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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 & Cafe,Bar

호텔앤레스토랑 - 푸드테크놀로지의 성장과 미래 주방

알파고 쇼크를 불러온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지난해 12월, 바둑 AI 한돌과의 대결로 또 한번 이슈가 됐다. AI를 이긴 유일한 인간으로 기록된 이세돌은 이 대결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인간의 편의를 목적으로 발전시킨 기술은 현재 턱 밑까지 이르렀을 정도로 우리 삶에 익숙하게 스며들었다. 심지어는 로봇이 인간을 대체해 점차 설 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시장이 바로 식품외식분야다. 새로운 기술이 음식과 만나 새로운 영역을 열었다. 식품회사들은 이미 최첨단 공법을 통해 제품 품질 향상이나 기존에 시도하지 못했던 유형의 제품군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유통이나 보존과정이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제품 포장재까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그 수준이 상당히 업그레이드 됐다. 더불어 외식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배달 앱, HMR, 공유키친, 키오스크 주문, 로봇 셰프 등은 4차 혁명 시대의 기술이 가져온 새로운 변화다. 우리는 이것을 푸드와 테크놀로지의 조합인 푸드 테크놀로지, 줄여서 푸드테크라고 부른다.


2015년 IBM사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선보인 셰프 왓슨은 3D 프린터 기술과 결합해 실제 요리를 만들어 내며 요리계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미 뉴욕에서는 주방에서 사람이 아닌, 로봇이 요리하는 식당이 속속 등장하고 있을 정도다. 편리한 조리도구들이 개발되고, 과학적인 조리 기법들이 주방을 점령하고 있으며 효율성을 앞세운 주방의 구조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어쩌면 미래의 주방에는 요리하는 기계들과 음식의 품질을 관리하는 셰프, 기술자만 남게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셰프의 예술성이 조명을 받았다면 이제는 여기에 더해 과학자, 기술자로서의 셰프가 주목 받게 될 것이다. 과학자, 기술자, 요리사가 한 주방에서 공존하는 그림이 현실에서도 충분히 벌어질 법하다. 즉 셰프의 예술성과 창의성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테크놀로지를 이해하고 이를 요리에 어떻게 적용시키는지가 미래 주방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미래의 주방에서 셰프의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새어나오고 있다. 시스템과 효율성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주방의 구조를 감안한다면 푸드테크는 역행할 수 없는 시대의 산물로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셰프는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인 독창적인 창의성과 예술성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점차 호텔이 식음업장의 규모와 인력을 축소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아직까지 호텔 서비스의 중심은 사람이므로 휴먼터치의 역할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트렌드로서 푸드테크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결코 먼 이야기가 될 것 같지 않다.


이제 푸드테크로 인해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식재료가 재배되는 모든 환경에서부터 인간에게 소비되는 처음과 마지막까지의 순환고리. 즉 인간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생산, 유통, 소비 뿐 아니라 음식과 관련이 있는 모든 기술 분야에 걸쳐 있는 포괄적인 산업 말이다. 요리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듯 이 산업의 영역도 점차 진화되며 예상을 뛰어 넘을 것이다. 우리가 찾고 있는 진정한 차별화는 ‘준비됐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할 수 있을 때 더욱 선명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 : 노혜영 / 디자인 : 임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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