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환 학장은 종합무역상사에서 2년 반 동안 직장 생활을 했다. 회사를 다니며 당시 유일하게 관광 분야에 대학원이 있던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관광경영과에 등록해 경희대학교와 연을 맺었다. ‘관광’이 자신의 분야임을 확신하자 곧바로 유학을 떠나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 호텔관광학과의 한국인 최초 졸업생이 됐다.
‘한국관광연구원(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책임 연구원을 전임한 후 경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서 10년 동안 부임했으며 현재는 3학기 동안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과 호텔관광대학원의 학장으로 있다. 최근 미래의 관광 사업에 초점을 맞춘 <넥스트 투어리즘>을 집필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코로나로 인해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과 호텔관광대학원, 그리고 더 나아가 관광업계의 변화와 미래를 물었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과 호텔관광대학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떤 변화가 있었고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대부분의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비대면 수업의 특성상 더욱 많은 준비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험 실습하는 과목은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해 대면 수업을 진행 중이다. 교수들이 시간을 좀 더 할애해 여러 차례에 걸쳐 수업을 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서는 대학원에 관광과 호스피탈리티 분야의 ICT 융합형 혁재 인재 양성을 위한 학과인 ‘스마트관광원’을 신설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차세대 신기술을 관광학 분야에 접목함으로써 미래형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데이터 분석 능력 인재와 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 로봇, 서비스 자동화에 필요한 고급인력을 양성하고자 한다. 이를 인정받아 52억 원을 지원하는 ‘두뇌 한국21(BK21)’ 사업에 선정됐고 그 지원금으로 학생들이 공부에 전념케 하고자 매달 박사 과정 학생에 135만 원, 학사 과정 학생에게 75만 원을 지급 중에 있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과 대학원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우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압도적인 규모다. 현재 학부 및 석·박사 과정에 3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있다. 외국인 학생은 700명 즈음이다. 교수는 정식 교수만 45명, 겸임 교수를 합치면 100명이 넘는다. 이 많은 인재들이 외부에서 경희대학교를 빛내며 활동하고 있다. 외부의 어느 프로젝트를 하든, 어느 호텔에 가든 쉽게 동문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교수와 학생이 호텔관광분야에서 1순위로 지망하는 대학이 경희대학교기 때문에 단순히 규모만 큰 게 아니라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몰린다.
최근 출판한 <넥스트 투어리즘>은 코로나에 따른 일상의 변화 속 관광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책을 집필한 계기와 함께 한 경희대학교 미래관광연구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관광 트렌드’라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8년 전에 새롭게 만든 수업인데, 롯데그룹에서 롯데타워를 만들기 위해 관광사업의 트렌드에 관해 알고 싶다며 롯데그룹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의뢰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에는 아무 자료도 없어 자료를 제작해 강의를 했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이어 LG 그룹에서도 특강을 진행했다. 이런 수업을 학교에서 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도 옛날 미국 교과서를 사용한 기본적인 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실 ‘트렌드’는 30년에서 50년을 사회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칭한다. 하지만 트렌드를 적용한 새로운 기업이나 사례가 계속 나오기 때문에 1년만 지난 사례를 보여줘도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거나 재미가 없다고 느낀다. 지속해서 업데이트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업 자료를 항상 혼자 다 만들 수는 없었다. 지도 학생들과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고 다른 나라에선 어떻게 적용되는지 등 트렌드에 관해 함께 토론하고 수업 자료를 만드는 모임으로 시작된 것이 미래관광연구회다. 수업 교재가 없냐는 질문을 학생들에게 많이 받아 수업 자료를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체계를 갖춘 책을 출판했다. 책의 목차 제목이 톡톡 튄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함께 저자로 있는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처음에는 ‘너무 억지’라며 반대했지만 신선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학생들에게 그 얘기를 전하면 나에게 ‘거봐요’ 라고 말하곤 한다(웃음).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관광 트렌드가 있다면?
여행과 여가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코로나19 전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여행을 가고 여가시간을 즐기려 할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를 하는 방식이 변한다. 사실 그동안 변화의 흐름은 계속되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진행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예를 들어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해 관광산업에도 인공지능 로봇을 활용하는 비대면 서비스를 계속 진행하고 있었다. 본래는 경비를 절감하고 경영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려 인공지능과 로봇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지금은 방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죽기 아니면 살기’로 더욱 빠르게 발전된 비대면 서비스는 코로나19 이후에는 점차 영역을 확장할 것이다. 개별 여행 역시 서서히 느린 속도로 증가해왔는데, 모임이 금지된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속
화됐다.
교수님의 교육 철학과 앞으로 학장으로서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다. 하버드와 옥스퍼드를 포함한 굴지의 대학들이 온라인 교육을 무료 배포하기도 한다. 굳이 대학에 다니지 않더라도 지식만 얻고자 하면 온라인으로 집에서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시대에 대학의 역할이란 무엇일까. 대학은 이제 지식을 전달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학생들이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교수의 역할 역시 강의만 할 것이 아니라 세상이 변하면 어떻게 적응하고 어떤 사업을 해야 할지 학생들과 함께 탐구하는 것으로 확장돼야 한다.
또한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의는 들을 수 있지만 그들과 상담을 할 수는 없으니, 인생의 어떠한 진로에 대해 상담해주고 멘토 역할을 해야 한다.
경희대학교 호텔관광 대학은 2018 상하이교통대 세계대학 학문 분야 평가에서 2018년에는 8위, 2019년에는 11위에 랭크됐다. 또한 2020 QS 세계대학 학문분야 평가에서 국내 1위, 세계 35위를 차지했다. 현재 우리보다 앞서 있는 세계의 호텔관광대학을 보면, 우리도 조금만 더 노력하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학 장으로서의 포부는 경희대학교를 세계 최고의 호텔관광대학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앞으로도 우수한 교수들을 선임하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해 교수들이 교육과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글 : 홍승주 / 디자인 :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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