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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 호시노 요시하루 대표가 강조했던 ‘플랫한 조직문화’에 대한 내용의 연장선상에서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일부 경영자들은 ‘플랫한 조직문화’를 통해 직원들이 권한을 갖는 것에 불안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직원들이 맡을 수 있는 부분은 그들에게 맡기는 것이 중요하지만, 맡기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랫한 조직문화이기 때문에 모두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 역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회의에서 자주 의견을 내는데, 이때 직원들은 그저 하나의 의견으로 여긴다. 그때그때 떠오르는 것을 두서없이 말하기도 하는데, 내가 말한다고 해서 그것을 직원들이 그대로 믿지 않았으면 한다. 그것은 때마침 떠오른 아이디어지, 지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서 내놓지만 그것을 받아들일지 아닐지는 본인들의 선택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대표가 하는 말이라도 그들은 하나의 의견으로 고려해야 한다. 만약에 그 아이디어를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되는지 스스로 생각해서 판단하고 책임져야 한다(지난 호에서 호시노 대표는 플랫한 조직문화에서 종업원 스스로 권한(Empowerment)을 갖도록 한다고 언급했었다). 


사실 나는 그렇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가볍게 아무것이나 말할 수 있다. 이것이 플랫한 조직문화의 좋은 점이다.
호시노리조트를 이용하다보면 직원들이 *멀티 태스크를 하는 점이 특이하다. 오전에 리셉션에서 만난 직원이 오후에는 커피를 뽑고 있는 식이다. 게다가 직원들이 굉장히 능동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호시노리조트는 처음부터 이러한 멀티 태스크가 가능한 직원을 채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따로 특별한 교육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 멀티 태스킹은 직원 한 명이 정해진 부서의 한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업무를 하는 것을 말한다. 고객과의 접점이 반복되는 만큼 친근하게 교류함으로써 고객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고, 그에 맞는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일을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으므로, 생산성과 수익성을 올릴 수도 있다.

 

멀티 태스크를 위한 교육을 따로 하지는 않는다. 모든 직원들이 여러가지 경험을 하길 바란다. 누구나 일을 하면서 고객들의 이야기를 듣고 무언가를 알아차리게 된다. 그렇게 알아차린 것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한 훈련은 없다. 사실 이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관련이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을 ‘더 향상시키고 싶다’, ‘더 많은 것을 잘하고 싶다’, ‘느끼고 알아차린 것을 표현하고 싶다’라는 기본적인 욕구가 있다. 호텔이나 기업 같은 조직의 좋지 않은 점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컨트롤하거나 혹은 억제하려고 하는 것이다. 게다가 고객을 위해 어떤 것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하려는데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발표하면 안된다, 또 예산이 안되니까 할 수 없다고 한다면, 기본적으로 생각을 못하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예산에 얽메여 무언가를 하려고 행동하기 위해 항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직원들이 스스로 더 잘해내고 싶은 부분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호시노 리조트의 경우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예산은 어떻게 운영하나? 계획에서 예산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호시노의 예산은 충분한데, 우리는 운영사고 따로 오너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예산은 잘만 활용하면 나쁘지 않다. 왜냐하면 예산은 계획이며 목표기도 하고, 예측이기도 하며,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산이 있다고 해서 이 예산이 바른 마케팅, 바른 행동 그리고 바른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요소가 돼서는 안된다. 바른 것을 할 때 예산에 얽매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를 직원들이 철저하게 인지하고 체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목표라는 것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예산은 무엇을 위해 정하는가?’라는 것을 사내에서 확실히 정의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항상 라이벌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나 야구도 그렇지만 라이벌과 싸울 때 라이벌도 작전이 있고 예산이 있다. 하지만, 예산에 맞춘다고 해서 시합에 이기는 것은 아니다. 작전대로 모든 것이 잘 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계획대로 잘 되지 않을 때 어떻게 생각해서 판단을 내리는가 하는 것이다. 예산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예산을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바른 행동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자유롭게 움직이는지가 중요하다. 


새롭게 지역에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나?
야마구치 나가토유모토(山口、長門湯本), 구 나라 감옥(旧奈良監獄) 프로젝트 등을 진행 중이다. 다양한 콘셉트을 가진 리조트를 만드는 아이디어는 바로 그 지역에서 힌트를 얻는다. 특히 그 지역만의 문화에 집중한다. 카이 나가토유모토의 경우, 지역의 료칸과 지자체의 참여에 의해 이뤄졌다. 라이벌 료칸도 투자에 참여해 카이를 만들면서 온천 료칸 지역 전체의 재생을 도모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그 만큼 추락했고, 모두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이제 서로 힘을 합쳐서 잘 해보자는 기운이 생겨 협력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 구 나라 감옥은 1908년에 지어져 2017년까지 나라 소년 형무소로 사용됐던 곳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5대 감옥 중의 하나다. 노후화로 인해 폐쇄되면서 나라시의 중요 문화재로 지정됐다. 이 건물을 호시노 리조트가 2021년 부터 고급 숙박시설로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 고객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은 인구도 많고, 경제력도 있고, 해외 여행도 많이 하는 나라다. 특히 한국은 일본 각 지역으로 가는 운항편도 많기 때문에 일본의 관광산업에서는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인구를 보면 중국이 제일 큰 고객으로 볼 수 있지만 의외로 내실을 보면 한국과 타이완이 중국 못지 않다. 이런 나라의 고객들은 여행에 익숙해서 개인 여행도 많고, 특히 한국 고객은 대도시뿐 아니라 일본 지방 도시에도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중요한 고객이다. 이런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한국에 호시노 리조트의 팬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8곳의 우리 시설은 도쿄와 오사카 뿐만 아니라 사실 대부분이 지방에 있기 때문에, 지방을 찾는 고객들에게 접근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호시노 브랜드로 한국에 진출할 의향이 있는가?
당연히 적극적이다. 예전부터 한국 론칭 요청을 받아왔고 열심히 제안했다. 한국에 꼭 가고 싶다. 그런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잘되지 않고 있다. 어떤 경우는 도면까지 만든 적도 있다. 

한국 진출에 대한 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 진출에 관한 건은 마지막에 항상 잘 되지 않는데, 그 이유를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깊이 관여한 안건이 몇 건 있었는데, 이유가 조금씩 다르다. 행정기관의 인허가 문제도 있었고, 일본 호텔이라는 부분에 대한 리스크도 느끼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오너들의 입장에서는 지금처럼 양국의 정치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 때문에 미국의 호텔이라고 하면 크게 리스크를 느끼지 않지만, 일본이라고 하면 리스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너들은 투자를 하니까 걱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호시노 리조트가 진출하는 것과 포시즌이 진출하는 것은 다르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국에 오면 어떤 호텔을 이용하는가?
매번 다른 곳에 가려고 노력하는데, 사실 스태프들이 정해 준 곳에 간다. 나는 직원들에게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달라고 하는데, 현재 우리가 오모 시리즈를 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비교적 리즈너블하고 젊은 층이 묵을 수 있는 작은 곳을 찾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옛날과 변함없는 서비스를 하는 럭셔리 호텔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다. 

오모(OMO) 시리즈는 합리적인 가격대와 참신한 서비스에 대한 반응이 좋은 것 같지만, 호시노야 도쿄는 ‘도심형 료칸’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에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실적면에서는 좋다. 오너인 미츠비시지쇼(三菱地所)도 만족하고 있다. 우리가 호시노야 도쿄에서 하고 싶었던 것은 ‘도시에 통용되는 일본 료칸을 만들고 싶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세계 도시에 일본 료칸을 만들어 보자라는 계획이었다. 따라서 도시의 서양 호텔에 익숙한 분들에게 저항감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면 입구에서 신발을 벗는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신발을 벗지 않으면 일본 료칸의 문화를 모르는 것이다. 그곳에서 호텔과 료칸의 차이가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우리는 시작하고 있다.


시장을 상상할 때 지금의 고객의 니즈에 답하기만 하면 서양의  글로벌 체인 호텔을 이길 수 없다. 따라서 기존 고객의 니즈로부터 일단 멀어질 필요가 있다. 비록 다수의 니즈는 아니더라고 호시노야 도쿄와 같은 도시 료칸의 니즈가 3% 만이라도 있다면 그것을 타킷으로 해서 가야 한다. 그리고 이 3%의 고객을 10%, 15%로 늘려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이렇게 시장을 넓혀 나가는 것을 상상해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데, 다만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항상 염두해두고 맞춰 가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지금에 와서 호시노야 도쿄에 ‘조금 큰 방을 더 확보해 뒀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든지, ‘레스토랑의 수용 폭을 넓혀 두면 좋지 않았을까’하고 반성하는 부분은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일본 료칸은 전 세계에 통용될 수 있다는 직감은 가지고 있다. 이것은 다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세계의 도시에 진출할 계획이 있는가?
우리는 세계의 도시에 진출하고 싶고, 여러 곳의 투자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서울에도 진출하고 싶다. 스시가 처음에는 ‘Raw Fish’로 경시됐지만 지금은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듯이, 일본 료칸도 고객들이 ‘오늘은 푹 쉬고 싶으니까 일본 료칸에 가야겠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 싶다.

필자는 호시노 리조트의 네 개 브랜드인 호시노야, 리조나레, 카이, 오모를 모두 이용해 봤는데, 그때마다 일본 특유의 섬세함을 담고 있으면서도 과거의 일본스럽지 않은 센스와 역동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호시노 리조트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기회가 될 때마다 이를 한국의 관계자들에게 소개해 왔으며, 이번 호시노 요시하루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호시노 리조트가 갖고 있는 운영 철학과 전략을 가능한 생생하게 전하고 싶었다. 


우리나라에 호시노 리조트와 같은 영리한 호텔 운영 회사가 생긴다면,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세련되게 담아낸 브랜드가 세계에 진출한다면 하는 바람이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호시노 리조트 호시노 요시하루 대표


글 : 전복선 / 디자인 : 임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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