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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앤레스토랑 - 너는 사서 마시니? 나는 구독해 마신다!_ ‘스트리밍 라이프’에 빠진 주류업계

DVD를 구매해 영화를 보고, 음반을 사서 노래를 듣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멜론, 벅스뮤직과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굳이 영화 한 편, 앨범 한 장을 구매하지 않아도 취향대로 여러 영화와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단순히 영상, 음원과 같은 콘텐츠뿐 아니라 가전제품, 화장품, 가구 등을 수시로 바꿔 이용하고, 직접 고르지 않아도 알아서 취향에 맞춘 상품들이 정기적으로 배송되는 등 스트리밍 서비스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어느덧 일상으로 들어온 스트리밍 라이프가 주류업계에도 적목되기 시작했는데, 바로 전문가가 큐레이션한 제품이 정기적으로 배송되는 구독 서비스가 와인, 전통주, 수제맥주와 만난 것이다. 주류업계는 어떻게 스트리밍 라이프를 새로운 비즈니스로 창출해 냈을까? 2020년, 새롭게 주목받을 주류 소비 트렌드를 소개한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스트리밍 라이프


‘스트리밍(Streaming)’이란 ‘흐른다’는 뜻으로, 인터넷에서 음악, 드라마, 영화, 소설 등을 다운로드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콘텐츠 전송방식이다. 전송되는 데이터가 마치 물이 흐르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해 스트리밍이라는 단어로 표현되고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20은 올해의 소비 10대 트렌드를 ‘MIGHTY MICE(마이티 마우스)’로 정한 가운데 그 중 네 번째 트렌드로 ‘Here and Now: the ‘Streaming Life’, 스트리밍 라이프를 소개했다. 트렌드 코리아에 따르면 스트리밍은 누가 더 많이 ‘소유’하고 있는가 보다는 누가 더 많은 ‘경험’을 해봤는가가 인생의 풍요로움을 평가하는 새로운 척도가 된다고 한다. 이에 서비스와 재화를 구입해서 오래 쓰기보다, 짧은 주기라도 다양한 상품을 직접 경험해보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직 국내에는 다소 생소하지만 이미 세계적인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20년 전부터 ‘소유의 종말’에서 소유 대신 ‘접속’을 원하는 세대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가 소유의 반대되는 표현으로 ‘무소유’가 아닌 ‘접속’을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그는 소유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소유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구재의 영구적 수명주기에 얽매이지 않는 것을 소유의 종말이라고 봤다. 한마디로 소유하되 흐르고 있는 소유의 기간을 내가 임의로 한정시킴으로써, 같은 시간 대비보다 다양한 경험치를 쌓는다는 의미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스트리밍 라이프로 얻은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본인들만의 취향을 찾는 데 몰두한다.

돈은 없는데 하고 싶은 건 많고!


그렇다면 스트리밍 라이프의 배경은 무엇일까?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유료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즉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의 34.9%가 18~24세, 32.9%가 25~34세에 해당한다고 밝혀 무려 절반이 넘는 67.4%의 스트리밍 소비가 밀레니얼 세대에 의해 행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도 스트리밍 라이프를 즐기는 신인류는 ‘밀레니얼’이라고 정의했다. 밀레니얼은 왜 스트리밍 라이프를 즐길까?


우선 밀레니얼은 가난하다. 그러나 가난하다고 해서 욕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부모 세대보다 자산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비교적 풍족한 서비스와 문화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돈이 없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을 소유함으로써 지출되는 유지비용을 줄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일정한 기간 동안만 경험해보는 스트리밍 라이프를 선호하게 됐다. 게다가 밀레니얼은 남들과 같기를 원하지 않는다. 주로 SNS를 통해 많은 경험을 소통하길 바라는 이들은 오래 가지고 있는 것보다 개인의 개성이 담긴 여러 물건, 상품들을 소개하고 소통하는 것이 또 다른 일상의 만족으로 여기기 때문에 여러모로 스트리밍 라이프가 합리적인 소비된 것이다.


넓은 의미의 스트리밍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데 공유경제, 플랫폼의 발달도 한 몫 했다. 이미 타인과 물건과 장소를 공유하는데 익숙해져 있는 이들에게 스트리밍 라이프로 물건을 나눠쓰는데 거리낌이 없을뿐 아니라, 대면으로만 가능했던 일들이 온라인상에서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스트리밍 라이프는 소유권이 아닌 사용권을 행사해 지속적인 데이터 추적이 가능, 소비자의 취향도 데이터로 쉽게 파악할 수 있어 니치마켓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으로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되고 있다.

WeWork_ Marunouchi Kitaguchi

무엇을 스트리밍 하나?


트렌드 코리아는 스트리밍 라이프 중 대표적인 패턴으로 #라이프백패커, #취향컬랙터, #신(新)렌탈족을 꼽았다. 라이프백패커란 공간을 구독하는 라이프스타일 스트리밍으로 우리에게도 흔한 위워크나 패스트파이브와 같은 공유 오피스처럼 집도 여러 공간을 체험하는 것이다.


취향컬렉터는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길 원하는 이들로 보다 특화된 ‘나만의 것’을 추구하고자 한다. 미국의 스타트업 ‘후치(Hooch)’가 매달 9,99달러(한화 약 1만 1200원)에 수백 개의 맨해튼 술집에서 칵테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1년 만에 누적 회원 수 5000명 돌파, 2017년 매출 200만 달러(23억 3240만 원)를 기록할 만큼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한편 렌탈 서비스는 사실 기존에도 있어 왔던 서비스 모델이지만 신렌탈족은 렌탈족과 다르게 긴 약정 기간을 선호하지 않는다. 워낙 신제품이 빠르게 출시되는 요즘, 취향에 맞춰 제품을 구매했어도 더 나은 제품이 계속해서 시중에 나오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자동차 렌탈 서비스가 각광 받고 있고, 국내의 경우 현대자동차에서 ‘현대 셀렉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와인부터 전통주, 수제맥주까지
스트리밍 라이프로 즐기다


국내의 경우 스트리밍 라이프가 주류시장을 중심으로 활발히 확산되고 있다. 그 이유는 국내 주류 소비문화가 다양해지면서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주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라 비교적 실패해도 손해가 덜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새로운 시도에 대한 불안함을 해소시켜주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추천 스트리밍의 경우 가볍게 써보고 싶은 제품에 대한 니즈가 많아 내구재보다 비내구재 카테고리에서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미국의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McKinsey)도 이러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일환인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공유경제에서 사적 소비를 보다 강조한 현실적인 모델로 정의, 미래 소비 트렌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주목했다. 국내에서도 1~2년 사이에 주류 구독 서비스가 와인, 전통주, 수제맥주의 카테고리에서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서비스는 퍼플독(와인), 술담화(전통주), 데일리샷(수제맥주)으로 모두 크게 보면 한 달 정기구독으로 주류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는 골자다. 2020 소비 트렌드로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경제가 주목을 받는 가운데 서비스 시장 변화가 주류 소비의 흐름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나갈지 기대된다.

1 퍼플독 패키지 2 술담화_ 담화박스 3 데일리샷

나를 위한 와인 정기구독 서비스, 퍼플독


2018년 7월 론칭한 퍼플독은 와인을 마시고 싶은데 알고 있는 정보가 없어 구매가 망설여지는 이들이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맞춤 프리미엄 와인을 배송해주는 와인 구독 서비스다. 한 달에 한 번씩 집으로 찾아오는 선물 같은 와인은 해당 콘텐츠 브로슈어와 함께 패키징 돼 있어 전문적 지식 없이도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콘텐츠 브로슈어에는 와인의 라벨부터 생산지, 생산자, 와이너리, 마리아주, 디켄팅 여부 등 기초부터 상세정보까지 적혀 있어 내가 마신 와인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고, 자칫 잊어버리기 쉬운 와인 경험을 간직하는데 하나의 매력물이 되고 있다. 스트리밍 라이프 시대에는 스트리밍하는 물건과 서비스, 콘텐츠에 대한 ‘여정’이 나의 취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구독한 콘텐츠는 실물이외에도 PC와 태블릿, 모바일로도 이용 가능해 필요할 때마다 구독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구독료는 GOLD 월 3만 9000원부터 GOLD+ 6만 8000원, 최대 BLACK 100 100만 원까지 와인의 병 수, 가격대에 따라 달라진다.

1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이용 가능한 퍼플독 서비스 2 퍼플독에서 제공하는 콘텐츠 3 퍼플독 고급박스

“와인 초보자도 부담 없이 퍼플독 버틀러 통해 입문할 수 있도록”
퍼플독 박재정 대표

Q 주류 단독 구독 서비스는 퍼플독에서 국내 최초로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어떤 가능성을 보고 사업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기획은 2017년 연말, 함께 법무 비즈니스를 하던 동료들과 새로운 창업 아이템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해 따로 공부까지 할 만큼 와인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모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와인이 아이템이 됐다. 구독경제가 지금이야 2020 트렌드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2017년 말, 2018년 초부터 두각을 보여 조만간 구독경제가 라이프스타일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봤던 것 같다.

 

Q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골라준다는 점이 신선한데 개인의 취향은 어떻게 구분하고 있나?
구독자가 많지 않을 경우에는 직원들이 직접 그들이 원하는 니즈가 어떤 것인지 파악해 와인을 골랐다. 그러나 구독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를 자동화할 수 있는 AI 솔루션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입력한 기본 취향 정보를 토대로 와인을 보내고, 지속적으로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취향을 구분하면, 비슷한 취향을 가진 이들이 선호하는 와인은 어떤 것인지 분류하는 식이다. 구독이 많아질수록 데이터도 늘어나고 정확해지기 때문에 AI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더욱 고객의 취향을 저격하는 와인이 선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최근 다양한 종류의 와인에 관심을 두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현재까지 가입한 구독자의 대다수가 20~30대다. 밀레니얼은 호기심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본인 스스로 이 정도 라이프스타일은 누릴 자격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남이 보기 좋은 것이 아니라 온전히 본인의 만족을 위해 소비할 줄 아는 것이다. 게다가 와인의 경우 많은 와인을 접할수록 입맛이 변하게 마련이다. 입문단계에서는 스위트 와인으로 시작했다가 드라이 와인을 찾기도, 풀 바디 와인을 찾기도 하면서 와인에 대한 스펙트럼이 넓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구독자 수는 물론 구독자들이 선택하는 서비스도 다양해질 것으로 본다.

 

Q 와인은 통신판매가 불가하다는 점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이는 어떻게 해결해나갈 생각인가?
주류는 현장에서 결제할 경우 배송은 일부 가능하나 온라인 결제는 불가능해 구독을 하려면 먼저 매장에 방문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현재는 전통주를 포함한 일부 주류 카테고리에서 완화되고 있지만 수입 와인의 경우에는 당분간 규제가 풀릴 것을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규제가 풀리기를 바라기만 하면서 사업을 할 순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규제 내에서 해결책을 찾는데 퍼플독은 주력하고 있다. 방문 가능한 스토어들을 주요 스폿에 오픈, 맞춤 와인 숍의 개념으로 방문, 본인의 와인 취향도 찾고 구독과 구매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찾아오는 인생 술, 술담화


국내 전국 각지 양조장 총 979곳에서 우리나라 술이 2030종이나 빚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전통주는 술 빚는 방식에 따라 탁주와 약주, 증류주와 과실주로 분류되고, 원료가 되는 재료도 다양해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접할 기회가 드물어 거의 맛보지 못하는 술들이 대부분일 터다. 하지만 직접 찾아갈 필요 없이 집에서 매달 2종의 전통주를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술담화는 월 3만 9000원에 전국 각지 양조장의 다양한 전통주를 일명 ‘담화박스’에 전통주 2병과 큐레이션 카드, 간단히 곁들일 수 있는 스낵안주를 담아 구독자에게 배송하고 있다.


전통주는 ‘전통주 살리기’의 일환으로 2017년 7월부터 전체 주류 중 예외로 가장 먼저 통신판매가 허용됐다. 그동안 술에 대해서는 한치의 물러남이 없었던 국세청에서 규제를 풀어준 것이다. 이로 인해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서 전통주 구매가 가능해졌고, 막걸리뿐 아니라 다양한 전통주가 소개됐지만,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하기 망설여지는 불친절한 정보들뿐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술담화는 전통주 정기구독 서비스를 실시하게 됐다. 서비스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역시 전통주가 가지고 있는 다채로운 매력을 구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것. 술담화 김영석 이사는 “워낙 다양한 맛과 향을 지닌 전통주다보니 모든 구독자들의 입맛에 맞출 수 없어 호불호가 나뉘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담화박스를 통해 술에 대해 알게 돼 이후 다른 이들과 해당 전통주에 대해 ‘담화’를 나눌 수 있다면, 현재로서 술담화가 이루고자 하는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고 생각한다.”며 술담화 구독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전통주의 면면을 소개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술담화에서 선정한 전통주

“전통주만이 가지고 있는 트렌디함 주류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어”
술담화 이재욱 공동대표

Q 어느덧 술담화 서비스를 오픈한 지 1년이 됐다. 그동안 구독자 수가 꾸준히 높아지며 반응도 긍정적인 것 같은데 실제 1년 정도 운영해보니 어떤가?
술담화 서비스 구독자들을 살펴보면 대개 전통주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 많았다. 전통주의 온라인 통신판매가 허용됐다고는 하나, 이에 아직 익숙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는 술을 온라인에서 받아보는 것 자체가 신선하게 여겨지는 것 같다. 여기에 시기적으로 기존의 전통주가 가지고 있던 올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2030을 겨냥한 전통주 홍보가 업계 전반적으로 붐을 일으켰던 것이 술담화 서비스를 알리는 데 호재로 작용한 것 같다. 또한 그동안의 공유경제가 편리함은 있었지만 개인의 개성 반영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면, 구독경제는 보다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라이프스타일이라 술담화의 콘텐츠가 전통주라는 것이 이런 니즈에 부합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주류 중에서 아직까지 전통주는 희소성이 있는 아이템이라고 판단, 아직까지는 ‘어떤’ 전통주라는 기호보다 ‘전통주’ 자체에 메리트를 두는 것이 시기에 맞을 것이라 접근한 것이 긍정적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Q 달마다 주제를 정해 전통주를 선정하고 있는데 주류 선별은 어떻게 하고 있나?
가장 크게는 계절을 활용하고 세부적으로는 달마다 있는 큰 행사나 이미지, 이를테면 3월은 벚꽃이 개화하기 때문에 매화로 빚은 술이라든지, 4월은 하늘이 가장 맑은 달로 청명주를, 5월이면 가정의 달이기 때문에 가족들과 편하게 즐기기 편한 딸기 와인을 담는다. 11월에는 문희라는 탁주를 선정했는데 이유는 문희가 ‘문경새재를 넘어 장원 급제의 기쁜 소식을 전한다’는 뜻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11월에 가장 큰 행사로 수능이 있지 않나(웃음). 이처럼 술의 맛도 맛이지만 달에 한 번씩 찾아오는 인생 술이 나름의 의미를 싣고 오면 좋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며 패키지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물론 상품성이 1순위지만 술담화를 통해 받아보는 술이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일환으로 담화박스의 술을 재구매하면 구독자에 한해서는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고 있다.

 

Q 사업을 시작해보니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우선 주세가 너무 복잡해 사업에 진입하는 기본적인 요소들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또한 양조장 관계자분들과 세대가 다르고 전통주의 홍보·마케팅보다는 제조에 집중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SNS 홍보의 필요성과 우리가 하고자 하는 사업에 대해 소통하는 부분이 어려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특히 전통주를 아이템으로 우리와 같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도해보고자 했던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아마 우리도 그들 중 하나라고 여겨진 것 같다. 그러나 양조장 관계자분들과의 교류가 우리 사업에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유관 전시회나 행사가 있으면 한 번이고 두 번이고 계속해서 얼굴을 비췄고, 전통주 업계에서 국내 외국인 관광객이나 더 나아가 수출에 대한 니즈가 있는 것을 알게 돼, 유학생 출신인 강점을 살려 외국어 팜플렛 제작에 도움을 드리는 등의 노력으로 점점 양조장과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 혹은 계획 중인 일이 있다면?
처음 사업을 구상했을 때 ‘와인박스’라는 와인 샘플러 구독 서비스를 벤치마킹하고자 했었는데 국내는 우선 통신판매에 대한 제약이 있고 전통주의 경우 샘플러 제작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 시도하지 못했다. 그러나 샘플러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듯해 당장은 힘들겠지만 샘플러 서비스도 출시해보고 싶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전통주를 국내외 외국인들에게도 소개하고자 하는 바람이다.

 

첫 잔 무료 멤버십, 데일리샷


데일리샷은 매월 9900원의 유료 멤버십 가입으로 제휴된 펍과 바에서 매일 첫 잔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일종의 ‘웰컴 드링크’의 개념인 것이다. 2018년 3월 처음으로 선보인 데일리샷은 미국에서 웰컴 드링크를 선보였던 스타트업 후치(Hooch)의 사업 모델을 벤치마킹한 사례다.


주요 골자는 데일리샷 앱을 통해 인근의 펍이나 바를 검색, 레스토랑 기본 정보와 분위기, 메뉴, 가격, 그리고 후기까지 확인해 본 후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마셔보고 싶은 주류를 선택, 미리 주문한다. 그리고 매장에 방문해 어플리케이션의 화면을 보여주면 주문한 음료가 제공된다. 이때 웰컴 드링크는 샘플러와 같은 형태가 아닌 원래 메뉴 그대로 한 잔이 제공된다. 최근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은 늘었지만 적게는 7000원에서 많게는 1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데일리샷을 구독하면 한 달에 수제맥주 한 잔의 가격으로 매일 펍에서 무료 맥주를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이에 데일리샷의 서비스는 빠른 입소문을 타고 2년이 채 되기도 전에 누적 앱 다운로드 수가 7만 건이 넘었다고 한다.


그런데 데일리샷이 특별한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데일리샷은 대개 기존 펍과 바들이 홍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던 마케팅 업체와 달리 제휴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데일리샷의 주 수입원은 매달 정기적인 9900원의 멤버십 비용뿐이고, 웰컴 드링크를 받은 고객은 한 잔 이상의 추가 주문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업체는 맥주 한 잔의 원가로 마케팅 비용을 대신하는 개념이다. 데일리샷은 주류 플랫폼으로서 좋은 업체들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맥주 시음 기회를 제공하는 ‘공생’을 추구한다. 현재 데일리샷의 누적 제휴점은 402곳으로 연남동, 이태원, 서울대입구, 강남역 등 펍과 바 상권이 밀집돼 있는 곳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넓혀나가고 있다.

데일리샷 메인 페이지

“생산자와 소비자의 플랫폼으로서 다채로운 수제맥주 소비를 이끌고자 해”
데일리샷 김민욱 대표

Q 앱 서비스의 대표적인 수입원인 수수료를 포기하고 업주와의 ‘공생’을 택했다는 점이 인상 적이다. 데일리샷 론칭의 배경은 어떠한가?
전반적인 F&B 경험이 다양해지며 소비자들은 가장 단순한 예로 아메리카노도 잘 모르던 시기에서 이제는 원두와 로스팅 방법까지 따져가며 커피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지고 ‘기호’와 ‘취향’이라는 것이 생긴 것이다. 맥주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점점 수제맥주마다 가지고 있는 맛을 구별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수제맥주 중에 자신들의 기호에 맞는 맥주를 찾고 싶어하지만 이에 대한 정보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수제맥주는 특성상 가격의 부담이 있어 자주 접하기 힘든 주류 중 하나였다. 그런데 여기에 업주들은 가격도 천차만별인 파워블로그 홍보나 페이스북 맛집 페이지와 같은 마케팅 업체에 비용대비 얼마의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는 수수료를 내며 힘든 운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후치와 같은 서비스를 벤치마킹, 국내 주류 시장 상황을 고려해 펍과 바의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해줄 수 있는 플랫폼 데일리샷을 론칭하게 됐다.

 

Q 그렇다면 제휴 업체 선정에 대한 기준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주류 라인업이나 매장 인테리어 분위기를 체크하는 편이다. 이러한 것들을 객관화해 수치를 매기진 않지만 영업팀 직원들이 직접 움직여 소비자의 입장에서 세세한 부분을 체크하고 있다. 선정 이후에도 주기적인 업주와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메뉴나 매장 정보가 바뀌는 경우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어, 정기구독을 하지 않는 앱 이용자들에게도 정보제공 플랫폼의 기능을 다하고자 한다.

 

Q 앱 개발 시 가장 주안점을 뒀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사업 초기에는 ‘정기구독’의 개념이 소비자들에게 명확히 와 닿지 않았기 때문에 앱을 통해 매장에서 한 잔 받는 프로세스를 명확히 보여주는데 집중했는데 지금은 다양한 매장이나, 보다 개인의 취향에 초점을 맞춘 큐레이션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궁극적인 목적은 언제나 좋은 매장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것이다.
또한 데일리샷 어플리케이션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에 주류업계에서 유일하게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는 점이 있다. 이는 멤버십 회원이 미리 방문할 매장과 주류를 선택하기 때문에 해당 데이터를 통해 맥주 종류에 따라 선호하는 고객층은 어떤지, 반대로 고객층에 따른 맥주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강점을 살려 데일리샷은 고객의 니즈에 맞는 맥주를 큐레이션하고, 업장도 매장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Q 앞으로 데일리샷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은 어떻게 두고 있나?
물론 앞으로 주류 플랫폼으로서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많지만 아직까지는 조금 더 매장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앱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도 종류가 여러 가지지 않나. 주류지식에 관련된 콘텐츠도 있고, 매장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있고 매우 다양한데, 당분간은 연말 모임하기 좋은 바, 책맥하기 좋은 펍과 같이 특색을 갖추고 있는 매장들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아이템에 집중하고자 한다. 구독자들도 제휴 업체의 수를 늘려줬으면 좋겠다는 원성이 자자하다(웃음). 때문에 아직은 초기 플랫폼 방향성을 공고히 해나가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임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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