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요즘은 어딜 봐도 럭셔리 부티크 호텔이다. 그만큼 개성 있는 호텔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부티크 호텔이 갖고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 모호할 때가 많아 포지셔닝에 실패하기도 한다. 무엇이 럭셔리하고 부티크 한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사전적 의미의 부티크는 의류나 액세서리 등을 파는 멋과 개성이 넘치는 작은 규모의 가게를 말한다. 따라서 럭셔리 부티크는 자주 누릴 수 없어 가치가 더해진, 호사스럽고 멋과 개성이 넘치는 공간을 표현할 때 쓰인다. 가끔은 럭셔리 부티크를 내세운 호텔을 방문하더라도 호사스럽기만 한 공간일 뿐 멋과 개성은 찾아볼 수 없는, 그저 ‘값비싼’ 호텔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오래 전 방문한 퀘벡의 한 럭셔리 부티크 호텔은 호텔 내부가 박물관인지, 호텔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된 유물이나 전시품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아니, 공간이 전시품 속으로 들어왔다고 느껴질 만큼 어느 것 하나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과거 이곳에 묻혀있던 유물을 품고 있는 호텔이기에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공간 하나 찾아볼 수 없이 가는 곳마다 각각의 개성이 진하게 느껴졌다. 오래된 기둥이며 부속들, 박물관에 있어야 할 법한 전시품들이 이렇게 버젓이 고객에게 노출돼도 괜찮나 싶을 정도로 여행의 피로를 풀어 무장 해제된 여행자의 공간 속으로 훅 들어왔다. 그 덕분에 세상의 단 하나밖에 없는 공간에서 호사를 누리는 특별함을 넘어 호텔, 퀘벡, 캐나다에 대한 잔상이 꽤 오랫동안 남아있다.


이처럼 국내외 많은 호텔에서 고유의 정체성에 집중하는 추세다. 럭셔리 부티크 호텔이라면 이런 고민이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값비싼 가구와 마감재로 천편일률적인 공간을 찍어내듯 만들기보다 호텔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다. 값비싼 규모로 완성시키는 공간이 아닌, 가구 배치, 고객의 동선, 소모품 하나에도 호텔이 오랫동안 고민한 흔적이 느껴질 때가 그렇다. 


고된 일상 속에 몸을 담근 소비자들은 한 번쯤 나를 위한 보상으로 과감히 지갑을 열어 스몰 럭셔리, 그 이상의 경험을 강조하는 성향을 보인다. 국내에 럭셔리 부티크 호텔이 증가하는 것도 이런 추세가 반영됐으며 한편으로는 과거에 비해 고급시장에 대한 소비욕구도 상승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많은 호텔에서 매력을 어필할만한 차별화된 경험에 투자를 아끼지 않지만 정확히 만족할만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그 원인을 고민이 부족한 탓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의외로 호텔 브랜드의 가치는 아주 사소한 것으로부터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내가 고객이라면?’ 선택할 수 있는 시야의 폭이 넓어진다. 관리자의 시선이 아닌, 고객의 시선으로 말이다. 상호 시너지를 얻기 위해 개발 단계부터 디자인, 건축, 비품 선정에 이르기까지 긴밀한 네트워트를 다져 문을 연 호텔은 입구에서 전해지는 감성부터 다르게 느껴진다. 오늘, 내가 서 있는 바로 이곳이 특별한 순간으로 다가오는 게 그리 거창한 데 있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자.


글 : 노혜영 / 디자인 : 임소이

↓↓↓↓↓↓↓ 정기구독 바로가기 ↓↓↓↓↓↓↓ 

http://www.hotelrestaurant.co.kr/home/page.html?code=newsletter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