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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급 확산되기 시작한 언택트 라이프가 호텔 객실의 풍경도 바꿔 놨다. 그동안 일부 고객만 찾던 룸서비스를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의 일환으로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룸서비스는 패키지 구성에 필수적인 조식을 인룸다이닝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시작해 소규모 파티를 즐기는 이들에게 식사와 함께 주류를 제안하거나, 24시간 운영의 메리트를 살려 늦은 저녁 야식 서비스를 하는 등 룸콕 스테이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평소 즐기지 못해보던 룸서비스의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 추가 주문까지 이어져 레스토랑 업장의 운영이 힘든 상황에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룸서비스, 새로운 호캉스 트렌드로 자리 잡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면서 타인과의 접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룸서비스가 호캉스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많은 인파가 밀집되는 조식 뷔페 서비스가 여러모로 어려워지자 호텔에서 운용의 묘를 살려 이를 인룸다이닝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뷔페 레스토랑을 선호하는 국내 여행객들의 특성상 룸서비스는 호텔을 이용하면서도 쉽게 접하던 서비스가 아니었던 터라 인룸다이닝이 활성화되자 호캉스 여행자들 사이에서 룸서비스가 호캉스의 또 다른 묘미 중 하나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글래드 호텔앤리조트가 지난 7월 14일부터 23일까지 1126명의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마트한 여행 즐기기!’를 주제로 서베이를 진행한 바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이 96%로 여행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으며, 이들 중 국내 여행의 숙소로 ‘호텔/리조트’를 선택할 것이라는 응답자가 87%로 나타났다. 호캉스를 하고 싶은 이유로는 ‘프라이빗 휴식’이 59%로 압도적이었고, 호캉스 중 가장 하고 싶은 것(복수 선택)이 ‘시원한 객실에서 꿀잠(65%)’, ‘호텔 수영장 이용(55%)’, ‘룸서비스 메뉴 맛보기(44%)’로 룸서비스가 3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간단한 스낵류에서 풀 서비스까지
다양한 구성 선보여
상황이 이렇다보니 호텔업계에서는 앞 다퉈 언택트 호캉스의 트렌드로 룸콕을 제시, 룸서비스를 세일즈 포인트로 관련된 패키지를 출시하고 있다. 룸콕 호캉스 트렌드의 여파로 고객들이 객실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호텔들은 조식이외에도 룸서비스의 니즈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는 조식 대신 호텔의 시그니처 다이닝 메뉴를 즐길 수 있는 ‘Taste Your Choice(테이스트 유어 초이스)’ 패키지를 선보였다. 시그니처 메뉴로는 신선한 야채와 두툼한 패티가 들어간 메리어트 치즈 버거, 바삭한 딥 프라이드치킨, 갈비 소스로 재운 삼겹살 구이와 연잎 밥, 명이나물이 제공되는 포크 벨리 중 한 가지를 택하도록 했으며, 메뉴와 함께 필라이트 맥주를 제공했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은 스탠더드 객실에서 1박과 인룸 다이닝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시티 바이브(City Vibe)’ 패키지를 마련했다. 인룸 다이닝 서비스로 제공하는 시티 플래터는 치킨과 과일, 치즈 플래터로 구성, 샴페인과 함께 준비해 분위기를 더했다. 한편 슈페리어 객실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앙뜨레에서 즐기는 프렌치 디너 코스를 프라이빗 룸에서 즐길 수 있다. 디너 코스에는 이탈리안 블랙 트러플을 이용한 프렌치 양파 수프로 시작해 키조개와 캐비어를 함께 준비했으며, 메인 메뉴로 농어 브란 지니와 킹크랩 또는 소고기 안심스테이크 중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하도록 했다. 비교적 조리와 서비스가 간편한 단일메뉴를 제공하는 프로모션들과 다르게 코스메뉴를 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이하 워커힐)에서는 그랜드 워커힐의 ‘가을이 폴폴 Ⅱ’ 패키지와 비스타 워커힐의 ‘폴 겟어웨이(Fall Getaway)’ 패키지를 통해 룸서비스 치맥 세트를 선보였다. 룸서비스 치맥 세트에는 후라이드 치킨과 소시지, 웨지감자, 모둠 피클, 샐러드를 식사 메뉴로 제공하고, 음료로 버드와이저 330ml 캔맥주 혹은 콜라를 선택하도록 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식음료팀 룸서비스 변영덕 지배인(이하 변 지배인)은 “룸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은 룸서비스에 대해 막연하게 값이 비싼데 그만큼 만족스런 식사를 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메뉴 구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 한국인의 소울푸드라고 불릴만큼 친숙한 치킨이지만 워커힐에서 직접 만든 수제 소시지와 피클을 함께 제공해 보다 메뉴를 풍성하게 구성했으며, 남녀노소 가볍게 곁들일 수 있는 웨지감자과 샐러드도 제공했다.”고 이야기하며 “우선 시각적으로도 푸짐한 메뉴에 반응도 좋고, 실제 3인 가족이 먹어도 충분히 넉넉하게 먹을 정도의 양이라 만족도도 높다. 가을에는 독일식 족발로 한국인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슈바인 학센 메뉴를 선보여 치킨과는 또 다른 매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어필했다.

MEA_ Taste Your Choice /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_ 시티 바이브(City Vibe)
워커힐_ 치맥세트

똑똑!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비대면 룸서비스
직원들의 객실 내부 서비스마저도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 식사를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룸서비스도 생겼다. 머큐어 서울 앰배서더 강남 쏘도베 호텔은 객실 내부에서 안전하게 호텔 셰프의 음식을 배달해 먹을 수 있는 ‘Door to Door 배달’ 패키지를 내놓았다. 저녁 시간에 제공되는 패키지인 만큼 치즈, 과일, 와인의 세트 A, 깐풍기, 코로나 맥주의 세트 B, 비프버거와 필라이트 캔의 세트 C로 간단한 식사와 주류를 매치, 주문과 동시에 조리 후 배달 박스로 포장해 문 앞까지 배달해준다.

 

머큐어 서울 앰배서더 강남 쏘도베_ Door to Door 배달

파크 하얏트 서울은 ‘Drop and Go’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파크 하얏트 서울 룸서비스 안성진 팀장(이하 안 팀장)은 “언택트 소비가 일상화됨에 따라 비대면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늘었다. 이로 인해 룸서비스 이용률이 늘었는데 파크 하얏트 서울은 최소한의 접촉도 원하지 않는 고객들을 위해 Drop and Go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고객에게 보다 안전한 다이닝을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 것”이라고 전했다.

디즈니 호텔 Door Knob 카드키 (사진 출처_ Los Angeles Public Library)

한편 해외에는 ‘Door Knob’ 룸서비스도 활성화 돼 있다. 우리가 흔히 많이 알고 있는 DND(Do Not Disturb) 카드처럼 룸서비스를 원하는 음식과 시간을 적어 문고리에 걸어 놓으면 이를 직원이 확인해 요청된 시간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Door Knob 메뉴는 비교적 간단한 메뉴로 구성돼 일반 룸서비스 메뉴와는 차별점이 있으며 주로 조식을 미리 주문하기 위해 늦은 밤이나 새벽에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객실이 주는 분위기 살리는 룸서비스의 매력
고객들이 룸서비스를 찾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고객의 편의를 전제로 한다. 다른 고객들과 섞이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시간이 촉박할 때, 또는 별도의 이동 없이 객실 안에서 편하게 식사를 해결하고 싶을 때 룸서비스를 찾는다. 안 팀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로 시간에 쫓기는 비즈니스 고객들이 룸서비스를 주로 찾았다면 이제는 가족, 연인, 친구 등 레저 고객이 오전 오후 할 것 없이 룸서비스를 즐기는 모양새다. 오전에는 주로 양식과 한식 단품 메뉴를 선호하며, 저녁에는 객실에서 양식과 다양한 주류를 함께 곁들여 럭셔리한 다이닝을 즐기고자 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끼니 식사 외 간단한 안주류도 레스토랑이나 외부 음식점보다는 룸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호텔 내에서 오롯이 삼시세끼를 즐기는 등의 소비패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단순한 편의에서 호캉스의 새로운 즐길 거리로 룸서비스가 확대 적용되고 있다. 룸서비스는 판매되는 상품보다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특징이 있다. 따라서 적극적인 판촉이 요구되는 상황. 호텔들은 룸서비스가 객실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해 다양한 셀링 포인트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 식음기획 김경열 지배인(이하 김 지배인)은 “해비치는 전 객실의 70%가 바다 전망으로 이뤄져 있고, 객실 자체도 일반적인 특급호텔에 비해 넓은 평수를 자랑하고 있다. 이에 룸서비스를 ‘나만의 객실뷰’를 통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지역 특색이 물씬 느껴지는 전망을 바라보며 선호하는 음식도 지역 특산 메뉴인 경우가 많아 한라산 고사리 육개장, 성게 미역국 등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선보였다.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객실 전망이 좋은 경우 객실로 룸서비스 주문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제주도와 같이 자연을 조망할 수 있는 객실이나 도심의 경우 고층의 시티뷰를 즐길 수 있는 호텔들은 ‘뷰 맛집’이라는 콘셉트로 룸서비스 판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뷰 맛집 콘셉트에서 나아가 룸에서도 파인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풀 서비스 다이닝 전략도 눈에 띈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객실에서도 호텔 레스토랑과 바에서 근사한 식사를 즐기는 것을 목표로 인룸다이닝을 선보이고 있다.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는 타 호텔과 다르게 인룸다이닝과 이벤트 서비스를 통합 운영, 파크 하얏트 브랜드가 내세우는 프라이빗 서비스 콘셉트의 시너지를 내며 고급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비치 호텔_ 이그제큐티브 오션뷰 / 파크 하얏트 서울_ 룸서비스

한편 소모임을 할 적당한 장소가 마땅치 않아지며 객실에서 소규모 파티나 가족 연회를 기획하는 고객들의 룸서비스에 대한 리즈가 높아지고 있다. 변 지배인은 “최근 괄목할만한 호캉스 트렌드로 7~8명 정도의 젊은 여성들이나 가족단위 고객들이 커넥팅 룸을 빌려 룸 안에서 하루 종일 여유로운 파티를 즐기는 문화가 생겼다. 이때 룸서비스를 많이 선호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입맛이 제각각인 이들이 각자 원하는 음식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이를테면 3대 가족이 방문하면, 아이는 햄버거나 피자를, 부모는 파스타를, 조부모는 해신탕을 주문해 먹는 식이다. 외부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레스토랑을 패스트푸드나 양식, 한식당 중 골라야 하지만 룸서비스는 그렇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메리트”라고 전했다.

신속 정확한 서비스가 키 포인트, 룸서비스 직원의 노련함도 요구돼
룸서비스의 퀄리티를 좌지우지 하는 것은 아무래도 신속함과 군더더기 없는 베테랑 서비스다. 김 지배인은 “룸서비스의 경우 이동거리가 있고, 비대면 주문 등 일반 영업장과 다른 특수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정확한 주문 처리와 신속 정확한 서비스 제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한 접점 직원의 지속적인 서비스 교육과 권한부여를 통해 고객의 요구 및 요청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순발력을 강조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룸서비스는 아무래도 고객만의 프라이빗한 공간인 객실로 직접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케어가 요구된다. 게다가 서비스에 대한 호불호도 그 자리에서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호텔 서비스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따라서 직원들의 능수능란한 서비스 역량이 매우 중요한 파트”라고 설명한다.


한 F&B 룸서비스 매니저는 “셋업은 철저한 팀플레이를 통해 일사분란하게 이뤄지지만 객실로 올라가 서비스가 개시되는 순간부터는 개인플레이로 전환되는 것이 룸서비스”라고 이야기 한다. 객실에서는 직원과 고객이 1:1 접점에서 서비스가 이뤄지므로 오로지 직원 개인의 서비스만으로 분위기가 조성된다. 룸서비스 직원에게 객실이란 레스토랑의 홀과 다름없는 곳이다. 이런 이유로 룸서비스를 전담하는 직원들은 베테랑인 경우가 많다. 고객 개인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서비스인 만큼 사소한 것 하나로도 돌발적인 상황에 언제든 노출돼 있고, 고객 입장에서 룸서비스 직원은 호텔의 소통 창구가 되므로 호텔의 전반적인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룸서비스 직원들은 상황대처능력이 뛰어나야 하며 호텔의 모든 것은 물론, 고객의 호텔 이용과 관련된 어느 정도의 주변 정보들은 즉각 대응이 가능한 정도로 익숙한 이들이어야 한다.


또한 이들을 주문의 우선순위를 판단, 직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리더의 역할도 전체적인 룸서비스의 흐름을 관리하는데 핵심이다. 룸서비스 이동 동선과 거리, 객실 내 서비스가 이뤄질 시간을 계산, 메뉴에 따라 조리되는 시간도, 전달돼야 하는 티켓 타임도 각각 다르다는 점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던 뜨거운 감자
“여름 패키지는 연중 가장 니즈가 많은 패키지 중 하나라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프로모션 중 하나다. 올해는 언택트와 룸콕 트렌드를 반영해 치맥 룸서비스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주문량이 작년 대비 2.5배 정도 늘었다. 작년 같은 경우 여름에는 만실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올해는 전반적인 거리두기 여파로 가동할 수 있는 객실 수를 조정, 방문객 수가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체감은 한 4배 정도의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변 지배인은 이야기한다. 이처럼 운영의 골머리를 앓던 호텔 식음업장이 룸서비스를 통해 그나마 숨통을 트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룸서비스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 호텔 입장에서는 조금 어리둥절하기도 하다. 그동안 호텔에서 룸서비스는 갈수록 영업이익이 떨어져가는 F&B 중에서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골칫덩이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특급호텔 F&B 매니저는 “룸서비스는 특급호텔들이 4~5성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갖추고 있는, 한마디로 ‘구색’이다. 영업순익이 0인 것은 물론 오히려 돈을 깎아먹는 부서라 이번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서 연회팀과 함께 가장 먼저 없어진 부서”라고 이야기하며 “일단 룸서비스는 수요 예측이 불가능하고, 룸서비스 직원과 요리하는 셰프가 항상 대기해야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분에서도 상당한 비효율이 수반된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24시간 룸서비스가 불가할 뿐 아니라 카트 서비스가 제한되면서 객실 앞으로 룸서비스를 배달하는 서비스로 전환, 직원들의 손이 덜 가기 때문에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발생되고는 있지만 고객들이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어 코로나 사태 이후까지 이런 서비스를 지속하는 것이 맞는지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국내도 4, 5성의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4성은 12시간, 5성은 24시간 동안 룸서비스를 필수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가동시간에 비해 불가능한 수요예측과 비효율적인 인력운용으로 뱉지도 삼키지도 못했던 룸서비스였다. 때문에 룸서비스 인력들은 고유한 업무영역 외에 메인 주방과 개별주방의 업무까지 지원하는 등 식음료 파견업무까지 맡기도 해 직원 인력 구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룸서비스의 주요 매출이 객실 매출에 흡수돼 처리, 룸서비스에 대한 개별 예산배정이 어렵고, 원가 부담은 전가되는 구조가 대부분이라 룸서비스는 객실과 F&B의 가운데 언저리에서 늘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부서였다.


장거리 이동이 전제돼야 하는 서비스 제공방식의 특성상 제공할 수 있는 메뉴의 한계와 신속한 제공시간의 요구로 룸서비스는 품질수준을 높이는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높은 가격도 걸림돌이다. 룸서비스는 24시간 동안 메인 메뉴뿐 아니라 간식까지 포괄해야 하는 광범위한 메뉴에 대한 원가부담과 서비스에 필요한 주문 접수자, 요리사, 서비스제공자의 인력부담으로 가격이 일반 레스토랑에 비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레스토랑에서 제공받는 메뉴나 서비스보다 어쩔 수 없이 어딘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퀄리티가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이유들로 많은 호텔들은 마지막 서비스 접점이 되는 룸서비스의 차별화에 대해 별 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상황일 수밖에 없었다.

비대면 트렌드와 맞물려 새로운 형태 갖춰
하지만 이제는 고객들이 룸서비스를 원하고 있는 상황. 이에 룸서비스를 활성화하는 한편 그동안의 애로사항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호텔들이 생기고 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_ 코봇 딜리버리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는 간단한 스낵에서부터 룸서비스 메뉴를 모바일 편의점 플랫폼으로 비대면 주문하고 받아볼 수 있는 AI 로봇을 도입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 마케팅팀 우윤정 대리는 “고객들이 객실에서 주로 찾는 품목은 아무래도 음식 위주가 많다. 그동안 간단한 스낵세트 정도로 제공해왔지만 최근에는 룸서비스 메뉴도 플랫폼에 업로드했다. 로봇이 수용할 수 있는 크기에 한계가 있어 일부 메뉴만 로봇으로 배달하고 있긴 하지만 테이크아웃 메뉴는 활발하게 로봇으로 룸서비스 하고 있다.”고 전해 룸서비스 배달 인력 관리 측면에서 로봇 활용이 어느 정도 효용성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3성급 이하의 중소형 호텔의 경우 룸서비스의 의무가 없을 뿐 아니라 특히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인력을 룸서비스까지 할애할 여력이 없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던 곳이 많았다. 그러나 간단한 배달음식이라도 룸서비스를 통해 받고 싶어 하는 고객들이 늘어 H AVENUE 건대점은 배민 로봇배달 룸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민 로봇배달 룸서비스 도입으로 호텔 이용객은 배민 앱을 통해 주문 후 결제하면, 로봇 딜리타워가 주문한 음식을 객실 문 앞까지 배달해준다. 로봇배달 룸서비스를 통해 호텔은 제한적이었던 미니바 상품을 보완하고, 직원들의 룸서비스 업무를 덜어, 고객 만족과 인력 운용의 효율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룸서비스
전통적으로 룸서비스는 VIP 영접이나 EFL라운지 운영 등 장기투숙객관리와 고객 유지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 담당하는 업무였다고 한다. 내부적으로는 여러모로 구조적 문제로 호텔의 아픈 손가락일수도 있지만 룸서비스로 인해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된 고객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한 것이 아닌 ‘나만을 위한 서비스’라는 기억을 전반적인 호텔의 이미지에 투영하게 된다.


부산스러운 조식 뷔페보다 객실에서 여유롭게 늑장부릴 수 있는 룸서비스 조식을 즐기며 눈앞에서 커피까지 갈아 주는 정성스런 대접을 받는다. 로맨틱한 창밖 야경을 바라보면서 적절한 품위, 절도 있는 움직임의 지배인이 따라주는 와인을 마시고, 마치 귀빈이 된 듯 은쟁반 위가지런히 플레이팅돼 있는 음식을 즐긴다. 룸서비스야 말로 오직 호텔에서만 제공받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그동안 많은 호텔들이 룸서비스를 그저 식음료부서의 지원부서 정도로 간주하고, 룸서비스 매출은 객실로 포함하면서 룸서비스가 가진 의미가 희석되고 있었다. 그러나 차별화된 룸서비스로 호텔의 이미지를 제고해왔던 호텔들은 앞으로 새로운 호캉스 트렌드를 선도해나가는 리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고객들은 이미 룸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룸서비스에 필요한 인력과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을 해소하려는 접근보다, 업셀링이나 추가적인 가치를 더해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고객은 룸서비스를 경험하기 시작했고, 앞으로 그 기대치는 점점 높아질 것이다. 어차피 안고 가야되는 숙제라면 정면 돌파 하는 수밖에 없다. 일부 비즈니스 고객에 한해 예상됐던 수요가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해졌고, 심지어는 적극적으로 판촉한 만큼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객실도, F&B도 아니었던 룸서비스가 보다 독자적인 영역으로 분리돼 언젠가 호텔의 아픈 손가락이 아닌 효자노릇을 하는 대표 콘텐츠로 성장하기를 바라본다.

 


“객실에서 최고의 미식 경험,
룸서비스 통해 고객만족 극대화 할 것”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식음료팀 룸서비스 변영덕 지배인

 

Q. 현재 룸서비스 총괄 지배인으로서 맡고 있는 업무와 워커힐 룸서비스의 제공 현황에 대해 이야기 부탁한다.
워커힐의 룸서비스 팀은 식음료팀 내의 한 영업장으로 소속돼 있다. 룸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전반적으로 고객과 구성원 관리와 매출 및 영업이익 관리를 주로 하고 있으며, 신메뉴 개발도 조리장과 함께 하고 있다. 워커힐 호텔은 그랜드 워커힐, 비스타 워커힐, 워커힐 더글라스 하우스, 더 빌라, 크게 4개 동으로 나눠져 있고, 부지가 넓어 다소 광범위하지만 모든 객실 고객에게 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룸서비스는 퀄리티 있는 음식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 필수인데 긴 동선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음식의 온도와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룸서비스 전용 카’와 ‘핫 박스(Hot Box)’를 구비해 활용하고 있다.

Q. 워커힐 룸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과 이용 패턴은 어떤지 궁금하다.
룸서비스 이용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패턴으로 나눌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카지노나 비즈니스, 학회나 세미나를 주목적으로 방문한 이들, 즉 대부분 비즈니스 목적이 있는 고객들이 찾았다면, 최근에 주목할 만한 것은 10인 미만의 소규모 모임을 호텔에서 프라이빗하게 하면서 룸서비스의 수요가 늘었다는 점이다. 3개의 호텔과 빌라가 있는 만큼 호텔 내 이용할 수 있는 식당과 바의 선택지가 많음에도 올해는 룸서비스의 선호도가 굉장히 높다. 하루에 많게는 250건 정도 서비스 요청이 들어온다.


이용 패턴은 주로 식사시간과 비슷하다. 아침 8~9시, 점심 12~14시, 저녁 18~21시 사이에 가장 주문이 많다. 워커힐에서는 샌드위치 등 가벼운 주전부리는 물론, 랍스터와 같은 고급 요리까지 다양한 룸서비스 메뉴를 보유하고 있지만 좀 더 친숙한 메뉴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특히 최근 워커힐 호텔 룸서비스의 시그니처 메뉴로 등극한 치맥세트는 체크인 이후부터 저녁까지 꾸준히 인기다. 주류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다는 것도 최근 눈에 띄는 추세다. 소규모 파티에 대한 니즈로 바나 레스토랑보다 룸서비스의 주류 메뉴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주로 와인과 맥주를 선호하는 편이다.


Q. 워커힐 호텔 룸서비스팀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룸서비스 메뉴 구성과 서비스 시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워커힐 호텔 내 레스토랑 라인업이 다양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레스토랑 영업장 메뉴와 겹치지 않는 메뉴 구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찬 코스로 즐길 메뉴는 레스토랑에서, 단품 한상차림을 원하는 경우에는 룸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메뉴는 기본적으로 가족단위 고객이 주를 이루는 워커힐 호텔의 고객 특성에 맞게 햄버거나 샌드위치 등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메뉴에 힘을 실었다. 파스타를 취급하는 레스토랑 업장이 있지만 룸서비스에서 제공하는 파스타는 아이들도 무난히 먹을 수 있도록 맵기 등을 조절하는 등 차이를 뒀다.


한편 서비스적인 부분에서는 객실에서 직접 직원이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는 룸서비스 특성 상 서비스 스킬이 뛰어나고 고객 응대 경험이 많은 베테랑 맨파워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룸서비스는 객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서비스의 제공과 소비가 이뤄지기 때문에 한 순간의 실수가 전체 분위기를 흐트러트릴 수 있어 상당히 세밀한 서비스가 요구된다. 또한 객실 고객들은 룸서비스 직원에게 전반적으로 궁금한 것이 많다. 따라서 직원들은 고객들의 질문에 적절한 답을 통해 객실의 해결사가 돼야 하며, 짧은 시간 내 고객을 파악해 추가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프로모션 전략가이기도 해야 한다.

Q.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룸서비스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룸서비스의 전망은 어떠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이를 대비한 워커힐 룸서비스의 비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호텔의 기본 서비스 가치인 대면보다 비대면을 선호하는 추세로 전환되고, 프라이빗한 휴식에 대한 갈망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도 룸서비스는 식음료 매출 이외에도 고객에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서비스 만족도 측면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팀을 좀 더 강화해 워커힐의 룸서비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높은 만족도를 이끄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호텔이 투숙만을 위한 공간에서 식도락과 다양한 문화까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워커힐도 그에 걸맞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계속해나갈 계획이기에 우리 룸서비스도 F&B의 또 한 곳의 업장으로서 고객들의 새로운 미식 경험에 즐거움을 주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강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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