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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Trend

호텔앤레스토랑 -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숨은 조력자, 미세먼지 레스토랑 실내 초미세먼지의 적신호가 켜지다

매일 아침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던 지난날, 이제는 코로나19 확진자수와 시간 단위로 쏟아지는 확진자 경보를 들여다보느라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은 그렇게 또 쉬이 저버렸다. 오히려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세로 중국 공장들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바이러스는 왔지만 미세먼지는 줄었다며 예년에 비해 좋아진 대기환경에 한시름 놓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지난 2월 말, 오픈 키친 레스토랑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기준치를 훨씬 웃돌아 유해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실외 수치는 정상이었다는 점, 즉 실외와 상관없이 실내에서도 충분히 위험수치의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미세먼지가 코로나19의 생존 및 전파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미세먼지가 레스토랑 집단감염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만으로도 심각한데 코로나19와의 잘못된 만남까지…. 레스토랑과 실내 미세먼지, 그리고 코로나19는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최대 101배 높은 레스토랑 초미세먼지 농도

코로나19로 위생과 소독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 여기에 집단감염의 위험까지 더해져 모든 음식점은 5인 이상 집합 및 9시 이후 취식 금지라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적용됐다. 이에 레스토랑들도 새롭게 강화된 방역 규칙에 맞춰 손소독제와 손세정제를 준비하고, 안전 가림막을 설치해 최대한 비말 전파를 방지하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미세먼지가 코로나19 전파는 물론, 그 자체로도 인체에 유해한 수준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1년 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해 있는 Florida International University(FIU, 플로리다국제대학교) 장호욱 교수(이하 장 교수) 외 3명의 연구진이 학계에서 가장 저명한 호스피탈리티 학술지 <국제호텔경영학회(International Journal of Hospitality Management)>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의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주 메뉴로 하는 오픈 키친 레스토랑에서 직화로 굽거나(Grilling) 기름에 튀기는(Frying) 조리 공정 시 미세먼지의 최대 발생량이 PM10은 WHO 24시간 평균 기준인 50μ/㎥에 최고 17.9배가 넘는 수치(896.3μ/㎥)가 하루 영업 6시간 동안 평균값으로 측정됐고, PM2.5의 경우, WHO의 24시간 평균 기준인 25μ/㎥ 7배가 넘는 179.5μ/㎥가 배출됐다. EPA와 WHO의 기준이 국내 환경부 기준에 비해 관대한 편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발생량이다. 여기에 해당 공정을 살펴보면 굽고 튀기는 과정뿐만 아니라 어떤 오일을 사용하는지에 따라서도 미세먼지 발생 농도가 달라졌다.

 

오픈 키친 레스토랑의 특징이 주방과 홀의 경계가 없는 음식점이라면, 국내의 경우 파인다이닝 형태의 오픈 키친 레스토랑 이외에도 주방과 홀의 영역 구분이 불분명한 소규모 음식점들이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이 연구의 배경도 장 교수가 SBS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 대표가 업주들에게 끊임없이 ‘환기’를 강조하는 것을 보고 시작됐다는 후문이다. 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특히 굽거나 튀기는 과정에서 폭발적으로 발생한다. 때문에 이미 관련한 선행연구를 보면 한국의 BBQ 레스토랑, 즉 우리가 흔히 방문하는 삼겹살이나 갈비구이 전문점같이 직화로 고기를 굽는 음식점에 대한 이슈가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었다.

 

논문의 공동저자이자 경희대학교 외식경영학과 조미희 교수(이하 조 교수)는 “미세먼지는 지방(Fat)의 유무에 따라 발생량에 큰 차이가 있다. 지방이 연소되는 과정에서 유해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직화로 굽는 경우에는 불과 산소가 지방에 직접 닿기 때문에 더 위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며 “스테이크를 팬에 간접적으로 구워 먹는 서양에 비해 직화로 굽는 것은 동양에서 선호하는 조리 방식이다. 서양보다 동양, 특히 직화구이를 즐기는 우리나라의 경우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발? No! 자체 생산되는 미세먼지가 더 많아
“추위가 풀리자마자 다시 먼지 소식이 들려옵니다. 밤사이 중국발 스모그가 유입되겠고 내일 중서부지역 중심으로 공기가 탁하겠습니다. 문제는 황사의 영향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 초미세먼지 28% 줄자, 우리도 27% 감소해”, “휴일 덮쳤던 올 최악 미세먼지…또 중국발”, “이번 미세먼지도 메이드 인 차이나인가요?”….

일기예보나 기사를 통해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정부가 2019년 발표한 한·중·일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초미세먼지의 32%가 중국에서 건너온 것은 명백한 사실로 밝혀졌다. 그러나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전부는 아니다. 내부적으로 자체적인 미세먼지가 훨씬 다양한 경로, 많은 양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외부 유입 미세먼지도 문제지만 사실 실내에서 만들어지는 미세먼지가 더 큰 문제다. 왜냐하면 현대인은 90% 이상 실내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많은 실내활동들이 미세먼지를 유발한다. 카펫 위를 걷는다던지, 청소를 한다던지, 특히 요리를 할때 미세먼지가 많이 배출된다.”고 지적하며 “특히 식당에서 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는 선행연구들도 그렇고 여러 차례 강조돼왔던 문제다. 우리와 같은 연구자들이 제시한 실증적 데이터를 언론에서 정확한 보도를 통해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미세먼지는 우리 스스로의 노력으로 충분히 농도와 배출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미세먼지는 정확히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먼저 먼지란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상 물질을 말하는데, 석탄·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많이 발생한다.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50㎛ 이하인 총먼지(TSP, Total Suspended Particles)와 입자가 매우 작은 미세먼지(PM, Particulate Matter)로 구분한다. 그리고 미세먼지는 다시 지름이 10㎛보다 작은 미세먼지(PM10)와 지름이 2.5㎛보다 작은 미세먼지(PM2.5)로 나뉜다. PM10이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보다 약 1/5~1/7 정도로 작은 크기라면, PM2.5는 머리카락의 약 1/20~1/30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작다.

 

이처럼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매우 작기 때문에 대기 중에 부유하고 있다가 호흡기를 거쳐 폐 등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이동하면서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 인체에 치명상을 미치는 위험물질이기에 WHO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기질 가이드라인을 1987년부터 제시해왔으며, 2013년에는 세계보건기구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Group 1, 석면, 벤젠, 미세먼지 등 인간에서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한편 미세먼지 발생원은 자연적인 것(흙먼지, 바닷물 소금, 식물의 꽃가루)과 인위적인 것(매연, 자동차 배기가스, 건설현장 먼지, 소각장 연기 등)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미세먼지 생성과정은 굴뚝 등 발생원으로부터 고체 상태의 미세먼지로 나오는 경우(1차적 발생)와 발생원에서는 가스 상태로 배출돼 공기 중의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미세먼지가 되는 경우(2차적 발생)로 나뉜다. 여기서 2차적 발생이 중요한데, 그 이유는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의 2/3가 화학반응에 의한 2차 생성에 의해 배출되기 때문이다.

 

조리 공정에 따라 달라지는 미세먼지 배출량
조리 중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2차적 발생이 원인이다. 그동안 가정에서도 가스레인지, 전기그릴, 오븐 등을 사용할 때 유해가스가 생성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미세먼지도 유해가스와 함께 배출되던 위험물질 중 하나였다. 조리 미세먼지는 음식 표면에서 15~40㎚ 크기의 초기입자가 생성되고, 재료 중 수분, 기름 등과 응결해 ㎍ 단위의 미세먼지 크기로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조리법에 따라 발생 정도가 다른데, 기름을 사용해 굽거나 튀기는 요리는 재료를 삶는 요리보다 미세먼지를 많이 발생시키고 평소 미세먼지 농도보다 최소 2배에서 최대 60배 높게 발생한다고 한다.

 

또한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발표한 ‘2015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보고서에는 식재료의 종류에 따라서도 오염물질 배출량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밝혀져 있다. 돼지나 닭, 오리 고기와 같은 경우에는 직화 구이 시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더 많았는데 고기의 기름과 수분이 숯에 떨어지면서 불완전 연소가 일어나 오염물질 양이 늘기 때문이었으며, 또 양념을 한 고기가 양념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양념 속 수분과 기름기가 더해져 오염물질 배출량이 월등히 많다. 이에 2019년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ISSUE국립환경과학원은 고기나 생선구이 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더욱 정확히 집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해당 연구는 향후 식당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만드는 데 기초 자료로 참고하기 위해 조사 대상에 양고기와 생선 등을 추가하고, 배출량 계산 시 식당 현황과 매출 자료 등도 활용할 방침이라고.

 

요리 중 발생하는 각종 요리 매연은 폐암 발병률을 높일 만큼 위험성이 높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폐암으로 수술한 여성 환자 957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환자 중 약 93%가 비흡연자였다. 이에 환경부는 지속적으로 조리 시에는 반드시 창문을 열고 주방 환풍기를 작동하는 등의 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또한 요리가 끝난 후에도 약 20~30분 정도 잔여 환기를 통해 실내 공기 중 미세먼지를 완벽히 제거해야 한다. 이는 실제로 환경부가 조리 시 환기 효율에 대해 연구한 내용으로, 미세먼지 발생량이 높은 구이와 튀김 요리는 환기 후 15분, 비교적 발생량이 낮은 볶음이나 끓인 요리는 10분 내 미세먼지 농도가 90% 이상 감소했다.


한편 외부 미세먼지가 높은 날에는 가급적 환기 횟수를 줄여 미세먼지가 외부에서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지만, 실내에서 기름을 사용한 요리를 했거나, 청소, 혹은 흡연을 한 경우에는 실내 공기가 더 나쁠 수 있으므로 창문을 열거나 환기장치를 작동시키는 것이 좋다고 환경부 가이드에 명시돼 있다. 이때 환기는 3분 이내로 하고 환기 후에는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을 물걸레 등으로 깨끗이 청소해주는 작업도 필요하다.

 

미세먼지, 코로나19의 생존력과 전파력 높여
이번 오픈 키친 레스토랑 미세먼지 논문에 학계의 많은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바로 코로나19, 레스토랑 집단감염과의 상관성 때문이다. 지난해 환경학계와 의학계에서 미세먼지로 인해 코로나19의 전파 및 생존력이 강화된다는 연구가 다수 발표됐다.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중국 상하이 푸단대 연구팀이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medRxiv에 발표한 논문에는 ‘중국 내 41개 도시에서 조사한 도시별 코로나19 치명률이 미세먼지 오염도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같은 달 스위스 제네바대학 환경과학연구소 연구팀도 medRxiv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2019년 연평균 대기오염도와 코로나19 치명률이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고 발표 했다.

 

발표되는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그동안 공기 중 전파로 알려진 ‘에어로졸’ 전파는 미세먼지가 코로나19의 숙주(운반자) 역할을 하면서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골자다. 즉 공기 중 미세먼지나 침방울에 코로나19가 달라붙어 에어로졸 형태로 떠다닌다는 것. 미세먼지의 크기가 비말 세포의 크기와 거의 비슷해 코로나19가 미세먼지를 만나면 그를 숙주로 삼기 때문에 생존력은 늘어나고, 미세먼지가 공중에 부유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전파력도 함께 높아진다. 이에 미세먼지와의 상관관계가 밝혀지기 전까지 명확한 근거가 없어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에어로졸 감염의 추가적인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장 교수는 “작년 미국에서는 음식점을 애용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2배 높은 수치로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고, 이에 따라 미국의 공중위생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비교적 쉽게 퍼질 수 있는 바와 레스토랑의 실내 환경을 리스트업해 관리하고 있다. 그 결과 실제로 다수의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인기 있는 바와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귀띔하며 “또한 미국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 앤서니 파우시(Anthony Fauci)에 따르면 코로나19를 비롯해 호흡기 바이러스는 미세먼지와의 결합으로 공기 중에서 최소 2m 이상 퍼지는데, 그 생존력이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 시간까지 가능하다. 실내 공기 오염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그 생존력은 길어진다고 보면 된다. 이처럼 레스토랑의 미세먼지가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단서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어 이제는 업계의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
조리 미세먼지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온 환경부는 2016년, 밀폐된 실험주택 주방에서 고등어구이 조리 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무려 2290㎍/㎥를 기록해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기준인 90㎍/㎥의 25배가 넘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실내에서 요리할 때는 꼭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취지였는데 오히려 발표한 보도자료에 역풍을 맞았다. 당시 중국발 미세먼지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쌓여있던 국민들이 환경부가 애꿎은 고등어를 들어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를 희석시키려 한다고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환기의 중요성을 설파하고자 했던 환경부
의 노력은 ‘고등어는 죄가 없는 것’으로 일단락됐던 웃기고도 슬픈 에피소드가 있었다. 정부의 홍보, 각종 규제를 통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실내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부터 깨우는 일이다.

 

그리고 특히 레스토랑 운영자의 마인드셋(Mindset) 변화가 필요하다. 장 교수는 “2017년 부터 밀폐된 실내 공간의 공기질, 특히 실내 미세먼지 상태를 연구해왔는데 개방형 레스토랑에 이정도로 심각한 미세먼지 오염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만약 이 농도의 수치가 서울시 상공에서 관측됐다면 바로 도시 전체에 경보가 울렸을 것”이라고 우려하며 “이 논문을 통해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밀폐된 공간에서 ‘환기’의 중요성이다. 특히 호흡기전염병 상황에서는 마스크 착용만큼 중요한 것이 환기다. 따라서 외식업 운영자에게 고객 및 종사원의 건강을 위해 환기시설이나 미세먼지를 포집할 수 있는 전기집진장치의 설치, 그리고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미세먼지는 실내 공기가 얼마나 깨끗한지, 시각적 또는 후각적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외식업 운영자의 미세먼지 위험성에 대한 인지가 요구된다.

 

이미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에서는 온실가스,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의 주범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제도들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날로 높아지면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대기관리권역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 등을 제정하는 등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입법과제 해결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미세먼지 배출원 1위로 지목되고 있는 사업장 규율에 대해서는 관리의 사각지대가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또, 아직 대부분의 정책이 실외 미세먼지에만 치중돼 있어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에도 적용될 수 있는 미세먼지 저감정책도 필요해보인다. 이번 논문을 통해 외식업체의 실내 공기질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 기반이 마련됐다. 앞으로 이뤄질 레스토랑 실내 미세먼지에 대한 다방면의 연구와 실질적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대한 업계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경각심 고취시키는 레스토랑 미세먼지 수치,
보이지 않는 것에도 주의 기울여야”


Chaplin School of Hospitality & Tourism Management
Florida International University 장호욱 교수

 

호텔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 이후 레스토랑 미세먼지 연구 결과도 흥미롭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음식의 조리과정에서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것은 특히 환경과학분야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일반인이나 외식업 운영자에게는 아직 먼 나라 이야기처럼 여겨지고 있다. 다행히 최근에 건강과 청결을 중요시하는 고객의 욕구가 높아지고 있어 외식업체에서도 고객들에게 보다 신뢰를 주는 기업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제품에 대한 품질 뿐만 아니라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다이닝 서비스의 경험적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고객 서비스의 일환이라 할수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특히 레스토랑의 집단감염 사례가 빈번히 보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진정한 다이닝 서비스의 가치는 어떻게 제공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이미 환경과학 분야의 학자들로부터 코로나19와 미세먼지와의 유의적 상관성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었던 것도 오픈 키친 레스토랑의 공기질에 대해 연구하게 된 배경이 됐다.

 

샘플이었던 오픈 키친 레스토랑의 컨디션이 궁금하다.
연구 대상이었던 레스토랑은 미국 동남부지역에 집중 분포돼 있는 개방형 주방 체인 레스토랑이며 스테이크부터 햄버거, 파스타, 치킨 윙 등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는 대규모 풀 서비스 레스토랑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자주 가던 레스토랑 중 하나였다. 그만큼 레스토랑은 개방형 주방이 주는 총체적인 청결한 이미지와 직원들의 위생 상태, 조리 과정이 높은 신뢰감을 주는 곳이었다. 또한 레스토랑은 고층건물의 한 층에 자리한 실내 레스토랑이 아닌 대단위 야외 쇼핑몰의 한 단지에 단독 건물로 운영되고 있었다. 총 실내면적은 약 250평 정도였고, 그 중 개방형 주방 면적은 약 10평이었다. 갖춰져 있는 조리 설비는 그릴, 그리들, 가스레인지, 튀김기, 오븐 등이었으며, 모든 조리설비는 도시가스를 사용했다.

 

조리할 때 나오는 연기와 그을림 등의 오염물질은 강력한 주방 환기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필터로 걸러 실외로 배출된다. 미국의 경우 법적으로 그릴과 튀김기를 갖춘 상업용 주방에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환기 시스템이 정해져 있다. 이를 Type 1 Hood라고 하는데, Type 1 Hood는 주방 천장에 달려 있는 후드의 강력한 팬이 주방의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이고, 빨아들인 공기만큼의 새로운 공기가 공급되는 종합적 환기 시스템을 말한다. 쉽게 말해 주방공간을 음압으로 만드는 것이다.

 

오픈 키친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피크에 달했을 때 키친의 상황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적당한 환기시설을 갖췄음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이유가 있다면?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짙게 나타난 때는 레스토랑이 가장 바쁜 시간과 일치했다. 고객이 한꺼번에 많이 몰리는 시간, 그래서 주방에서 많은 요리가 조리되고, 구워지고 볶아지고 튀겨지는 시간에 미세먼지의 농도가 최고로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반대로 레스토랑이 붐비지 않고 만들어지는 음식의 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미세먼지 농도가 낮게 나타났다.


한편 레스토랑 미세먼지는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적당한 환기시설’이 원인돼 발생한다. 환기시설을 가동했음에도 미세먼지가 검출된 것은 적당하다고 여겨졌던 시설이 가장 바쁘고 많은 음식이 조리될 때 생성되는 다량의 연기와 그을림을 모두 외부로 배출하지 못한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Makeup Air Supply System(외부 신선한 공기를 내부로 주입하는 시스템)이 장착된 Type 1 Hood가 주방에 갖춰졌지만 그 총체적 시스템이 완벽한 음압을 만들지 못해 주방 안에서 만들어진 공기 오염 물질들이 홀로 흘러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로 큰 출력의 후드 시스템과 음압이 만들어져야 주방에서 만들어진 오염물질이 홀로 빠져나가지 않는지를 찾아내는것도 현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라고 생각한다.

 

이미 많은 선행연구에서 한국식 BBQ가 미세먼지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들이 보고됐다. 코로나19와도 연관이 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내 레스토랑들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현재 시도할 수 있는 대응방안에 대해 조언한다면? 
환경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고기를 구울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다만 상업적 주방에서가 아니라 가정에서의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감안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먼저 가장 처음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조리 온도다. 음식을 고온에서 조리할 때 저온에서 보다 짙은 농도의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이를테면 갈비를 구울 때 연기가 발생하는데 방심하다 고기를 태우면 그을음이 일어나면서 초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고기를 석쇠에 올려놓고 직화로 조리하면 고기에서 나오는 기름이 아래의 불과 만나 증기화하면서 미세먼지를 유발한다. 그러므로 불이 간접적으로 전해져 조리하는 방식을 팬 위에서 조리하게 되면 미세먼지를 낮출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쉬운 미세먼지 관리방법은 바로 환기다. 선행 연구 중 한국에 있는 숯불갈비집에서 측정한 미세먼지 농도와 홍콩에 있는 한국식당에서 테이블 위에서 갈비를 구우면서 측정한 미세먼지 연구 논문이 있는데 한국에 있는 숯불갈비집에서 측정한 농도가 훨씬 낮았다. 그 이유는 바로 각 테이블마다 설치돼 있는 연통형 환기 시스템 때문이었다.

 

호스피탈리티산업에서 실내 미세먼지와 관련된 두 번째 연구를 진행했다. 소감이 어떤가? 이어 세 번째로 계획 중인 연구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환대산업 실내 미세먼지 연구는 2017년 가을,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Lighthouse Worldwide Solutions으로 부터 Handheld IAQ 3016 두 대를 지원받아 지난 3년 동안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수많은 곳의 실내업장 미세먼지 상태를 조사해왔다. 현재 시리즈로 발표하고 있는 실내 미세먼지 논문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고 쉽게 느낄 수 없지만 고객과 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사업자의 노력이 필요하고, 정부의 환경보건정책도 보완이 돼야함을 어필하고자 했다.

 

다음 논문은 항공기 객실이다. 지난 3년 동안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항공기 10편 객실에서 편당 최소 12시간에서 최대 14시간 동안 미세먼지를 측정,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호텔 객실, 레스토랑에 비해 미세먼지 없는 가장 깨끗한 실내 공간이었다. 그 이유는 항공기에는 최첨단의 환기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논문을 학술지에 투고하기 위해 마지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논문도 발표되면 <호텔앤레스토랑>을 통해 소개해 실내 미세먼지에 대한 정보들을 지속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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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미세먼지에 대한 적극적 고민을 통해
레스토랑 미세먼지 저감 분위기 조성해야 할 것”


경희대학교 외식경영학과 조미희 교수


이번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오픈 키친 레스토랑은 비단 주방뿐 아니라 홀까지 레스토랑 전체에 미세먼지의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었다. 조리 과정의 신뢰도와 식재료에 대한 자신감을 어필하고자 하는 오픈 키친 레스토랑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점은 코로나19 집단감염과 더불어서도 주의가 필요하지만, 미세먼지 자체로도 유해한 수준이라 앞으로의 고민이 중요해졌다. 따라서 업주도, 소비자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훨씬 컨트롤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의 종국적인 목표는 어떻게 하면 레스토랑에서 미세먼지를 적게 배출할 수 있을지, 이로 인해 레스토랑 직원과 고객 모두 건강할 수 있는 요리 방법, 레스토랑 운영 방침은 무엇인지 고민거리를 남기는 것이었다. 단순히 해결하기 어렵다고 해서 모르쇠로 일관할 수준이 아닌 시점에 도달했다. 논문을 통해서는 업장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해결방안까지 제시할 수 없다.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한들 단순히 방침을 제시할 것이 아니라 운영자가 스스로 어떻게 레스토랑을 운영할 것인지, 그 과정에서 미세먼지를 어떻게 하면 줄여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이번 논문을 통해 그동안 ‘중국발’이라고 스스로 한정해왔던 미세먼지에 대해 보다 경각심을 갖고, 정부, 기업, 소비자가 한마음 한뜻으로 실내·외 미세먼지를 저감해나가는 걸음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글: 노아윤  / 디자인: 서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