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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로비의 위치에 따른 리테일과 호텔의 관계

최근 진행 중인 로컬리티 호텔 프로젝트에서 로비의 위치에 대해 사업주와 의견을 나눈 적이 있다. 사업주 측에서는 건축물의 최상층에 로비 구성을 희망했고, 필자는 저층부에 위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냈는데 양쪽 계획에 나름대로 장, 단점 있어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어떤 사안이 발생될 경우 건축설계에서는 대안 검토를 통해 기존 원 설계안과 몇 가지 중요 포인트를 비교분석해 사업주 측에서 의사결정을 하도록 지원을 하곤 한다. 물론, 정량적인 대안 검토를 통해 최종 방향성을 결정한다고 해서 그 계획안이 최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건축계획을 하는 시점과 실제 건물이 오픈 하는 데는 적어도 3년 정도의 시간적인 간극이 존재하는데 그 때의 트렌드와 의사결정을 하는 시점의 판단이 꼭 들어맞으리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테리어 디자인의 경우 불가피하게 건축물을 짓는 과정에서도 변경이 가능한 반면, 이번에 언급하고 있는 로비의 위치는 전체 건축물의 시스템과 연동이 되는 관계로 초기 계획이 준공 때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결정해야하는 사안이다.

 

과거 칼럼에서 “호텔 Lobby의 구성방식과 변화사례” 라는 주제로 호텔 건축설계에서 로비를 배치하는 방식이 크게 3가지 정도로 구성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호텔 단독의 건축물의 경우는 통상적으로 1층에, 복합건축물인 경우는 중간층에, 마지막으로 건축물의 최상층에 위치하는 것까지 3가지 구성방식에 대한 이야기였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프로그램은 지상 1, 2층이 상업시설이고 호텔이 그 위에 올라타는 복합구조물인데, 마침 유사 형식을 가진 호텔 견학을 통해 실제 운영상의 차이점을 분석해 볼 수 있었다.

 

스카이 로비(Sky Lobby) 사례_ L7 Hotel 홍대


2018년 2월 그랜드 오픈한 L7 호텔은 홍대입구역 사거리에 위치한 복합건축물이다. 지상 1~3층은 상업시설, 4~22층은 호텔로 구성돼 있고 그 중 로비공간은 21층에 위치해 있다. 운영형식을 보면 상업시실과 호텔은 각각이 독립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저층부 상업시설에는 인기 있는 프렌차이즈 브랜드(Line Friends, HIT VR, BIG Guy’s CRAB)들이 입점해 있고 대로변에 주출입구가 들어섰다. 반면, 호텔은 차량으로 접근하는 특성을 반영해 후면도로변 Drop-Off Zone에서 내리게 되고 독립된 출입구, 엘리베이터 홀을 통해 최상층에 위치한 로비로 올라갈 수 있게 계획돼 있다. 로비에 들어서면 스카이 로비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린 입지적 위치답게 홍대와 망원동 일대 노을질 무렵의 풍경과 도시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스카이 로비를 중심으로 호텔의 부대시설인 A.D.D, Lounge, Bar, Outdoor Pool 등이 최상층 2개에 집중돼 있어 고객들이 이용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중간층 로비(Middle Floor Lobby) 사례_ RYSE Hotel


L7 Hotel 홍대의 도로 맞은편에 위치한 RYSE Hotel은 2018년 4월 그랜드 오픈했다. 비슷한 시기와 위치에 유사한 콘셉트의 호텔 2개가 오픈됐기 때문에 호텔업계에서도 많은 관심이 집중된 사례였다. RYSE Hotel 역시 L7 과 마찬가지로 저층부 상업시설, 상층부 호텔시설의 복합건축물로 구성돼 있지만, 운영형식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1~4층에 위치한 상업시설들이 호텔 부대시설과 혼재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부분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중심에는 3층에 위치한 로비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실제 이 호텔을 방문해보면 로비를 중심으로 위, 아래층에 위치한 상업시설에 자유롭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엘리베이터 이외에도 내부계단이 구성돼 있다. 호텔을 방문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5개 층에 구성된 각각의 시설들이 모두 호텔의 부대시설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계획돼 있어 호텔의 확장성에도 큰 도움이 되는 듯 보였다.

 

Retail = 호텔 부대시설


복합건축물 구성에서 리테일과 호텔의 부대시설을 분리하지 않고 혼용해 계획하는 구성은 뉴욕의 Public Hotel, ACE Hotel 이나 도쿄의 KOE Hotel, Muji Hotel 등 최근에 지어진 ‘라이프스타일 호텔’ 이라고 불리는 호텔들의 전형적인 조닝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로비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 중심에 위치함으로써 고객 접근의 편의성 및 집중도를 높이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이런 형식으로 구성할 때는 호텔의 콘셉트와 디자인이 리테일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고객들이 호텔을 이용하면서 좀 더 다양한 콘텐츠들을 경험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리테일의 상품구성(MD)이 의도한바 대로 구성되지 못한다면 전체 호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쉬운 의사결정은 아니다. 실제로 KOE Hotel, Muji Hotel 들의 성공은 리테일 상품구성에서 호텔과 동일한 브랜드가 입점함으로써 일관된 전체 건축물의 콘셉트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도 그 요인 중 하나였다. 현재 진행 중인 로컬리티 호텔 프로젝트에서 사업주의 가장 큰 고민이 호텔 콘셉트와 맞을 수 있는 리테일 상품구성 및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이로 인해 로비의 위치를 리테일과 분리해 계획하는 부분을 고려하는 상황인데 건축가가 이러한 부분까지 불식시키며 일관된 콘셉트를 가진 건축계획을 진행할 수 있을지는 필자로서도 많은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글 : 이효상 / 디자인 : 임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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