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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와인문화를 체험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새롭고, 한 차원 높은 생생한 경험담을 전달할 수 있으니 와인투어는 항상 즐겁다. 이번이 세계 와인너리 투어 6번째. 9월 3일~10일까지 이태리 중부와 북부에 있는 와이너리 3곳, 토스카나주 키안티 클라시코 카스텔로 폰테루톨리, 에밀리아 로마냐 메디치 에르메테,최북단의 피에몬테 바바 와인너리를 방문했다.

이재술_ 서원밸리컨트리클럽 와인엔터테이너

 

호텔신라와 삼성에버랜드 안양베네스트골프클럽에서 와인소믈리에로 근무했으며 경기대학교 관광전문대학원에서 <계층간 소비태도가 와인구매행동에 미치는 영향 연구>로 관광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중앙대학교 국제경영대학원 와인소믈리에 1년 과정, 프랑스 보르도 샤토마뇰 와인전문가 과정(Connaisseur)을 수료했다. 2004~2006년 안양베네스트골프클럽 근무 때는 안양베네스트가 18홀임을 감안해 1865와인의 ‘18홀에 65타 치기’ 스토리텔링을 처음으로 만들어 와인문화를 보급하는데 앞장서기도 했으며, 현재는 서원밸리컨트리클럽에서 와인으로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와인소믈리에다. 유튜브에 와인노하우를 게시하고 있다.
yagnog2@naver.com

 

키안티 클라시코의 중심지
카스텔로 폰테루톨리(Castello di Fonterutoli)

필립 마쩨이 가문의 23·24대 후손들이 현재 이탈리아 곳곳에서 마쩨이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토머스 제퍼슨 미국 제3대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였던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의 필립 마쩨이(Philip Mazzei, 1730년~1816년)와 사상 및 철학이 비슷했던 둘은 지속적인 만남과 서신 교환을 통해 의견을 공유하며 서로 많은 영향을 끼쳤다. 마쩨이가 제퍼슨에게 쓴 편지 중에는 “모든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다. 이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정부의 탄생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있다. 이 글귀는 이후 제퍼슨이 독립선언문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라는 문구를 쓸 때 기초가 됐다고 한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키안티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 중에서도 토양과 기후 조건이 좋은 곳을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라고 한다. 키안티 클라시코는 키안티보다는 한 단계 위의 고급 와인이며, 키안티 와인보다 더 품질이 우수하며 병목에 수탉 문양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은 병목에 수탉 문양이 있는 것이 특징인데, 레드와인은 빨간 원 안에, 화이트 와인은우 연두색 안에 수탉이 그려져 있다.

 


와인에 담긴 스토리를 알고 마시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키안티 와인도 그렇다. 이탈리아가 도시국가 형태였던 14세기 무렵 피렌체와 시에나 사이의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은 전략적 요충지였다. 이곳을 두고 긴 전투를 벌이다 지친 피렌체와 시에나는 마침내 기병 경주로 영토를 정하기로 한다. 이른 새벽 각자의 수탉이 우는 순간 기병이 출발해 만나는 지점을 국경으로 삼기로 한 것이다. 수탉이 조금이라도 일찍 울도록 하기 위해 양측은 서로 다른 방식에 승부를 건다. 피렌체에서는 검은 수탉을 굶겨서 어두운 곳에 뒀고, 시에나에서는 흰 수탉을 배불리 먹여 편히 잠들게 했다. 결과는 피렌체의 승리! 검은 수탉이 먼저 울어서 피렌체는 시에나의 성을 불과 1.6㎞ 남긴 지점까지 영토를 차지했다.


당시에 기병들이 말을 달렸던 대로인 비아 카시아(Via Cassia) 주변으로는 수탉 문양의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으로 유명한 와이너리들이 포진해 있다. 그중 600년 역사를 지닌 마체이(Mazzei) 가문의 ‘카스텔로 폰테루톨리(Castello di Fonterutoli)’ 와이너리를 찾아갔다. 지하수에 의해 셀러의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고, 중력을 이용해 와인을 양조하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투어 첫날 카스텔로 폰테루톨리의 영빈관에서 하루를 묵었다. 유럽인들은 이런 멋진 와이너리의 게스트하우스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며칠간이라도 묵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참 아늑하고 조용해서 아주 좋았다. 조용한 시골마을에 위치하고 있어서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들도 레스토랑에 들여서 쉬어가며 차도 마시고 여유있는 이태리 사람들을 보며 부럽기도 했다.

 


지하 셀러에는 약 3000개의 오크통이 도열해 있었고 그 뒤쪽으로 암벽을 따라 물줄기가 흐르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와이너리를 세울 때 지하의 암반을 일부러 그대로 살려뒀는데 벽을 따라 흐르는 지하수 덕분에 셀러의 온도와 습도가 자연스럽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자연의 법칙을 존중하는 카스텔로 폰테루톨리의 철학은 재배에도 적용된다. 화약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특별한 허브를 심는 등 생태계를 선순환시키는 재배법을 고수한다. 셀러를 다 돌아본 후에는 그들의 양조 철학이 담긴 와인들을 시음했다. ‘세르 라포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Ser Lapo Chianti Classico Riserva)’와 ‘필리프(Philip)’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 두 와인은 모두 마체이 가문의 선조에게 헌정된 와인이다. 세르 라포는 산지오베제와 메를로 품종으로 만들어지고 약 12개월 동안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숙성된다. 밀도 높은 구조감을 지녔으며 짙은 과일의 풍미가 배어 있는 와인이었다. 필리프는 카베르네 소비뇽 100%로 만들어지며 약 24개월 동안 미국과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숙성된다. 나무, 견과류, 검붉은 과일 향과 함께 차분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전통과 과학을 향한 그들의 노력을 경험한 후에 마신 와인들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에 대한 약가의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됐다.

 

이탈리아 미식가들의 성지
에밀리아 로마냐의 메디치 에르메테(Medici Ermete)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에밀리아 로마냐에도 이 길이 있었다. 옥타비아누스가 제정을 시작하고 200년 동안 로마 세계는 국내적으로 평화를 누렸다. 이때를 로마의 평화를 뜻하는 ‘팍스 로마나’라고 부른다. 옥타비아누스는 도로와 수도를 정비했고, ‘길은 직선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 아래 로마의 공병대는 8만 5000km의 길을 닦았다. 사실 로마군사들이 점령지에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전파하는데는 큰 공을 세웠다고 볼 수 있다.


이탈리아 중북부 에밀리아 로마냐(Emilia-Romagna)는 이탈리아 중부, 미식가의 도시로 유명하며. 람브루스코(Lambrusco) 와인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파르메산 치즈, 볼로네제 파스타, 최고급 발사믹 식초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에밀리아-로마냐(Emilia-Romagna)는 포 강변의 오른쪽으로부터 산기슭까지 이르고, 아펜니니(Appennini) 산맥과 이어지는 광대하고 기름진 평야 지대다. 기름진 땅은 포도의 산출을 늘려 주는데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세 가지 포도품종은 람브루스코(Lambrusco), 트레비아노(Trebbiano), 알바나(Albana)다. 모데나(Modena)는 람브루스코(Lambrusco) 와인의 중심지인데 여러 종류의 람브루스코(Lambrusco) 포도품종이 이곳에서 재배된다. 이들 품종들은 싱싱하고 세미-드라이(Semi-Dry)한 인기 있는 람브루스코(Lambrusco) 와인을 생산한다. 알코올 함유량이 10.5~11℃로 낮은 편이며, 신선하고, 마시기 쉽고, 향기와 맛이 상쾌한 와인이다. 람브루스코는 레드와인인데 스파클이어서 샴페인처럼 코르크 있는 부분을 묶어놓았으며 차게 해서 마셔야 제맛이다.


람부루스코는 식전주부터 메인 요리까지 다양하게 매칭할 수 있고, 진한 소스나 기름진 요리에도 아주 잘 어울린다. 특히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매운 음식과도 잘 맞는다.

 

모데나(Modena)의 인근에는 파르마(Parma)가 있는데 이 지역은 와인뿐만 아니라 파르메산 치즈(Parmasan Cheese)로 유명하다. 레드와인에 파르메산 치즈(Parmasan Cheese)는 매우 잘 어울리는 마리아주(Mariage)다. 특히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치즈가 좋다.

 

모데나는 또한 페라리(Ferrari)의 도시인 마라넬로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원래 본사가 있었던 모데나가 공습으로 파괴되자, 창업주 엔조 페라리가 공장을 옮겨 1940년대 초부터 이 도시는 페라리의 본고장이 됐다.


에밀리아 로마냐의 메디치 에르메테(Medici Ermete) 와이너리는 이 지역의 심장부인 레지오 에밀리아(Reggio Emilia)에 자리하고 있었다. 오너인 알베르토 메디치(Alberto Medici)였다. 먼저 들어선 곳은 초창기의 와인 셀러였던 장소다. 19세기 후반에 이곳에서 메디치 에르메테의 와인 양조 역사가 시작됐다. “지금으로부터 125년 전 증조할아버지가 이 작은 셀러에서 가족 소비 용도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본업으로는 3개의 오스테리아(Osteria, 와인과 간단한 음식을 파는 선술집 분위기의 식당)를 운영했다. 슬하에 1남 3녀를 둔 그는 세 딸에게 오스테리아를 맡기고, 아들에게는 오스테리아에서 팔 와인을 만들도록 했다.” 그들의 와인은 맛과 품질이 뛰어나서 주변의 와인 바를 찾던 손님들이 하나, 둘씩 그들의 와인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와인 바 주인장들이 너도 나도 와인을 공급받기를 원하기에 이르렀다. 알베르토의 조부인 에르메테(Ermete)의 대에 이르러 와인 사업은 본격적으로 확대됐고, 부친과 숙부 때부터는 수출에도 박차를 가했다. 4세대인 알베르토에 이르기까지 가족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메디치 에르메테는 현재 75㏊ 규모의 포도밭에서 와인을 생산해 전 세계 70개국에 수출한다. 와이너리에서 일행들과 그들이 만드는 발사믹 식초도 볼 수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에밀리아 로마냐의 가정식에 다양한 람브루스코 와인을 곁들이기로 했다. 알베르토의 모친이 직접 앞치마를 메고 요리를 만들었다는 말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이곳에서 4대째 와인을 만들어 왔으며, 특히 기억 남는 것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발사믹 소스를 뿌려서 먹어보니 맛이 아주 환상적이었다.

 

와인과 음악의 스토리로 탄생한 와이너리
피에몬테 바바(BAVA) 

“와인은 침묵의 잔을 채우는 음악과 같다.”라고 로버트 플립(영국의 기타리스트 및 작곡가)은 말했다. 와인과 음악의 조화로운 관계로 와인을 만들어 내는 와이너리가 있다. 1911년 피에몬테 북부 아스티 지역에 설립된 바바(BAVA) 와이너리는 로베르토, 지울리오, 파울로 바바 삼형제가 역할을 분담해서 이끌어나가고 있는 포도원이다. 바르베라 품종의 뛰어남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바바는, 바르베라를 개량하고 이 품종이 보여줄 수 있는 집중도와 파워, 복합성을 드러내는 와인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바바 삼형제의 주축인 로베르토 바바의 주변에서는 언제나 음악이 끊이지 않는다. 마케팅의 귀재로 불리우고 있는 로베르토는 전 세계로 자신의 와인을 알리는 여행을 다닐 때도 언제나 실내악 연주를 함께 준비한다고 한다.
또한 와이너리에서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와인과 음악의 만날 수 있는 자리를 항상 고민한다. 가을이 한창인 지금 바바 와이너리에서는 수확 시즌을 맞아 오케스트라 연주를, 와이너리 곳곳에 울려퍼지는 재즈 페스티발을 까브에서 매년 8월마다 개최하고 있다.

 

 

 

바르베라 다스티(Barbera d’Asti) 스트라디바리오(Stradivario)는 바르베라 100%이며 바바에서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와인은 바르바레스코보다 바르베라 달바이며, 이 와인에 붙인 이름은 전설적인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오다.

이태리 피에몬테의 와인명가 ‘바바’가 만든 세계적인 와인 ‘스트라디바리오’, 천상의 소리, 신비의 선율을 내는 명품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도’를 상징한다. 혹독한 겨울을 몇 번이나 넘긴 단단해진 가문비나무를 재료로 사용해야만 더욱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었다고 하는 스트라디바리오. 시련을 겪어야 완성되는 최고의 작품, 싸구려라 인식되던 바르베라 품종을 오랜 열정과 기다림으로 숙성시켜 그 진정한 맛을 세계에 알려 극찬을 받은 최고의 명품와인, 스트라디 바리오는 많은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스트라디바리오는 블랙 체리와 스파이시한 향, 약간의 바닐라 터치를 느낄 수 있으며. 과실 풍미가 강하게 느껴지며 산도도 적당한 편이며 바르베라 품종이 보여줄 수 있는 무게감도 좋다.

 

바바 바롤로 콘트라바쏘(BAVA–Barolo Contrabbasso)는 네비올로 100%며 레이블에 그려져 있는 현악기 Double Bass는 저음을 내는 현악기다. 이 악기의 묵직한 음은 심포니나 재즈 연주에 사용되는데 바롤로의 품위 있는 기품과 뛰어난 구조, 오랜 숙성으로 느낄 수 있는 바롤로의 맛과 향은 더블베이스의 느낌에 비유할 수 있다. 더블 베이스의 오랫동안 지속되는 긴 여운처럼 와인을 마시고 난 후에도 입안에 향기로운 여운이 느껴지며 풍성한 부드러움과 심오한 깊이의 사운드를 지닌 현악기 첼로로 표현되는 와인이다. 입안을 가득 채우는 원숙한 깊이, 활력이 넘치는 남성적인 와인으로 입안 가득 채우는 풍성한 깊이가 장점이다. 


와인과 음악은 사람의 묘약이기도 하며 멋진 사람들과 환상적 와인을 마실 때 사람들은 최고의 행복감에 빠져든다.

이번 와이너리 투어를 통해 느낀 것은 밀라노 시내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만난 저 문구, “값싼 와인을 마시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였다.

 


 

 

글 : 이재술 / 디자인 : 임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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