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days in Greece
그리스 와인 산지에 가다
지중해의 햇살과 바람은 그리스에 여러 가지를 선물했다.
산토리니의 풍경, 질 좋은 올리브…. 여기에 그리스 와인도 빼놓아선 안 된다.
그리스의 자연은 신이 내린 축복, 그 땅에 건강한 포도를 맺게 했다. 4월, 그리스에 다녀왔다.
이름마저 낯선 도시엔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과 열심히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취재 김유영 기자 | 사진 윤동길(studio adapter)
테살로니키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를 갈아탔다. 한 시간 조금 지나니 테 살로니키Thessaloniki다. 이번 여정은 그리스 제2의 도시 테 살로니키에서 시작한다. 테살로니키는 북부 그리스의 중 심지로, 여러 와인 산지와도 가깝다. 숙소에 도착하자 아 리스토텔레스 광장과 에게 해가 바로 눈에 들어왔다. 들뜨 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맘을 다잡고 첫 번째 와인 산지로 향했다.
북부 대표 와인 산지, 나우사와 아민데온
테살로니키에서 차로 약 두 시간 정도 달리면 나우사 Naoussa다. 나우사는 그리스 와인을 이야기할 때 빼놓 아선 안 되는 지역. 그리스 내 중요한 PDO(Protected Designations of Origin) 중 한 곳이며, 특히 대표 토착 품 종인 시노마브로Xinomavro가 유명하다. ‘시고 검다’라는 의 미의 시노마브로는 강한 힘과 구조감을 가진 적포도 품종 이다. 특히 나우사의 시노마브로는 놀라운 깊이와 복합미 를 자랑하는데 이는 입지의 덕이 크다. 베르미오Vermion 산 의 남동쪽에 자리해 서늘한 지중해성 기후를 띨 뿐 아니 라, 언덕과 경사면이 많아 시노마브로 재배에 제격이란다. 나우사의 북서쪽, 아민데온Amyndeon에 가면 또 다른 시노 마브로를 만날 수 있다. 산 하나를 사이에 둔 나우사와 아 민데온은 환경부터 다르기 때문. 아민데온은 해발고도가 700m 이상으로 그리스 포도 재배지 중 가장 서늘하다. 또한 일교차와 연교차가 큰 편이지만, Vegoritis와 Petron 등 큰 호수가 있어 기온이 완만하게 조절된다는 특징이 있 다. 그 영향으로 아민데온에선 높은 산도와 낮은 당도, 견 고한 타닌과 우아한 구조를 가진 시노마브로가 자란다. 눈에 띄는 점은 모래 성분의 토양. 아민데온은 과거 호수 에 잠겨 있던 땅이란다. 그래서 지금도 토질 중 72~80% 가 모래다. 당연히 진흙 성분에서 쉽게 발생하는 필록세라 Phylloxera 피해도 없다. 아민데온의 와인 중에서도 스파클 링이나 로제, 화이트는 아로마가 풍부하고 밸런스가 특히 좋다
나우사_ 키르야니 포도밭
뼈대 있는 와이너리, 키르야니
키르야니KIR YIANNI는 그리스 대표 와인 집안 부타리Boutaris 가家 의 큰아들이 운영하는 와이너리다. 이들은 각종 포도 품종을 재배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시노마브로로 만든 여 러 와인이 단연 눈에 띈다. 드라이 로제 와인 ‘AKAKIES’와 드 라이 스파클링 와인 ‘AKAKIES Sparkling’은 시노마브로 입 문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이 품종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그 강렬한 개성이 어려울 수 있는데, 위의 두 와인은 쉽고 산뜻하 다. 덧붙이자면 키르야니는 2009년부터 샤르마Charmat* 방식 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 노하우의 결정체 가 AKAKIES Sparkling이다.
* 커다란 탱크에서 발효시킨 뒤 나중에 압력을 가해 병입하는 방식 (출처_ 두산백과)
키르야니의 상징물, 타워
자연과 과학의 만남, 알파
아민데온의 알파 이스테이트ALPHA ESTATE(이스테이트는 ‘와이 너리’라는 뜻)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한 와 이너리다. 토양과 이파리의 수분을 측정한 후, 땅속에 묻은 파 이프로 필요한 만큼의 물만 공급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이 물 역시 지하 깊은 곳에서 퍼 올린 것. 이들은 최첨단 시스템뿐 아니라 지속가능(Sustainable)한 와인 생산법도 깊이 고민한 다. 알파에서 만난 와인 중 ‘AXIA’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시 노마브로와 시라Syrah를 50:50으로 블렌딩한 이 와인은 과일 향이 매력적이다. 현재 키르야니와 알파의 와인은 한국에도 수입되고 있다.
알파 AXIA
엘렉트라 팰리스 테살로니키Electra Palace THESSALONIKI
코스타 라자리디 와이너리
드라마Drama의 와인 역사는 길지 않다. 그러나 최근 30년 동 안 이곳은 마켓 점유율과 품질, 생산 시스템 등 여러 면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드라마는 카베르네 소비뇽, 시라, 메를로, 샤 르도네 등 국제 품종 와인으로 유명했으나, 여러 시도가 이어 지며 아시르티코Assyrtiko, 말라구시아Malagousia, 아기오르기티 코Agiorgitiko 등 그리스 토착 품종 재배가 느는 추세다.
드라마의 터줏대감, 코스타 라자리디
코스타 라자리디Costa Lazaridi는 드라마에선 꽤 오래된 와이너리다. 이 와이너리는 드라마와 아테네에 포도밭을 가지고 있지만, 아테네의 포 도밭은 20㏊ 정도라 드라마 포도밭이 훨씬 넓다. 코스타 라자리디는 유기농법(오가닉)으로 재배하거나 손으로만 포도를 수확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연 돋보인 점은 컨설턴트를 기용했다는 것! 이들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이름난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는데 레드와인엔 미셸 롤랑Michelle Rolland이, 화이트와 로제와인에는 플로란 디망Florent Dumean이 참여한단다. 약 23개국으로 수출되는 이곳의 와 인 중에서도 특히 맘에 들었던 것은 ‘CHATEAU JULIA ASSYRTIKO 2016’. 그리스 백포도 품종 아시르티코를 사용한 것으로, 깔끔하면서 도 확실한 개성을 자랑한다.
파블리디스 와이너리
와인 장인, 파블리디스
크티마 파블리디스KTIMA PAVLIDIS(크티마는 ‘와이너리’라는 뜻)는 팔라 크로Falakro 산의 경사면에 그림처럼 자리했다. 이곳은 불가리아와 가 까운데 바람이 불가리아 쪽으로 분단다. 이 바람을 정면으로 맞지 않 도록 포도나무 방향을 세밀히 조정한 결과, 나무 사이로 바람이 스쳐 지나가게 됐다. 파블리디스는 국제 품종과 그리스 토착 품종 모두 재 배하면서 새로운 품종 실험 역시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들은 생산량 을 늘리는 것보다 와인 한 병 한 병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집중한 다. 연간 생산량이 4000병도 채 안 되는 와인도 있다니 이 정도면 장 인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 이곳의 와인 ‘EMPHASIS AGIORGITIKO 2013’을 맛봤다. 그리스 토착 품종 아기오르기티코의 생소한 맛 사이 로 신선한 향이 가득 피어올랐다.
예술가들, 와인 아트
늦은 시간, 와인 아트 이스테이트WINE ART ESTATE에 도착했다. 내부로 들어서자 여느 와이너리와는 다른 분위기가 풍긴다. 아니나 다를까 이곳의 창립자 한 명은 건축가, 또 한 명은 토목가였다고. 처음엔 와 인 생산을 취미로 시작했으나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겼고, 이젠 모든 탱크를 한 번에 조절하는 시스템과 병입 기계까지 갖춰 확실하게 퀄 리티 컨트롤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이들의 와인은 루프트한자 퍼스트 클래스 와인으로 두 번이나 선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와인 아 트에서 만난 와인 중 ‘TECHNI ALIPIAS WHITE 2016’가 특히 인상 깊었다. 소비뇽 블랑 80%, 아시르티코 20%를 블렌딩한 이 와인에서 열대과일 향과 강한 산도를 동시에 느꼈다. 이유를 물으니 상큼한 맛 을 위해 포도가 완전히 익기 전에 수확한단다. 와인 만드는 과정 자체가 예술이라 생각해 ‘와인 아트’라 이름 지었다는데, 그 말에 동의 할 수밖에 없었다.
게로바실리우 와이너리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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