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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 Resort

호텔앤레스토랑 - 준비된 자가 기회를 얻는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최초의 한국 지역 담당_ 남기덕 부사장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지난 5월 최초로 한국 지역 담당 부사장을 임명했다.
호텔업계 경력 30년 이상의 베테랑이자 오랫동안 중국에서 활동해온 남기덕 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중국에 정통한 인물,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로컬라이제이션과 궤를 같이하는 최적의 인물로 낙점된 남기덕 부사장은
앞으로 아시아의 주요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 시장을 어떻게 이끌어갈까?

 

호텔업계의 이목이 지금 남기덕 부사장에게 집중되고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한국지역담당 부사장으로 부임을 축하드립니다.

30여 년간 호텔리어 생활을 하시고 이 자리까지 오셨는데 처음 호텔리어에 입문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 부모님이 테헤란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중식당을 운영하셨습니다. 당시 한국인이 중동으로 일하기 위해 많이 가던 때이지만 해외 나가기가 쉽지 않은 시절이었는데요. 단수여권밖에 없었고 또 해외에 나가기 위해 반공교육도 받아야 했던 때이기도 합니다. 당시 부모님을 돕기 위해 호텔에 있었는데 고객이 나에게 무언가를 물어봐 답변해주는 모습을 호텔 매니저가 보고 아르바이트를 해달라고 해 그때부터 근무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37년이 흘렀네요.(웃음)

 

오랜 시간 호텔리어로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호텔, 그리고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중국 스타우드에서 지역 담당 매니징 디렉터로 근무할 때 담당했던 호텔 중 하나인 세인트 레지스 선전(St Regis Shenzhen)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이 호텔은 오너의 기대와 실제 마켓과의 간극이 커 훌륭한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시장 분석을 토대로 오너를 꾸준히 설득하면서 마켓에 맞는 세일즈 전략을 펼쳤고 그 결과 20~30% 수준이던 객실 점유율을 80%까지 끌어 올려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가장 힘들었지만 보람된 순간으로 대만 웨스틴 타이페이에 총지배인으로 있을 때 911과 사스를 겪었던 때를 꼽을 수 있습니다. 911 테러가 나고 2, 3달 정도는 여행객이 거의 없었고 또 사스 때는 6, 7개월 동안이나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습니다. 타이베이에 사스 환자가 다수 발생함으로써 공항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을 일주일간 격리 시켰습니다. 그러니 아무도 타이페이에 오지 않았습니다. 그때 호텔 직원 600여 명의 인건비는 매달 지출해야하고, 정말 제일 힘들었던 때였습니다.


손만 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자구책으로 내국인 고객을 확보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원들의 월급이라도 벌기 위해 파격적인 패키지로 로컬 시장에 프로모션했는데 마침 운좋게도 론칭을 막 하려던 찰라, 타이페이 메이저 방송국에서 사스로 관광이 제일 힘들다며 호텔 취재를 나왔습니다. 준비된 자가 기회를 얻는다고 우리 호텔의 프로모션에 대해 인터뷰를 했고 시청률이 제일 좋은 시간 대에 뉴스를 통해 전국에 소개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일 객실 예약이 2000건에 이르렀으며 통화 대기자 수가 40여 명에 달했을 정도였습니다. 이 때 다른 호텔들은 객실 점유율이 10%로 미만으로 직원들 휴가를 보내거나 임금을 삭감했지만 우리는 그런 것 없이 바쁘게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때의 경험이 가장 힘들면서도 보람된 순간이었습니다.

 

 

 

호텔에 내국인 수요는 정말 중요한 같습니다.

내국의 수요가 없으면 호텔은 정말 살아남기가 힘듭니다. 내국인 수요가 있어야 플러스로 외국인 광광객이 들어왔을 때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럭셔리 호텔이 잘 되는 것이 우리나라보다 갈 곳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내국인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입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차를 타고 다운타운에 와서 쇼핑을 하고 주말 보내는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외국인 여행객들은 사실 예산에 맞추다보니 저렴하게 이용하려는 경향이 큰데 내국인 수요는 가까운 일본과 중국만 보더라도 하이엔드 시장입니다.


몇 년 전과 다르게 우리나라도 내국인 고객의 호텔 이용 비율도 늘고 주 고객층도 많이 젊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애프터눈 티를 즐기는 젊은 여성이나 어린 자녀와 함께 오는 젊은 부부들도 많습니다. 그만큼 GNP가 많이 증가하면서 호텔이 레저, 문화의 장소로 많이 대중화되고 있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내국인 고객은 지금보다 더 늘어나야 할 것입니다.

 

내국인 수요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를 이야기할 때 중국 시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규제가 완화됐다고 하더라도 열기가 한 번 올라왔다가 식었기 때문에 다시 오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메리어트 호텔들의 이용율을 보면 주로 중국 여행객이 지난해에 비해 21% 이상 늘었습니다. 이전처럼 단체관광객은 아니지만 개별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아시아퍼시픽 메리어트 호텔의 영업이 2, 3년동안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는 바로 13억 중국 인구의 효과입니다. 중국 중산층이 늘면서 아웃바운드 여행객이 늘고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호주까지 그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베네핏을 우리나라와 타이완만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조만간 관계가 원활해지면 중국으로부터 많은 베네핏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기회도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에 정통한 부사장님을 한국사무소에 배치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물론 그럴 것입니다. 한국이 아시아퍼시픽에서 아웃바운드 비즈니스가 중국, 인디아, 호주, 일본에 이어 5번째 주요 소싱 마켓입니다.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중국 경험이 풍부하고 또 현재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추구하는 로컬라이제이션을 반영하는 인물로 제가 적임자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메리어트와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 오셨는데 그렇다면

부사장님이 보시는 메리어트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호텔 체인 중 가장 많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메리어트는 럭셔리, 프리미엄, 셀렉트 등급의 총 30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전 세계 127개국에서 6500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는 것은 저희 로열티 프로그램 회원들에게 브랜드, 위치, 가격대에 따른 폭 넓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입니다. 메리어트 리워즈, SPG, 리츠칼튼 리워즈가 올해 8월을 기점으로 완전히 통합되기 때문에 앞으로 전 세계 1억 1000만 명의 고객들은 6000개 이상의 호텔에서 자유롭게 포인트를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메리어트 모먼츠(Marriott Moments)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구매할 수도 있고 포인트도 적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 선보이지 않은 메리어트 브랜드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에 도입하고 싶은 브랜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한국에는 메리어트 6개, 스타우드 5개의 브랜드로 총 11개의 브랜드가 있는데 이것이 모두 메리어트 브랜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브랜드를 통합해 인지도를 높이는데 더욱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에는 메리어트가 오퍼레이팅하는 호텔만 350개가 넘다보니 많은 중국인들이 메리어트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가 높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해외에 나갈 때 자신이 아는 호텔 브랜드에 투숙할 가능성도 큽니다. 그런 측면에서 국내에도 조속히 메리어트의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알리는 작업이 빠르게 진행돼야 할 것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지금의 객실 요금이 제가 한국을 떠나기 전 요금과 비슷해서 많이 놀랬습니다. 공급은 늘어났지만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고 또 인건비는 높다보니 특1급 호텔보다 특2급의 비즈니스 호텔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알로프트라든지,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목시라는 브랜드가 한국에 매력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약간은 펑키한 스타일의, 패션, 뮤직 중심의 W 브랜드가 트렌디한 한국에 정말 잘 어울리는데요. W가 도입돼 다운타운에 위치한다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한국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성장 전략은 무엇입니까?

아시아는 북미 외 지역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입니다. 현재 640개 이상의 호텔(18만 9500객실)을 24개국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80여 개 호텔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 아태지역에서 1000개의 호텔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현재 115개 호텔 운영 중이며, 2018년 중 11개의 럭셔리 브랜드 호텔을 오픈예정으로 100개 이상의 호텔이 파이프라인에 있습니다.

 

한국사무소의 운영 계획도 궁금합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인재입니다. ‘Put people first’.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메리어트 호텔을 오픈할 예정인데 이를 위해 많은 인재를 구축해놔야할 것입니다. 인재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지속적인 개발과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또 오너들의 만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시스터 호텔이 함께 얻을 수 있는 시너지를 많이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새로운 도전을 해오셨습니다.

부사장님이 지속적으로 도전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이와 함께 마지막으로 후배 호텔리어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비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아침 7~8km씩 뛰고 기회가 되면 새로운 코스에서 뛰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 덕분인지 일하면서도 항상 새로운 것에 노력하고 쉽게 포기하지 않으며 새로운 것을 즐기는 편입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그만큼 성취감으로 보상 받을 수 있으며, 저에게는 성취감이 새로운 도전에 대한 원동력입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남들보다 자기계발에 힘쓸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특히 호텔은 모든 부서가 연결돼 있으니 자신의 업무만 하는 것보다 다른 업무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경험해보려고 노력이 필요합니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자리는 적어지기 마련입니다. 승진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다양한 지식, 풍부한 경험, 판단력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현재 내 자리만 고수하지 말고 다른 부서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야 할 것입니다.


한국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성실하기 때문에 글로벌 조직에서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물론 제가 한국 호텔에서 근무했던 20년 전보다는 훨씬 좋아지긴 했지만 영어나 중국어 등 외국어에 대한 자신감은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또한 자신의 직무 외에 타 부서의 업무에 대해서도 지식을 쌓으면서 호텔의 전반적인 운영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면 총지배인까지 성장하는데 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남기덕 부사장은

1998년 웨스틴조선 서울 호텔의 세일즈 마케팅 담당 디렉터(Director of Sales and Marketing)로서 지금의 메리어트 와 첫 인연을 시작했으며, 아시아 내 다양한 지역에서 주요 직책을 맡아 근무해왔다. 웨스틴 타이페이(Westin Taipei), 웨스틴 광저우(Westin Guangzhou), 세인트레지스 선전(St Regis Shenzhen)에서 총지배인, 스타우드 호텔 앤 리조트 중국 서부, 중부 및 남부 지역 매니징 디렉터(Area Managing Director), 중국 남부 지역의 오퍼레이션 부사장(Vice President Operations) 에 이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중국 남부 지역 부사장을 역임한 후 한국 지역 담당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풍부한 업계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는 남 부사장은 주요 지역에서 다양한 상을 수상했고 리더십과 성과 창출면에서 좋은 평판을 얻어왔으며 영국과 스위스에서 호텔 매니지먼트를 공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