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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호텔업계의 영원한 숙제, 인적자원관리시니어_ 호텔리어 통해 호텔리어의 전문성 살펴보다

<호텔앤레스토랑>이 2021년 창간 30주년을 맞아 연재하고 있는 Special Forum 세 번째 주제는 ‘인적자원’이다.


앞서 1, 2월호에 다룬 ‘AI’와 ‘데이터’가 4차 산업 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 특히 강조되고 있는 분야라면, 전통적으로 호텔은 인적 인프라가 주가 돼 산업을 일궈왔다. 그러나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전문성을 갖춰야 할 호텔리어는 전문가로의 성장이 아닌 친절하기만 하면 되는 서비스, 호텔의 기능 성숙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멈추는 한계로 인해 노동생산성이 낮아지는 영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특히 지금과 같은 팬데믹의 시기에는 호텔리어의 전문성이 절실한 상황. 과연 호텔은 어떻게 호텔리어와 공생하며 성장곡선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이에 현재 호텔 인적자원관리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시니어 호텔리어의 현재를 통해 앞으로 호텔을 지탱할 인적자원의 관리 방향에 대해 살펴봤다.
✽본 행사는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아래 진행됐습니다.


호텔은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주를 이루는 업종으로 어떻게 인적자원을 활용하는지에 따라 운영의 성패가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많은 호텔은 호텔만의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인적자원관리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그러나 현실은 과도한 경쟁으로 약해진 수익구조, 이로 인한 인건비 효율화 이슈로 점점 호텔리어들이 줄어가고, 낮아지는 평균 수명, 호텔에서 비전을 찾지 못한 호텔리어들의 잦은 이직과 이탈로 호텔 성장에 중추가 돼야 할 인적자원들이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이는 특히 국내 호텔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데 비해 현재까지 베테랑급 시니어 호텔리어가 많지 않다는 것을 통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이에 본지에서도 여러 차례 인적자원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시니어 호텔리어를 주제로 다뤄왔습니다. 따라서 오늘 이야기에 앞서 ‘시니어’에 대한 정의를 먼저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업에서 바라보는 시니어 호텔리어의 기준과 현재 업계 시니어 호텔리어의 위치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정한 일반적으로 ‘시니어(Senior)’는 65세 이상의 생리적, 신체적 기능의 퇴화와 더불어 심리적 변화가 일어나 개인의 자기 유지 기능과 사회적 역할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노인들을 일컫습니다. 그러나 직업적으로 ‘시니어’는 단순 고령자가 아닌 퇴직을 앞둔, 제2의 삶의 계획하는 계층으로 불리고 있죠. 그리고 당연히 오랜 경력만큼 베테랑급의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라 이해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호텔은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추다 보니 다른 산업에 비해 평균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흔히 호텔에서 말하는 시니어는 근속 연수가 15년에서 20년, 혹은 그 이상 근무한 자로 나이로는 45세 정도의 호텔리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호텔의 기능 성숙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멈추는 한계로 인해 호텔업계에서 시니어라는 단어는 경륜이 많다는 이미지보다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는 세대로 잘못 인지되는 경우가 더러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주 극단적으로 보면 희망 또는 명예퇴직의 대상이 되는 호텔리어로 이해되고 있는 것이죠. 이에 호텔의 양질의 성장을 위해서는 사실상 중추가 돼야 하는 이들의 정의와 역할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대성 지난해까지 관광·레저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서 호텔 전문인력에 관한 이슈 리포트 연구에 함께 했었습니다. 호텔에서 퇴직을 앞둔 이들의 전문성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였는데 시니어, 즉 베테랑의 실력을 갖춘 호텔리어의 전문성 평가 기준이 모호한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고용노동부산하의 노사발전재단에서 전직지원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퇴직예정자 만을 대상으로 하는것이 아니며 근무중인 40대 직원들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직에 있는 직원들의 산업계 전문성을 강화하고 호텔리어들의 퇴직 예상연령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을 대비하자는 차원입니다. 이는 50세 이상의 총지배인을 3성급 이하의 중소형호텔을 제외하고 특급호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현상만 보더라도 쉽게 파악할 수 있죠. 시니어라는 정의나 역할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호텔산업에서 경력이 있는 ‘원로’에 대해 논하고자 함인데 지금의 호텔은 시니어라기보다 중장년층의 앞으로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권혁진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관광숙박업 50세 이상 시니어 종사자는 6만 9030명 중 1만 2821명으로 전체 18.5%, 거의 20%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비중이 꽤 높은 축에 속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시니어 호텔리어를 나눠야 할지에 대한 물음이 생기는데 관광·레저 인적자원개발위원회(이하 관광·레저 인자위)에서는 시니어보다 전문인력이라는 관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전문인력에 대한 기준은 전체 산업 인자위에서 인적자원의 경력과 학력, 자격을 종합해 역량개발체계(SQF)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호스피탈리티산업은 경력에 대한 비중이 상당히 높아 여러 차례 관련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거친 결과, 호텔 전문인력은 대형호텔에서 15년 정도의 경력이 있는 호텔리어를 일컬을 수 있다는 결론에 닿았습니다. 그렇다고 했을 때 그들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면 현재 숙박업의 핵심 이슈는 코로나19와 4차 산업,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코로나19와 관련해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호텔 분야 피해 현황은 약 1조 8406억 원으로 추산, 당면한 과제로 악화된 영업으로인한 경영 효율화가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인건비 절감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그 타깃이 시니어 호텔리어가 되고 있죠. 연차가 오래된 시니어 호텔리어는 높은 인건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4차 산업 시대의 기술 적응의 한계에 부딪힌 것도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마냥 부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호텔들은 신규 채용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어, 코로나19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기존 베테랑 인력들을 어떻게 하면 보다 다방면의 인재로 성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편으론 시니어 호텔리어들의 역량 발휘가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경숙 호텔에 몸담은 30년 중 20년은 국내에서 역사가 긴 호텔에서 근무를 했었습니다. 오랜 세월만큼 당시 호텔 직원들의 평균 근속 년 수가 17년, 평균연령이 47세였는데, 현재 콘래드 서울의 경우 평균연령은 29세입니다. 양쪽을 다 경험해본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보면 지금까지 시니어라고 하면 주니어, 시니어의 경력 개념이 아닌 단순히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구태여 이를 나눠 부를 필요가 있나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문인력의 측면에서라면 시니어 호텔리어는 호텔에서 반드시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콘래드 서울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연구와 시도를 하고 있고요. 일반적으로 호텔에서 시니어는 호텔이 20년 이상 운영되고 있다고 했을 때 50세 전후의 호텔리어를 이야기하고, 오픈된 지 10년 안팎의 호텔에서는 40대 정도만 돼도 시니어로 불리고 있어 시니어의 정의는 연령대에 의해 포괄적으로 통칭하기 보다는 호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정의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단순히 연령대로 시니어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현재 호텔산업의 구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경력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는데, 지난해 3월 클래식 서비스에 대한 인터뷰 당시 박 전무님께서 “경력을 곧 실력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이야기해주셨던 부분이 생각납니다. 경력이 오래됐다고 해서 시니어 호텔리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권혁진 앞서 인자위에서 전문인력의 기준을 경력과 학력, 그리고 자격을 종합해 평가한다고 말씀드렸는데 호스피탈리티산업, 특히 호텔에서는 해당 부분만으로는 전문성에 대해 충분한 파악이 불가능한 것이 사실입니다. 타 산업은 전문 자격제도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어 세 가지 역량 기준으로 전문성 평가가 어느 정도 가능한데 호텔의 경우 전문 자격심사가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실효성이 없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관광·레저 인자위에서는 관광·레저 분야 전문인력의 기준에 ‘직책’을 포함시켜 역량개발체계를 완성했습니다. 직책은 개인의 성과 없이 가져갈 수 없는 것이고, 경력은 많지만 사원급의 직위인 직원들이 호텔에 많은 점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이대성 그런 면에서 아직 정부에서도 전문인력에 대한 기준이 산업마다 상이하고 기준을 제시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나름대로 고용노동부에서 산업별로 전문인력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보라는 과제를 내려준 것도 불과 3년 전 이야기입니다. 다른 산업에 비해 호텔산업의 전문성 파악이 어려운 점을 비교해 보자면 앞서 이야기한 자격제도의 부재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나 정보통신 등 IT산업은 관련 라이센스가 기능사→산업기사→기사의 국가기술자격체계가 명확하게 구분돼 있어 기술 및 기능의 전문성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가 가능합니다. 반면 호텔산업에는 ‘호텔서비스사’, ‘호텔관리사’, ‘호텔경영사’의 자격제도가 있긴 하지만 자격 취득의 당위성이 부족해 유명무실한 상황이죠.


제가 1급 지배인 자격증을 갖추고 호텔에 근무했던 시절에는 호텔마다 호텔관련 자격을 지닌 이들을 필수로 고용을 해야 했고, 이를 호텔업 등급심사에도 반영했었습니다. 시험도 관광공사에서 주관해 시험에 붙는 사람들이 응시인원의 10%정도 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만큼 호텔리어의 전문성을 인정받기 꽤나 까다로운 시험이었고, 호텔리어들은 2~3차례 낙방을 하더라도 그 자격을 얻기 위해 자기개발을 소홀히 하지 않았죠. 그런데 IMF 이후로 호텔업 운영의 규제완화 측면에서 호텔업 등급심사 기준에서 자격제도 취득여부에 대한 비중을 크게 낮추면서 점점 자격취득의 당위성이 줄어들게 됐습니다. 현재는 관리사나 경영사 시험을 보는 이들이 연간 2~3명에 불과한 정도입니다. 이에 2019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호텔업협회를 비롯한 호텔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호텔 자격제도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 전문인력 역량개발체계 4가지 기준에서 한 가지가 불충분하다는 것은 곧 전문성을 평가할 잣대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호텔리어의 전문성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객관적이지 못한 방식의 주관에 의해 평가될 것입니다.


박경숙 현재 팬데믹 상황이라 경영의 효율성이 더욱 중요해졌지만 사실 모든 비즈니스는 경영 효율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호텔들은 직원들의 전문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콘래드 서울은 ‘멀티태스킹’에서 해답을 찾아 팬데믹의 위기가 있었던 작년에도 인적 비용 절감이나 자원 활용 극대화를 최고로 하고 있습니다. 멀티태스킹은 베테랑의 시니어 지배인들의 역할이 강조되는 임무입니다. 이에 콘래드 서울에서는 시니어 호텔리어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에서도 지배인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들을 계속해서 발굴하고 있습니다. 호텔리어 개인이 전문 직업인으로서 자기개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가이드를 주는 것이죠. 콘래드는 기업문화 자체가 모든 직원들을 전문가 집단으로 보기 때문에 직무역량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콘래드 서울 직원들도 주니어, 시니어 할 것 없이 기량을 높이는 것에 상당한 니즈를 보이고 있죠.


그런 면에서 안타까운 점은 일부 특급호텔을 제외한 중소형호텔에는 이러한 커리어 비전이 없다는 것입니다. 중소형호텔은 아직까지 5년 후, 10년 후를 계획할 만큼 지반이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적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은 기업의 목표이자, 그것이 곧 직원들의 비전이 됩니다. 그리고 호텔리어들은 끈기와 인내, 성실성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단순히 버텨온 것이 아닌 조직과의 동반 성장을 이뤘을 때 비로소 프라이드를 갖게 되는 것이죠.

호텔의 수익성이 악화되며 갈수록 호텔리어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고연봉의 중장년층의 입지까지도 좁아지고 있는데요. 시니어 지배인들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시기에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권혁진 아무래도 기존 시니어 호텔리어들의 고객은 주로 제한적 고객층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호캉스, 워라벨 등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현재 호텔기업의 고객층은 기존에 비해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 4차 산업, 언택트 서비스 등 IT 관련 기술이 확대됐는데, 예를 들어 기존 벨맨들은 무전기를 활용해 업무소통을 했다면 현재는 많은 호텔들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업무소통을 하는 등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분이 큰 것 같습니다. 또한 고객들 역시 기존 고객은 쌍방향 의사소통에 호텔에 대한 만족감을 느꼈지만 현재 고객들은 대면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추세기도 하고요. 


박경숙 맞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통해 우리가 시니어 호텔리어를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Long Term Plan’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시니어가 될 지금의 30~40대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반면 이미 시니어의 위치에 있는 이들은 비단 직책, 직급이 아닌 한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것이 적절해보입니다. 이에 아주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지난해 <호텔앤레스토랑>에도 소개된 적 있던 콘래드 서울의 권문현 지배인이죠. 권문현 지배인은 36년의 호텔 경력으로 정년을 맞이한 베테랑 호텔리어로 콘래드 서울에서는 그의 통찰력 있는 클래식 서비스를 호텔에 접목하기 위해 해당 부서에 공석이 없었음에도 채용하게 됐습니다. 물론 그 결과는 본인은 물론 함께 일하는 동료, 호텔 모두 만족스러운 상황이고요. 이처럼 HR에서는 매니지먼트 분야로 성장할 것인지,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 두 가지 진로를 제시하고 이를 장기적인 투자로 생각해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해보입니다.


외국계 기업에서 일 해보니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주니어건 시니어건 인적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개발이 덜 됐거나 기회가 없어서 빛을 발휘하기도 전에 사장되는 인적자원들이 더러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30~40대에게 비전을 제시해주는 것이 앞으로 우리 산업의 근본이자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대성 짚어주신 호텔의 역할 만큼 종사자들 본인이 해결해야할 문제도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보다도 본인이 경력개발의 의지가 있어야 하죠. 그런데 막상 어떻게 경력개발에 접근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현재 협회에서 직무컨설팅 사업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입사했을 때부터 경력개발의 진로에 대해 어느 정도 로드맵화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산업의 존속을 위해 재교육이나 역량개발과 관련된 부분은 정부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작년부터 고용노동부에서는 1000명 이상 기업은 의무적으로 전직지원 서비스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업에서 재교육의 방안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를테면 정부 지원 사업으로 IT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호텔리어들을 대상으로 한 OTA, AI, Data 등의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직무 지식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죠. 직원들도 각 과정에 적극 참여해 호텔에서 본인의 근속 연수를 늘려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협회나 기관은 정부 지원을 통해 호텔과 호텔리어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뒷배가 되고자 노력해야 하고요.


이정한 한편으론 시니어 지배인들을 너무 ‘보호’한다는 차원에서만 생각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그들의 전문성을 인력시장에 풀어놓고 주니어 호텔리어와 마찬가지로 공정하고 건전한 경쟁을 통해 기업의 선택을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신입사원들은 갖추고 있는 자격증은 많지만 실제로 현업에서 업무를 진행하는데 큰 메리트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히려 시니어 지배인들의 잘 가꿔진 노하우와 경륜이 있다면 또 다른 의미의 시장성이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를 펼칠 수 있는 토대만 마련된다면 시니어 지배인들도 자연스럽게 그들의 역량 강화에 더욱 힘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좁아지는 입지 속에서도 시니어 호텔리어가 호텔 인적자원의 중추로서 기대하는 역할과 실제 시너지는 분명해보입니다. 그렇다면 시니어 호텔리어가 가지고 있는 강점, 운영측면에서 이들과 함께 발휘할 수 있는 시너지는 무엇이라 보시나요?

권혁진 호텔은 복합산업으로 호텔을 이용하는 상품의 생산과 판매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상품 전달의 과정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중 핵심은 고객에게 만족감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라는 서비스 과정인데요. 특히 호스피탈리티산업에서 세심한 서비스, Extra-ordinary 서비스는 하루아침에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 끗 차이의 세심한 서비스 전달은 기업 문화, 기업 매뉴얼마다 차이가 발생하겠지만 숙련된 직원일수록 가능성이 증대되죠. 즉 시니어 호텔리어의 강점은 세심한 서비스를 전달하는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호텔은 시니어 호텔리어들이 주니어 호텔리어들에게 도제제도처럼 자신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박경숙 맞습니다. 서비스는 상당히 고차원적인 상품을 파는 것입니다. 고객의 심리를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하죠. 서비스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라는 전통적 관념은 스스로 전문인력이 되기 위해, 혹은 직원들을 전문인력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지양해야 할 마인드입니다. 이에 항상 우리 직원들에게도 ‘서비스만큼 돈을 어렵게 버는 직업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제조업과 다르게 호텔업은 수많은 MOT 접점에서 고객의 마음을 움직였을 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비즈니스입니다. 그런 면에서 주니어 호텔리어의 경력적 한계는 테크니컬한 퍼포먼스는 가능하지만 깊이 있는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부족하다는 점이죠. 아무래도 사람을 이해하는 폭이 좁다보니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이 익숙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롤 모델이 동료로 함께 근무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앞서 언급했던 권문현 지배인 곁에는 항상 주니어 직원들이 곁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원래 보고 배우는 것이 가장 무섭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의 45년차 내공이 고객에 스며드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본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이를 본받으려 노력하게 되는 모양입니다.


이정한 호텔 및 호스피탈리티산업은 특히 MOT 접점에서 예기치 못한 다양한 상황과 사례가 발생합니다. 매뉴얼만으로는 고객 응대가 어려운 사건들에 계속해 노출되는 것이죠. 따라서 다른 의미로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직원들의 노련미가 빛을 발하는 산업입니다. 젊고 밝으며 패기에 찬 젊은 직원들의 서비스 응대도 좋지만, 완숙미 넘치고 포근하며 전문적 서비스 응대가 더욱더 중요시 여겨지는 시대가 돼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시니어 호텔리어의 강점은 시대적 요구사항과 맞아 떨어진다고 보이며, 호텔에서는 시니어 호텔리어들의 강점을 살려 인적자원관리의 효율성과 서비스 퀄리티를 모두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부가적인 사항으로 조직적으로도 상사와 아래 직원 간의 브릿지 역할로서 그간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상호 간의 커뮤니케이션 원활자로 선후배 직원들에게 멘토 역할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호텔 인력구조는 고질적인 요통에 시달려왔습니다. 가장 튼튼해야 할 허리가 점점 닳아 없어지면서 인적자원관리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데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문제지만 앞으로 호텔이 질적 성장을 하는 데 있어 베테랑 시니어 직원을 포함한 전반적인 인적자원 개발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요?

권혁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조업 분야를 보면 오랜 기간 한 업종에 종사한 이들을 장인 혹은 마스터라 일컫고, 그들의 노하우를 아랫사람에게 전수하는 도제교육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를 호텔산업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분명 우리 산업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로 마스터라 불릴만한 베테랑 호텔리어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자존감 높은 서비스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마스터라는 것을 업계에서 인정해주는 문화가 조성돼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산업계 서비스 전문가로서 주니어 호텔리어를 대상으로 한 도제교육처럼 멘토 역할이 시니어 호텔리어에게 부여돼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인적자원관리를 위해 시니어 호텔리어들의 비가시성 직무역량에 대한 직무분석이 선행돼야 하며, 이들을 관리하고 인증할 수 있는 자격제도 추진도 중요해보입니다.


이정한 무엇보다 시니어 호텔리어들 자체적으로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직무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를 혼자서 해결하기엔 어려움이 따르므로 외부 전문 교육기관이나 협회, 관공서 등의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인력시장에서도 시니어 호텔리어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이들의 전문성이 사장되지 않게 하는 한편 효율적인 인적자원 활용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앞으로는 필요해 보입니다. 때문에 이러한 시니어 호텔리어의 인력 DB를 관리하고 기업과 매칭시켜 줄 전문 사이트의 역할도 새롭게 부상될 것이라고 생각해 자사 호텔인네트워크의 경우 헬퍼랜서의 도입으로 이를 뒷받침하고자 합니다.


박경숙 서비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퇴보하고 녹스는 기술이 아니라 가면 갈수록 깊어지고 농익는 역량입니다. 이러한 서비스의 특수성에 포인트를 두면 시니어 호텔리어는 계속해 시장에 리테일돼야 합니다. 실제로 현재 현장에는 시니어 호텔리어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인적자원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호텔도 직원들의 서비스가 무르익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죠. 그렇게 시니어들의 존재감과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를 만들고, 종국적으로는 시니어뿐만 아니라 주니어 직원들도 마찬가지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콘래드 서울은 오픈 때부터 전략적으로 30% 이상의 직원을 앞으로 우리와 같이 성장할 주니어들로 구성했습니다. 오픈 전 결정으로는 다소 리스크가 있는 판단이었지만 장기적 관점으로 오픈 초기부터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직원들을 이끌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요소요소에 베테랑 시니어들을 배치해뒀죠. 그렇게 이들과 함께 지금의 콘래드 서울을 이끌어오고 있고, 앞으로도 직원들과 무르익어가는 호텔이 되고자 합니다. 


이대성 여러 모로 호텔리어의 전문성을 판단할 수 있는 통용된 척도와 이를 뒷받침할 제도가 시급해보입니다. 이에 현재 관광·레저 인자위와 한국호텔전문경영인협회, 한국호텔업협회 등 유관 기관에서 다양한 정부 정책 사업, 지원 서비스와 같은 부분에 힘쓰고 있습니다. 한국호텔전문경영인협회에서는 앞으로 민간자격증 제도 실시, 평생교육원 설립을 통한 산업계 역량 강화, 관광·레저 업종별 경영자 대상 시상식을 마련해 호텔리어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등 호텔 인적자원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따라서 호텔에서도 이러한 정부, 기관을 적극 활용해 현재의 어려움을 인적자원의 성장과 함께 타개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장소협찬_ 콘래드 서울 ‘보드룸’

콘래드 서울은 6층에 위치한 보드룸을 비롯해 호화로운 그랜드 볼룸과 파크 볼룸까지 3층에 걸쳐 총 2562㎡에 달하는 미팅 및 연회공간을 갖추고 있다. 보드룸은 103인치의 PDP 모니터와 최첨단 오디오 컨퍼런스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행사 정보를 전달, 화상 회의를 위한 최적의 공간으로 환상적인 서울 도심의 파노라마 뷰까지 인상적인 곳이다. 한편 그랜드 볼룸은 최대 1200명까지, 파크 볼룸은 최대 700명까지 수용 가능하며, 이외에도 다양한 크기 및 구조의 12개 미팅룸이 준비돼 있다. 풍부한 자연채광 및 개방형 주방과 카페테리아 등 레지덴셜 스타일의 편안하고 우아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또한 콘래드 서울은 힐튼에서 개발한 클린스테이 이벤트레디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도입, 한층 강화된 청결 및 방역기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변화된 비즈니스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그랜드 볼룸과 파크 볼룸에 대형 LED 스크린 설치하고 각 행사장에 프로젝터와 스크린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벤트에 최적화된 음향 장비(A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최적의 하이브리드 미팅 환경을 제공한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강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