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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서양요리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한국조리박물관이 곧 오픈한다.


고종황제와 선교사들에 의해 서양요리가 도입된 1895년부터 2000년 성숙기까지, 주옥같은 사료들이 자리하고 있는 박물관에는 체험과 교육의 공간이 더해져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박물관으로 자리잡을 계획이다.


한국조리박물관의 탄생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에 위치한 한국조리박물관은 넓직한 들판 위에 자리하며 그 위용을 뽐낸다.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하는 한국조리박물관 최수근 관장은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조리·서비스경영학과 교수로 조리사들의 멘토이자 한국 소스의 아버지 등 수많은 명성으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한국조리박물관 최수근 관장


“신라호텔에서 근무 하다가 83년 32살 르꼬르동블루로 떠났습니다. 2년 동안 프랑스에 머물면서 에스코피에 박물관을 방문하고 감명을 받아 나도 30년 후 박물관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 그때부터 수저, 나이프부터 조리도구, 책 등 콘테이너 가득 조리도구들을 모아 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은퇴 시점이 왔고 박물관을 세우고 싶었지만 그의 전 재산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이때 최 관장의 오랜 지인인 ㈜HKC 장재규 대표가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주방기구 제조기업 ㈜HK 이향천 대표를 소개시켰줬고 의기투합해 한국조리박물관이라는 역사적인 작품이 탄생했다.

 

사실 조리도구들은 사용 후 폐기처분되기 때문에 사료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고 박물관을 만들기도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도 조리 박물관은 미국에 있는 존슨앤웨일즈학교에 있는 것과 프랑스의 에스코피 기념박물관 뿐이다. 가까운 일본에서조차 있을법 하지만 찾아볼 수 없다.

 

“주방용품이나 조리도구도 한자리에 모아 놓으면 지나간 세월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소중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물건으로 재탄생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리박물관은 귀한 것이죠. 이러한 부분에 뜻을 같이해 제가 1985년부터 수집한 전시품 1200여 점과 원로자문위원 외 조리인들의 기증을 받고, 국내외 박물관 벤치마팅 및 자료수집을 다니며 도구 2000점, 서적 5000점을 모았습니다.”

 

기증으로 더욱 빛난 한국조리박물관
한국조리박물관에는 옛 셰프들의 손때 묻은 노트, 조리복, 훈장, 대회에서 받은 메달, 조리사 면허증, 평생 사용하던 칼 등 100여 년 국내 서양요리 역사 여행을 떠나기에 충분한 사료들이 가득하다. 특히 나무냉장고, 200여 년 전 귀족들이 사용한 호화 오븐 등 각종 오븐기기들, 김방원 조리사(1941년)가 30여 년 동안 청와대 해외 국빈만찬 등에 사용한 칼, 정청송 셰프가 1970년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기물관리함과 100가지 향신료 보관함, 50년 이상 된 채칼, 김상엽 셰프(1939년)가 쓰던 디저트 전용 소도구, 동으로 만든 쇠절구와 대리석 절구, 구리 솥, 주물형태의 프랑스 압력밥솥, 북악스카이웨이에 있었던 곰의 집 메뉴판, 파리 북구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1898년 메뉴판, 장병동 셰프가 프랑스 여행 중 발견한 에스코피에가 쓴 조리기본서, 대장금 칼. 여기에 국내 서양요리의 원로인 향원 백인수 셰프도 그동안 소장하고 있던 산업훈장과 고서, 레시피 서류 등 개인에게 의미가 커 선뜻 손을 떠나보내기 힘든 것들도 박물관을 통해 후배들에게 보여주고자 기증이 이어지면서 조리의 미래를 더 밝게 하자는 박물관의 뜻에 동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역사 여행과 함께 체험과 교육도
한국조리박물관이 더욱 특별한 것은 국내 최초의 서양요리 조리 박물관이기도 하지만 체험과 교육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함께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존슨앤웨일즈학교에 있는 조리박물관은 사람이 방문하지 않아 활기가 없었다고 귀띔하는 최 관장은 한국조리박물관은 요리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에서부터 예비 조리인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고 학술대회 등의 개최가 가능한 공간도 있어 살아있는 박물관의 면모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물관이 위치한 곳은 8000여 평의 정원이 펼쳐져 있고 산책로와 수영장, 숙박시설 등 즐길거리가 있는 파크엘림이 함께 있어 단체 방문의 최적의 공간이다. 특히 이곳의 레스토랑은 직접 재배한 쌈채소로 메뉴를 구성해 코로나 시대에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박물관 사료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최 관장은 본인이 소장하고 있던, 제자들이 선물해준 에스코피에 흉상과 빨간색 표지를 가진 낡은 양장본의 조리기본서라고 말한다. 에스코피에를 보며 꿈을 키웠고 그 꿈을 드디어 이뤘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이자 세계 최대 서양요리 조리박물관인 한국조리박물관은 200만 조리인들에게 새로운 역사관을 설립하는 계기가 되고 조리인들 가슴에 최고의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박물관의 개관이 미뤄지고 있지만 어서 빨리 많은 조리인들이 이곳을 방문해 조리의 뜻깊은 역사를 살핌으로써, 미래로의 힘찬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Museum Tip

한국조리박물관 구성


제1전시관
1층 서양요리의 역사, 조리도구의 변천사, 소스 및 향신료, 파스타, 레시피, 메뉴, 명예의 전당, 나이프, 소도구, 국내외 학교와 협회 부스 등
2층 커피, 와인, 호텔 부스 등
제2전시관
오븐의 역사, 제과, 제빵, 한·중·일식, 셰프의 방, 대장간 부스 외
다목적 홀(강당) 
단체행사 및 연회공간(300여 명 수용)
조리세미나실
전문 조리시설을 겸비한 교육체험의 장

박물관 위치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주래본죽로 158-60
문의 031-673-9966 

http://moca-museum.co.kr/

 

한국조리박물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moca-museum.co.kr


글 : 서현진 / 디자인 : 강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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