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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앤레스토랑 - 호텔, 창조적인 영감을 제공하는 곳 인피니스 문화기획부 조병하 총괄부장

어릴 적부터 피아노와 재즈를 좋아했던 조병하 부장. 현재 인피니스 문화기획부의 기획총괄로 음악, F&B,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라이선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일로써 사랑하는 문화예술을 다루고, 아티스트를 만나며, 문화 한 가운데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전했다. 문화예술에 대한 감식안이 뛰어난 만큼, 그는 호텔 공간에서 창조적인 영감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조병하 부장을 만나 해외 호텔 트렌드와 <호텔앤레스토랑> 독자들을 위한 호텔 이용 ‘꿀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딜리셔스 아트

잠실 반 고흐 카페로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는 (주)인피니스가 명동 L7 호텔 1층에 새로운 콘셉트의 카페, ‘딜리셔스 아트’를 오픈했다. ‘딜리셔스 아트’는 세계 최초로 런던 내셔널 갤러리와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유일한 공간이다. 내셔널 갤러리의 수많은 컬렉션 중 16, 17세기 네덜란드 꽃 정물화 대가들의 대표 작품만을 선별해 선보이는 ‘딜리셔스 아트’는 당시의 클래식한 멋과 우아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스페셜한 공간으로 찾아왔다. 

<호텔앤레스토랑> 독자에게 본인 소개 및 현재 하는 일, 그리고 그간의 커리어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현재 인피니스의 문화기획부서의 총괄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인피니스에 근무한 지 벌써 15년이 됐네요. 인피니스는 로펌인 협력사를 둔 라이선싱 전문 에이전시로, 이곳에서 콘텐츠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주로 문화와 외식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음악, 연극, F&B 분야에요. 재즈, 클래식, 월드 뮤직 등의 음악을 한국 및 전 세계에 소개하기도 하고, 해외 연극이나 뮤지컬 라이선스를 관리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세종문화회관의 <애니>를 들여오기도 했어요. F&B 분야에서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자산을 접목시켜 반 고흐 카페나 내셔널갤러리 같은 카페 문화공간으로 론칭시킵니다. 이렇듯 문화, 외식, 음악이 여러가지로 문화적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큰 성과였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뮤지엄’ 라이선스를 가져와서 콘셉트를 반영한 반 고흐 카페를 선보인 것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해요. 반 고흐 카페는 작지만, 대사관 행사를 비롯해 패션쇼를 유치하기도 했고,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냈어요. 카페뿐만이 아니라, 광의의 의미로 이곳을 문화적 ‘베뉴’로 활용하고 있는 거죠. 현재는 내셔널갤러리와 컬래버레이션 한 딜리셔스 아트 카페로 바뀌었는데, 이곳 역시 여러가지 문화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할 거에요. 내셔널 갤러리와 협업해 선보인 딜리셔스 아트 카페 L7 점에서는 뮤지컬 <애니> 쇼케이스도 개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인피니스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나 방향성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선한 문화를 세상에 알리는 게 저의 궁극적인 지향점입니다. 그게 카페를 통해서건, 공연을 통해서건, 음악을 통해서건 말입니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카페나 호텔 등에서 벗어나 차별화되고, 많은 이가 공유 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을 만들어내는 게 목표입니다. 도시의 주요 건물에 안테나숍처럼 들어가서 로컬 커뮤니티와 어울리는 문화 플랫폼을 생산해내고자 해요. 

더 머레이 홍콩 / 혹스턴 파리, 사진출처_ thenoxton.com

아무래도 문화 산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출장도 잦다고 들었어요.
1년에 평균 6~7회 정도 장거리 비행을 나가곤 해요. 오히려 휴가 때는 비행기를 타지 않을 정도죠. 주로 찾는 도시는 뉴욕, 파리, 암스테르담 등 아무래도 미주 및 유럽의 도시 위주로 가게 돼요. 출장에 있어서 호텔은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 심지어 떠나기 전까지 투숙할 호텔을 고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제 비즈니스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투숙할 호텔은 고심해서 선택하는 편이에요.

<호텔앤레스토랑> 독자들에게 소개해줄만 한 힙하고 멋진 호텔은 어디인가요?
최근에 다녀온 ‘혹스턴 파리’를 추천 드리고 싶어요. 오픈 하우스 개념으로, 지역문화와 스트릿 신을 호텔에서 제대로 흡수한 곳이에요. 낮에는 진짜 파리지앵이 된 것처럼 로컬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환경이 조성돼있는 점이 굉장히 좋았어요. 카페에는 바리스타가 춤추고 있기도 했고요(웃음). 독특한 객실 구조는 말할 것도 없고, 조식을 담아주는 ‘브렉퍼스트 백’도 재미있었네요. ‘더 머레이 홍콩’은 바로 지난주에 다녀온 곳이에요. 건축물부터 헤리티지를 품고 있는데, 1960년대에 세워져 유니크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 곳을 리뉴얼해서 호텔로 재단장 했는데, 힙하고 트렌디한 호텔로 거듭났어요. 

호텔을 고를 때 어떤 과정을 거치시는지 궁금해요.
좋은 호텔에 가는 걸 즐기지만, 돈은 많이 쓰지 않아요(웃음). 현실적으로 회사 출장에서 예산 관리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매번 값비싼 특급호텔에 아무 노력 없이 방문할 수 있겠어요. 일단 기본적으로 호텔 리서치를 게을리 하지 않고, 트렌드가 뭔지 살피는 작업부터 해요. 그리고 호텔이 공식적으로 배포하는 오피셜 이미지보다는, 트립 어드바이저에서 여행자가 사진을 보고 ‘실물’을 체크해요. 얼마나 노후 됐는지, 실제 사이즈는 어떨지 가늠해봅니다. 의외로 리뷰에 대해 신경 쓰는 편은 아니에요. 워낙 주관적이기 평이 많아서라고 생각합니다. OTA 중에서는 호텔스닷컴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OTA를 이용할 때 단점은 호텔의 로열티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점이죠. 체크인 시 업그레이드나 웰컴 드링크 등의 호스피탈리티가 빠질 수 있어요. 객실도 층이 낮든가, 좋지 않은 구조에 배정될 확률이 높아요. 그래서 다이렉트 부킹을 애용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OTA를 이용하지 않을 때의 ‘꿀팁’은 뭔가요?
아무래도 OTA보다는 다이렉트 부킹을 통해 예약을 하는 게 호텔 측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베네핏을 얻을 기회가 많아요. 그래서 저는 호텔을 방문하기 전에 이메일을 하거나 전화를 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내가 A 호텔의 빅 팬인데,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가격으로 제공해줄 수 있나?'라는 식으로, 꽤 끈질기게 연락하는 편이에요(웃음). 제 입장에서는 OTA보다 저렴하게, 또 호텔 입장에서는 OTA에 지불할 수수료 대신 로열티 있는 고객을 얻는 정도의 가격 선에서 협상을 하죠. 일반적으로 작은 룸을 예약하고, 호텔의 상황에 따라 두 단계 정도 업그레이드를 받아요. 또, 해외에서 팁은 통상적인 수준으로 내되, 대신에 나를 중점적으로 케어해준 매니저에게 따로 팁을 두둑하게 줘요. 그렇게 친분이 쌓여서, 다시 호텔에 방문할 때 나를 알아봐주고 네트워킹이 돼서 로열티 서비스를 받는 식이죠. 재방문할 때 인삼 캔디 같은 거 사가서 나눠주고 그러면 좋아하더라고요(웃음).

말씀해주신 방법은 굉장한 스킬이나 노하우가 있어야 가능할 것 같은데요(웃음).
그런가요?(웃음) 어떻게 생각해보면 귀찮은 일이 될 수도 있는데, 제 입장에서는 한정된 회사의 예산에서, 괜찮은 호텔을 찾으려면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출장에서 호텔이 사무실과 집의 역할을 충족해주지 않으면 참 힘들 것 같아요. 호텔은 내가 하는 일에 자극도 줘야하고, 생산적인 아이디어를 가져다주는 공간이 돼야 해요. 호텔을 셀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네트워킹이 형성되고, 그렇게 지역마다 ‘내 호텔’이 생기면 정말 좋아요. 아 참, 그리고 중요한 것 하나 더. 호텔 가격은 미리 지불한다고 무조건 싼 게 아니라는 건 체크해두셔야 해요. 

그렇다면 호텔에서 기분이 상할 때는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요청한 서비스가 잘 피드백이 돌아오지 않을 때 마음이 상해요. 자주 가던 한 호텔에서 겨울에 히터도 안 틀어주고, 담요도 안 갖다 주고, 온수도 안 나온 적이 있어요(웃음). 그들도 다음 날 미안했는지 조식과 커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는데, 이미 불쾌해져서 안 먹겠다고 했어요(웃음). 요지는 호텔에서 손님을 ‘Take Care’를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는 말이에요. 이야기가 잘 안되면 나는 GM을 찾는데, 외국 호텔은 성숙한 호텔일수록 총지배인들이 밀접하게 케어를 해줘요. 제기할만한 합당한 문제가 생겼을 때,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봐요.


국내 호텔 신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뭔가요?
도시 감성을 디자인에 잘 담아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고 호텔로 흡수해서 위치한 곳의 문화가 되는 것. 약간의 유럽풍의 인테리어만 넣었다고 해서 부티크 호텔이 되는 건 아니죠. 호텔이 단순히 룸을 제공하는 걸 넘어, 문화 공간으로서 기능하기를 바라요.

인생에서 최고의 호텔 단 한곳을 뽑는다면 어디일까요?
인생 호텔이란 건 없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저는 각고의 노력을 통해 호텔을 선별하기 때문에, 좋은 호텔에 갔을 때 희열이 커요. 게다가 좋은 호텔을 선택하는 것은 비즈니스까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좋은 카페에서 커피만 마셔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호텔이 피곤한 시차를 해소시켜 주고, 다음 여행을 기대하게까지 해준다면 완벽해요. 그런데 호텔을 잠만 자는 공간이라고 한다면, 연속성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호텔도 문화 플랫폼으로서 멋진 콘텐츠를 실현하는 공간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글 : 정수진 / 디자인 : 임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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