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장기화로 모든 여행업계가 수렁에 빠진 가운데 유난히 지각변동이 심하게 일고 있는 업계, OTA. 특히 아웃바운드 비즈니스 위주로 성장한 OTA들이 국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팬데믹의 파고를 넘지 못한 OTA들은 속수무책으로 주저앉거나 미래를 점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국내 OTA 시장은 형성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잡음이 있어 왔고, OTA의 개념이 여행업계에 들어선 이후 최저가격 노출이라는 비즈니스 패러다임에서 진화하지 못한 채 양적으로만 팽창해, 팬데믹은 어차피 OTA 업계가 마주해야 했을 무거운 과제를 앞당긴 것뿐이라는 중론이 모이고 있다. 이에 난세 속에서도 체질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몇몇 기업들이 있어 앞으로의 여행업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렇다면 팬데믹을 계기로 OTA가 가야 할 다음 스텝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OTA와 호텔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지 창간 30주년 전문가 좌담회를 통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본 행사는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아래 진행됐습니다.
팬데믹의 장기화로 전 여행업계가 위기의 파고를 여러 차례 넘겨온 가운데 여행 콘텐츠를 중계해오던 OTA 업계는 지난해 전례 없는 위기를 경험했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난세 속에서 살아남은 플랫폼들을 중심으로 재정비를 위한 움직임이 속속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OTA의 생존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지난 1년을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OTA 플랫폼들이 당면했던 변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엄인우 글로벌 OTA와 로컬 OTA 할 것 없이 국내에서 활동하던 기존 OTA들은 모두 아웃바운드 위주의 비즈니스가 이뤄져 왔습니다. 국내 해외여행 인구 3000만 명 시대까지 논할 정도였으니 내수 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불가해지자 내수 시장이 급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국내 비즈니스를 주로 하던 OTA와 글로벌 OTA와의 희비가 엇갈리게 됐습니다. 오늘 참여하신 트립비토즈, 온다, 타이드스퀘어와 같은 기업은 그동안 내수 시장 기반을 다지고 빠른 비즈니스 전환으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에 이 어려운 시기에도 비즈니스를 비교적 잘 유지해오신 것이지만 아웃바운드만 취급하던 OTA들은 실질적으로 휴업상태에 돌입한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국내 비즈니스에 좀 더 초점을 맞추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시점이죠. 익스피디아도 전체 그룹에서 20% 이상 감원이라는 최후의 보루마저 감내해야 했습니다. 감원을 하기 까지도 많은 역경이 있었습니다. 국내를 비롯해 해외 지사들 모두 전체적으로 회사 내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그 중에서 줄일 수 있는 비용, 수많은 소프트웨어부터 사무실 내 각종 렌탈 비용까지 하나 둘씩 부피를 최소화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까지 하게 돼 여러모로 어깨가 더 무거워지게 된 상황입니다.
오현석 팬데믹을 기점으로 보면 코로나19 이전에는 숙박업을 표준화해 호텔이면 호텔, 펜션이면 펜션, 이렇게 카테고리를 천편일률적으로 판매해왔다면 코로나19 이후로는 자가격리용 숙소라든지 한 달 살기 등의 트렌드로 장기숙박, 취사가 가능한 숙박 등 새로운 니즈들이 더욱 늘어났습니다. 물론 코로나19 이전에도 소비자들의 니즈는 계속해 세분화되고 있었지만 기존의 플랫폼에서는 다루기 어려워하던 상품들이 많았던 터라 세분화된 니즈가 적극적으로 반영되지는 않았죠.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코로나 시대에는 이를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에 그동안 다소 소극적으로 생각해왔던 플랫폼 변화를 고객의 니즈에 맞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캐치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OTA 기업의 방향성이 나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진혁 코로나19로 OTA 업계에 당면한 과제가 많지만 어떻게보면 이 변화들은 예견돼 있던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팬데믹이라는 위기로 변화의 시기가 앞 당겨진 것뿐이지요. 이에 변화의 모양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타이드스퀘어도 아웃바운드가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OTA보다 피해가 덜할 수 있었던 것은 팬데믹의 기조가 보였을 때부터 빠르게 변화에 대처했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국내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춰야 할 상황이 되면서 내부적인 대응을 ‘어떻게 하면 비교적 단시간 내 내수 시장에 맞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UI, UX부터 국내 마케팅 전략 등을 속도나 완성도 면에서 콤팩트하게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던 것이죠. 그리고 다행히 이전부터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 준비해놓은 소싱 작업과 같은 밑 작업들이 국내 작업에 적용돼 비교적 수월하게 체질개선에 착수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지난 1년은 이러한 속 도전에 따른 움직임에 따라 OTA 플랫폼별 성과 유무가 구분됐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정지하 여행업계가 빠르게 온라인화 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1996년에 익스피디아가 가장 최초로 OTA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그 당시 익스피디아의 미션은 ‘오프라인의 최저가를 온라인에 노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최저가 노출의 패러다임은 지난 20여 년 동안 익스피디아를 비롯해 부킹닷컴, 씨트립과 같은 글로벌 OTA를 크게 성장시켰죠. 그러나 문제는 그 미션이 25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비자여행의 여정은 예약 이전 여행을 고려하는 단계부터 여행 중, 여행 이후까지 다양한 단계로 이뤄져있기 때문에 단순히 OTA 플랫폼이 예약에만 포커싱돼 있지는 않은지 고민이 이뤄져야 할 시기가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OTA들이 다음 스텝을 생각하지 못한채 이미 거대하게 성장해버린 글로벌 OTA와 경쟁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았고, 결국 팬데믹이라는 높은 산을 넘지 못할 수밖에 없었죠.
이진혁 본부장님의 말씀대로 OTA 업계는 이제 속도전에 돌입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미 예약 플랫폼으로서 OTA가 다음 세대로 성장 및 분화 할 수 있는 타이밍은 놓쳤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왔던 패러다임의 변화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대부분이 아니라 모든 유저들이 온라인에서 여행 예약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OTA의 주 사용자가 기존엔 20~40대였다면 이제는 50~60대 중장년층까지 무리 없이 이용할 정도로 온라인 예약이 쉬워졌고, 앞으로는 이러한 유저들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OTA들이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기에 기존 예약뿐만 아니라 그 외의 단계에서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유저들에게 어떤 여행을 해야 할지, 무슨 여행을 하면 좋을지 그 사람의 취향에 맞게 추천해줄 수 있는 새로운 OTA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팬데믹 이전에는 OTA에서 Next OTA는 무엇이 될지 고민이 됐다면, 이제는 아예 새로운 패러다임, 이를테면 Travel Network Service라는 OTA를 넘어선 새로운 어원이 파생돼 앞으로의 또 다른 20년을 견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속도전에 돌입한 OTA 업계 현황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는데, 팬데믹이라는 유례없는 충격에 대해 민첩한 대응을 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OTA 성장 과정은 어떠했다고 진단하시나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부분의 OTA들이 발 빠른 대응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엄인우 익스피디아가 글로벌 그룹이지만 국내 관광 기업들과 다양한 협업을 이루고 있는 만큼 국내 회사들이 해외 OTA에 대처를 잘하길 바라는 한 사람으로서 아쉬운 점 한 가지는, 국내여행 비즈니스의 가능성 발굴에 소홀했다는 것 입니다. 사실 코로나19 이전부터 익스피디아 솔루션 파트너들에게 계속해서 국내 비즈니스에 대해 간과하지 말아달라는 시그널을 보내왔습니다. 아웃바운드 시장도 계속 커지고 있었지만 호캉스 열풍으로 인해 이미 2~3년 전부터 도메스틱 비즈니스가 익스피디아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파트너들에게는 실제로 5% 미만인 수준이었죠. 때문인지 지속적으로 파트너사들에게 내수 시장에서도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는 어필을 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는 못했습니다. 당시 오늘날과 같은 팬데믹 사태를 예견했던 것은 아니지만, 만약 그때 국내여행 시장에도 조금만 눈을 돌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12~13년 전만해도 아웃바운드보다 인트라바운드 시장이 더욱 컸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국내 관광객들의 해외여행이 봇물 터지듯 터지다보니 너무 한 방향으로만 치우치게 된 것이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더욱 고되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변화의 모양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
발 빠른 대응으로 OTA 체질개선 필요한 때
이진혁 본부장
이진혁 저는 보다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현재 전 세계 OTA의 화두가 팬데믹 위기대응 방안이라고 한다면 로컬 OTA 입장에서 생기는 의문은 ‘과연 팬데믹이 아니었더라면 우리에게 미래가 있었을까??’라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됐던 것처럼 현재 OTA는 상당히 오래된 모델입니다. OTA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몇 년 전부터 메타서치가 OTA의 다음을 이을 대세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죠. 그런 상황에서 사실 기존 OTA 플랫폼 비즈니스는 거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따라서 정지하 대표님께서 이야기해주신 ‘Travel Network Service’라는 새로운 패러다임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요.
팬데믹의 상황에서 그동안 아웃바운드만 해왔던 OTA들이 내수 시장만을 타깃으로 이전 사업의 규모만큼은 만들어내긴 어려운 현실입니다. 현재 모든 OTA들이 국내관광 상품에 집중하고 있을 뿐 아니라 활용할 수 있는 관광 인프라도 제한돼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과거에 유지했던 수준의 규모나 몸집을 회복하거나 더 성장시킬 수 있는 동력이 어디에서 오는지 고민을 해봐야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숙박을 포함한 국내여행 상품이 아직까지 고루하고 올드하다는 전반적인 소비자 인식이 크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국내여행 상품들도 글로벌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많았지만 크게 귀 기울이지 않았다면, 이제는 높아진 고객의 눈높이나 인식수준까지 높여야 합니다. 현재 관광 인프라는 충분히 갖춰졌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상품 자체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더 높일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아웃바운드 비즈니스를 공략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나 교훈들을 적용해야 하는데 아직까진 그 부분을 어떤 플레이어가 해결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변화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위기를 체질개선의 기점으로 삼으려는 곳들이 몇몇 눈에 띄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해 요구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오현석 코로나19가 참 많은 교훈을 준 것 같습니다. OTA는 온라인으로 숙박상품 거래를 중계하던 플랫폼이다 보니 기존에는 글로벌 OTA들이 가지고 있던 방대한 고객 인프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여행자들을 만족시켜왔죠. 즉 지금까지 글로벌 OTA에 수요(Demand), 소비자를 중심으로 힘이 응집되는 패러다임이었습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로 이제는 공급자(Supplier) 중심으로 주축이 옮겨지고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온다의 경우 국내 숙박 상품을 국내에 중계하면서 그 다음 전략으로 생각했던 것이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가는 데스티네이션 숙박상품을 다시 소싱해 국내에 있는 채널에 공급하는 것이었는데, 코로나19 이후로는 국내 숙박상품을 해외 다른 채널로 공급하는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는 숙박상품이 온라인으로 유통되기 위해 숙박업주와 같은 공급자와 강한 접점을 유지해야 하는데 팬데믹이라는 이벤트로 접점이 약해지면서 최저가를 가장 잘 가져올 수 있는 회사나 서비스들은 더 이상 해외에 있는 서비스가 아니라 국내 서비스들이 경쟁우위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즈니스 성장이 수요자 중심이 아니라 공급자 중심으로 전개되는 미래가 머지않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온라인 여행 시장의 Next Step
OTA를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래
기대돼
정지하 대표이사
정지하 수요자 중심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축이 바뀔 것이라는 데 동감하는 바입니다. 그렇다면 고객차원에서는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도 고민이 필요한데 이는 비단 여행 산업뿐만 아니라 전 산업분야에서 당면한 과제죠. 소비자들의 소비 행동 패턴은 코로나19 장기화 1년 동안 빠르게 변화했습니다. 여행의 정의도 1년에 2~3번, 낯선 곳에서 리프레시하는 것이 주목적으로 정의됐다면, 앞으로의 여행은 일상, 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나와 가까운 이들과 어울리는 것 등 굉장히 여행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흐름에서 보면 여행이라는 산업은 단순히 OTA나 호텔산업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 간의 융·복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요. 그렇다면 어떻게 융·복합이 이뤄질 것인지, 이에 따라 우리가 준비해야 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이 새롭게 생길 수밖에 없는데요.
그 답으로 현재 변화를 추구하는 OTA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조직의 유연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한 영향을 끼친 4차산업화에 여행과 관련된 기존 기업들이 과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유연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트립비토즈나 온다와 같이 유저의 행동패턴에 대한 연구를 깊이 했던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저의 새로운 여행패턴에 맞는 상품은 무엇일지, 해당 상품을 유연하고 빠르게 서비스에 접목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죠. 이에 트립비토즈는 유저의 층을 두 개로 나눠보고 있습니다. OTA 유저로서 10~20대는 여행을 통해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생성하고, 생성한 콘텐츠를 다른 이들과 공유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구매력은 30~40대처럼 크진 않죠. 반대로 30~40대처럼 구매력이 강한 유저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적절하게 ‘가고 싶은 여행지’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이를 전파시킬 것인지, 해당 상품에 맞는 타깃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동시에 30~40대를 만족할만한 전략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야기해주신 것처럼 위기 속 기회를 살핀다면 팬데믹으로 국내여행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호텔과의 상생은 어떻게 이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정지하 지금까지 OTA와 호텔이 어떻게 협력해왔는지 살펴보면 사실 분명한 갑을관계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막대한 마케팅 여건, 동시에 채널파워를 통해 호텔들이 수수료 네고를 한다든지, 마케팅 순위에 대해서도 플랫폼에서 굉장히 큰 컨트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소비자들의 바뀐 니즈가 아직도 마케팅 노출, 채널 파워에 있는지 물음을 던진다면 이제는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플랫폼 속 수많은 댓글을 통해 여행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찾고, 한편으론 남들이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니즈들이 더 높아졌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트렌드 아래 호텔과 어떻게 상생할 수 있을까에 대한 키워드가 기존 OTA 시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큰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트립비토즈의 경우 지속가능성을 키워드로 두고 있습니다. 여행에 지속가능성이 녹아든다면 수많은 현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게 해줄 수도 있고, 동시에 탄소배출을 줄이는 일, 동시에 신뢰할만한 사람과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호텔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전제가 돼야 하는 것은 호텔이 원하는 마케팅 방향성 설정입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호텔에서 촬영한 정적인 사진들로 소비자에 호텔 정보를 노출시켰다면, 이제는 유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정보, 이를테면 직접 그 곳을 방문한 여행자가 찍은 브이로그라든지, 유저들의 시선으로 봤던 여행지 정보들을 노출시킴으로써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호텔이 요구하는 마케팅 니즈를 실질적으로 플랫폼에서 구현해 낼 수 있도록 툴을 개발하는 것이 트립비토즈와 같은 OTA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엄인우 OTA와 호텔의 상생을 이야기했을 때 가격이란 측면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실지로 많은 OTA들이 무한의 가격 경쟁을 계속하고 있고, 이러한 부분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가격 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는 OTA 입장에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가격의 측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구매 고객, 즉 ‘리텐션(Retention)’에 대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충성도 높은 재구매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가격적 측면 이외에도 특색 있는 상품을 선보이거나, 그 외 베네핏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베네핏도 리워드 측면 그 이상의 것, 우리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남들이 얻지 못하는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무언가여야 하죠. 기존의 베네핏은 리워드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가격 경쟁과 별다를 바 없는 리워드 경쟁을 양산해왔었는데, 이제는 호텔과 협업해 그 외 다르게 줄 수 있는 베네핏을 연구, 어떤 가치를 전달해줄 수 있을지, 그것이 꼭 값어치만으로 환산되는 것이 아닌 플랫폼의 멤버이자 유저로서 충성도가 생길 수 있는 혜택으로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이진혁 그간 업계에서 접점은 많지 않았지만 같은 산업에서 호텔업계를 살펴봤을 때 아쉬운 점은 국내 호텔 중에 생각보다 자기 잠재력을 인지하지 못하는 곳들도, 이에 대한 가능성을 시도해보지 않는 곳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어느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조성돼 있는 것 같아 보여요. 새로운 가능성이나 트렌드에 맞는 상품이나 마케팅을 시도해볼 여력이 안되거나, 아니면 조직 내부의 벽에 부딪히거나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을 종종 봐왔죠.
하지만 사실 OTA 입장에서는 콘텐츠가 소구하는 포인트가 뚜렷해야 다양한 세일즈 툴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구점이 명확한 콘텐츠는 지금 가지고 있는 호텔 인프라로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음에도 이러한 기획에 대한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는 모양새라 아쉬움이 남습니다. 타이드스퀘어와 같은 OTA가 할 수 있는 일은 호텔에서 기획해 온 아이템을 보다 널리, 좋은 기회를 통해 빛날 수 있도록 하는 채널의 역할을 하고, 이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해 또 다른 콘텐츠로 확장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텔의 상품 기획력과 OTA의 상품 전달력의 접점이 현 소비자 니즈와 트렌드에 맞는 방향으로 닿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보입니다.
OTA 패러다임, 수요자 중심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주축 옮겨질 것으로 보여
오현석 대표이사
오현석 여행의 의미가 재정의 돼가고 있고, 이전까지 여행객들이 단순히 해외여행이라는 타이틀의 천편일률적인 여행을 해왔다면 이제는 한 달 살기를 하고 가까운 친구네 방문하기도 하며 다양한 여행의 목적을 가진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호텔이나 OTA의 상생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바뀐 니즈에 맞춰 상품을 만들고, 만들어진 상품을 많은 채널에 노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OTA에 호텔이 보유하고 있는 객실을 올려놓고 최저가를 만들어 프로모션만 잘하면 판매가 이뤄지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서비스를 구축해 판매가 이뤄져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비즈니스하기는 더욱 어려워진 셈이죠. 따라서 이러한 새로운 비즈니스들을 어떻게 하면 속히 디지털화해 적은 노력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단순히 가격적 측면 외에도
플랫폼을 통한 베네핏 제공해야
엄인우 상무
이번 팬데믹을 계기로 OTA 업계에 많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OTA 업계가 여행 시장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 및 비전은 무 엇이라 생각하시는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엄인우 거듭되는 이야기지만 현재 당면한 과제들은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마주쳐야 했을 것들입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다양한 숙소를 찾는 소비자 니즈는 계속돼 왔고, 기존 세그먼트에서 고객층이 더욱 넓고 깊어졌습니다. 그런 면에서 한편으로 짚어봐야 할 부분은 코로나19의 추세에 따라 글로벌 OTA, 로컬 OTA 다 포함해 키워드들이 전반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는데 유일하게 에어비앤비만 트렌드를 유지하거나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호텔들도 이에 대한 고민이 많겠지만 OTA로서 에어비앤비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 소구력이 무엇인지 연구해봐야 할 대상입니다. 그 후에는 익스피디아 파트너들이 에어비앤비의 콘텐츠와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것도 앞으로의 한 방향성이라 생각합니다.
정지하 최근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이츠, 요기요와 같은 플랫폼들을 예로 들면 기술력으로 봤을 때 이들이 우리 삶과 이렇게 밀접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유저를 위한 UI, UX가 잘 구현돼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이렇게 빠른 시간 내 외식시장을 섭렵할 수 있었던 것은 공급자 시장에 확고한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배달의 민족이라는 시스템을 외식업 공급자들에게 선보였고 그들을 플랫폼에 맞춰 트레이닝했다는 점이 핵심이죠. 그렇게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의 채널 역할을 잘했기 때문에 이들이 성장 할 수 있었던 것인데, 배달 플랫폼에 익숙해져 있는 유저들이 OTA를 통해 호텔을 예약하려고 하면 여간 까다로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조식을 포함하려 해도 2인으로 묶이고, 방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필요하거나 필요없는 어메니티를 가감하려 할 때도 기능적으로 복잡한 점이 많아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호텔과 OTA의 변화의 시점이 빠르게 다가왔기 때문에 이러한 자동화 흐름에 맞춰 독립호텔들과 함께 가는 것이 기존 OTA와 경쟁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같은 글로벌 체인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많은 호텔의 웹사이트와 앱을 구축, 이를 일원화 시켰다면 독립호텔들은 과연 어떻게 할 것인지, 그에 대한 답변을 온다나 트립비토즈와 같은 스타트업이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이 전면으로 빨리 나와야하며, 우리와 같은 스타트업들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유저들이 원하는 더욱 다양한 상품을 기술력을 기반으로 진정성 있게 전달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진혁 사실 팬데믹 타개나 자구책이 아니더라도 팬데믹이 끝나면 누가 키 플레이어가 될 것인지라는본질적인 물음이 남아있습니다. 오히려 국내 사업에 집중해야 할 때 찾을 수 있는 패러다임의 변화들을 빠르게 캐치해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면, 아웃바운드 시장이 열린 다음에도 내재화돼 있는 가치들이 OTA 플랫폼이든, 브랜드든, 구성원의 조직 역량이든, 보다 발전된 방향으로 발현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 1~2년의 타개책이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를 지나 훨씬 더 미래에 대한 고민이 요구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앞으로 OTA는 잘하는 것을 더 잘해야 하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시점이고, 잘하는 것을 살린다 하더라도 타깃 고객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도 선택의 갈림길에 있습니다. 이런 때에는 플랫폼이나 브랜드를 이원화 시키거나 듀얼로 운영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이기 때문에 타이드 스퀘어도 플랫폼 다원화 전략을 모색 중에 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영위하거나 유지를 하되 기존의 아웃바운드나 인트라바운드, 향후 인바운드까지 준비해 브랜드별 고객 타깃 세그멘트를 다르게 구성해야 승산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역량이 분산되면서 파생될 리스크도 크지만, 현재로서는 플랫폼의 다양성을 통해 기회를 물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습니다.
오현석 그동안 온라인으로 미국 어딘가의 호텔을 저렴하게 예약하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었던 OTA는이제 당연한 것이 됐습니다. 때문에 그 이상을 충족시킬 무언가가 나와야하고, 그런 의미에서 이를 선제적으로 공략했던 것이 에어비앤비였다고 생각합니다. 콘텐츠가 담고 있는 스토리는 물론이거니와 에어비앤비는 필터를 통해 숲 속의 외딴 오두막이나 이글루까지 예약할 수 있을 정도로 기존 OTA와는 다르게 훨씬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툴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저와 호스트가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한 점도 하나의 가치가 됐고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제 유저들은 에어비앤비에도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를 또 한 단계 더 뛰어넘는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비단 OTA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호텔의 상품력만으로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온다의 경우 어떤 니즈를 가진 고객도 원하는 숙박업소를 찾아 원하는 스타일의 투숙을 할 수 있도록 중간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할 예정이며, 앞으로 OTA와 공급자의 상생의 시너지가 여행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 내기를 기대합니다.
장충동 앰배서더 아카데미
앰배서더 아카데미는 65년의 역사를 지닌 앰배서더 호텔그룹이 설립한 다목적 복합문화공간으로 컨퍼런스, 클래스, 이벤트 등 다양한 목적에 적합한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컨퍼런스 및 클래스로 이용 가능한 4개 공간이 있고, 그 중 2개의 공간은 합쳐서 최대 수용인원 70명으로 넓게 사용이 가능하다. 이벤트 및 리셉션이 가능한 루프탑은 남산이 조망돼 분위기 연출에도 탁월하다. 모든 공간에는 빔 프로젝트가 설치돼 있으며 음향시설과 무선마이크, 노트북 등을 제공하고 맞춤 테이블 세팅 및 1:1 상담을 통해 완성도 높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코로나 시대에 맞춰 공간 전체에 방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포디엄 및 테이블에 방역판을 설치해 코로나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한 동대입구역, 충무로역, 동대문 역사공원역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고 주차도 용이해 많은 이용객을 수용할 수 있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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