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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2018 호텔 연말결산 TOP 7

 

2018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시간 참 빠르다.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떠들썩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말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각종 악재로 앓는 소리가 들려오던 호텔업계였다. 작년 한해를 딛고 올해는 어땠을까?
올해도 호텔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위생문제에서부터 시작해 호캉스, 주 52시간 근무제 등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2019년을 맞이하기 전인 연말, 2018년 호텔업계는 어떤 1년을 보냈는지 정리해보자. 

 

1. 웃기도, 울기도 했던 평창동계올림픽

 

 
2018년 2월,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평창동계올림픽이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진행됐다. 역대 동계올림픽 최초로 90개국 이상이 참가해 특히 강원도 일대의 호텔업계에서는 이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강원도 내 일대의 50개 시설의 약 1만 7000실을 사전예약하기도 했고, 강원도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관광1번지로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외국인의 경우 숙박요금에서 부가가치세를 환급하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처럼 강원도 일대의 호텔과 관광업계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여기서 발생한 문제는 강원도의 특급호텔(신규호텔 포함)이 대부분 숙박위원회와의 계약 체결로 객실 품귀현상이 일어나자 여행사, 기업체, 외국인 개별관광객, 국내 관광객 등의 숙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는 점이다. 몇몇의 숙박시설의 경우에는 1박에 150만 원까지 육박하는 바가지요금으로 인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뭇매를 맞았다. 이에 대해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는 숙박시설 중 ‘평창동계올림픽 관광객용으로 제공되는 시설 현황’을 공개했지만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크게 대안이 되지 못한 채 호텔들의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
평창올림픽 특수를 노려 속속들이 오픈한 호텔들은 강원도 내 관광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흐지부지됐다. 올림픽의 후광을 노린 강릉 올림픽 파크는 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는 당시부터 잡음이 계속됐다. 또한 스피드스케이팅센터의 경우 한 식품업체가 냉동 창고로 사용하고 싶다는 다소 황당한 의뢰까지 들어왔다고 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평창올림픽 시설 활용방안에 대해 공청회를 갖는 등의 노력으로 평창올림픽 특수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올림픽의 열기가 점차 식어가고 있는 요즘, 하루빨리 평창을 비롯한 강원도의 매력을 찾아 어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 다시 한 번 금강산으로?!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감동적이었던 남북한 한반도기 공동입장의 순간, 국내뿐만 아니라 많은 외신들도 주목했던 남북화합의 장이었다. 이후 4월 27일, 역사적인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한 눈에 끈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한반도를 H형태로 개발하는 3대 경제벨트에 대한 ‘한반도 신경제지도구상’을 전달했다. 그리고 신경제지도구상 사업이 어느 정도 가시화 된다면 금강산 관광부터 재개하겠다고 밝혀, 그동안 분단이라는 정치적인 이슈에 의해 방한 관광이 안정적이지 못했던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남북관광이 재개되면 인천에서부터 목포까지, 강원도에서부터 부산까지 경제개발로 인한 관광도 활성화 될 것이고, 아직까지 북한 내 관광시설이 확충돼 있지 않기 때문에 북한 관광 전후로 남한을 함께 거쳐 가는 관광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홍콩이나 싱가포르 못지않게 국제적인 MICE 행사 유치에 매력적인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분단이라는 정치적인 문제와 이에 얽혀있는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로 인해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우리나라에 다른 국가의 주재원들이 상주하기 꺼려하는 것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분단이라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고 전했다. 이처럼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호텔뿐만 아니라 관광 업계에 새롭게 주목할 만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3. 낱낱이 드러난 특급호텔들의 민낯

 


올해는 유난히 연초에 큼지막한 사건들이 많았던 것 같다. 대표적으로 2월 4일, TV조선을 통해 방송돼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린 위생사건이다. 변기를 청소한 수세미로 고객들이 마시는 컵을 닦았다. 고객들이 이미 여러 차례 사용한 수건으로 세면대를 정리하고, 어메니티로 제공되는 미니바의 커피나, 티, 다과도 유통기한이 지난채로 발견됐다.
다른 호텔에 비해 객실료가 비싸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기대하는 특급호텔에서, 그것도 누구나 알만한 곳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니. 소비자들의 공분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또한 이후에는 일부 투숙객들이 개인의 양말이나 속옷 빨래를 전기포트로 한다는 기사도 속속들이 올라와 소비자들의 불신은 더더욱 커져만 갔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 대해 호텔 측은 메이드들의 개인 위생관념의 부족했다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한편으로는 한 명의 메이드에 할당된 객실 수가 터무니없이 많기 때문에 생겨난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한 청소용역업체 담당자는 “호텔은 메이드들을 거의 용역업체를 통해 고용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호텔의 직원이라는 인식보다는 그저 값싼 노동자로 치부하는 경향이 많다. 작년에 비해 오른 물가로 최저임금이 올라 당연히 급여가 인상된 것뿐인데, 월급을 더 받고 있으니 더 많은 객실을 담당하라는 것은 무슨 경우냐”고 꼬집었다.

 

4. 호텔등급심사제도는 진화 중

 

 

위생문제가 지적된 호텔 중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4, 5등급의 호텔들도 더러 있었다.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지정한 호텔들에서까지 문제가 생기니 이마저도 믿을 수 없다는 다수의 여론이 조성돼, 지난 7월 9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호텔등급제도의 개정안을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2월 제기된 위생문제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관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호텔업 등급결정 자문위원회’를 조성, 등급심사제도를 일부 개편했다. 이번 개편안의 가장 큰 내용은 ‘위생 & 청결’, ‘안전’, 그리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중간점검 단계’의 신설이다. 세부적으로는 위생관련 평가 항목의 배점을 높이거나 선택 항목을 필수로 변경해 등급평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도록 조정한 점, 오염도 측정기기인 ATP를 도입한 점, 객실위생을 직접적으로 담당하는 메이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구체화된 청결도를 검토하는 점 등이다.
여기에 등급심사제도의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심사 이후 서비스 유지에 대한 부분도 강화했다. 중간점검은 암행평가 형식으로 진행되며 등급이 유효한 3년 내에 4, 5성급 호텔을 대상으로 1회 의무적으로 진행된다.

 

5. 호텔업계 단비 같은 소식, ‘호캉스’

 

 

작년까지 불황이었던 호텔업계에 그나마 희망적인 일이 있었다면 바로 호캉스 열풍이다. 어려워진 호텔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호텔업계가 내세운 가성비가 국내 고객들에게 어필된 것이다. 또한 욜로, 소확행, 케렌시아 등의 소비 트렌드가 키워드로 자리하면서 나를 위한 소비에 지갑을 여는 이들이 많아졌다. 또한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멀리가지 않고도 빵빵한 에어콘과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인피니티풀, 루프탑 바까지. 모든 것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호텔로의 휴가가 각광을 받았다.
여기에 7월 1일부터 시작된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도입도 한 몫 했다. 300인 이상의 사업장에 한해서지만 직장인들은 이제 퇴근 후 회식도, 야근도, 주말 근무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직장인 중에는 그동안 즐기지 못했던 여유와 여가를 즐기기 위해 호텔을 찾는 이들도 늘었다. 이에 호텔에서는 이들을 상대로 한 각종 프로모션과 이벤트, 다채로운 클래스들을 제안했다.
객실뿐만 아니라 레스토랑도 덩달아 가격을 낮추고 있다. 호텔 뷔페가 비싸다는 것은 옛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투숙객 이외 워크인 고객을 위한 1~3만 원대의 요리까지 등장해 호텔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6. 인건비, 어찌해야하나

 

 

주 52시간 근무제에는 명암이 있다. 호텔은 특례업종으로 구분돼 유보기간이 주어졌지만 어쨌든 호텔에 근무하는 호텔리어들도 곧 주 52시간 근무제를 따라야 한다는 것. 호텔의 불은 24시간 내내 꺼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경영자 입장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도입이 다소 골치가 아프다. 물론 근로자의 복지를 위해서라면 당연히 호텔업계에도 도입돼야 하는 제도지만 특례업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인 점이 없잖아 있어 호텔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설상가상, 최저임금이 또 오른다. 현재 2018년 기준 최저임금은 7530원, 2017년에 비해 무려 16.4%나 인상된 금액이라 호텔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런데 2019년에는 7530원에서 8350원으로 2018년 대비 10.9% 인상된 가격으로 다시 최저임금이 오른다. 메이드, 하우스키핑, F&B 파트타임, 인턴사원 등 최저임금에 적용되는 직원들이 많은 호텔,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호텔들에 직접적인 영향이 많아 벌써부터 인건비 문제를 걱정하는 곳들이 많다. 게다가 낮아질 대로 낮아진 객실요금에 맞추느라 인력배치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는 상황. 맞물리는 서비스 품질 저하에 대한 문제도 계속해서 이슈화되고 있다.

 

7. 앞으로도 계속될 이슈들, 내년을 잘 맞이해야

 

 

이외에도 호텔앤레스토랑에서 주최한 호텔전문박람회 호텔쇼에서 최근 가장 인기를 끌었던 부스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부스들이었다. 원하는 것을 말만하면 들어주는 스마트 호텔, 4차 산업 시대에 인건비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AI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이미 작년부터 의종네트웍스의 IoT기반 스마트룸 iStay, SK텔레콤의 NUGU, 핸디와 같은 서비스들이 도입, KT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AI 호텔서비스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레지던스를 통해 선보이겠다고 발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숙박업계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인 공유숙박업 규제에 대한 이슈도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그동안 공유숙박업 도입을 두고 업계관계자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유경제에 대한 제도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공유숙박업의 도입은 기정사실화 됐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조짐이 계속되자 호텔업계뿐만 아니라 농어촌민박업과 같은 다른 숙박업계에서도 큰 반발을 사고 있다.
큰일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호텔업계에 올해도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것들이 한시적인 이슈가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진행될 문제들이라는 점이다. 특히 올해의 이슈들을 살펴보면 국내 호텔산업이 양적인 성장을 거쳐 궁극적인 질적 성장을 위한 과도기에 놓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다시 한 번 호텔업계, 더 나아가서는 관광업계 그리고 우리 호텔의 2018년은 어땠는지 되돌아보며 내년을 맞이할 준비를 시작할 때다.

 

“공유숙박업 제도 도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의견교류 필요해”
호텔업협회 정오섭 국장

 

 

작년 연말결산 인터뷰를 통해 호텔의 내실을 다지는 2018년이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었다. 올 한해를 돌이켜보면 어땠다고 생각하는가?
아무래도 작년보다는 호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듯 보인다. 중국인 관광객은 줄었지만 그 외 일본인이나 동남아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 ADR과 Occupancy를 보면 Occupancy의 경우 작년과 비슷한 수준 혹은 조금 늘어난 정도를 보였는데, 작년에 비해 호텔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호텔 수요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계속해서 낮아지는 ADR이다. 가격을 낮춰 객실을 판매하는 형태가 지속돼 작년보다는 좋아졌지만 전체적인 운영 수준에서 좋아졌는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올해도 여러 가지 이슈들이 많았는데 협회에서 가장 주목한 사안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공유숙박업 문제가 지속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이슈다. 공유숙박업 제도 도입에 관해서는 정부 관계부처와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협회는 규제 도입의 시기적인 문제와 규제의 형평성에 대한 주장을 어필하고 있다. 현재 상대적으로 관광호텔들이 지켜야할 규제들이 많은데 비해 공유숙박업의 경우에는 위생이나 안전, 세금 관련된 규제에 대해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내년 호텔업계는 어떠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혹은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여러 악재가 겹쳐 암흑기였던 작년에 비해서 올해가 나아졌듯이 내년도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사드 문제도 그렇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인 정세가 어느 정도 완화되고 있으니 외국인 관광객도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또한 정부에서도 동남아시아나 중동지역에 특히 우리나라를 알리기 위한 많은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는 듯 보여 기대가 크다. 다만 주 52시간 제도나 최저임금인상에 따라 특급호텔보다는 3성급 이하의 호텔들의 타격은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 본다.

 

“호텔, 숙박고객만이 머무는 곳이 아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는 플랫폼이 돼야”
메이필드호텔 김영문 사장

 

 

올해도 호텔업계 많은 이슈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올해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작년까지 최근 2~3년, 호텔업계에 워낙 여러 가지 악재들이 겹쳐 작년에 비해 올해가 상대적으로 나아진 것은 사실이다. 보다 자세히 표현하자면 ‘바닥은 벗어난 정도’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나 이전과는 다르게 호텔업계가 좋아지면 다 좋아지고 나빠지면 다 나빠지는 것이 아닌 지역별 편차가 커졌다. 이는 아무래도 호텔 공급이 몇몇 집중된 지역에서 늘어나다보니 일어나는 현상인 듯 보인다. 하지만 그래도 작년보다는 경기가 좋아진 듯 보인다. 하지만 ADR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크게 정상화 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고 본다.

 

호텔업계 올해 가장 큰 이슈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호캉스’ 열풍이지 않을까싶다. 사드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내국인 고객의 호텔에 대한 수요 증가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였다. 이로 인해 호텔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무거웠던 이미지보다는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하나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했다는데 좋은 전환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 긍정적으로만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든다. 호캉스와 더불어 많이 이야기 하는 것이 주 52시간 근무제도인데, 사실 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이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퇴근시간이 지켜진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평일에 호텔을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워라밸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스포츠센터나 교육기관, 헬스장과 같은 곳들이 인기일 것이며, 휴일이 많아질수록 해외여행을 희망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호캉스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내수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여야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우리나라에는 호텔에 단골이라는 개념이 그다지 없다. 일부 외국계 체인 단골고객은 있을지 몰라도 한국 사람이 한국 호텔을 단골로 다니는 경우는 흔치 않다. 특히 이번 호캉스 열풍은 트렌드에 따른 한 번의 경험 정도로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골 고객을 만드는 것은 사실 힘든 일이다.


‘경험 삼아’는 하드웨어의 싸움일 수도 있다. 호텔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대해 으리으리한 규모와 번쩍이는 가구들, 다른 곳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환대 서비스는 한 번의 감동은 줄 수 있다. 그러나 재방문을 유도할 메리트가 있는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이제는 하드웨어만 가지고서는 승부를 볼 수 없다. 특히 특급호텔의 경우에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잘 돼 있어야 한다. 결국 다양한 인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잘 가꿀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까지 호텔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제한적인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접근을 해야 한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이제 호텔은 그저 잠을 자기 위한 숙소의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호텔은 이제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는 하나의 플랫폼이 돼야한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만남의 공간, 새로운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교육과 엔터테인먼트의 공간 등, 특히 특급호텔의 경우에는 더더욱 갖추고 있는 하드웨어, 즉 공간제공의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호텔은 밤보다 낮에 한산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 시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메이필드 호텔은 인근 주거단지와 공항 근처에 있다는 지리적 특성을 이용해 낮 시간, 혹은 경유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쿠킹 클래스 등을 열 생각이다.

 

이번 포럼을 통해 등급심사에 대해 유의미한 화두를 던졌다. 메이필드 호텔도 등급심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올해 바뀐 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아무래도 올해 초 문제됐던 위생문제에 대해 강화된 만큼 오염도 체크도 직접 하고 위생영역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강해지는 등의 변화가 돋보였다. 아직까지 과도기적인 측면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해가 지날수록 평가위원들의 평가에 대한 편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것 같다. 호텔 위생의 경우에는 양보할 수 없는 문제기 때문에 이번 위생사건을 통해 기준이 강화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다만 호텔은 해가 갈수록 빠르게 변하고 있는 고객의 니즈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제도 보완이 더디다는 점은 안타깝다. 이를테면 앞서도 이야기 했듯이 이제 소프트웨어의 싸움인데 이에 대한 평가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비즈니스센터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또한 요즘 호텔 트렌드는 객실 크기는 작게, 공용공간은 넓게 갖추는 추세인데 아직까지 등급 기준이 하드웨어에 머물고 있다.


물론 무형성, 소멸성, 이질성을 갖추고 있는 서비스의 특성상 이를 평가한다는 데 많은 문제가 따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하기만 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계속된 시도와 보완을 통해 변해가는 트렌드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은 어떠할 것으로 예상하나?
2012년 호텔업 규제완화로 인해 아직까지 들어설 호텔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아마 2020년까지는 호텔의 공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2~3년간의 위기를 통해 많은 호텔들이 자생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호텔 산업이 성장하는 과도기인 것은 분명하다. 이런 때일수록 호텔의 색을 명확히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