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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빛 보지 못한 채 시들어버린 제 2의 전성기, 시장 다변화와 도시브랜드 절실한 동대문

외국인 관광객들이 명동 다음으로 사랑하는 도시 동대문. 일제의 영향으로 동대문으로 불리게 됐지만 보물1호인 흥인지문부터 DDP, 패션 타운, 먹자골목 등 문화와 역사, 쇼핑 콘텐츠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서울 중심지로, 한국의 유서 깊은 역사부터 최신 트렌드까지 경험해볼 수 있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이 발길이 잦은 곳이다. 동대문 내 호텔도 지난 1월, 나인트리 동대문의 오픈으로 어느덧 1성부터 5성까지 균등한 분포를 보이고, 굵직한 체인들이 자리를 잡아 동대문 관광 인프라로서의 수용 태세를 갖추고 있다. 게다가 동대문의 ‘큰손’이라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 특히 ‘보따리상(다이궁)’의 활약이 활발해지며 제2의 전성기를 바라보고 있던 와중에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맞이해 다시 울상이다. 그동안 동대문은 중국인 관광객에 치우친 불완전한 시장구조로 사스, 메르스, 사드와 같이 업계를 휘청거리게 한 이슈들을 순차적으로 겪어오며 다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계속해서 커지던 상황이었다. 빛을 보지 못했던 동대문의 제2전성기, 다이내믹한 동대문 호텔 상권을 살펴봤다.


동대문 쇼핑타운(사진 출처_ Visitseoul.net)

패션과 쇼핑의 메카 동대문

2002년 5월 관광특구로 지정된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는 전통시장과 현대식 쇼핑몰이 혼재, 현재 약 30여 개의 대형 상가에 원단, 패턴, 봉제와 관련된 3만여 점포, 15만 명에 이르는 패션 인들이 종사하고 있는 패션산업단지가 조성되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게다가 국내뿐 아니라 인근의 국가 중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하기 때문에 중국,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수출 전진기지로서도 연간 800만 명이 넘는 관광객과 소매상, 바이어들이 즐겨 찾는 패션 상권이자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동대문은 1962년 평화시장의 개설로 패션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해 특히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야간 패션 시장’ 전략으로 동대문패션상권 발전을 이끌었고, 1990년대 후반부터는 현대시티아울렛, 밀리오레, 헬로APM과 같은 몰들이 문을 열면서 다양한 이벤트와 젊음이 넘치는 문화, 관광 해방구의 역할을 추가하며 ‘동대문 시장’의 역할과 범위가 확대됐다.

 

2014년에는 복합 문화 공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와 첫 5성급 호텔인 JW 메리어트 동대문이 오픈, 각종 전시, 패션쇼, 신제품 발표회, 포럼, 컨퍼런스, 이벤트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하는 베뉴가 늘어나며 더 이상 패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문화 관광지로서 동대문의 역할을 공고히 하게 됐다. 이외에도 ‘흥인지문’을 대표 지역 유적지로 18세기부터 존재한 최초의 상설 먹거리 시장 ‘광장시장’과 골목 사이사이에 형성된 생선구이, 냉면, 떡볶이, 족발의 먹자골목, 그리고 그 밖으로는 창신동에서 대학로로 이어지는 공연과 전시 등 복합 상권으로 이뤄져 있다.

 

고른 호텔 등급분포, 점유율도 70%대

동대문 상권의 주요 행정구역으로는 주로 종로구 숭인동 일대와 중구 장충동, 을지로, 광희동, 오장동 등의 일대가 있다. 주요 호텔은 5성급의 JW메리어트, 노보텔 앰배서더, 4성급의 스프라지르, 3성급의 써미트, 라마다, 베이튼, 2성의 호텔 더 디자이너스, 스카이파크, 이비스 버젯 앰배서더 등이 밀집돼 있어 비교적 호텔 등급 분포가 고른 편이다. 「한국호텔산업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객실 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 동대문은 2017년 기준 ADR 7만 원 미만의 이코노미 클래스 호텔이 전체 객실 공급의 34%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는 3성급 호텔이 32%를 차지해 전체적으로 중저가 호텔이 주를 이뤘으나, 2018년도에 노보텔 앰배서더와 스프라지르가 오픈하며 등급 밸런스를 맞췄다. 또한 평균 객실 점유율은 약 72.9%대로 비교적 안정적인 편으로 나타났으며,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60%가 방문하는 도시인만큼 호텔 수요는 외국인 79.2%, 내국인 20.8%로 거의 4배가량이 차이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전체 고객 중 레저가 85%로 월등히 높으며 비즈니스는 주로 MICE(3.8%)보다 코퍼레이트(11.2%) 고객으로 이뤄져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 잦아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2018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방문지’로 ‘동대문 패션타운’은 28.1%, 1위인 ‘명동/남대문/북창동(58.3%)’ 다음으로 외국인 관광객 방문 2위 지역으로 나타났다. 동대문을 인상 깊었던 방문지로 꼽았던(중복응답) 나라는 몽골이 44.7%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중국(38.8%), 홍콩(31.2%), 인도네시아(26.3%) 순이었으며, 여행 형태는 에어텔 투어가 35.6%로 패키지 인바운드 고객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쇼핑’을 목적으로 동대문 시장을 찾는 나라는 몽골(51.4%), 인도네시아(40.4%), 말레이시아(30.8%) 순으로 높아 순수 중국에서 중화권으로 고객 영역이 넓어졌음을 알 수 있었고, 한 가지 동대문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던 특징은 ‘명동/남대문/북창동’ 상권의 방한 횟수는 1회(60.1%)인데 비해 동대문 패션타운은 3~4회 이상이 60.7%로 정기적으로 동대문을 찾는 이들의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써미트 호텔의 황진원 본부장(이하 황 본부장)은 “그동안 여행객들이 사대문 안에 있는 명동을 가장 많이 찾아 명동 객실이 먼저 차야 동대문으로 넘어오는 모양새였는데 2년 전부터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는 본격적으로 보따리상(다이공)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부터”라면서 “기존에도 다이공은 존재해왔지만 사드 이슈로 중국 단체가 직접 내한하지 못하면서 그들의 쇼핑 욕구를 대행해주는 다이공의 역할이 활발해졌다.”고 귀띔했다. 사드가 중국인 인바운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며 전체 관광업계는 큰 시름에 잠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이공들의 사업은 번창(?)했고, 이로 인해 동대문 호텔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다이공 중심으로 새로운 쇼핑 문화 정착돼

전자결제 플랫폼 알리페이가 리서치 전문업체 닐슨과 공동으로 발표한 「2017 중국인 관광객 해외소비 및 지불형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해외관광객이 해외여행 현지 경비로 쓰는 금액은 1인당 3064달러(한화 약 362만 원), 그중에서 한국에서는 3007달러(한화 약 356만 원)로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최대 규모로 소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평균 쇼핑 지출액은 762달러(약 90만 원)로 타 국적 관광객이 쇼핑에 쓰는 486달러보다 280달러 높은 수준을 상회했다. 사드의 영향이 있었던 2017년이라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가히 중국인들의 ‘큰손’은 무시하지 못하는 수준을 넘어, 특히 소비를 위해 작정하고 방문하는 쇼핑의 메카 동대문은 이들이 시장을 좌지우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조 단위 마켓 파워를 자랑하는 다이공들의 구매력까지 더해져 신라와 롯데, 현대백화점 등 굵직한 유통업계의 면세점의 활발한 유치경쟁이 이뤄지고 있었을 정도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한 물류센터 관계자에 의하면 동대문에서 중국으로 배달되는 물건들은 하루에 1톤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고.

 

같은 쇼핑의 메카지만 명동과 동대문이 확연히 다른 상권을 구성하게 된 이유다.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시장이 꾸려진 가운데, 동대문에서는 중국 큰손들의 독특한 행보들을 볼 수 있었는데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중국인들을 겨냥해 중국의 ‘왕홍(유명 인플루언서)’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동대문을 누비며 동대문의 옷을 소개하고 그 자리에서 실시간 댓글로 주문량을 파악, 집계해 각 매장에 주문을 넣는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의 이윤정 부총지배인(이하 이 부총지배인)은 “인근에 사진을 찍을만한 공간이 없기도 하고, 호텔에서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구성해놓은 포토 스폿의 중국인 관광객 이용률이 상당하다. 각 스폿마다 다른 옷을 입고 촬영한 후 실시간으로 SNS에 게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모바일, 실시간에 익숙한 중국고객을 겨냥해 호텔에서도 위챗 QR코드를 사용해 곳곳의 서비스를 소개하고, 알리페이, 위챗페이와 같은 글로벌 페이사들의 전자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퍼포먼스만 거대한 중국 큰손

그러나 조 단위 매출도 서슴지 않는 가히 큰손들의 구매력이 동대문 전체 관광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인 시각이다.

 

한 동대문 호텔 관계자는 “한국에서 보통 다이공을 관리하는 가이드가 따로 있다. 면세점 1층 VIP 라운지 주차장에 들어서 있는 카니발들이 다이공과 물건을 운송하는 업체가 가이드”라면서 “그런데 이 가이드들이 모두 중국인들이다. 결국 다이공이 와서 쓰는 돈은 다시 중국으로 들어가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이공이 면세점이나 쇼핑센터에서 지출하는 매출 이외 동대문 상권이 활성화 되는데 얼마나 많은 소비를 하는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개인적인 사업을 위해 비즈니스 목적으로 동대문을 찾는 이들이기 때문에 주로 중저가형 호텔을 선호하고, 객실을 보면 대개 컵라면이나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가는 이들이 많다. 써미트 호텔 황 본부장은 “워낙 쇼핑에만 목적을 둔 이들이기 때문에 호텔에서도 이런 보따리상들은 레저가 아닌 비즈니스 고객으로 분류한다. 투숙하는 패턴은 대중이 없는데 딱 볼일만 보고 돌아가는 하루 투숙객도 있고, 하루씩 계속 연장하는 고객도 있다. 레저는 주말, 2박 3일이라는 어느 정도 패턴이 있는데 다이공은 평일에 불규칙적으로 방문한다.”면서 “호텔에서도 장기단골고객이 될 수 있는 이들을 위한 베네핏을 제공하고 싶지만 워낙 씀씀이가 제한돼 있다 보니 새로운 것을 제공하면 이 또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아직까지 시도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회용 비닐봉투도 문제다. 지난해 4월 1일부터 1회용 비닐봉투 사용금지 사업장을 동대문에도 확대 적용했지만 평화시장, 테크노상가 등 전통시장은 예외 적용되고 면세점에서 발생되는 박스, 플라스틱 포장재에 대한 규제는 따로 실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를 처리하는 것은 고스란히 호텔의 몫이다. 다른 동대문 호텔 관계자는 “체크아웃이 끝날 때면 로비에 각종 포장재들이 한 가득이라 룸 메이크업을 위한 메이드들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라며 “매일 다량으로 배출되는 일회용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들의 볼륨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동대문 패션시장 새벽 거리(사진 출처_ 코리아 패션+텍스 뉴스) / 동대문 패션시장에서 나오는 물류들(사진 출처_ 코리아 패션+텍스뉴스)

동대문 기회 바라보며 대형 갖추는 호텔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대문 호텔의 점유율은 평균 70%대를 상회하고 있다. 2014년 동대문 최초로 JW 메리어트 호텔 동대문이 5성급 럭셔리 호텔로 문을 열었고, 써미트 호텔과 같이 잔뼈가 굵은 호텔도 여전히 순항 중이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과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나인트리호텔도 동대문의 기회를 보고 2018년과 올해 오픈했다. 이들 호텔의 오픈은 관광 특구로 지정되긴 했지만 낙후돼 있는 지역 특성과 유입되는 인바운드 단체가 많아 내국인 수요가 적고, 중저가로 형성돼 있던 기존 동대문 호텔 상권에 변화를 일으켰다.

 

상권 내 대표적인 특급호텔로서 유일하게 대형 MICE 행사 유치가 가능한 JW 메리어트 호텔 동대문은 타 호텔과 다르게 비즈니스 그룹과 행사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JW 메리어트 호텔 동대문의 판촉팀 김주석 매니저(이하 김 매니저)는 “호텔에서 유치하는 행사는 해외 특정 회사의 단체 세미나라든지 국내 정부기관에서 진행하는 행사, 대학교의 학회나 세미나다. 특히 오픈당시 기준 국내 최초였던 미디어 월과 이에 적합한 그랜드 볼룸을 갖췄기 때문에 시각화를 통해 홍보하고자 하는 신제품 론칭쇼나 IT계열의 행사를 꾸준히 유치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레저로 찾기는 객실 금액대가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규모가 큰 기업의 비즈니스 고객이 많으며 비즈니스로 오는 고객도 고위급 인사가 많고, 국적별로는 미국과 유럽권역에서 주로 방문한다.”고 전했다.

 

한편 나인트리호텔 동대문은 가심비 높고 효율적인 숙소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여행객들을 타깃으로 오픈했다. 나인트리호텔 관계자는 “나인트리호텔 동대문은 명동과 인사동에 비해 낮은 연령대의 20~30대 고객을 타깃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을 겨냥했다. 이에 동대문의 쇼핑문화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줄여주고 스마트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셀프 체크인·아웃, 셀프 라커룸을 설치했다.”면서 덧붙여 “동대문은 중국을 포함해 꾸준히 수요가 있는 동남아 관광객, 그리고 최근 방문 볼륨이 커지고 있는 몽골, 우루과이와 같은 러시아 연방 국가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3~4인의 친구들끼리 방문하는 이들의 여행 패턴을 반영해 3인 트리플 룸과 4인 쿼드 룸 등 다인실 객실을 절반 이상 배치해 객실 선택의 폭을 넓혔다.

 

나인트리 호텔 동대문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 & 레지던스


INTERVIEW

 

“호텔과 레지던스 복합형으로

동대문 상권 내 내국인 수요 넓히고자 해”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이윤정 부총지배인

 

Q. 호텔을 오픈한지 2년이 다 돼가고 있다. 오픈 당시 분석했던 동대문 상권과 그동안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의 포지셔닝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궁금하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동대문은 세월을 담고 있는 만큼 낙후된 지역이었다. 그러나 오픈 전 동대문이 가지고 있는 대체 불가능한 상징성을 중구에서도 새롭게 발전시킬 의지가 있었고, 특히 DDP와 JW 메리어트 호텔이 들어서며 상권을 리뉴얼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발견했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이 호텔과 레지던스, 듀얼의 포메이션으로 새로운 관광객 니즈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던 것이다. 이에 오픈이후 작년까지는 어떻게 하면 노보텔 동대문이 가지고 있는 인프라들을 적재적소에 타깃팅 할 수 있을지 셀링 포인트에 대한 고민을 주로 했다. 동대문에 부진했던 내국인 수요를 늘리기 위해 호캉스 콘셉트를 도입해 가족단위 고객에게는 키즈존, 가족 친화적인 객실에 포커스를 맞추고, 개별 FIT 고객에게는 인피니티 풀, 포토스폿 등으로 SNS 활용을 유도했다. 다행이 그동안 동대문 상권에서 제공하지 못했던 서비스에 대한 내국인 고객의 니즈가 접목돼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앞으로도 이들의 니즈를 유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Q. 동대문에서 유일하게 레지던스형 객실을 제공 중이다. 이에 대한 수요는 어떤가?

호텔과 레지던스 복합형 브랜드는 동대문을 방문하는 고객에 다양한 선택지를 줄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레지던스는 주로 호캉스를 원하는 가족단위 고객, 그리고 중장기 투숙객들이 이용하고 있는데, 가족 고객은 특히 아이가 있는 경우 호텔 내 풀에서 시간을 보낸 후 바로바로 세탁물들을 객실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 간단한 취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중장기 투숙 고객의 경우 호텔 맞은편에 자리해 있는 국립의료원에서의 의료관광 수요와 비즈니스 프로젝트로 내한한 출장객이 주를 이룬다. 길게는 1~2년까지 체류하는 고객이 있어 EFL 라운지를 개방하거나, 해피아워 서비스를 비즈니스에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Q. 그동안 지켜봐온 동대문 상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앞으로 동대문 상권이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로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사실 동대문의 메인 고객은 중화권이 리드하고 있다. 때문에 그동안 그들이 원하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는 인도어 쇼핑센터와 이를 중심으로 퍼져있는 먹거리 시장이 동대문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동대문 전체 관광인프라를 아우르려면 중화권과 일부 인프라에만 국한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최근 국내 방문이 잦은 아랍권을 비롯해 다국적 여행객들로 시장을 다변화해야하며, 동대문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 방문객의 수치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관광을 통해 얼마나 오래 체류하고 많은 소비를 했는지 동대문 관광의 질적 수용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동대문 유입 고객 다변화를 위해 호텔 자체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호텔들의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동대문구 관광 인프라가 하나의 유기적인 모습을 갖춰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대문의 고질적 문제 해결해야

“작년 동기 90%대를 유지하던 점유율이 20% 내외로 곤두박질 쳤다. 사드도, 일본경제보복도 간신히 넘겼는데 더 큰 과제가 주어졌다. 그나마 의지할 수 있는 내국인 수요도 중국인이 많은 동대문이라는 인식 때문에 아예 전무한 상황이다. 이제 기댈 수 있는 곳은 4월에 이틀간 열리는 BTS 콘서트뿐이다.”

 

평소 국제정세, 바이러스와 같은 내외부적인 영향에 정신없이 흔들리는 국내 관광 생태계에 대한 지적이 많지만, 특히 동대문은 이번 코로나 19 영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가 처참히 무너졌다. 업계의 의지로 회복할 수 없는 이런 바이러스 같은 경우에는 그저 시간이 흐르기만을 바랄 뿐이지만, 중국인들이 점령한 동대문에 대한 이미지는 그나마 오던 내국인의 발걸음도 뚝 끊겼다.

이에 업계에서는 동대문을 ‘일부 중국인 큰손, 다이공이라는 인공호흡기만 쓴 채 겨우 생명을 연장하는 중환자’라고 진단을 내리고 있는 상황. 그동안 늘어나는 수요에 동대문 관광 콘텐츠 강화에 대한 업계의 목소리는 계속해 있어왔지만 실효성 없는 정책들뿐이었다. 결국 ‘동대문’이라는 도시 브랜드는 지역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한 동대문 호텔 관계자는 “호텔이 가지고 있는 베네핏을 최대한 끌어 모아 프로모션을 해도 쇼핑센터만 스쳐 지나갈 뿐, 체류까지 연계되지 않는다는 점, 그러는 동안 동대문 내 호텔들의 ADR 경쟁만 과열시킨다는 점, 영양가 없는 관광객들이 어질러놓은 상권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들의 몫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동대문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각종 피해 속에 구나 시의 금전적인 지원만을 돌파구로 가져간다면 결국 이번 코로나 19의 영향이 지나도 다시 제자리걸음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JW 메리어트 호텔 동대문의 김 매니저는 “비즈니스 고객 유치를 위해 남대문이나 서울역 권역과 비교해 봐도 동대문은 동대문 나름대로의 매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쇼핑과 관광, 문화적 보존가치를 지니고 있는 공간이자, 북적이는 도심에서 살짝 벗어나면 한적한 공간도 조성돼 있어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지역”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연이은 악재로 출혈이 심한 동대문이지만 위기를 기회삼아 동대문만의 브랜드 파워를 갖춰 나가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써미트 호텔 동대문


INTERVIEW

 

“지역 전체의 회생의 노력 필요한 동대문,

자체적 도시 브랜드 파워 갖춰야”

써미트 호텔 황진원 본부장

 

Q. 써미트 호텔은 동대문에서 9년간 운영해왔다. 그동안 지켜봐 온 동대문 상권, 그 속에서 써미트 호텔의 주 타깃 고객은 어떤가?

호텔 운영이 시작된 2013년만 해도 써미트 호텔 서울이 동대문 최초의 비즈니스호텔이었다. 장충동과 가까운 신라호텔과 그랜드 앰배서더를 제외하고는 라마다, 베이튼, 아카시아 호텔(현 베니키아 호텔 아카시아) 정도 운영 중이었으며, 그때만 해도 중국보다 홍콩 관광객이 주를 이뤘었다. 써미트도 오픈 이후 3~4년간은 홍콩 마켓에 집중했는데 홍대가 관광 수용력이 커지면서 동대문에서 홍대로 홍콩 관광객이 옮겨갔다. 본격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동대문으로 유입된 시기가 그때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호텔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90%를 차지하는 외국인 고객 중 50%가 중국인, 20% 내외가 일본인, 나머지는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주를 이룬다. 최근 3~4년 새 동대문 상권 내 호텔 구성이 등급별로 다양해지면서 인바운드를 대상으로 한 패키지 상품 폭이 넓어져 동대문 자체에 유입되는 인바운드 관광객의 비중이 늘어나있던 상황이다.

 

Q. 동대문 최초의 비즈니스호텔로서 현재까지 써미트 호텔의 포지셔닝은 어떻게 이뤄져 왔는지 궁금하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동대문의 경우 특히 호텔의 위치와 가성비가 가장 중요하다. 쇼핑이 주 목적인 고객들이 많기 때문에 무거운 짐을 이리저리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가까운 거리와 쾌적한 환경,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 필수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써미트 호텔은 동대문 내 주요 쇼핑 타운과도 가깝고 명동으로는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게다가 공항버스가 호텔 바로 앞에서 서 고객들 사이에서는 “걸어서 3발자국 호텔”로 홍보가 저절로 돼 있다. 또한 동대문 지역이 임대료가 높아 주차 시설이 미비한 곳이 많은데 써미트 호텔은 대형버스가 들어올 만한 충분한 공간의 주차장이 있어 장충체육관에서 넘어오는 프로, 국제 배구단 등의 수요도 있다. 실제로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R16 Korea 2015 세계 비보이 대회’ 당시 전체 20개 국가의 130여 명의 참가자를 써미트 호텔에서 유치하기도 했다.

 

Q. 동대문 관광 수용태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동대문의 관광 인프라로서 지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은 어떤지 이야기 한다면?

동대문은 주로 명동과 비교를 많이 하는데 명동이 쇼핑과 먹거리,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느낌이라면 동대문은 몇몇 대형 건물을 위주로만 수용력을 갖춘 듯 해 이런 면이 아쉽다. 동대문도 쇼핑센터 이외 역사 유적지, 문화예술공간, 먹자골목 등 다양한 인프라를 갖추고는 있지만 유기적인 연계가 이뤄지지 않다는 느낌이다. 때문에 호텔에서도 어쩔 수 없이 동대문 자체보다는 오히려 명동과 가로수길, 남산과 같은 주위 관광지와의 접근성을 어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즉, 쇼핑을 제외한 ‘동대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파워가 보다 커져야 한다고 본다.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이 DDP인데, DDP의 경우에도 세미나, 박람회와 같은 체류형 행사보다 주로 전시나 이벤트가 주로 유치되고 있어 지역 관광 인프라와 유기적으로 연계가 안 된다는 점이 아쉽다.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동대문은 좋을 때는 호황이지만 무너지면 한없이 무너지는 곳이다. 사드와 일본 경제보복, 이번 코로나 19 사태와 같은 위기들을 발판 삼아 지역이 공생할 수 있는 동대문만의 브랜드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글 : 노아윤 / 디자인 : 강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