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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 & Cafe,Bar

호텔앤레스토랑 - 미국 외식산업 트렌드 분석Great American CULINARY CAMP 2019

 

“가성비 넘어 프리미엄, 주목받는 채소 요리, 지속가능성 새로운 맛과 다양한 형태의 조합”

8월 29일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호텔, 외식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미국 외식산업 트렌드를 분석하고 메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컬리너리 캠프가 열렸다. 올해로 열두 번째 개최되는 컬리너리 캠프는 해마다 주한미국대사관 농업무역관과 미국CIA조리대학 한국동문회가 주최하는 행사로 미국농산물홍보협회원 및 수입사의 후원과 CIA 동문회 소속 셰프들로 구성된 팀 프로젝트로 소개됐다. 특히 올해는 패스트 프리미엄 푸드, 외식업 공정의 효율화와 다양한 식재료 형태의 조합을 비롯해 해초를 활용한 조리법, 채소요리의 진화, 내추럴 와인의 강세 등 건강과 자연을 고려하는 식음 트렌드 등이 눈길을 끌었다. 앤드류 앤더슨 주한 미국농업무역관장은 인사말에서 “한국의 외식 식음시장은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무대로서 전 세계에 시장의 인기를 얻으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앞으로도 양국 간의 신뢰와 협력을 다지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올해 CIA 한국동문회 신임 회장으로 임명된 송훈 셰프는 이번 행사 소감을 전하며 격동기를 겪고 있는 국내 외식업계에 대해 “HMR, O2O서비스, 공유주방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확장되는 한편 경제, 사회적 영향으로 조리시장의 부침현상이 심화됐다.”면서 확장된 HMR시장의 강세, 언텍트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에 따른 외식공급자의 비용절감과 서비스의 간소화를 통한 새로운 형태의 홈 플랫폼 시장을 전망했다.


취재 협조 주한미국농업무역관
출처 Great American CULINARY CAMP 2019 자료집

 

1. Fast Premium Food (패스트 프리미엄 푸드)

 

허브 믹스 랍스터 샌드위치 Herb Mix Lobster Slider with Brioche Bread

미국 파인다이닝 시장에서는 저렴해 보이는 음식을 고급스러운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캐비아를 올린 토스트, 화이트 트러플을 듬뿍 올린 피자, 최고급 와규를 활용한 햄버거 등 고급 식재료를 활용해 대중적인 음식을 재해석하고 있다. 파인다이닝 혹은 비싼 한 끼 식사에서나 맛볼 수 있었던 식재료의 대중화는 피할 수 없는 외식업계의 트렌드다. 가성비보다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바람이 거세졌고 간편하고 쉽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의 프리미엄화가 진행됐다. ‘Fast Premium’이라는 단어가 생겨난 데에는 SNS의 영향도 크다고 볼 수 있다. 10여 년 전에는 패스트 캐주얼이라는 개념만으로도 인기를 얻을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적은 돈으로 부릴 수 있는 작은 사치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업스케일 재료들과 빵, 치즈 등을 이용한 메뉴들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과 샌드위치 바에서 선보여지면서 점차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항상 시간에 쫓기는 밀레니얼 세대는 이동 중 식사를 선호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한때는 패스트푸드점이 전체 아침식사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였는데, 아침용 샌드위치가 빠르게 성장하게 되면서 건강과 다양한 영양 섭취를 위해 좋은 식재료와 단백질 섭취 근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메뉴의 다양화 시도가 늘고 있다.

 

2. ‌Leaf-to-Root, Head-to-Tail
(재료의 모든 부분 활용)

 

코리앤더 메이플 피칸 글레이즈를 곁들인 당근 스테이크 샐러드 Carrot Steak Salad with Coriander Maple Pecan Glaze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될수록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대한 셰프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USDA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식료품 중 30%~40%가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탄소발자국과 에너지 줄이기 등 다양한 노력에 이어 올해는 버려지는 식재료에 대해 고민하는 셰프와 소비자가 늘고 있다. 최근 뉴욕 Graffiti Earth의 Jehangir Mehta 셰프는 버려지는 커피가루들을 활용한 커피 아이스크림을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버려질 법한 자투리 재료에 셰프의 창의성을 더해 탄생한 가치 있는 메뉴들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부재료로 많이 활용되던 당근과, 당근의 껍질, 이파리를 다양한 테크닉으로 조리해 한 가지 재료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3. Good Fat (건강한 지방의 섭취)

 

견과 버터 소스를 곁들인 연어 스테이크 Salmon Steak with Brown Nutty Butter

오랫동안 과도한 지방은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평가가 뒤집히는 추세다.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들에서 지방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고, 저탄고지(낮은 탄수화물에 높은 지방을 섭취하는) 식이요법이 미국을 비롯한 여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브랜드인 ‘치폴레’에서는 라이프 스타일 볼을 통해 케토제닉 식단 전용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전통적인 식단이 새로운 발견 혹은 연구를 통해 재탄생 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의 뛰어난 풍미와 높은 활용도는 미식가와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특히 건강한 지방을 가지고 있는 연어와 견과류와 같은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들이 사랑받고 있다.

 

4. Jam for Meat (고기와 잼의 조화)

 

푸룬 건포도 잼을 곁들인 삼겹살 구이 Pan Seared Pork Belly with Prune Raison Jam

한국에서는 보통 고기에 장을 곁들여 먹지만 미국, 또는 그 외 서양 음식 문화에서는 고기와 곁들이는 다양한 소스에 잼이 포함되는 레시피가 많다. 물론 우리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과일잼과 함께 고기를 먹기도 하지만 대개 이런 경우의 잼들은 예전부터 먹어왔던 익숙한 잼과는 조금 다르다. 또 다른 방법은 몇 년 전부터 트렌드를 이뤄왔던 Savory Jam과의 결합으로, 샬롯, 베이컨, 피망, 할라피뇨 잼 등 야채 및 육류로 만드는 잼들도 현재 미국에서 많이 유통되고 있다. 이처럼 Savory Jam은 수많은 미국 푸드 트렌드 중 Hot Trend 50위권 안에 들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잼 마켓이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의 한 매체는 2024년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예측했다.


5. Natural Wine (내추럴 와인)

 

내추럴 와인 젤리와 자몽 Natural Rose Wine Jelly with Grapefruits

자연주의에서 새롭게 주목되는 것은 자연적인 재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재료를 얼마나 자연적으로 활용했는가 하는 점이다. 특히 자연 친화적인 음료, 와인 등이 새로운 막을 열고 있는데 내추럴 와인도 그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와인을 만들 때 수확한 포도를 복잡하고 인위적인 발효 및 숙성 작업을 통해 오랜 시간 동안 맛과 향을 보존할 수 있는 생산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최근 유행하는 내추럴 와인은 포도나무의 식재와 관리에서부터 수확, 발효, 숙성, 병입의 모든 생산과정에서 그 어떤 첨가물과 인위적인 조작을 배제한다. 이처럼 자연적인 방식으로 만든 내추럴 와인은 일반적인 와인이 가질 수 없는 색과 풍미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독특한 개성과 맛을 가진 내추럴 와인들은 현재 뉴욕에서 미쉐린 원 스타를 차지하고 있는 ‘Uncle Boons’ 등 강한 향신료를 사용하는 인도나 태국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에서 앞다퉈 소개하고 있다.

 

6. ‌Vegetable is Main!
(메인의 자리에 올라선 채소들)

 

견과류 잼과 커리 크림치즈 스프레드를 곁들인 컬리플라워 버거 Cauliflower Burger with Nut Jam and Curry Cream Cheese Spread


채소를 이용한 요리의 보편화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즈의 최근 설문에 따르면 지난해 셰프의 80% 이상이 본인 레스토랑에 비건 또는 생식 메뉴를 도입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채소요리를 선보이는 셰프들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건강과 환경에 대한 우려가 적은 소비자들에게도 채소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단순히 샐러드나 애피타이저가 아닌, 고기 앙트레(Entree; 메인요리)를 대체할 만한 채소 앙트레가 메뉴 판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육류로 흔히 먹는 샤퀴테리(Charcuterie), 미트볼 스파게트(Meatball Spaghetti)를 채소로 만든 Vegetable ‘Charcuterie’, ‘Beetball’ spaghetti가 주목을 끌고 있는 만큼, 고기 패티가 흔히 사용되는 버거에 육즙이 아닌 ‘채즙’ 가득한 브로컬리 스테이크 ‘버거’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7. ‌Sea Plants on Chef’s Table
(식탁 위의 바다 꽃, 해초 레시피의 확대)

 

파마산 치즈를 넣은 세가지 해초 보리 리조또 Trio-Sea Plants Barley Risotto with Parmesan Cheese

바다의 ‘꽃’ 해초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레스토랑에서의 해초 활용도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는 해양식물이 여러 가지 분야에서 효자 식재료로 떠오르고 있다. ‘Zero-Input’ 식재료인 해양 식물은 땅에서 재배되는 식물들과는 달리 모든 영양분을 바다와 햇빛에서 받기 때문에 별도의 비료나, 살충제가 필요하지 않아 재배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지속 가능한 식재료일 뿐만 아니라 건강에 좋은 미네랄 함유량이 많고 감칠맛을 내는 기능까지 한다. 이로 인해 지난 한 해 미국의 해초 섭취량은 7% 상승한 가운데 염장 해초, 건 해조류뿐 아니라 해초 버터, 차, 피클, 살사 등 다양한 상품으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미국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미역과 톳을 비롯해 아직 한국에서만 상품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미역귀를 활용해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해초 리조또를 개발했다.

 

8. ‌Good Gut Feeling
(프로바이오틱스 식재료 열풍)

 

푸룬 소스, 레몬 드레싱, 호두와 김치를 이용한 브로컬리 샐러드 Lemon Dressed Whole Broccoli Salad with Prune Sauce, Walnut and Kimchi

남녀노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장에 좋은 재료나 음식을 상품화시켜 소비자들의 편리성을 제고하는 등 장에 좋은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김치, 사워크라우트, 키피르 같은 발효 식품들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효능을 인정받아 다양한 제품개발에 활용되고 있으며 푸룬주스나 콤부차 등도 단순한 음료가 아닌 드레싱이나 소스로 그 활용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푸룬, 브로컬리, 호두, 적양파 등 장에 좋은 슈퍼푸드 식재료를 모아 일상적으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샐러드를 개발했다. 또한 대부분 조리과정에서 버려지지만 많은 영양가와 섬유질이 포함된 브로콜리의 줄기를 활용한 점이 이 메뉴의 특징이다.

 

9. Veganism 2.0 (진화하는 완전채식주의)

 

풀드포크 스타일로 만든 풀드 잭 프룻 Pulled Jack Fruit

채식주의는 세계적인 외식업계 트렌드다. 채식주의자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이 인식하는 채식주의자는 비건(Vegan), 즉 과채류가 아닌 고기로부터 온 모든 종류의 음식을 거부하는 부류다. 이런 채식주의 열풍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다양한 식품이 개발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Beyond Meat’와 ‘Impossible Food’를 꼽을 수 있다. 이 두 기업은 오로지 식물성 재료만을 이용해 실제 고기의 맛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Impossible Food의 식물성 단백질 고기는 버거킹과 협력해 30여개의 지점에서 Impossible Burger를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점점 진화하는 채식주의의 열풍에 힘입어 고기와 비슷한 식감을 만들어내는 음식을 고안하고자 하는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열대 과일인 잭푸룻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그 특유의 결대로 찢어지는 과육의 식감을 활용한 ‘Pulled Jack Fruit’은 채식열풍을 잘 반영하는 메뉴다.

 

10. ‌K-Food & Ethnic
(한식 세계화의 전개)

 

곱상어 불고기와 김부각 Dog Fish Bulgogi with Crispy Laver

특유의 강한 풍미와 독특한 조리법에 기반을 둔 한식이 새로운 에스닉(Ethnic)푸드의 선두주자로 미국시장에 떠오른 지 몇 해가 지났다. 여기에 K-POP 뮤직의 선풍적인 인기가 더해지면서 한식은 바야흐로 미국시장의 깊숙한 곳까지 퍼지며 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확장되는 한식 시장 가운데 김은 뛰어난 영양과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편의성까지 갖춘 에스닉 스낵으로 미국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보고자 이번에 제안하는 메뉴에서는 K-Food의 대표적인 음식인 불고기를 미국산 식재인 곱상어를 활용해 표현했고, 한식 메뉴인 김부각으로 요리에 방점을 찍었다.

 

11. ‌Prepared Ingredients 2.0
(반조리 식재료의 진화)

 

트러플 풀드포크 맥앤치즈 Fancy Mac & Cheese with Pulled Pork and Black Truffle

좋은 재료를 가지고 뛰어난 셰프가 직접 조리한 훌륭한 식사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다는 것은 상업적인 목적을 가진 레스토랑으로서는 현실화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반조리 식재료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외식업계는 드디어 오랜 과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시작했다. 외부공장이나 센트럴키친에서 대량생산돼 공급되는 반조리 식재료를 사용한다면 레스토랑은 최소한의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맛과 품질을 가진 요리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물론 패스트푸드 및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를 중심으로 반조리 식재료 사용의 역사는 짧지 않으나 기존의 제품들은 저렴한 비용에 초점을 맞춘 단순한 품질의 제품들이었다. 하지만 식품가공기술의 획기적인 발전과 HMR 식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의 변화를 바탕으로 외식시장에 공급되는 반조리 식재료의 다양성과 품질수준은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HMR 식품시장의 출발과 확장이 훨씬 빨랐던 만큼 외식시장에서 반조리 식재료의 사용도 빠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산지와 소비시장의 거리가 멀어 장기유통이 가능한 반조리 식재료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또한 각 지역 고유의 유명 레시피를 전문 셰프의 도움 없이 손쉽게 다른 지역의 레스토랑에서 판매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업계와 소비자 모두를 반조리 식재료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12. ‌New Flavor Mix
(전에 없던 조합을 통한 새로운 맛의 발견)

 

커피를 인퓨징한 표고버섯과 등심 스테이크 Coffee Infused Mushroom with Sirloin Steak

셰프와 음식 연구가들은 여러 가지 조합을 시도하며 새로운 맛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미국의 식품 및 음료는 이와 같이 새로운 맛과 풍미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에 가까운 제품들을 찾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여행자의 57%는 휴가 경험 중 지역 음식점을 통해 새로운 맛을 경험한다고 하며 이 중 20% 정도가 정통버전보다 글로벌 식품의 미국화된 버전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오렌지와 라벤더 드링크, 다크 초콜릿과 바이올렛 마시멜로우, 야생 꿀과 복숭아 라벤더 잼, 훈연 맛 맥주, 꽃 향이 나는 커피 등 새로운 맛을 조합한 제품들이 끊임없이 출시되고 있다. 작년부터 칵테일처럼 두 가지 이상의 맛이 조화를 이룬 식품이 101% 증가했다고 할 정도로 여러 가지 맛을 접목을 시키는 현상은 특히 퓨전 음식 분야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


13. Plant & Natural Sweetener (설탕을 대신하는 건강한 단맛 재료)

 

메이플시럽을 곁들인 항정살 구이 Pork Jowl with Maple Syrup

달콤한 음식에 대한 열망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존재하지만 설탕은 당뇨병, 비만 등 여러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제품 중 하나로 여겨져 소비자가 피해야 할 항목에 늘 손꼽힌다. 그래서 설탕의 대체 품목에 대한 여러가지 연구가 이뤄져 왔고 스테비아, 멍크열매, 미라클 베리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며 판매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웹사이트 ‘Food Navigator-USA’에는 Natural Sweetener에 관한 기사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으며 미국의 소비자 중 26%는 Natural sugar를 구매할 것이라는 데이터도 보고된 바 있다. 미국과 전 세계의 업계에서도 Non Sugar 제품, 인공 당분 대신에 자연에서 얻은 당을 이용하는 제품이 증가하는 추세며 인공 당분을 넣은 제품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그중 우리가 가장 흔하게 먹을 수 있고 찾아 볼 수 있는 것이 메이플 시럽인데 향후 더 많은 제품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4. Colors from Nature (자연에서 얻은 색)

 

쑥 스콘 Mugwort Scone

최근 미국에서는 인공적인 식품색소가 아닌 식물성 천연색소로 빵에 색을 입히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한때 미국에서는 진한 빨간 색이 인상적인 레드벨벳 케이크나 무지개색으로 물든 베이글처럼 인공색소를 활용한 화려한 디저트가 유행하기도 했지만 요즘 미국의 거리를 걷다보면 음식에 천연식물 색소를 사용하고 있다는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실제로 유명한 제빵사인 Natasa Djuric은 자신의 사워도우 책에 천연색소를 활용한 수많은 레시피를 제공하기도 했다. 천연이라고 해서 연한 파스텔톤의 색만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재료의 특성을 파악하고 때로는 분말을, 때로는 퓨레나 주스를 사용한다면 인공색소를 쓴 것만큼이나 강렬한 색을 가진 빵을 만들 수 있다. 천연효모 등 자연의 맛에 집중하던 사람들이 자연의 멋 또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다음엔 어떤 빵이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을지 기대된다.


15. Fruit Innovations (다양하게 제시되는 과일의 새로운 변신)

 

세븐 프룻 스프 Seven Fruit Soup

과일의 다양한 활용성이 높아지고 있다. 과일을 주로 주스나 생으로 먹는 우리나라에 비해 미국은 그 활용성이 좀 더 다양한 편인데, 증가하는 과일의 수요에 맞춰 셰프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마다 여름이면 레스토랑에서는 미국의 클래식한 과일요리인 구운 복숭아나 수박 마가리타와 같은 음식으로 계절의 바뀜을 알리며 새로운 방법으로 과일을 재창조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뉴욕의 한 샌드위치 샵인 ‘No. 7 sub shop’에서 일하는 한 셰프는 맛을 극대화시키고 산미를 불어 넣어주는 피클의 특성을 이용해 처빌과 피스타치오, 브리를 넣은 샌드위치에 블루베리 피클을 첨가해 뉴욕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말린 레몬과 다양한 과일을 차가운 물에 우려 만든 디톡스 주스를 레스토랑의 애피타이저 코스로 제공하는 등 과일 조리의 다양성에 많은 사람이 열광하고 있다.

 

16. Plant Protein (흙으로부터 얻은 단백질)

허머스 아이스크림과 핑크 페퍼콘 크러시 Hummus Ice Cream with Pink Peppercorn Crush

그동안 식물성 단백질은 채식주의자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나 최근에는 육식과 채식을 병행하는 사람들에게도 각광을 받고 있다. 예전에 판매되던 식물성 단백질은 주로 채식주의자들이 단백질 보충을 위해 섭취하는 음식이었다. 주로 간이 많이 되지 않은 두부, 렌틸콩, 퀴노아 등으로 자극적인 음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일주일에 한두 끼 이상은 먹기 힘든 음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나의 식단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각 재료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을 살리며 식물성 단백질 섭취를 추구하는 식단이 관심받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병아리콩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다. 평소 병아리콩은 특별한 맛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샐러드나, 커리, 허머스 등 다른 음식을 보조해주는 재료로 사용됐다. 채식주의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병아리콩이 아이스크림이 되고, 땅콩버터, 바나나 심지어 캔디드 베이컨 등 육류와도 어우러지면서 어느 한 가지 식단만을 강요하지 않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식물성 단백질 식단을 제안한다.

 

“오퍼레이션의 효율화, 채소 요리의 인기, 맛과 경험을 강조, 내추럴 와인”
2019 컬리너리 캠프 프로젝트 팀
박재홍(팀 리더), 김다원, 이다미, 허 정

 

(왼쪽부터) 박재홍, 김다원, 이다미, 허 정

이번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됐는가?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팀은 컬리너리 3명, 디저트 1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와 달리 각 코스의 담당을 정하지 않고 관심 있는 트렌드를 먼저 찾고 이에 맞는 메뉴를 선택해 트렌드에 따른 메뉴의 분류가 이뤄졌다.

메뉴를 개발할 때 포인트는 어떻게 잡나?
재료가 가진 특징이다. 여기에 맞는 식감과 조리법을 찾고 가니시, 소스를 매칭해 메뉴를 완성한다. 이번에는 트렌드를 먼저 정했기 때문에 트렌드에 맞춰 식재료를 선정했다. 특히 프로젝트의 취지에 맞게 기업에서 제품화할 수 있는 것에 좀 더 비중을 뒀다. 트렌드와 레시피의 연결이 자연스러우면서 이해가 쉬운 메뉴를 소개했다.

 

올해 트렌드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무엇인가?
우선, 오퍼레이션의 효율화다. 현재 많은 분야에서 AI, 로봇이 각광받는 것처럼 외식업계에도 로봇키친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외식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템으로 발전 가능성이 예상된다. 채소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손꼽을 만하다. 현재 미국에서 채소의 소비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메인을 꿰차고 있는 육류를 대체할 만큼 트렌드 변화도 주목된다. 여기에 소셜 네트워크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맛’에 중점을 둔 제품의 개발도 활발하다. 기업에서는 새로운 맛을 소개하고 고객들은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누구와 어디에서 무엇을 먹는지, 경험 그 자체로 트렌드가 진화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은 이번 트렌드에서도 이어졌다. 채식, 자연주의가 음식에서 음료로, 내추럴 와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잼이 육류 요리에서 소스를 대신해 곁들여진 게 독특했다.
잼은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많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한국의 전통적인 소스인 된장, 고추장을 단숨에 능가할 수 없지만 잼의 식감이나 형태가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 단순히 빵에 곁들여지는 달콤한 잼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각종 요리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외식시장의 전망은 어떤가?
외식업의 침체기가 장기화될수록 최저가와 최고급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셰프도 칼을 잘 다루는 사람보다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이 더 인정받는 시기가 올지 모른다. 바꿔 생각하면 장인정신은 더욱 그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식품시장을 넘어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간편식 시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된다.


글 : 노혜영 / 디자인 : 임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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