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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 호텔 Untact vs Contact ①편에서는 호텔의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밀레니얼들의 언택트 라이프스타일과 호텔이 어떻게 비대면 서비스를 접목할 수 있을지 다뤄봤다. 많은 호텔에서 트렌드를 좇기 위해 AI, 키오스크와 같은 비대면 서비스를 투입하는 가운데, 호스피탈리티 산업의 정점으로 꼽히는 호텔은 그래도 여전히 대면 서비스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분분하다. 그러나 호텔의 언택트 서비스 도입이 밀레니얼 소비의 트렌드이기 때문인 것도 있는 한편 날로 치솟는 인건비가 부담스러운 요즘, 단순 업무를 비대면 서비스가 해결해주며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방법으로 언택트 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모양새다.
과연 언택트가 컨택트를 대신할 수 있을까? 언택트로 인적 서비스가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함까지 조성되는 요즘, 대면 서비스의 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비대면 서비스가 불편한 사람들


“이거 어떻게 쓰는 거에요?” 햄버거를 주문하려고 패스트푸드점에 들린 50대 손님은 우두커니 서 있는 기계 앞에서 한동안 고민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해도 매장에서는 직원을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 다시 한참을 기다려 직원을 통해 주문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7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서 장·노년층, 농어민, 저소득층 등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 대비 65.1%에 불과, 정보통신기술센터가 발표한 ‘무인화 추세를 앞당기는 키오스크’ 보고서에는 키오스크가 불편한 이유 중 1위로 ‘처리 시간이 더 걸려서(74%)’가 꼽혔다. 누군가는 키오스크를 이용해 빠르고 편리하게 주문하는 한편, 다른 누군가는 주문에 어려움을 겪으며 디지털 격차를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절망에 빠지는 이들이 또 있는데 바로 장애인들이다. 키오스크의 대중화로 시각장애인은 터치스크린으로만 돼 있는 메뉴판을 볼 수 없고, 휠체어 장애인이 키오스크를 조작하기에는 손이 닿지 않는 너무 먼 곳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언택트 디바이드(Untact Divide)’는 언택트 기술이 늘어남에 따라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소외되는 현상이다. 언택트 디바이드로 초래되는 소외감은 남들은 다 하는데 해내지 못했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들게 할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멍에를 씌울 수 있어 우리 사회의 새로운 차별 요소로 자리 잡힐 우려가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우려한 서울대학교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는 “비대면 접촉도 궁극적으로 인간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지만 언택트 서비스가 빠르게 퍼져나갈수록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언택트, 서비스 패러독스 해결책 중 하나일 뿐


언택트 디바이드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이는 단순히 기계와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장·노년층의 문제만은 아니다. 언택트 디바이드에 대한 원인을 파악해보려면 언택트가 주목받게 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서비스엑설런스 연구소 황혜미 원장(이하 황 원장)은 “우리 사회는 현재 경제적으로도 풍요롭고 사회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서비스는 다양해졌지만 고객의 불만족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 ‘서비스 패러독스(Service Paradox)’라고 한다. 서비스 패러독스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로 최근 떠오르는 것이 바로 언택트”라면서 “그러나 현재 언택트가 적용되고 있는 사례를 보면 마치 언택트가 현대의 서비스 패러독스를 탈피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단순히 소비자들이 편리함을 선호하고,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만 접근하면 언택트 서비스도 결국 또 다른 서비스 패러독스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전한다.
황 원장의 말처럼 언택트는 대면 서비스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순 업무를 일부 대신해주는 것일 뿐이지 키오스크가 프론트 데스크의 체크인을 전부 도맡는 것은 아니다. 즉, 키오스크가 체크인을 대신 처리하고 있는 와중에도 프론트 데스크의 서비스는 다른 방면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전 언택트 편에서 키오스크를 최초로 도입한 소노호텔&리조트 마케팅전략팀 허성무 매니저도 비대면 서비스와 직원의 업무 분장, 그리고 업무 변화에 대해 직원들의 인식을 개선시키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기업에서 언택트 서비스를 도입하는 이유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직원들의 업무 과중을 덜고, 그 대신 한층 더 나은 고객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전략과 콘셉트 없는 무분별한 언택트 도입으로 직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어떻게 보면 동료로 볼 수 있는 키오스크와 AI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함께 일하게 돼 손발이 맞지 않는데다가, 회사에서는 100%의 수준으로 서비스해오던 것을 갑자기 200%으로 끌어올리라 주문하니 말이다.

 

내부고객인 직원도 언택트 이용자로 봐야


소비자는 팀워크가 좋은 직원들로부터 서비스를 받았을 때 만족감이 높다고 한다. 때문에 내부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언택트 서비스는 직원이 우왕좌왕하는 새에 소비자에게 다듬어지지 않은 서비스를 받았다는 인상만 심어주게 된다.
이에 대해 황 원장은 “고객 경험관리*를 토대로 설계된 언택트와 컨택트는 상호보완적 시너지를 이룬다. 고객 입장에서 언택트와 컨택트가 필요한 MOT(Moment of Truth, 고객과의 접점)를 면밀히 살펴보고, 그 MOT를 효과적으로 핸들링할 수 있는 서비스를 대입해 최대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경험관리의 대상이 외부고객인 소비자뿐만 아니라 내부고객인 직원들도 포함된다는 것”이라면서 “직원이 불편해하는 요소를 해소해주는 것도 고객 경험관리의 중요한 미션이다. 직원이 편해야 소비자들도 편하다는 점을 염두하면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게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대로 언택트는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아닌, 기존에 사람이 도맡아왔던 업무의 효율성을 위한 도구이므로 서비스 고객 경험관리의 재정비가 이뤄진 후 도입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언택트 도입을 위한 고객의 경험관리 설계에 바탕이 돼야 하는 것은 ‘기술 수용도’다. 기술 수용도는 개인·조직의 업무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되는 정보기술 시스템을 조직 구성원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나타내는 척도다. 그런데 직원의 입장에서 언택트와 같은 정보기술을 받아들이는 데는 그것들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보다 새로운 시스템을 배워야 한다는 어려움, 나의 일자리를 기계가 대체할 수 있다는 불안함이 존재하므로 종업원의 기술 수용도를 높이는 것부터가 언택트의 효용 가치를 높이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소비자의 기술 수용도 만큼 종업원의 기술 수용도가 긍정적일수록 언택트의 활용이 활발해지고, 기업이 언택트 도입을 통해 얻고자 했던 서비스 퀄리티 제고에 다가가기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고객 경험관리(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_ 기업이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이뤄지는 활동에 대해 주목하고 모든 서비스를 고객 중심으로 혁신하는 전략 및 실행 프로세스


고도의 대면 서비스를 실현하지 못하는 이유

직원들의 기술 수용도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직원과 언택트의 업무가 제대로 나뉘어야 한다. 즉, 호텔에서 언택트의 도입으로 직원의 서비스 퀄리티를 높이고 싶다면, 직원들이 이를 위해 어떤 서비스 접근을 해야 하는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파악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직원들이 자신이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고, 우리 호텔은 나에게 어떤 역량을 원하는지, 그리고 그 역량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호텔이 가지고 있는 서비스 역량 매뉴얼이 아직도 ‘친절’만 추구하던 예전 방식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 원장은 “한국은 트렌드에 강하다. 학교에서 가장 많이 하는 수업도 트렌드 수업이다. 그러나 그런 사회적 분위기 때문인지, 현재 고객 경험 디자인이 서비스업계의 핫한 트렌드인데 이를 도입하고자 컨설팅을 의뢰하는 곳들이 많다. 문제는 고객 경험 디자인을 할 수 있을 만큼 서비스의 기초가 다져지지 않은 곳들이 많다는 것”이라면서 “고객 경험 디자인은 품질과 정량적 만족도 조사가 베이스가 된 상태에서 디자인이 이뤄지는 것인데 실제로는 기업 스스로 서비스 접점을 평가하거나, 직원들의 역량을 평가하는 도구가 제대로 세팅되지 않은 상태에서 디자인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경험 디자인은 정성적 도구기 때문에 직원들의 정량적 평가에 대한 기반을 갖추지 않으면 오히려 혼란만 야기한다.”고 꼬집었다.
서비스 패러독스가 생겨나게 된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직원에 요구하는 역량지표가 고객 경험관리가 시대를 따라 개발되고, 이를 위한 서비스 교육을 통해 직원들의 역량을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함께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당장 자신의 요구가 수렴되길 바라지만 직원은 그저 환한 미소, 상투적인 멘트만 전달하고 있으니 이런 서비스 패러독스를 가장 잘 느끼고 있는 직원은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만 계속해서 쌓아가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과 직원들이 할 수 있는 것


서비스는 고객에게 심리적, 시간적, 장소적 효용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서비스에는 인적, 물적, 시스템적 서비스에 의해 완성되는데 그중 고객과의 상호 작용에 의한 영향이 크고 고객접촉 빈도가 높은 인적 서비스가 서비스 퀄리티를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 요소다. 그러나 그동안 중요성에 비해 인적 서비스의 전문성을 위한 투자나 개발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역량모델 개발은 인적자원을 활용하는 데 가장 근본이 되는 지표로서, 직원을 관리하기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왜냐하면 역량모델은 새로운 인재를 선발하고, 이들을 교육하고 훈련시킬 때, 업무 중 그들의 성과를 평가할 때 기준이 되며, 직원도 본인의 업무와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바로미터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한편 역량은 한 조직의 조직원으로서 본인이 맡은바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개인의 지식, 기능, 사고방식, 사고유형, 정신자세와 같은 내재적 특성을 말하고, 조직이 설계하는 조직원의 역량에는 반드시 조직의 아이덴티티가 내재 돼야 한다. 만약 다른 기업들과 같은 기본적인 역량모델이라면 직원은 조직에 대한 소속감이나, 그곳에서 성장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질 수 없게 된다. 한 서비스 컨설팅 전문가는 “호텔과 같이 특히 보수적인 집단은 트렌드를 정신없이 좇으려고 하지만 내부적으로 미진한 부분은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특히 서비스 교육이나 컨설팅을 받길 꺼려하고, 만약 받는다 해도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피한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역량 매뉴얼은 거의 단순한 지침 수준이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누가 해석하느냐에 따라 기준이 모호할 수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의 역량모델은 기업이 추구하는 운영 방향에 따라 소비자를 타깃팅하고, 그렇다면 소비자가 우리 기업에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해소해주기 위해 우리 직원은 어떤 것을 해줘야 하는지 파악하는 고객 경험관리 과정을 거쳐 완성돼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파악된 MOT에 대면 서비스가 적절한지, 비대면 서비스가 효율적인지 분석, 적재적소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비로소 언택트의 효용성이 발휘된다. 그렇다면 역량개발 방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서비스엑설런스 연구소 황혜미 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자.

“면밀한 고객 경험관리 토대로 언택트와 직원의 서비스 역량 긍정적인 시너지 이뤄야”
서비스엑설런스 연구소 황혜미 원장

언택트 서비스의 도입이 전 업계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호텔에서도 곳곳에서 언택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밀레니얼과 Z세대가 점점 소비의 주체가 되면서 언택트의 기술이나 비대면에 대한 방법론이 계속해서 유효할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이는 4~5년 전부터 예견됐던 상황이기도 하다. 요즘 고객들은 내 경험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순간 시간 낭비라고 여긴다. 이를테면 이미 살 것이 정해져 있는데 불필요하게 과도한 직원의 접근은 피하고 싶어 하고, 체크인·아웃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도 비효율적인 낭비라고 여겨 호텔의 서비스가 잘못돼 있다고 판단한다.
즉, 접촉도와 관여도가 낮은 것에는 비대면과 같은 효율성을 추구하고, 반대로 접촉도와 관여도가 높은 것들은 대면 서비스를 받길 원한다. 때문에 높은 가격을 지불, 럭셔리한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는데 만약 기계가 사람의 서비스를 대신한다면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비대면과 대면 서비스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비대면은 효율을 추구하지만 대면 서비스는 고객 타깃이 명확하지 않거나, 타깃 고객을 더욱 확장시키고자 할 때 등 고객을 주도면밀하게 파악해야 하는 시점에 활용돼야 한다.

 

언택트는 서비스 패러독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객 경험관리를 토대로 한 서비스 설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파리바게트의 경우 로봇 직원을 실험적으로 도입했다가 주 타깃 고객인 40대들의 기술 수용도가 낮은 탓에 이를 익숙하지 않은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 대다수의 밀레니얼들이 선호하는 서비스지만 언택트 서비스의 도입을 유보시켰다. 대신 이 과정을 통해 대면서비스의 중요성을 확인, 직원들의 서비스를 고품질화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세웠다.
이처럼 모든 기업들이 언택트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언택트와 같은 신 서비스의 도입은 트렌드가 아니라 철저한 서비스 분석을 통한 필요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서비스는 90년대 인사교육이 전부였던 현재의 경영자들에 의해 너무나도 단순하고 간단한 것으로 치부돼왔고, 예전부터 Top-Down 방식의 서비스가 이뤄져 와 이런 고객 경험관리에 대한 접근이 부족했던 상황이다.

 

그렇다면 고객 경험관리를 위해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이 느끼는 서비스 프로세스에 대한 인지다. 그런데 프로세스 인지 단계에서 많이 범하는 오류가 Outside Inlooking이 아닌 Inside Outlooking을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최상의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고객은 그렇게 느끼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로 강조하는 것이 ‘모니터링’이다. 모니터링이야 계속해서 해왔던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객의 니즈가 다변화됨에 따라 모니터링 관점도 바뀌었다. 예전에 모니터링은 주로 직원들이 잘 웃는지, 인사는 잘 하는지와 같은 친절성에 척도를 뒀다면, 이제는 고객들이 어떤 것을 많이 요구하고, 이를 직원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대처하기 어려운 고객의 요구는 무엇인지 등 직원들의 상황별 대처능력, 즉 문제해결 능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문제해결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직원들의 역량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고객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2008년에 서비스 직원의 역량이 노동 생산성과 서비스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 어떤 역량이 높아야 노동생산성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문제해결역량’, ‘자기조절역량’, ‘팀워크역량’에 따라 연구를 진행했었는데, 그때부터 놀랍게도 자기조절역량(Service Effectiveness, 고객의 기분에 맞춰주는 역량)이 부의 상관관계(한 쪽이 늘면 다른 쪽은 주는 관계)를 보였다. 오히려 팀워크 역량이 생산성과 품질을 높여주는 것으로 나왔다. 즉, 이미 10년 전부터 고객은 변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아직도 그때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일단 현 단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인식 변화인 것 같다. ‘왜’라는 의문을 던지지 않았던 기존 서비스 사고방식에서, 과연 이러한 서비스가 어떤 의미로 고객에게 다가가는지,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 서비스를 해야만 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 전환은 특히 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던 현 경영진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컨설팅을 맡았던 한 리조트는 리더 교육을 90시간씩 진행했으며 당시 분석한 MOT만 330개에 달했다. 고객의 세분화된 욕구를 찾아 이에 따른 대처방법을 면밀하게 매뉴얼화 시킨 것이다. 해당 리조트가 이렇게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호텔이 고객 경험관리를 하는 데 있어 조언해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많은 곳에서 경험관리 과정에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것도 고객 경험관리의 하나의 방법이지만, 불필요한 것을 없애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객의 만족을 위해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하는 사은품이 때로는 짐이 될 수도 있고, 원하지 않은 서비스로 오히려 좋았던 경험을 반감시키기도 한다.
또한 밀레니얼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지만, 호텔을 이용하는 주된 고객이 아직까지 베이비붐 세대, 중장년층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금융이나 유통업계 쪽에서는 이런 고객의 특징을 면밀하게 분석, 현재 가장 소비를 많이 하는 고객과 미래 잠재고객이 될 이들을 나눠 서비스 전략을 달리 세우고 있다. 고객 분석을 통한 서비스 전략이 나와야지 무조건 신 서비스라고 해서 시도해보는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

 

앞으로 호텔에서 언택트와 컨택트 서비스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방향성에 대해 조언한다면?
호텔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대면 서비스의 역할이 보다 전문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직원들이 컨시어지화 되는 것이다. AI나 키오스크가 하는 일 이외 나머지 문제해결은 사람이 맡아서 해야 한다. 문제가 무엇인지 재빨리 파악하고 솔루션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기존 컨시어지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역량모델이 정해졌다면 직원마다 가지고 있는 역량은 어느 정도인지,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지속적인 코칭을 통해 고도의 서비스 역량을 이끌어내, 사람과 기계가 서로 상호보완적인 시너지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대면 서비스로 대체되는 호텔 서비스의 정수 컨시어지(Concierge)


호텔은 객실, 식음료, 연회, 부대시설 등의 복합적인 상품을 만들어 고객의 만족감을 이끌어낸다. 여러 부문으로 구성된 호텔은 업무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좀 더 편하고, 고급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컨시어지 파트를 별도로 두고 있다.


한편 비대면 서비스가 호텔에서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비대면이 커버하지 못하는 보다 심층적 서비스를 해결해주는 대면 서비스의 정수, 컨시어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컨시어지는 호텔에 따라 그 정의가 다른데, 사전적 의미로는 ‘관리인’, ‘안내인’을 뜻하는 말로 고객의 요구에 맞춰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가이드라는 의미로 정의되고 있다. 컨시어지의 주요 업무는 호텔 고객들에게 호텔 내부는 물론, 외부의 일과 관련된 개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를테면 레스토랑 예약이나 극장표 구매, 교통편 예약, 지역 문화행사나 주요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현지 사정에 익숙하지 못한 투숙객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때문에 일반적인 직원들과 다르게 컨시어지는 고객이 호텔에 도착하기 전부터 소통하는 경우가 많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더불어 신속한 정보전달을 위한 충분한 정보와 지식, 외국어 실력, 문제해결 능력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컨시어지는 투숙 고객과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기도 하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반적 업무가 아닌 개개인을 위한 업무 해결이 주가 되다 보니 호텔의 서비스 수준을 전달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적인 럭셔리 특급호텔에는 컨시어지가 반드시 존재하고, 컨시어지의 역할에 대해 대부분의 투숙객이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특히 인건비 문제로 컨시어지 업무를 벨 데스크, 하우스키핑, 프런트와 같은 부서에서 병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컨시어지가 없는 호텔들도 존재해 해외에서 컨시어지 서비스를 경험해본 외국인 고객이 아니면 컨시어지를 찾는 투숙객은 드문 편이다. 컨시어지의 역할이 다소 애매한 상태. 그래서일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컨시어지가 하는 역할은 단순하다기보다 복합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데, 호텔에 적용되는 언택트 서비스 중 가장 빠르게 대체되는 것이 체크인·아웃 키오스크 다음으로 컨시어지다. 기본적인 인포메이션을 직원의 도움 없이 태블릿이나 어플리케이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된 것이다. 그러나 언택트를 대면 수준 높은 인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하면서 컨시어지의 역할을 대신시키고 있다니 다소 아이러니하다.

언택트 트렌드, 대면 서비스 퀄리티 높일 수 있는 기회


많은 연구를 통해 대면접촉형 서비스 접점이 고객 경험 만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는 대면 서비스 특성상 고객이 자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훨씬 더 만족도 높은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무인화 추세를 앞당기는 키오스크’에 따르면 ‘얼마나 키오스크를 자주 사용하는가?’의 질문에 절반이 넘는 55%의 사용자가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언택트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서비스 중 하나일 뿐이고, 고객은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졌다는 것만으로 이미 하나의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각광 받고 있긴 하지만, 모든 밀레니얼들이 비대면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며, 종업원과의 컨택트를 통해 해결하고 싶은 것들이 분명히 있다. 따라서 무조건 ‘인건비 부담을 해결해줄 수 있는 언택트가 답이다’, ‘언택트는 시대가 흘러가는 트렌드이기 때문에 따라오지 못하면 시대에 뒤처진 것’이라는 식의 접근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트렌드코리아의 저자 김난도 교수는 언택트 서비스 도입의 확산으로 기존에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대면 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 이야기했다. 그의 말처럼 언택트 라이프가 시작된 지금, 서비스 설계가 가장 어렵고 중요한 시기가 됐다. 기존의 서비스 방식대로는 언택트와 컨택트 서비스 모두 제 갈 길을 찾지 못한 채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다. 따라서 호텔, 특히 고도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특급호텔의 경우, 럭셔리 서비스를 지향한다면 우리 호텔의 색깔에 맞춰 어떻게 방향성을 설계해 나갈 것인지 고민해보고 언택트와 컨택트가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접점을 찾아내길 바란다.

 

“고객의 목소리는 물론 표정과 행동에도 귀 기울이는 황금열쇠 컨시어지, 앞으로도 역할 더욱 공고히 해야”
파라다이스시티 조영우 컨시어지 지배인

컨시어지 지배인이자, 사단법인 한국컨시어지협회 운영진으로서 컨시어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호텔에서 컨시어지를 맡게 된 계기와 현재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 부탁한다.
원래는 프런트 데스크에 있었다. 모든 프런트 데스크 서비스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프런트의 경우 대면 서비스의 범위가 제한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님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프런트는 지정된 자리가 있고, 내가 해결해야 하는 업무가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컨시어지의 경우 행동반경도 넓고 담당해볼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보니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 지원하게 됐다. 현재 파라다이스시티에는 30명의 컨시어지가 있다. 벨 맨 서비스도 같이하고 있긴 하지만 프런트 데스크보다 많은 직원들이 컨시어지 업무를 맡고 있다. 다른 컨시어지 업무와 비슷하겠지만 환영부터 환송까지 고객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응급처치와 같은 일도 처리하기도 한다. 또한 파라다이스시티의 경우 호텔 내 전시돼있는 작품이 2700점이나 되기 때문에 고객이 작품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도슨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업무를 맡으며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해결해왔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기본적으로 레스토랑이나 티켓 예약과 같은 업무들을 주로 하지만 특별한 경우도 많다. 이를테면 BTS 한정판 신발을 구해줄 수 있냐는 문의를 받은 적도 있다. 화장실 위치 같은 작은 도움부터 고객의 해외여행 일정 조율까지, 법적인 문제가 없는 선에서 가능한 모든 일을 도와드리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재미있고 다양한 일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
오랜 고객 중에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아이린이란 고객이 있다. 아이린은 국내 한 남성 솔로가수의 지극한 팬이라 한국에 자주 방문해 그의 콘서트 티켓 예약을 담당하면서 관계를 맺게 됐다. 티켓팅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공연 때마다 티켓팅에 성공하기 위해 치열한 마우스 경쟁을 치르기도 하고, 편지나 문자의 내용을 번역하거나, 워낙 열성팬이라 해당 가수도 아이린의 존재를 알고 있을 정도여서 둘의 식사 자리를 예약해주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공연장 커피차까지 보내주는 일을 맡아 하다 보니 나까지 팬이 돼 버린 것 같다(웃음). 그렇게 아이린은 한국에 오면 우리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시간을 보내는 VIP가 됐고, 내가 근무가 아닌 날에는 아이린과 호텔 밖에서 식사도 하며 단순히 컨시어지 직원과 투숙객의 개념을 넘어 오랜 친구처럼 관계를 지속해오고 있다.

 

컨시어지로서 사명감이 남다른 것 같다. 컨시어지가 가져야 할 역량은 무엇이며 이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컨시어지는 누구보다 많은 맛집을 알고 있어야 하는 미식가여야 하고,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면서 유행에 뒤처짐이 없는 트렌드세터, 그리고 음악과 미술을 즐기는 예술가이자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역사가가 돼야 한다. 고객은 컨시어지에 맞춰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요청에도 망설임 없이 고객의 만능열쇠가 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조금이라도 더 생생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쉬는 날이면 꾸준히 맛집을 찾아다니고 전시회를 방문하거나, 유행을 따라 할 수 있는 것들을 매일 읽고 듣고 있다. 또한 컨시어지협회뿐만 아니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많은 직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계속된 네트워킹으로 해결할 수 없는 요청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언택트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으면서 컨시어지의 역할이 점점 비대면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 많은 호텔에서 컨시어지뿐만 아니라 많은 역할을 비대면 서비스로 대체하고 있다. 물론 컨시어지의 역할이 단순한 정보전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면 우리 컨시어지들은 갈수록 자리를 잃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단순한 것에서 벗어나 때론 오랜 친구로 같이 기뻐하고 위로해주고, 개인비서가 돼 일정부터 여행 계획을 세워주기도 하며, 파티플래너로 완벽한 모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이 모든 일을 고객과의 눈 맞춤 한번 없이 척척박사처럼 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언택트 서비스도 장점이 있지만 메라비언의 법칙에서 말하듯, 효과적인 소통에 있어 말보다 비언어적인 요소인 시각과 청각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고객과 맞는 접점에서 눈을 맞추고, 고객의 표정과 행동이 말하는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뜻이다. 일례로 인천공항과 인접한 호텔이다 보니 신혼부부가 신혼여행을 앞두고 투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이들이 먼저 말하지 않아도 컨시어지는 신혼부부임을 알아차릴 수가 있다. 그럼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 결혼 축하의 의미로 조그만 편지에 어메니티를 드렸을 때 지어지는 고객들의 행복한 표정은 대면 서비스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호텔 컨시어지, 그리고 대면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컨시어지 지배인으로서의 목표를 이야기 한다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컨시어지의 개념이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상당수 사람들이 간단한 호텔 정보나 대여품을 빌려주는 데스크 정도로 여기는데, 해외 여러 곳을 방문하고 컨시어지들과 교류하다보면 컨시어지 한 명 한 명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역사와 문화 환경의 차이도 있겠지만 우리도 역시 길잡이, 집사, 해결사, 그리고 여행 가이드로서 고객들에게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시어지가 늘어나야 우리의 관광 문화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컨시어지 중 세계컨시어지협회에서 인정한 정회원에게 부여되는 옷깃 위 황금열쇠는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결해주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의 상징이고, 그 상징을 통해 고객에게 신뢰를 심어준다고 생각한다. 넘쳐나는 정보 과잉 시대에 우리 컨시어지는 호텔에서 따로 돈을 지불하지 않고 받을 수 있는 최고급 서비스 중 하나며, 단순히 데이터화 된 자료제공이 아닌 실제 경험하고 또 발로 뛰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걸러줄 수 있는 필터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더욱 열심히 정보를 얻기 위해 교류하고 공유해야 하며, 디지털 시대 속에 딱딱한 글자가 아닌 감성을 터치하는 로맨티스트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임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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