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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마무리한 2020년, 하릴없지만 용맹했던 한 해 돌아보다

지난해 뉴트로, 스테이케이션, 인스타그래머블 트렌드로 호텔 수요가 높았던 기운을 받아 연초부터 각종 여행업계에서 올해의 키워드를 발표, 어두웠던 업계에 희망의 불씨를 밝히고자 했으나 바이러스 하나로 모든 전망이 의미를 잃었다.


호텔을 비롯한 관광업계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미뤄왔던 4차 산업과의 융·복합이 언택트 라이프의 시작에 따라 앞당겨졌으며, 뉴노멀에 적응하기 위해 호텔들은 자구책 마련에 열을 올렸다. 호텔업 발전 이래 난생처음 보는 객실 점유율에 그동안 터부시해왔던 홈쇼핑 진출과 데이유즈를 마케팅 전략으로 삼았고, 임시생활시설로서 객실의 의미가 더해졌다. 한편 팬데믹 이외에도 내국인 공유숙박의 제한적, 한시적 허용과 연초부터 뜨거웠던 화재까지. 다사다난했던 2020년, 눈 깜짝할 새 흘러버린 1년을 돌아봤다.


2020년을 송두리째 앗아간 #코로나19
지난해 12월 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창궐한 바이러스 코로나19로 2009년 신종플루 이후 11년 만에 팬데믹이 선언됐다. 그동안 WHO가 선언한 팬데믹은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 이후 코로나19가 세 번째.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신종플루의 여파가 타 국가에 비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 올해가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사스나 신종플루, 메르스처럼 코로나19도 길어 봐야 3~4개월쯤 지속되고 말 것이라 숨죽여 종식 선언을 기다렸지만, 종식은 커녕 주기를 반복하는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조정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지난 3월 31일, 청풍리조트, 라마다 앙코르 서울 마곡 호텔, 부산 아벤트리 호텔 등 30여 개 사업장을 운영 중인 호텔·리조트 운영 및 개발 전문 법인 ㈜에이치티씨(HTC)가 기사회생 절차를 신청하며 도산한 데 이어, 약 40년 역사의 지역 랜드마크였던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과 이태원 크라운호텔마저 매각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소형호텔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특히 수십 년간 관광 중심지였던 명동과 동대문 호텔들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자마자 위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노른자위 땅에서 속절없는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1) 이미 업계 전문가들은 백신이 나오지 않는 이상 내년까지 예년 수준으로 회복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어떻게 잘 버틸 것인가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팬데믹의 주기가 갈수록 짧아져 감염병 리스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2).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리스크자문본부 고재철 이사는 “세계경제포럼의 Global Risks Report 2020에 따르면 감염병은 주목해야 할 10대 리스크 중 발생 가능성은 낮으나 영향력은 높은 리스크로 꼽힌다. 감염병 리스크는 한번 사고가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피해가 커질 뿐 아니라, 재난 이후 해당 리스크에 대한 시각과 대비를 위한 모든 것이 달라지는 재난”이라고 이야기하며 “호텔은 인적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외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불확실성의 장기화가 지속될수록 어려워지는 비즈니스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팬데믹이 종식된다면 소비자의 니즈는 평상시 수준으로 급격히 전환이 이뤄진다. 이에 평소 ‘비즈니스 연속성 관리(BCM)’를 토대로 사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앞으로 또 다가올 제2의 코로나19 대비에 도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생 #방역
호텔의 핵심 가치로 떠오르다
손소독제와 마스크, 발열 체크기. 불과 1년 새 호텔에 필수적으로 구비해둬야 할 아이템이 됐다. 불특정다수가 방문하는 다중이용시설이라 바이러스 감염 노출이 쉽기 때문이다. 특히 호텔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승에 따라 2.5단계에서는 고위험시설로 지정되는 뷔페 레스토랑은 물론 피트니스, 수영장, 연회장 등 감염병 관리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공간들이 많다. 이에 호텔에 따라서는 전문 방역 인력을 두기도, 수천만 원대를 호가하는 열화상 카메라까지 도입하기도 하는 등 위생과 방역이 호텔의 최소한의 영업을 위한 과제가 됐다.


호텔 방역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감염병예방법으로 확진자의 동선이 공개돼 확진자의 이동 경로에 호텔이 나타나면서부터다. 지난 1월 22일,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세 번째 확진자가 강남의 호텔뉴브에 투숙한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첫 호텔 확진자 사례에 호텔뉴브는 자체휴업에 돌입해 즉각적인 소독과 방역작업을 실시, 최초로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모범적인 대처를 취했지만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객실 예약의 80%, 예정된 세미나와 기업체 투숙이 모두 취소됐다. 이후로도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19번째 확진자), 프레지던트 호텔(23번째 확진자) 등 확진자의 경로에 호텔이 연이어 등장함에 따라 추이를 지켜보던 호텔들은 발 빠른 대처에 들어갔다.


국제청결협회 ISSA의 이경훈 한국지부장은 “호텔들의 방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고비용 장비와 인력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호텔에 맞는 여러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고무적이나, 이제 방역은 하루 이틀의 퍼포먼스가 아닌 영업이 이뤄지는 한 떠안고 가야 할 일상이 됐다. 따라서 비용과 시간대비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하며 “코로나19를 비롯한 앞으로 창궐할 수 있는 바이러스들은 바이러스의 특징을 이해하면 일상 환경소독으로도 충분한 관리가 가능하다. 여기서 환경소독은 룸메이드의 객실정비와 사람들의 손이 자주 닿는 ‘High Touch Surface’ 관리를 의미한다. 즉 앞으로는 청소와 소독이 함께 이뤄지는 시스템으로 미화 매뉴얼을 변경해야 한다.”고 설파했다3).

 

취소도 뼈아픈데 #취소수수료 골치
서울시관광협회가 코로나19 발생 직후 조사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관광업계 피해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16일부터 3월 11일 동안 약 2만 7000여 건의 호텔 예약이 취소, 피해액은 약 85억 984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MICE 업계 피해도 대단했다. 전시주최자협회와 전시디자인설치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4월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건축·인테리어전 코리아빌드(3500부스 규모, 피해액 300억 원), 의료기기·병원설비 산업전(2400부스 규모, 피해액 187억 원) 등 매년 업계를 이끌어 오던 굵직한 전시회 72건이 취소됐다.


문제는 계약 취소 규정에 감염병 유행 상황과 관련해 정의된 바가 없어 취소 위약금 부담 분쟁이 생겼다는 것이다. 특히 수많은 하도급업체가 연결돼 있고 다양한 계약관계가 얽혀있는 MICE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율촌 김남호 변호사는 “호텔·리조트는 소비자가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를 갖되, 해지 의사를 통지한 시점에 따라 계약금액의 일정 부분을 위약금으로서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약금 약정이 없는 경우, 호텔·리조트로서는 자사의 손해를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그러나 감염병 이슈와 같은 특수한 상황의 경우 해당 이슈가 ‘불가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호텔에서는 숙박 계약서 등에 위약금 발생 요건과 액수 등을 명시하고 모든 답변은 구두가 아닌 서면으로 진행하는 등 자체적인 위약금 대책을 세워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4).


그러나 기업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분쟁이 계속해서 발생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코로나19 발생으로 민원이 급증했던 여행·항공·숙박·외식서비스업 등 4개 분야에 대해 ‘대규모 감염병 발생 시 위약금 감면기준’을 마련, 11월 13일부터 시행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1급 감염병 발생 시 재난 사태 선포, 사회적 거리두기 2~2.5단계 조치가 시행되면 국내 여행, 항공, 숙박 계약 내용을 위약금 없이 변경하거나, 해제 시에는 50% 감경 받을 수 있고, 3단계 조치, 특별재난지역 선포, 시설폐쇄 및 운영중단 등의 행정명령이 내려질 경우 위약금 없이 계약 해제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또한 연회시설의 경우, 집합제한 및 시설운영제한 등 행정명령이 발령됐을 시 예약 취소 위약금을 40% 감경하며,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단계가 발령돼 계약이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20%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거리두기 단계 변화에 따라 우왕좌왕 
#온택트 #미팅테크놀로지 #마이크로웨딩
지난 11월 1일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지속가능한 방역체계의 필요성을 느끼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체제에서 5단계로 신설해 세분화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후 7일부터 적용된 5단계 기준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1단계를 유지, 호텔들은 연말 대목을 앞두고 매출 회복의 기대를 안고 있었으나 신규 확진자가 연일 200명 넘게 발생하면서 1.5단계에 대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이어오던 8월 대목에 고대하던 여름 휴가철 특수가 2.5단계 격상에 따라 좌절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호텔 내에서도 특히 MICE와 연회 행사에 큰 타격을 끼쳤다. 집단감염 발생의 우려로 인해 단계가 높아질수록 집합금지명령 제재가 강해진 것이다. 이에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매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를 살펴보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장 내일 모래 행사인데도 진행 가능 여부가 불투명하다. 행사가 취소된다면 취소수수료도 문제지만 행사를 진행했는데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정부에서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율촌의 김택수 변호사는 “감염병예방법상 요구되는 각종 조치를 위반한 경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고객 개인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책임 성립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고 진단하며 “만약 호텔이 방역조치 등을 위반해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발생하는 경우 손해배상책임이 성립 가능하지만, 국가에서 단지 행사 등을 자제해 달라는 정도의 요청만 이뤄졌고 달리 방역조치 등 위반사실이 없는 경우에는 호텔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손해배상책임 성립이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호텔의 책임과 무관한 사유로 확진자가 발생했다면 사실관계 여하에 따라 원인제공자에게 손해배상 등 청구도 가능하니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5).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MICE와 연회의 모습이 온택트, 소규모 단위의 이벤트로 변화하고 있다. 대면 비즈니스의 꽃이었던 MICE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하는 형태로 진행, 온라인 세미나를 뜻하는 웨비나가 보편화되기 시작했고, 화상을 포함한 VR, 홀로그램 등 비대면의 한계를 넘어선 미팅테크놀로지6)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팅테크놀로지로 앞으로 MICE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웨딩도 발 빠른 변화를 통해 뉴노멀에 적응하고 있다. 웨딩 뉴노멀의 핵심은 규모의 축소로 이제는 스몰 웨딩보다 작은 단위인 마이크로 웨딩이 대세다7). 이에 웨딩 베뉴의 다양성을 갖추는 것이 호텔에서 중요해졌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은 수영장, 레스토랑, 라운지 등 모든 공간을 웨딩 베뉴로 활용하고 있으며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은 해운대 바다가 보이는 호텔 본관 1층 야외 정원에서,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 & 레지던스는 루프탑 가든에서 결혼식을 진행하는 등 실내외 시설 공간 활용이 웨딩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조조정 코로나19의 제2의 서막
지난 6월 18일, 롯데호텔이 ‘시니어 임금제도’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호텔업계 최초로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3월부터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최대 90% 지원 외 나머지 10%는 사업주가 부담해야 하는데 10%마저도 지급이 어렵거나, 그동안 유·무급휴직, 임금삭감 및 동결 등의 갖은 방법을 동원했음에도 인건비 절감 이외 운영상의 해결 방안을 찾기 어려워진 곳들이 늘어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몸집이 큰 대형호텔일수록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며 롯데호텔의 시도를 신호탄으로 구조조정, 노사갈등 등 코로나19 제2의 서막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세계적으로는 특급호텔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었던 터. 힐튼호텔은 101년 호텔 체인 역사상 최초로 전 세계 인원의 22%(약 2100명)를 감원하겠다고 발표, 그 이전에는 하얏트 호텔이 약 1300명 규모로 정리해고를 포함한 구조조정 조취를 취한 사례가 있었다.


전문가들의 전망처럼 실제로 밀레니엄 힐튼 서울은 지난 7월 14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밀레니엄 힐튼 서울 노동조합 최대근 위원장을 필두로 사측의 정규직 90명 규모 인력 감축 시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후 첨예한 대립 끝에 9월 15일, 총고용은 보장하고 2년간 고용안정에 합의하는 결론으로 교섭이 끝났다.


한편 이와 같은 노사 간 분쟁은 불 보듯 뻔할 것이라는 심각성을 미리 인지한 업계는 이를 대비하기 위한 노력을 코로나19 초기 단계부터 기울여 왔다. 지난 3월 8일 전국관광·서비스노동조합연맹과 한국호텔업협회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 협약서’를 체결, 이후 4월 10일 노사 간 협약대로 첫 노사정 간담회가 마련됐다. 4월 29일에는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된 ‘코로나19 극복 고용유지 현장 간담회’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참여했을 정도로 노사 간 상생의 대표 모델로 떠올랐지만 코로나19가 2차, 3차 유행이 반복되면서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8).

자구책 찾아 눈길 돌리다
#내국인 #홈쇼핑 #라이브커머스
팬데믹으로 항공운항이 중단되자 내국인을 타깃으로 한 호텔들의 마케팅이 다양해졌다9). 공급은 넘쳐나는데 고객이 자국민에 한정돼 있어 이들을 잡기 위한 호텔들의 머리싸움이 치열해 진 것이다. 내국인 공략법으로 많은 이들에게 가장 핫했던 시도는 홈쇼핑이었다. 집콕하는 내국인을 타킷하기 위해 홈쇼핑에 진출한 특급호텔이 생긴 것이다. 가장 먼저 홈쇼핑에 진출한 호텔은 롯데호텔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L7의 롯데홈쇼핑 방송이었고, 그 다음으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가 GS샵 홈쇼핑을 통해 객실 단독 특가상품을 판매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내국인 고객을 타깃으로 하기에 홈쇼핑만한 채널이 없다는 판단, ‘서울시내 5성급 최초’라는 타이틀을 붙여 적극적인 마케팅 결과 당시 홈쇼핑에서 판매했던 호텔 상품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긍정적 결과를 이끌었다고 한다.


홈쇼핑 이외에도 기존의 이커머스와 라이브 커머스 등 기존의 자사 홈페이지나 OTA가 주 프로모션 수단이었던 호텔들의 채널도 다변화했다10). 특히 타 채널과 다르게 실시간 소통 기능이 가미된 라이브 커머스는 비대면 일상 속 실시간 소통에 익숙해 있던 2030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지난 7월 13일 호텔업계 최초로 잼라이브 방송을 통해 펀(Fun)슈머 공략에 나선 롯데호텔 월드는 동시접속자 3만 6000명의 쾌거를 누리기도 했다. 이에 라이브 커머스의 가능성을 본 롯데호텔은 롯데호텔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에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글로벌 프로모션 ‘프리미엄 딜’을 11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100시간 한정으로 진행, 방송인과 쇼호스트, 각 체인호텔 담당자들이 합을 맞춰 대규모 프로모션을 실시하기도 했다.

롯데호텔 월드_ 잼라이브 컬래버

언택트 트렌드로 호텔 다이닝에 새 바람 불다 
#To-Go #HMR #밀키트 #인룸다이닝
웅장하고 화려한 분위기, 정갈한 플레이팅, 호텔리어의 세련된 서비스. 이 3박자가 맞아 특별함을 지니고 있던 호텔 레스토랑에도 언택트가 적용됐다. 레스토랑 운영이 불가피해지자 드라이브스루를 통한 To-Go와 테이크아웃은 물론, 딜리버리까지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롯데호텔 서울은 지난 3일 업계 최초로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를 론칭했다. 일식당 모모야마와 베이커리 델리카한스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픽업할 수 있는 시그니처 박스를 선보였으며, 비교적 단순한 메뉴 구성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파인 다이닝 코인 ‘파인다이닝 앳 홈’ 레스토랑 정찬 메뉴도 제공해 프리미엄 테이크 아웃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편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지난 4월 스시조와 홍연 도시락을 20개 이상 주문 또는 100만 원 이상 결제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호텔 차량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실시,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남산에서는 인근 건물 기업체 및 아스테리움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대표 레스토랑 더 이터리 메뉴 2가지 이상 구매 시 무료 배달하기도 했다. 메이필드호텔에서 실시한 ‘딜리버리 더 시그니처’ 패키지는 호텔 직원들의 배달 이후 특급호텔식 테이블 세팅까지 도와 기존 호텔 딜리버리의 아쉬움을 보완하기도 했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의 일환으로 일부 고객만 찾던 룸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났다11). 그 시작은 조식 뷔페 운영이 어려워진 호텔이 자구책으로 패키지 구성에 필수적인 조식을 인룸다이닝 형태로 제공하면서부터다. 조식 인룸다이닝을 통해 룸서비스의 편리함과 프라이빗함을 경험한 고객들은 조식에 이어 객실 소규모 파티를 즐기거나, 24시간 운영의 메리트를 이용해 늦은 저녁 야식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니즈가 확대되고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식음료팀 룸서비스 변영덕 지배인은 “최근 괄목할만한 호캉스 트렌드로 7~8명 정도의 젊은 여성들이나 가족단위 고객들이 커넥팅 룸을 빌려 룸 안에서 하루 종일 여유로운 파티를 즐기는 문화가 생겼다. 이때 룸서비스를 많이 선호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입맛이 제각각인 이들이 각자 원하는 음식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이를테면 3대 가족이 방문한 경우, 아이는 햄버거나 피자를, 부모는 파스타를, 조부모는 해신탕을 주문해 먹는 식이다. 외부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레스토랑을 패스트푸드나 양식, 한식당 중 골라야 하지만 룸서비스는 그렇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메리트”라고 전했다.

롯데호텔서울_ 드라이브 스루 / 메이필드호텔_ 델리스 더 시그니처 세트

객실의 변신은 무죄! 
#임시생활시설 #장기투숙 #데이유즈
공실률이 늘어나며 투숙이 기능의 중심이었던 객실의 모습이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가장 빠르게는 지난 4월 1일 정부 지침에 따라 해외입국자들의 2주간 자가격리가 의무화되면서 자가격리자를 대상으로 한 임시생활시설로 호텔이 지정됐다12). 당시 코로나19에 불안함을 느낀 해외 교민들이 귀국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던 터라 갑작스럽게 늘어난 자가격리자들을 수용할만한 시설이 부족했던 것이다. 호텔은 기본적으로 밀폐된 공간, 개별 화장실, 기본적 생활이 가능한 가전제품과 침대까지 자가격리자들의 편의성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시설 특성상 문이 열리면 인디케이터에 표시되기 때문에 무단이탈 방지가 가능, 통제에 용이한 구조라는 점이 임시생활시설로 활용되기에 매력적인 요소였다.


10월에는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에 트리니티 산후조리원 서울드래곤시티점이 오픈했다. 흔히 ‘호텔식’을 지향하는 산후조리원이 말 그대로 호텔에 입주한 것이다. 청담, 삼성, 송파 총 3곳에서 프리미엄 산후조리원을 운영하고 있는 트리니티 산후조리원은 서울드래곤시티와 함께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의 39층, 18개 객실에서 산모와 신생아를 케어하고 있다. 해당 층은 산후조리원으로 등록됐고,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규정대로 산후조리시설을 갖춰 놨다. 두 업종 간의 협업으로 호텔은 코로나19로 불안정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유치하고 산후조리원은 호텔의 시설과 서비스를 이용, 기업이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윈-윈 전략을 택한 좋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13).


재택근무의 확산을 기회로 9 to 6 데이유즈 상품을 론칭해 객실을 나만의 사무실로 만든 사례도 생겼다. 이른바 ‘워케이션(Work+Vacation)’, 혹은 ‘재(在)텔근무’를 키워드로 패키지를 내놓은 것이다. 데이유즈는 이른 새벽 체크인해 조식을 포함한 패키지부터 퇴근 이후 저녁 시간까지 즐길 수 있는 패키지까지 다양한 니즈를 공략해 선보였다. 특히 워케이션 데이유즈 트렌드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에서 메리어트 본보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데이 패스(Day Pass)’를 론칭해 객실 이용의 새로운 패턴이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임시생활시설로 지정된 스카이파크호텔 명동 2호점 / 트리니티 산후조리원 서울드래곤시티점

#공유숙박 내국인 한시적 허용
8년간의 부침, 종지부 찍나
코로나19로 호텔업계에서는 이슈가 크게 부각되진 않았지만 숙박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공유숙박의 내국인 이용이 지난 7월 제한적, 한시적으로 허용됐다14). 그동안 기존 숙박업계의 반대와 에어비앤비와 같은 해외 플랫폼과 국내 플랫폼 사이 역차별 문제로 공유숙박법안에 대한 사안들이 민감하게 다뤄져 왔는데, 국내 공유숙박 서비스 위홈의 조산구 대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며 일부 지역에 한해 내국인 공유숙박을 제한적으로 허용 받은 것이다. 문화체육부나 보건복지부가 아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위홈의 공유숙박 서비스를 허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숙박업자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로서 위홈은 서울 지하철역 반경 1km 내에 공유숙박 호스트 4000명에 한해 내·외국인 공유숙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의 화두는 연간 영업일수 제한이다. 정부는 기존 숙박업계의 반발을 고려, 내국인 공유숙박을 제약하기 위해 그동안 연간 영업일을 180일로 정해왔다. 그러나 영업일수 규제가 과도하다는 공유숙박업계와 학계의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가 ‘한걸음모델 도심공유숙박 상생조정기구’를 통해 “연간 영업일수 제한 또는 일일 최대 공급량(3실) 규제를 다소 합리화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한 내용은 12월에 진행되는 한걸음모델 6차, 7차 회의를 통해 논의될 예정이지만, 정부가 중재안을 내놔도 한쪽이 수용을 거부하면 최종결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꺼지지 않는 불씨 #화재
코로나19에도 경각심 늦추지 말아야
2019년 유난히 크고 작은 호텔 화재 사고가 많았는데 올해도 설 연휴부터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에서 약 600여 명의 투숙객이 대피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지하 1층에서 발발된 이번 화재는 화재 대처가 가장 어려운 새벽에 일어나기도 했지만, 초동대응과 진압과정의 미숙함으로 투숙객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한국화재보험협회에서 조사한 ‘2018년 특수건물 화재통계 안전점검 결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숙박위험이 존재하는 특수건물은 그렇지 않은 건물에 비해 화재발생 시 인명피해가 4배 이상 높게 발생한다고 밝혀졌다. 「숙박시설 위험관리가이드」에서 조사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특수건물 숙박업종 화재 발생 현황을 보면 약 10년간 총 251건의 화재가 발생, 장소별 화재 발생은 객실(15.9%), 주방(12.7%), 설비공간(12%)이었고, 화재는 전기적 원인이(34.7%)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담배꽁초(13.5%), 과열 및 과부하(8.8%)이었다.


한국화재보험협회 위험관리지원센터 정혜원 대리는 “호텔은 복합시설로 구성돼 발화위험이 상당히 다양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객실 내 투숙객의 통제가 어렵기 때문에 부주의에 의한 발화 관리에도 한계가 있고, 객실 밖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화재 사실을 알리고 대피를 유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하며 “현재 호텔 화재 가이드는 대형, 외국계 체인호텔일수록 체계적으로 자리 잡혀 주기적인 소방점검 및 대피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게다가 화재 경각심이 높아지며 스프링클러, 화재감지기, 수신기와 같은 소방기기들도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사실 보유하고 있는 시나리오, 매뉴얼대로 이를 잘 점검하고, 안내자 역할을 하는 직원들의 트레이닝만 잘 된다면 문제될만한 것들이 많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호텔 화재는 미미한 전기적 요인으로도 큰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 있어 자발적인 위험관리, 주기적인 경각심 고취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당시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과 한국화재보험협회가 함께 숙박시설 화재 예방법과 소방안전 계획, 사고 후 보험 대책에 대해 3차례 연재하기도 했다.15)

아스티호텔 부산_ 덕분에 캠페인 / 앰배서더 호텔 그룹_ 덕분에 챌린지
밀레니엄 힐튼 서울_ 객실 하트 점등 / 롯데뉴욕팰리스_ 점등 캠페인

정리해놓고 보니 새삼 참 스펙타클했던 한 해였다. 하늘길이 끊기자마자 한 자리 수 점유율의 처참한 현실을 목격하고 보니 80~90%대 점유율은 불과 1년 전 이야기인데도 먼 과거처럼 느껴지고, 수십 년 동안 지역을 지켜오던 호텔이 자리를 뜬다고 하니 그간의 영광이 한 순간에 빛을 잃은 것 같아 허무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희망은 불행 속에 피어난다고 하지 않나. 고객을 잃어 힘든 순간에도 호텔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해 불을 밝혔고, 묵묵히 잘 견뎌주고 있는 모두를 위해, 어쩌면 호텔 스스로를 위해 덕분에 챌린지에 나서기도 했다. 그동안 주요 고객들에만 집중했던 호텔들은 코로나19로 숨겨진 고객 니즈를 파악하기 시작했으며, 과감한 시도를 통해 호텔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달란트를 뽐내 보기도 했다.


이에 <호텔앤레스토랑>은 올해를 ‘권토중래(捲土重來)’의 해로 의미를 두기로 했다. 권토중래는 한 번 싸움에 패했다가 다시 힘을 길러 쳐들어오는 일, 또는 어떤 일에 실패한 뒤 다시 힘을 쌓아 그 일에 재차 착수하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첫 판엔 몰라서 졌다지만 두 번째 판가지 질 수는 없는 법. 이제 어느 정도 내성도 생겼고, 호텔마다 나름의 전략도 생기기 시작했다. 내년에는 또 어떤 한 해를 보내게 될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지만, 점점 맷집을 키워나가고 있는 호텔들. 내년에는 맞지만 말고 한번 제대로 싸워보는 한 해가 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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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노아윤 / 디자인 : 강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