분야별 선정, 상장과 배지를 수여한다. 2021년 K-Hotelier에는 더그랜드호텔명동, G2호텔, G3호텔 클러스터 경영지원팀 정필립 팀장, 롯데호텔서울 조리팀 박원식 과장,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구매팀 성미연 과장이 선정됐다. K-Hotelier 수상자 인터뷰는 순차적으로 본지에 게재됐다. |
특급호텔 인사부에 전화를 건 취준생
“비전공자인데요, 실습 가능한가요?”
대학에서 호텔 관련이 아닌 생명과학을 전공하던 와중, 용돈을 벌기 위해 백화점 서비스직에서 가볍게 아르바이트를 했다. 본래 낯가리지 않고 친근감 있게 말을 잘 붙이는 성격으로, 서비스직이 천성에 맞았다. 백화점에서도 졸업 후 취업을 권유했고 나 역시 일을 하며 재미를 느꼈다. 여기에 더해 그 시절 방영한 ‘호텔리어’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멋있는 호텔과 호텔리어들에 영향을 받아 호텔 서비스직을 생각하게 됐다.
당시 대전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었는데, 서울에 있는 특급호텔들을 리스트 업, 한 곳 한 곳 인사부에 전화를 걸어 비전공자의 실습이 가능한지 문의했다. 어렵다는 답을 많이 받았는데, 유일하게 워커힐 호텔에서 모집 중이었던 연수생 1기에 비전공자 지원이 가능하다고 해 지원을 했고, 그렇게 워커힐 호텔에서 호텔리어로서의 첫발을 내딛었다.
중국어를 익히며 ‘나’를 찾는 고객군 형성
처음으로 부임 받은 곳은 한식당이었는데 워커힐 호텔에는 카지노를 찾은 외국인 고객들이 많아 한식당 역시 일본인 고객이 90%에 달했다. 그런데 호텔에 대해 잘 모르던 상황에 더해 히라가나도 모른 채 입사를 했기 때문에 일본어를 못 한다는 이유로 선배들한테 많이 혼났다. 정말 힘들었다(웃음). 그런데 이 시기에 중국인 고객들의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사내에서도 중국어 강의를 열었다. 워커힐 호텔에는 일본어를 잘하는, 날고 기는 선배들이 많았지만 아직 중국어를 잘하는 이는 없었기에 중국어에 도전해 호텔리어로서의 경쟁력을 키우기로 다짐했다. 출근 전 학원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출근 후에는 한식당을 찾은 중국인 고객에게 그날 배운 회화를 사용하며 복습했다. 중국어로 대화가 가능해지니 중국 고객들이 호텔에 방문하면 나를 찾기 시작했고, 나만의 고객군을 형성해 나가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며 점차 성장했다.
3년 차 때는 숯불갈비를 전문으로 하는 명월관으로의 부서 이동이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한식당 단골 고객들이 나를 따라 명월관을 새로운 단골 식당으로 삼기도 했다. 이후에도 중국어 공부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기회가 생길 때마다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 현지의 사람, 문화, 음식 등을 접하며 중국에 대한 꿈을 키웠다. 이후 워커힐 호텔이 계열사로 속해 있는 SK네트웍스가 중국 심양에 한식당을 오픈할 때 서비스 강사로서 3개월 파견근무를 떠나 첫 해외생활 역시 중국에서 보냈다. 한국인으로서 현지에서 외국인들에게 서비스를 교육하고 같이 생활하며 교감하는 등 이렇게 멋진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자부심을 느꼈다.
꿈꿨던 중국 진출 후, 매달 버젯 신기록 달성!
이 3개월 간의 파견근무가 중국 진출에 대한 열정에 불을 붙여, 르네상스 상하이 차오허징 호텔(이하 르네상스 상하이) 캐주얼 바비큐 레스토랑에서 3년 간 매니저로 근무하게 됐다. 초반에는 호텔 업무에 대한 전문적인 대화를 중국어로 나누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상사가 유럽인이었는데, 내가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 업무에서 배재된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기죽는 대신, 호텔에 가장 중요한 ‘매출’을 상승시킴으로서 나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기 위해 현지 직원들과의 소통에 노력을 기울이며 업셀링 스킬과 서비스 역량강화, VIP 서비스 교육 및 To Go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했다.
매장 매니저로서 밝은 목소리로 고객 관리에 힘쓰고 직원들 역시 교육받은 대로 서비스를 진행하니 매출이 계속 올라 곧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다. 유럽인 상사에게 ‘이 시간 부로 기록을 달성했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내자, 그에게서 ‘나는 네가 진심으로 자랑스러워, 캘리."라는 답이 왔다. 그 답을 보자 그동안 힘들었던 경험들이 사르르 녹아 내렸다. 인정받던 그 순간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후 이 물살을 탄 레스토랑은 다음 달, 다다음 달, 매달 신기록을 기록하며 매출은 계속 올라가고 단골 고객들의 수도 늘어났다.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서비스를
이렇게 매니저에게는 이 음식을 어떻게 파느냐하는 세일즈가 중요한데, 나는 세일즈에 있어 무엇보다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둔다. 예를 들어 똑같은 커피를 대접하더라도 '‘맛있게 드세요.’, 한 마디 하는 것과 ‘고객님, 저희가 새로 들여온 원두로 내린 커피입니다. 쉽지 않게 공수해온 원두인데요, 고객님께 가장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이니 고객님께서 드셔보시고 평가해 주시면, 우리에게 정말 큰 피드백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스토리를 곁들여 제공하는 것은 고객 입장에선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호텔에 많이 방문해 기존 메뉴가 너무 익숙해진 고객의 경우, 취향에 맞게 스페셜 한상 메뉴를 구성해 제공한다. 또한 매니저인 내가 직접 생선 가시를 바른 후 대접하는 등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르네상스 상하이에서 근무하던 시절, 홀로 해외에 있는 한국 고객이 생일을 맞으면 호텔에서 한국 미역국을 제공하고 중국 현지 직원들과 함께 한국어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반얀트리에서는 회원 전용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며 자주 찾아주시는 회원분들의 생일을 기억해 드리곤 했다. 다른 호텔에서는 접하기 힘든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날 수 있기에 재방문을 하는 것이다. 또한 고객 한 명 한 명을 기억하고, 내가 먼저 고객에게 한 발 더 다가가려 한다. 사실 이렇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고객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고, 이러한 마인드를 바탕으로 열심히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고객과 호텔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후배들이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선배 호텔리어로 남고파
18년 간 호텔 F&B 파트에서 근무를 했다. 호텔리어로서 더욱 성장하고 싶어 다른 영역의 업무도 배우고 경력도 쌓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우연하게도 올해 초, 구매팀으로의 부서 이동이 이뤄졌다. 호텔에 들어오는 식자재, 비품들의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다보니 자연스레 시각이 넓어지고, 하루하루 호텔에 대해 더욱 깊이 알아가는 귀하고 값진 경험을 하고 있다.
또한 올해 박사 과정에 도전, 공부와 일을 병행하고 있다. 반얀트리 소속 직원으로서 끊임없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할 생각이다. 후배 호텔리어들에게도 언제나 자기 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영어, 러시아어, 와인, 커피 등 관심 있는 분야를 꾸준히 공부해, 제3자가 객관적인 시선에서 봤을 때 타인보다 뛰어나 보여야 한다. 이러한 조언을 듣고 공부를 시작한 후배들이 스스로 더욱 좋은 조건과 경쟁력을 갖춰 나가며 성장하는 것을 보면, 같은 길을 걸어가는 선배로서 굉장히 예뻐 보인다. 후배 호텔리어들이 나에게 ‘과장님처럼 되고 싶다.’고 말할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과 뿌듯함을 느끼기에, 앞으로도 후배 호텔리어들이 존경할 수 있고 그들의 롤모델이 될 자격을 갖춘 호텔리어로 남고 싶다.
마지막으로, K-Hotelier를 수상하게 돼 영광이다. 아무나 받을 수 없는 상이기에 수상에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며, 더욱 열심히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호텔리어가 되겠다.
취재 : 홍승주 기자 / hrhotelresor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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