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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Trend

호텔앤레스토랑 - 알고 마시면 더욱 향기로운 우리 술, h academy에서 함께 마셔요!

 

지난 1월 30일부터 시작해 주 2회씩 4주에 걸쳐 진행됐던 전통주 입문강좌 ‘요즘 핫한 우리 술 제대로 즐기기’가 수강생들의 높은 만족도 평가를 얻었다. 약 30여 종의 다양한 전통주와 함께 자유로운 테이스팅 토론시간을 가지며 술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론보다 시음을 위주로 집중하고자 했던 전지성 전통주 소믈리에의 강의 목표대로 수강생들은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우리 술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전 소믈리에가 소개했던 전통주와 함께 맛의 이야기, 그리고 수강생들이 뽑은 우리 술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주몽의 탄생설화에서부터 배우는 전통주

전통주는 신석기 시대 이전부터 과실, 꿀 등을 발효시켜 술로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록으로 처음 등장한 것은 고구려 건국 신화인 주몽 설화로 주몽의 아버지인 해모수가 어머니 유화를 술로 유혹해 주몽을 낳게 됐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전통주의 역사가 시작된다. 우리의 불금에 빼놓을 수 없는 음주가무는 기원전 2333년의 조상님들로부터 전해져 온 것이다. 남쪽에 있는 삼한(三韓)에 관한 기록을 보면 ‘늘 음력 5월 파종하기를 끝내고 나면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무리로 모여 노래하고 춤추며 술을 마시는데 밤낮으로 쉬지 않는다. 그런데 음력 10월 농사일을 마치면 또 이렇게 한다.’고 적혀있다. 아무래도 우리의 흥은 선대로부터 자연스레 전해져 내려온 것 같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한국 술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조선시대는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 제사를 지내고 손님을 접대)’ 문화가 자리 잡아 있었기 때문에 집집마다 내려오는 전통 가양주(家釀酒)가 발달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시대에 접어들며 국세의 30%를 주세에서 착취, 한국전쟁 이후 곡물을 사용한 양조 금지 조항이 생기면서 가양주는 서서히 그 모습을 감추게 된다. 이후 88올림픽을 맞이해 손님을 불러 모으기 위한 술이 필요했다. 이에 몰래 밀주를 하고 있던 양조자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후 양조를 장려하기 시작하면서 1980년대에 다시 전통주가 부활했다. 2016년부터는 소규모 양조장도 허용하고 있고, 우리 술의 매력이 널리 알려져 뉴욕 브루클린의 브랜든 힐(Brandon Hill) 양조자는 수제 한국 전통 소주 ‘토끼소주(Tokki Soju)’를 양조해 판매하고 있다.

 

나의 미각 예민도는?!

수업 2차시에 진행한 미각능력 테스트는 본격적인 시음에 앞서 우리의 미각을 체크해보는 시간이었다. 단맛, 신맛, 짠맛, 감칠맛, 각각 4개의 컵에 담긴 물에는 그 농도가 달리 돼 있어 테이스팅 후 농도가 옅게 느껴지는 것에서부터 진하게 느껴지는 것까지 순위를 메겨봤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느끼는 맛을 결정짓는 것이 미각이 아니라 후각이라는 점. 후각과 미각은 밀접한 연관이 있어 발달된 후각을 지닌 이들은 음식의 맛을 보다 깊이 느낄 수 있다. 이어 8종류의 향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 같은 향을 맡더라도 개인이 가지고 있는 경험이나 기호에 의해 느껴지는 것이 다름을 배울 수 있었다.

수강생들은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미각, 후각의 예민도를 파악해 이후 테이스팅 시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공유하며 전통주와 술의 이야기에 대한 활발한 교류를 나눴다.

 

청진주

 


종류 약주 도수 16%
지역 및 양조장 가평, 전통주 연구개발원 재료 쌀, 누룩
특징 맑고 깨끗함이 진주처럼 귀한 술의 의미로 과일향과 더불어 단맛이 겸비된 약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술과 다르게 효모 등의 첨가물 없이 누룩만을 사용한 술로 전통적인 발효제를 이용, 변화 없는 맛과 향을 자랑한다.


⇢ 쌀누룩과 물로만 만들어 잡 내가 하나도 없는 술! 목 넘김이 깔끔하고 부드러웠으며 적당한 단맛과 은은하게 풍겨오는 꽃향기가 마치 화이트 와인을 마시는 것과 같았다. 술을 잘하지 못하는 여성분들에게 강추~!
- 수강생 박근아

 

오미로제

 

 


종류 와인 도수 12%
지역 및 양조장 경북, 오미나라 재료 오미자
특징 친환경 오미자를 원료로 정통발효공법과 오크통 숙성으로 제조한 오미자 스틸와인 오미로제는 3년을 거쳐 만들어지는 와인이다. 적당한 산도와 단맛의 조화로 전체적인 밸런스가 뛰어난 와인으로 2015 세계 물 포럼, 세계 군인체육대회 등의 공식 만찬주로 선정됐으며 청와대 만찬주로도 제공된 바 있다.


⇢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의 오미자로 만든 와인이어서 그런지 다양한 맛이 났다. 생각보다 오미자를 연상했을 때의 신맛과 쓴맛보다 달큼한 맛이 느껴져 홀짝홀짝 마시다가는 취하기 딱 좋은 와인 것 같다. 오미자로 와인을 만들었다는 자체도 신기한데 스파클링 와인도 있다니 기념일에 한잔 하기에 좋을 듯!
- 수강생 노아윤

 

술아

 


종류 약주 도수 15%
지역 및 양조장 경기도 여주, 술아원 재료 찹쌀, 누룩, 매화, 증류주, 정제수
특징 봄에는 매화, 여름 연화, 가을 국화, 겨울 순곡를 넣어 은은한 향을 즐길 수 있는 과하주 술아는 찹쌀, 누룩, 물을 재료로 발효중인 술에 증류주를 넣어 재차 발효숙성을 거친 술이다. 발효 중인 술에 높은 도수의 증류주를 혼합, 특유의 맛이 생성된다. ‘여름을 지내는 술’이라는 뜻의 과하주(過夏酒)는 일반적인 양조가 힘든 여름에 온도와 습도
등에 따른 술의 변패를 막을 방법을 찾다 만들어진 술이다.


⇢ 와인이 아닌데 코르크 마개를 덮고 있어서 놀랐다. 고급스러운 패키지에 ‘술아’라는 이름이 귀엽게 느껴졌다.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 지인에게 선물하고 싶은 술이다. 역시 포트와인과 같이 달달한 맛이 강했는데 계절마다
바뀌는 재료에 따라 맛의 미묘한 차이가 나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는 꿀의 달달함과 누룩의 깊은 맛이 돋보인
겨울 순곡주가 가장 좋았다.
- 수강생 박지수

 

세종대왕어주

 

 


종류 약주, 탁주 도수 12%
지역 및 양조장 충북 청주, 장희도가 재료 현미찹쌀, 밀누룩
특징 세종대왕어주는 세종대왕 제위시절 어의 전순의가 쓴 산가요록에 소개된 ‘벽향주’의 주방문을 이용해 재연된 고급 전통주다. 대한민국이 인정한 발효 명인 장정수, 김주희 부부가 빚는 술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기가공 인증을 받은 유기농 현미찹쌀을 이용해 충북 조청리의 초청 광천수로 3년 이상 발효해 정성스럽게 만들어낸 전통주다.


⇢ ‘세종대왕어주’라는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 마치 왕이 돼 마시는 것 같은 프리미엄 전통주의 느낌이었다. 시음하기 전에 맡았던 향에서는 산미가 강했고 과일향이 어우러져 침샘을 자극했다. 테이스팅시에는 향에서 느껴진 산미가 독특하게 다가왔으며 부드러운 과실의 풍미가 밸런스를 잡아주는 듯 했다. 또한 광천수의 석회질 토양에서 오는 감칠맛이 돌았으며 매우 상큼하고 깔끔했다. 시음이 끝난 후 그 집에서 어떤 마리아주와 어울릴까 고민하다 오븐구이 치킨과 함께 마셨는데 의외의 조합이 었다. 기름기 있는 음식과 어우러진 세종대왕어주의 깔끔함이 내 입을 마무리 해줬다. 단순한 동네 치킨과 함께 마셨지만 기분은 마치 왕처럼 고급진 술과 안주를 마시는 듯했다. 맛도 최고! 기분도 최고 !
- 수강생 박세환