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브랜드 달까? 말까?
인터내셔널 호텔 체인 합병 및 로컬호텔의 브랜드 도입
지난해 11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스타우드 호텔 & 리조트의 인수합병 소식은
호텔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이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업계의 큰 이슈였다.
이전부터 호텔체인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부족한 세그먼트를 보충해왔지만,
둘의 만남으로 세계 최대의 호텔 그룹이 탄생한 만큼 인터내셔널 호텔 체인 합병의 움직임이 가시화된 셈.
이들은 인수 합병으로 OTA에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고 에어비앤비 등 다른 숙박 카테고리에 대해서도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인터내셔널 체인의 움직임으로 로컬호텔들의 브랜드 도입 고민이 깊어졌다.
온라인 시장이 도입되며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서 어떤 방패가 유리할지 판단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취재 김유리 기자
스타우드, 결국 메리어트의 품 안으로
지난 4월 8일,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하 메리어트) 주주들이 스타우드 호텔 & 리조트(이하 스타우드) 인수를 승인하며 스타우드가 메리어트의 품 안으로 들어왔다. 중간에 중국 안방보험이 인수전에 합세했는데 이에 메리어트는 자사의 스타우드 인수가 세계 최대의 호텔 체인을 만들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다 3월 31일, 안방보험이 인수의사를 철회하며 원래대로 계약이 성사됐다. 인수금액은 초기에 제시됐던 122억 달러보다 훨씬 높아진 144억 1000만 달러(약 16조 8020억 원)다. 안방보험이 인수가로 140억 달러를 제시하며 몸값을 높인 것. 유럽연합(EU)과 중국 당국의 허가가 남았지만, 메리어트 측은 인수 계약이 올해 중순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인수로 30개 브랜드, 5500개 호텔, 110만개 이상 객실을 보유하게 된 메리어트는 힐튼(4500개 호텔)을 앞지르면서 세계 최대 호텔 체인으로 등극하게 된다.
뭉쳐야 산다! 인터내셔널 체인들의 인수 합병 줄이어
한편 메리어트와 스타우드의 빅딜로 다른 인터내셔널 체인들의 인수, 합병 소식도 화제가 되며 호텔업계 몸집 불리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아코르 호텔 그룹은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럭셔리 호텔 브랜드 페어몬트(Fairmont), 래플즈(Raffles), 스위소텔(Swissôtel) 등을 보유한 페어몬트 래플즈 홀딩스 인터내셔널을 인수해 럭셔리 호텔 세그먼트를 보강한데 이어 2016년 1월 개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 원파인스테이(Onefinestay)를 인수해 색다른 행보를 보였다. 원파인스테이는 2010년 영국에서 론칭한 럭셔리 숙박 공유 업체로 뉴욕, 파리, LA, 로마 등에 2600여 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상류층을 대상으로 퍼스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다. 호텔업계가 숙박공유업체를 인수한 것은 의외라는 반응으로 그간 경쟁구도를 그렸던 에어비앤비와의 구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2015년 3월 프랑스 호텔 체인인 루브르호텔그룹이 중국 최대 국영그룹 진지앙국제인터내셔널홀딩스에 주식을 매각해 인수합병이 이뤄졌다. 호텔 측은 “M&A 방식은 그룹차원에서 규모의 물리적인 성장을 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루브르호텔그룹의 입장에서는 풍부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보다 공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고, 반면 진지앙그룹은 자국민의 해외 아웃바운딩을 효과적으로 이용함으로써 해외 진출의 확장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루브르호텔그룹은 인수합병 이후, 중국공상은행 ICBC로부터 한화 3조 원을 지원받아, 독일을 비롯한 유럽 내의 주요 시장의 호텔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하며 브랜드 확장을 강화해왔다. 또한 중국 내 이미 형성된 루브르호텔그룹의 브랜드 인지도 구축으로 중국인 고객 유치에 보다 경쟁력을 꾀하며 글로벌 비즈니스망을 형성하고 고객 데이터를 공유해 안정적인 호텔 운영이 가능해졌다. “경쟁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고객을 유치하는데 로컬 비즈니스만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단연 역부족”이라는 것이 호텔 측의 설명이다. 더불어 지난해 7월 중국의 진지앙호텔그룹, 미국 맥너슨호텔그룹과 유럽, 아시아, 북미 대륙을 잇는 포괄적인 영업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해 총 3700개 호텔을 보유한 글로벌 연합체를 형성했다. 이번 계약으로 3개 호텔그룹은 각 웹사이트에 파트너 그룹의 호텔 예약을 연동하는 예약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기술 개발과 법인 계약의 글로벌 협상, OTA의 수수료 책정 등에서 시너지를 노린 것이다.
인터내셔널 호텔 체인의 속사정
업계 관계자들은 호텔 기업이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늘여가는 이유를 OTA와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에어비앤비와 같은 새로운 숙박 카테고리를 견제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이제 곧 예약환경이 모바일과 웹으로 모두 넘어오며 현재 10~15%의 수수료를 받는 OTA의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OTA와 거래 시, 수수료를 더 낮게 책정할 수 있다는 것. 더불어 각 호텔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예약할 수 있는 호텔이 많아지는 만큼 다이렉트 부킹도 늘릴 수 있다.
지난 해 8월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는 255억 달러로 당시 시가 총액 277억 달러였던 힐튼호텔과 견줄만한 수준이었다. ‘호텔과 에어비앤비의 영역은 다르다.’라며 손을 놓고 있다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더 플라자의 최용신 객실 판촉팀장은 “호텔, 모텔로 양분화됐던 숙박업 시장은 최근 펜션, 비즈니스호텔, 게스트하우스, 홈스테이 등으로 나뉘며 매년 성장폭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 특급호텔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숙박업이 세분화된 현 시장을 재조명하고 미래 숙박산업을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라는 크고 강력한 울타리
이런 인터내셔녈 호텔의 움직임과 다변화되는 시장상황에 로컬호텔의 브랜드 도입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브랜드라는 울타리를 도입해 안정적인 길을 갈 것인지 아니면 독자 브랜드를 지켜가며 유연하고 개성적인 운영을 할 것인지 기로에 선 것. 더 플라자 최 팀장은 “기존 로컬브랜드에서 체인으로 변경하는 호텔들의 가장 큰 목적은 시장 확보를 위한 세일즈망의 활용하기 위해서다. 국내 호텔업계의 특성상 외국인 투숙객의 비율이 80%에 육박해, 보다 인지도 있는 브랜드가 매출을 발생하기에 유리하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다양한 호텔을 성향에 알맞게 선택할 수 있고,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리워즈) 등을 보다 폭넓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호텔 측에서도 인지도 제고, 신규 고객 창출, 보다 선진화된 노하우 확보 등의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리브랜딩과 신규오픈 호텔이 이어지며 국내 호텔업계에서는 브랜드 도입에 대해 각자 소신있는 결정들이 이어졌다. 가장 화제가 된 곳은 더팔래스호텔 서울이다. 1982년 개관해 강남권 특급호텔로 자리매김했던 더팔래스호텔 서울이 지난 4월 스타우드 호텔 & 리조트의 ‘쉐라톤 호텔’로 리브랜딩해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으로 다시 태어났다. 서주산업개발 신석우 대표는 “강남의 첫 번째 쉐라톤 호텔로 리브랜딩해 다시 한 번 강남권 호텔의 성장을 이끌 예정”이라며 “앞으로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은 스타우드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강남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랜드마크 호텔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광역시에 위치한 대구 그랜드 호텔도 2017년 쉐라톤 대구 호텔로 변경된다.
새로 오픈하는 신규호텔 중에서도 브랜드 호텔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주로 미드스케일급의 브랜드인데, 지난 5월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이 개관하며 국내 3번째 코트야드 메리어트가 됐고, 2017년에는 포 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강남도 오픈할 예정이다. 대구에는 메리어트호텔 & 레지던스가, 부산 민락구에는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캠핀스키가 들어선다. 샹그릴라의 개성있는 브랜드 HOTEL JEN 또한 서울에 오픈할 적당한 부지를 찾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편 브랜드 계약기간 만료를 맞으며 브랜드를 떼고 독자적인 운영을 택한 호텔들도 생겨났다. 르네상스 서울 호텔은 르네상스를 떼고 벨레상스 서울 호텔로 다시 태어났으며 강남구 역삼동의 리츠칼튼 서울도 곧 철수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더팔래스호텔 서울
INTERVIEW
리브랜딩 통해 한층 건강한 호텔로 다시 거듭날 것
고객, 직원, 호텔 모두 웃는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만들어 가겠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브라이언 백 부사장/총지배인
사진 조무경 팀장
Q. 지난 4월 12일 더팔래스호텔 서울이 스타우드의 쉐라톤 브랜드와 리브랜딩 계약을 체결했다. 인터내셔널 체인으로 계약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더팔래스호텔 서울이 로컬호텔로서 전통을 이어나가길 원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번 리브랜딩은 좀 더 건강한 호텔을 만들기 위해 내린 결정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선택에 확신이 생기고 있다. 브랜드 결정시 기존 호텔 색과 비슷하고 도입 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고려했으며, 그 결과 스타우드의 쉐라톤을 달게 됐다. 호텔은 사람의 몸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리브랜딩을 종합건강검진을 받는 것처럼 진행했다. 아픈 곳을 발견해 보완하고, 잘되고 있는 부분은 더 빛날 수 있도록 가다듬었다.
Q. 어떤 기대효과를 노리고 있는가?
그간 호텔을 둘러싼 사회, 경제 등 외부환경이 많이 변했고 호텔업계도 매년 달라지고 있다. 인터내셔널 체인들은 로고, 캐치프레이즈 등 호텔의 다양한 요소에 짧은 주기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데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에서도 적용될 것이다. 또한 기존 로컬호텔이 가질 수 없었던 체인의 체계적인 예약망이나 노하우를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고, 기존 단골고객에 새로운 고객층이 더해져 고객의 수용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브랜드 파워와 인지도, SPG 멤버십을 통한 유입 효과도 클 것이며 다수의 동일 브랜드 호텔 확보로 참고할 수 있는 판례나 사례들도 많아진다. 그리고 효율성이 많이 개선될 것이라 기대한다. 예를 들면 이전에는 OTA를 통한 예약이 이뤄질 시, 각 채널에서 팩스를 받아 직원이 직접 시스템에 입력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각종 온라인 채널과 호텔 예약 시스템이 연동되기 때문에 인력을 줄이고 직원들은 보다 더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근무를 할 수 있다. 더불어 직원들의 환경도 개선될 것이다. 순환보직제로 다양한 분야를 체험하고, 절차를 점검해 불필요한 보고를 줄여 스스로의 개발에 정진할 수 있다. 이처럼 이익이 늘고, 직원이 만족하면 고객이 웃게 되고 이 세 박자가 잘 갖춰진다면 호텔이 잘 운영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Q. 현재 국내 신규 오픈하는 호텔이나 리브랜딩하는 호텔에서 인터내셔널 체인을 달지 말지에 대해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
그렇다. 아무리 좋은 브랜드라고 해도 자신에 몸에 맞지 않는 옷은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을 어떻게 하면 기존 호텔에 맞춰 잘 세팅하고 노하우를 영리하게 이용하느냐가 브랜드 도입보다 더 중요하고 어려운 과정이다. 간혹 로컬호텔이나 독립호텔 경영자 중에서 브랜드 도입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위험한 생각이다. 스타우드 호텔 & 리조트를 예로 들자면 미국 브랜드로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의 문화와는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므로 추후 호텔에 맞게 조정해 가야한다. 이에 브랜드와 호텔의 특색을 잘 점검하고 도입 후에도 조율에 신경 써야하겠다. 쉐라톤을 선택한 이유는 더팔래스호텔 서울과 가장 잘 어울렸고 도입 후에도 최소 부분만 수정해 운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율 과정 중에서도 브랜드의 이념인 큰 줄기는 건드리지 않되 기존 호텔의 전통과 어우러질 수 있는 부분을 부각했으며 좋은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
Q. 앞으로 국내 호텔업계의 브랜드 도입이 계속 될 것이라고 보는지 궁금하며 전반적으로 업계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수요 공급의 불일치로 국내 호텔 시장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강남, 강북 모두 위기를 맞고 있다. 2010년도의 호황기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뒷받침 돼야할 것이다. 앞으로 3~5년은 흑자를 내기보다는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이뤄질 것 같다. 이에 더팔래스호텔 서울의 쉐라톤 브랜드 도입 타이밍이 적절했던 것 같고, 이전보다 시도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나 생존 경쟁에서 다른 호텔 보다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리브랜딩 후 새롭게 시작될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의 포부가 궁금하다.
리브랜딩 과정을 통해 건강한 호텔로 거듭났으면 한다. 보다 직원이 많이 웃을 수 있는 호텔이 되길 원하며 행복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서비스는 고객을 만족시킬 것이다. 입에서 입으로 소문 나, 누구나 오고 싶은 호텔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로컬호텔의 무기, 양보다 질
체계화된 시스템과 전문가의 노하우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체인호텔 경영의 장점이라면 로컬호텔은 호텔을 경영자의 철학과 이념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무대로 활용해 디자인, 인테리어부터 가격정책, 서비스 방식까지 신념과 특색을 담아낼 수 있다. 로컬호텔이 공룡과도 같은 OTA나 다른 숙박시설과의 싸움에서 꺼내든 무기는 양보다 ‘질’이다. 지난 3월, 8개월간의 리뉴얼을 거친 로얄호텔 서울이 새롭게 오픈했다. 대한민국 최초 민영특급호텔로서 45주년을 맞은 로얄호텔 서울은 특히 일본고객이 선호하는 호텔로 고객들의 만족도와 재방문율이 높다. 오래된 전통만큼 다양한 경험이 축적됐고 최근 리뉴얼로 시설 보수를 거치는 등 온고지신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그런가하면 신신호텔은 여행객이 가장 즐겨 찾는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에서 개최하는 트래블러스초이스에서 ‘2015 대한민국 베스트호텔 1위’, ‘서비스 부분 2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호텔 측은 대형브랜드가 아닌 독립호텔 브랜드로서는 국내 최초 수상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로얄호텔 서울
신신호텔
로컬호텔과 체인호텔의 장점만 모은 소프트브랜드
일장일단이 있는 브랜드 도입, 로컬호텔의 색을 살리면서 체인 브랜드의 마케팅이나 예약망을 공유해 각각의 장점만 취하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오토그래프 컬렉션, 스타우드 호텔 & 리조트의 럭셔리 컬렉션 등 각 체인들은 소프트 브랜드를 오픈, 수준 높은 로컬호텔과 제휴를 맺어 기업의 품격을 높이고 자체의 브랜드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다. 자체 심사과정이 엄격해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더 플라자가 메리어트의 오토그래프 컬렉션과 제휴를 맺어 최초로 소프트 브랜드를 선보였다.
더 플라자 최 팀장은 “더 플라자는 40년 동안 로컬브랜드로서 럭셔리 부티크 콘셉트를 국내 시장에 정착시키며 한국 고유의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해왔지만, 타 체인호텔 브랜드에 비해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 미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단점을 극복하면서, 더 플라자만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체인 브랜드과 전략적 제휴를 고려했고 3년간의 검토 끝에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오토그래프 컬렉션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오토그래프 컬렉션은 호텔의 시설, 서비스는 기본이고 호텔이 위치한 나라 혹은 지역의 문화, 예술, 디자인 등 모든 부분을 엄격히 검토해 브랜드 도입을 결정하고 있다. 더 플라자는 덕수궁, 경복궁, 숭례문 등 주요 전통 문화재가 주변에 위치해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 한국을 대표하는 특급호텔로 인정받았다.
또한 서울 시청과 서울광장이 호텔 맞은편에 입지했고, 국내외 금융기관, 대기업 등이 밀집해 있어 비즈니스 호텔로서 최고의 입지를 갖췄다는 평가가 더해졌다. 이번 제휴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비즈니스 솔루션과 전략적인 해외 판매 및 홍보, 운영 가이드라인 등 체인 호텔이 보유한 장점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호텔을 투숙하는 고객에게 메리어트 리워즈 프로그램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최 팀장의 설명이다.
일장일단, 각자의 상황에 맞는 최선의 선택이 답
호텔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비단 한국만은 아닌 듯 하다. OTA의 위력은 이미 전 세계의 호텔리어들이 경험하고 있고, 게스트하우스나 홈 쉐어 등 매력적인 숙박시설은 훗날 호텔 산업과 견줄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각 호텔 체인들과 로컬호텔들. 방어를 공격으로 내세우며 체인의 규모를 늘여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혹여 대다수의 호텔이 획일화돼 흥미로운 로컬호텔이 살아남기 더 어려워질까 우려된다. 유행은 돌고 돈다.
한동안 전국의 빵집이 체계적인 프랜차이즈화 되며 동네 빵집에 비해 고급매장처럼 여겨지더니, 이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를 가는 사람들이 오히려 빵 맛 모르는 사람이 돼버렸다. 호텔도 그러하다. 브랜드를 달까, 말까. 정답은 없지만, 각자의 상황에 맞는 최선의 선택이 명답이 될 것이다. 이후에는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단, 상대적으로 약자인 로컬호텔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배려의 자세를 보인다면 호텔업이 숙박업 카테고리 내에서도 더욱 경쟁력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INTERVIEW
빠른 의사결정과 시도와 변화에 유연한 것이 로컬브랜드의 강점!
신신윌링어스의 활약이 신나는 신신호텔의 비결
신신호텔 황수정 총지배인
Q. 신규 호텔과 리브랜딩을 고려하는 호텔들이 인터내셔널 체인 도입 검토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는가?
브랜드 가치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터내셔널 체인을 도입해서 새 호텔을 론칭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검증된 호텔이라는 안정된 기대로 고객을 유치함과 동시에, 브랜드 스탠다드(Brand Standard)에 맞춤으로써 호텔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단기간에 안정화시킬 수 있다. 한편 요즘은 브랜드 컨버전(Conversion)이 유행이 듯, 쌍방향으로 진행이 되는 경우도 접할 수 있다.
Q. 신신호텔 또한 브랜드 도입을 고려해보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2013년 4월 새로이 오픈하며 브랜드 도입을 고려했지만 로컬호텔로서 전통을 이어나가기로 결정했다. 신신호텔은 1964년 대한민국 최초의 남성 사우나와 서양식 바비큐를 하던 킴스 바비큐 레스토랑을 갖춘 호텔로 한 때는 정재계 유력 인사들 사이에서 회자됐던 곳이다. 70여 개의 객실 규모는 경영진의 개성 있는 운영을 펼쳐 보이기에 적당했고 라이프스타일을 중요시하는 고객들에게 재충전의 영감을 얻을 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와 섬세하지만 복잡하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로컬호텔로 오픈을 결정하며 이름을 짓는 것에 공을 들였다. 다른 호텔과 구별되는 차별성이 있어야 하고, 콘셉트와 색깔이 담겨야 하는 깊이가 있어야 했다. 신신호텔이라는 이름은 자칫 촌스러울 수도 있고 외국어로 이름을 짓는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었지만 오히려 선대호텔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며 ‘신(新)’이 반복돼 중국, 일본에게도 친숙하고, '새로운‘이라는 의미가 반복돼 신선하고, 히스토리가 있는 호텔로서 전통을 유지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Q. 브랜드 도입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구사할 수 있지만 개성있는 로컬호텔들이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깝다. 로컬호텔들이 체인호텔에 대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며 신신호텔의 전략은 무엇인지 알려 달라.
스마트폰을 쓰는 스마트한 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 툴(tool)이 전 유통산업 저변에 깔려 잇는데 뒤집어 보자면, 소비자들은 정보의 포화와 홍수에 빠져있다고도 할 수 있다. 호텔에서는 온라인여행사(OTA)의 수수료와 연계된 채널에게 나가는 수수료 부담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에 비해 요즘 체인 호텔들에서는 BRG(Best Rate Guarantee) 즉, 최저가 보장제도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제 3의 유통채널을 통하지 않은, 호텔로 직접예약을 유도해 수익을 극대화 하려고 노력한다. 신신호텔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BRG 가격정책에 의거, 호텔로 직접 예약해 유통구조를 줄인 고객들에게는 최대한의 혜택을 제공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신신호텔은 어느 채널을 통하더라도 판매가가 동일하다. 하지만 직접 예약한 고객들에게는 가격적인 부분에서 조금 낮은 요금을 제공하고, 예약 고객이 많을 때는 객실 업그레이드, 기념품 제공 및 조식을 제공하는 등의 혜택을 주고자 한다. 그리고 가장 큰 부분은 2박 이상 묵은 고객에게는 외부 세탁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Q. OTA 시장이 갈수록 커지며 로컬호텔이 개별적으로 대항하는 것이 점점 힘들 것이라는 예측들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며 신신호텔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대기업의 세컨드 브랜드 사업이 유행하듯 호텔도 규모의 경제로 위협하고 있다. 이에 신신호텔 같은 독립호텔은 소규모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며, 시도와 변화에 유연한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을 활용하고 있다. 신신호텔 직원들은 서로를 ‘신신 윌링어스(ShinShin Willingers)’라고 부른다. ‘기꺼이 -하다’라는 ‘be willing to’와 사람을 뜻하는 ‘-er’의 합성어로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다는 직원들의 의지가 반영된 말이다. 이들은 신신호텔의 가장 큰 자산이다. 특급호텔 못지않은 서비스 매뉴얼과 원칙 그리고 호텔리어들이 갖춰야 하는 기본 소양과 매너 교육을 통해 신신호텔의 가치를 만들어내며 고객과의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픈 후 1년 째 정착된 프로그램 중 한 달에 한 번씩 모든 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익명으로 받는다. 취합된 아이디어 중 현실에 적용되는 부분은 아이디어 창출자가 공개됨과 동시에 현금 10만원의 포상금을 수여하고 있다. 이는 경영진 또는 매니저들만 고민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직원이 참여해 우리가 만드는 회사 및 호텔로 만들어 가고자 도입됐다. 또한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다각도의 만족을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는 콘텐츠 창출과 디테일에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신신호텔의 웨스턴 비스트로 ‘다인홀(Dinehall)’에서는 조식 진행시 평소에는 어메리칸 스타일 세미 뷔페인 반면,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의 경우 비빔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장기투숙객을 위한 배려이자 디테일의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다채로운 패키지, Gray & Yellow를 기본 바탕으로 제작한 라이프스타일 소품 배치 등 만족과 경험을 선물한다.
Q. 국내 호텔의 과잉공급이 수요층이 좀 더 올라올 때까지 지속되며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국내 정세에서 앞으로 로컬호텔과 브랜드 호텔의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과잉공급인지 수급불균형인지 어떤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호텔산업에 종사하는 호텔리어의 한 사람으로서는 굉장히 안타까울 뿐이다. 분명 비정상적인 현상이고, 이 춘추전국시대가 결국 우리의 관광업계가 한층 스텝업(Step-up)하는 계기가 되는 과도기임에는 틀림없다. 브랜드 호텔로 넓혀져만 간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입맛이 모두 똑같아져서 재미가 없을 것 같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 현재 시장이 정리가 될 때쯤이면 브랜드 호텔과 독립호텔로 양극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독립호텔이 자체 경쟁력을 가지고, 롱런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고민과 시도가 필요하다. 요즘 신신호텔 말고도 자체 경쟁력을 가진 호텔과 시도를 하고 있는 호텔들은 분명 있다. 이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과 개성을 무시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응원 또한 우리와 같은 독립호텔이 유지될 수 있는 힘의 기반이 될 것이라 믿는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당연하지만 어려운 것, 기본을 중시하려고 한다. 트립어드바이저 ‘2016 Travellers’ Choice 1위’의 영광을 감사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싶다. 그 결과는 개인, 직원, 호텔에게 훈장이며 이를 통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부분을 반증하는 결과여서 기쁘다. 반짝 이슈가 되는 신신호텔이 아닌,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는 호텔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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