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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인바운드의 생김새

사진제공(이범수)-한국관광공사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많다. 인터파크트리플의 조사에 따르면 7~8월에 출발하는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 예약 인원이 전년 동기대비 364%나 늘었다고 한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서도 84% 확대된 수치다. 한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각 나라, 도시의 매력적인 콘텐츠들을 앞세운 보도자료도 연일 끊이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잠시 잊고 있었지만 갈수록 여행이 일상이 돼 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다시금 체감하게 된다. 

반대로 한국을 찾아오는 이들도 늘어났다. 팬데믹 동안 위상이 높아진 K-콘텐츠가 전 세계관광객들의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삼삼오오 눈에 띄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고 비었던 명동, 동대문 거리가 인파로 메워지는 것을 보면 어영부영 외래관광객 3000만의 환상도 실현될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한국관광데이터랩의 자료에 의하면 올해 4월에 들어오는 관광객은 88만 8776명인데 나가는 관광객이 149만 7105명이라고 한다. 우리 국민들은 나가지 못해 안달인데 한국에 오고 싶어 안달나게 하는 전략은 어떻게 고안하고 있을까? 

7월호에 새로운 꼭지로 [Inbound Inside]라는 지면을 만들었다. 관광산업 중에서도 인바운드 시장과 관련된 지면을 통해 국내 인바운드 정책과 행정, 그리고 이를 배경으로 한 업계의 당면 과제를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 솔직하게는 인, 아웃바운드를 구분하지 못하는 정부 정책 담당자들이 많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듣고 인바운드에 대한 담론을 더욱 자주 양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단추는 최근 업계에서는 여러모로 핫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카지노가 뀄고, 앞으로 비자정책이나 관광통역안내사, 항공이나 교통, 숙박, 관광시설물 등 관광 제반 사항 등을 취재할 계획이다. 

관광은 국가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국제교류를 활발히 함으로써 파생시키는 부가가치가 큰 산업이다.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지만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이러한 모든 파급력은 인바운드 관광객으로부터 창출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속가능한 인바운드 생태계 조성은 비단 호텔뿐만 아니라 관광산업, 종국에는 국가적으로도 주의를 깊게 기울여야 하는 일이다. 

업계 이야기를 들어보면 관광에 할애되는 예산이 적지 않다고 한다. 한 카지노 기업에서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낸 세금만 해도 2년에 890억 원에 달한다. 그런데 여전히 카지노에 대해서는 사행산업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곪아가는 관광 인프라의 재건보다 보기 좋은 큰 그림을 그리는 일에만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과거 특정 해에 이슈가 됐던 호텔을 상기시키는 [Hotels in] 지면의 이번 호 호텔로 공교롭게 2000년의 강원랜드 호텔 & 리조트가 꼽혔다. 그리고 덕분에 당시 화두였던 카지노업계의 이슈들이 무엇 하나 해결되지 못하고 23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해야 해결방안이든 대책이든 마련할 텐데, 취재하면서 들여다본 그동안의 정부는 무엇이 문제가 되고 있는지 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K-관광 유도를 위한 ‘해외순회공연’도 좋지만 건강한 인바운드 생태계 조성을 우선으로 여겼으면 좋겠다. 비자와 K-ETA 발급에 굼뜬 행정으로 그 많은 관광객을 일본에 내주면서 여행사들의 속이 타들어간 지 1년이 다 돼간다. 일부 동남아시아에서는 ‘보이콧 코리아’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모든 이슈를 들여다보지는 못하겠지만 지면을 통해서라도 지금, 이때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선으로 고민해봐야 할 문제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살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_ 노아윤 기자 news@hotelrestaura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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